부부사이의 불만을 쌓아두면 언젠가는 터지게 됩니다.
남편에 대한 불만이 장보기 목록 보다 더 길 때가 있습니다.
내 남편의 특기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속옷 벗어서 침대 밑에 꿍쳐 넣기
- 양말짝 뒤집어 벗어 놓기
- 양말 한 쪽은 침실에, 다른 한 쪽은 거실 쇼파 방석 뒤에 숨겨 놓기
- 치약은 입구부터 짜기
- 세면대 사이에 깍은 수염 박아 놓기
- 방안에 잡지 늘어놓기
- 커피 마시고 커피병이며 설탕통은 싱크대 위에 늘어 놓기
- 식사 준비되어 부르면 15분 후에 식탁 앞에 앉기
- 욕실에 못 박아달라고 부탁한지 한 달이 넘게 잊어버리기
- 내 생일이 지난 뒤 당신 생일이 언제지? 하고 물어보기, 등등
리처드 칼슨*에 의하면 해결 방법은
1. 내가 느끼는 감정을 인정한다.
2. 용서한다.
3. 불쾌한 감정은 잊는다.
4.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한다.
* 리처드 칼슨의 유쾌한 부부 심리학 - 남과 여, 덜 싸우고 더 사랑하는 65가지 법칙, 윤동구 옮김, 2001년, 달궁
하지만... 말이 좋지, 어디 사람 마음이 그런가요?
제가 더 좋은 방법을 알려드리죠.
남편이 지옥에 떨어져 불고문을 받습니다. 100시간 고문 뒤 한 시간 휴식이 있는데 그때 할 일은 살아있을 적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통을 준 일을 직접 하면서 면죄를 받는거지요.
남편이 해야 할 일은 거꾸로 뒤집어 놓은 양말을 다시 원위치에 옮기며 치약 튜브를 원상복귀하고 방안에 어질러놓은 것을 정리하고 식사준비가 되면 재깍 식탁 앞에 앉으며 욕실에 매일 못 하나를 박으며 내 생일 한달전부터 이밴트를 준비하면서 동시에 '여보 미안해'를 복창하는 것입니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일 수록 100배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 상상이 끝나면 1분간 복식 호흡을 합니다. 그러면 그 때 부터 슬슬 드는 생각은 남편의 허물이 과연 이 정도로 벌을 받을 유죄인가 하는 생각이 들고 사면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 순간, go! 압력밥솥의 김이 빠진답니다.
모든 허물을 덮는 것은 사랑 밖에 없습니다.
첫댓글 서로 자기기준으로 상대방을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생명에 지장있는일 아니면 그냥 넘어가자구요 ^^*
동감입니다. 저는 여행을 할 때마다 비행기의 창가 자리를 좋아하니까 남편도 그런 줄 알고 늘 양보해 왔습니다. 결혼한지 15년 쯤 되었었나 한 번은 남편이 제게 그러더군요. 나도 이제 한 번 복도 쪽에 앉아보자고요. 그 다음 부터 사람들을 눈여겨 보니 오히려 복도 쪽이 상석으로 선호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화장실 가기도 편하고 응급 상황에선 동작이 빠를테니까요. 지나간 세월은 세월이고 이제야 나는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이 편하게 구름 바다를 여유롭게 바라보는 기쁨을 누립니다. 창가로 비취는 햇볕의 자외선도 만만치 않다니 자외선 차단제도 두껍게 바르고 말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하느님이 축복하신 세상의 부부님들 서로 아끼고 사랑하여 그 은총을 맘껏 누리시길 바랍니당~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