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이다.
일본의 태도에 분노한 소비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분위기고
열기는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그 와중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일본 브랜드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이 운영하는 SPA 브랜드 유니클로가 아닐까 싶다.
불매운동이 2달 가까이 진행된 지금 유니클로는 한국서 벼랑 끝에 내몰린 상태다.
국내 주요 8개 카드사의 유니클로 신용카드 매출은 6월 마지막 주 59억4000만달러에서
7월 네 번째 주 17억7000만원으로 70.1%나 급감했다.
카드사 한정 매출액 집계니 실제 유니클로 국내 매출액은 더 드라마틱하게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지금 이 시간에도 유니클로를 방문하는 한국 소비자들을 찾기는 쉽지 않다.
유니클로 불매운동은 보다 높은 수준으로, 장기화될 가능성이 몹시 높아 보인다.
유니클로를 외면한 소비자들의 눈길은 토종 SPA브랜드로 향했다.
실제로 유니클로 대체제로 꼽히고 있는 탑텐, 스파오, 에잇세컨즈 등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지난달 탑텐 매출이 전년에 비해 20% 상승한 것을 비롯해 이들 업체는 매출 향상을 실감하는 상태다.
다만 유니클로의 급격한 매출 하락폭에 비해 국내 브랜드들의 매출 상승액은 어딘가 아쉬워 보인다.
이들 업체들의 매출 규모와 유니클로 매출규모 등을 고려하면 유니클로에 대한
수요를 토종 SPA브랜드가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 데이즈 매출은 오히려 7% 감소한 것으로 알려진다.
여름에는 가을, 겨울로 넘어가는 호나절기는 겉옷은 물론 내의에 대한 수요가 급격해지는 시기로 꼽힌다.
의류브랜드로써는 매출촉진을 노려야하는 시기인 셈이다.
그럼에도 오히려 매출이 떨어진 업체가 있다는 점은 어딘가 서글프다.
어쩌면 유니클로에 대한 불매운동이 국내 소비자들의 SPA브랜드 소비 감소를 불러온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유는 멀리 갈 것 없이 경쟁력 부분에 있디고 판단한다.
사실 일본 불매운동이 불거지기 전까지 탑텐이나 에잇세컨즈 등은 유니클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야 했다.
토종 SPA브랜드들의 품질이 유니클로에 비해 떨어졌기 때문보다는 '가성비'에 상대적으로 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성비란 '가격 대비 성능'의 준말로 소비자가 지급한 가격에 비해 제품 성능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큰 호응을 주는지를 나타내는
말이다.
유니클로는 그간 상대적으로 가격에 비해 우수한 품질의 의류를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어느새 겨울 필수품이 된 '후리스'나 경량조끼'하면 유니클로가 바로 떠오르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유니클로는 '히트텍'을 앞세워 한국 내의 시장을 주름 잡던 '백양 메리야스'의 BYC를 단숨에 재치고
발열내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얇지만 따뜻했고 가격마저 합리적이었기에 히트텍은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다.
유니클로가 국내 1위 SPA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던 배경이다.
한.일 갈등이 아니었다면 올해도 토종SPA브랜드들은 유니클로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을 확률이 높다.
반일 감정이 고조되며 유니클로를 향한 발길이 줄어든 만큼 토종 SPA브랜드들의 매출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과
사람들 눈에 뛰지 않는 온라인 상에선 여전히 유니클로 제품이 잘 팔린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된 후에도 유니클로 온라인스토어 내 몇몇 제품은 품절되기도 했다.
결국 토종 SPA브랜드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매출증대를 꾀하는 동시에 질적인 부분에서의 발전을 실현해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고 일본 불매운동이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고 엔젠가 소비자들은 다시 유니클로로 향할 것이다.
그 전에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제품은 지속적으로 출시해
국내 소비자들이 토종 SPA브랜드 매장에 재차 방문하는 유인을 확보해야 한다.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했을 때 유니클로와 경쟁우위에 설 수 있는 발판을 다져야 할 때가 지금이다.
탑텐을 운영하는 신성통상은 올젠, 지오지아 등 소비자들 사이서 인정받는 브랜드를 운영하는 곳이다.
얼마 전엔 '평창 롱패딩'으로 히트를 치며 그야말로 가성비의 극치를 뽐냈다.
유니클로를 충분히 앞지를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셈이다.
에잇세컨즈 역시 삼성이라는 대한민국 최고 기업집단의 위치를에 속해 있다는 이점이 있다.
언제든 최고의 위치에 설 준비가 됐다는 의미다.
스파오도 이랜드라는 든든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번 기회를 발판삼아 토종 SPA브랜드가 유니클로에 경쟁우위를 점하는 데 성공한다면
진정한 의미로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실현할 수 있다.
나아가 토종 SPA브랜드의 외국진출 활로까지 모색할 수 있다.
반면 경쟁력을 쌓는 데 실패한다면 토종 SPA브랜드는 또다시 '반일특수'만 마냥 기다리는 처지가 될 뿐이다.
기자도 한 사람의 한국인으로써 한국 SPA브랜드를 응원한다.
단순한 경쟁력 호가보를 넘어 일본의 유니클로를 능가하는 토종 SPA브랜드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게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치사한 행위만 일삼는 일본의 코를 납작하게 만드는 길이 아닐까. 강주현 산업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