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30분.
부서질 듯한 몸을 일으켜 침대 한켠에서 잠시 한숨 고른 뒤 차가운 마룻바닥을 천천히 밀어내며 일어서 본다.
20분은 더 되었을까, 몇 발자국 안되는 건너 방 너머로 사무엘의 뒤척이는 소리가 조금씩 더 선명히 들려온다.
짧게 밀린 더벅머리가 아가의 침대 너머로 살짝 살짝 넘실대는 것을 보니 아마 일어나 주위를 살피며 나를 기다렸던 것 같다.
나를 보고 싱긋 웃으며 팔딱대는 사무엘을 들어올려 젖을 물리면 피곤을 서서히 사그라들고, 행복감에 눈을 감고 그 순간을 느낀다.
6개월을 훌쩍 넘긴 사무엘은 여전히 최선을 다해, 사력을 다해 젖을 빨고 자신의 하루의 시작에 박차를 가한다.
아기를 안은지 30분은 되었을까 병원에 출근을 해야하는 시간이 다가오면 일분 일초가 아쉬워 아가를 더 꼬옥 안고서 오동통한 살결을 조금이라도 더 느껴보려 부벼댄다. 눈 깜짝 할 사이 시계는 어김없이 6시를 가리키고 나는 사무엘을 침대에 살포시 내려놓고 삐그덕 대는 마루를 지나 다시 안방으로 돌아와 일 갈 준비를 한다.
6시 25분, 대충 씻고 대충 입고 후다닥 다시 아기 방으로 들어가 아가 혼자 뒤척이다 잠든 모습을 훔쳐본다. 행여나 내 인기척에 깨어나 눈이 마주칠까 맘이 조마조마 하다. 눈이 마주치면 병원 출근 시간에 맞춰서 나갈 수가 없다. 한번 더 안아줘야 하니까.. 사랑스런 내 아가… 왜 사무엘 방에만 들어오면 time lapse 가 일어나는지.. 여기가 블랙홀인가?Anyways, 정신을 차리고 다시 한번 시간을 확인 한 뒤 아쉬운 맘을 접고 다시 한 번 방을 빠져나온다.
6시 34분, 병원으로 향하는 길. DK 의 목소리가 귀에 와 박힌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어디다가 놔두셨어요? … … 하나님 옆에~ 하나님 옆에 있는 반석 위에 ~~ .. “
출33: 21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보라 내 곁에 한 곳이 있으니 너는 그 반석 위에 섰으라 22내 영광이 지날 때에 내가 너를 반석 틈에 두고 내가 지나도록 내 손으로 너를 덮었다가 23손을 거두리니 네가 내 등을 볼 것이요 얼굴은 보지 못하리라
DK 는 계속 말씀을 이어나간다. 그런데 자꾸만 나는 3분 전 DK가 강조했던 그 반석위에 서있다.
‘하나님 지나가보세요, 나로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하세요.. 어디계세요? ..’ 그러다 갑자기 장면이 펼쳐진다.
하나님이 나를 손으로 덮어 하나님을 바라보지 못하도록 하신뒤 후다닥 내 앞에서 도망하신다.
내가 마치 이른 새벽 사무엘이 나를 뚫어져라 보면 내가 사무엘을 품에서 놓지 못하고, 시간이 어찌 흐르는 지 모르고 세상에서의 책임을 소홀이 하게될까 새벽마다 아기를 훔쳐보듯, 하나님 내 눈을 마주하지 못하시고 내 얼굴을, 내 몸을 가리시고 내 앞을 후다닥 지나가신다.
그래도 행여 내가 서운 할까, 혹여나 하나님이 나를 잊었다 할까 살짝 등을 내어보이시며 내 영광을 볼 자야, 내 아가야 안심하라- 하신다.
그 하나님 아버지 뒷모습에 모든 마음이, 나를 향한 사랑이, 밀물의 파도가 육지로 밀려오듯 불어 닥친다.
하나님의 영광을 볼 자야..
하나님의 영광을 볼 자야..
나는 어렸을 적 부터 “영광”이라는 단어가 영- 불편했다. 처음으로 그 단어가 나에게 bother 되었던 순간이 선명한 기억으로 남았다. 유아부 주일학교 선생님이 천지창조에 대해서 설교하시면서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신 목적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영광받기 위함이라고 하셨다. 그 후에도 나는 무엇이 영광을 돌리는 것인지도 모르는데 주일학교 목사님, 선생님들은 언제나 “영광을 돌리는 일”을 마치 우리 모두가 알듯이 강조했다. 나의 존재의 목적은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리는것 이라고..
나는 성경공부를 꽤나 열심히 하는, 성경고사 대회에 나가 늘 상을 타오는, 그런 성경학교 범생이었는데, 그것과는 상관없이 그 말이 도데체 무슨 뜻인지 잘 알 수가 없었다.
한국 어학사전에 등재된 영광의 의미를 찾아보니 “영예, 명예, 명예를 얻는 것, 훌륭함을 나타내거나 이루어 이름이 빛나고 자랑스럽게 되는 상태.”라고 설명되어 있고, 영어로는 glory: 1) high renown or honor won by notable achievements, 2) magnificence or great beauty 3)the splendor and bliss of heaven …etc.
그럼 영광이라는 단어에 풀이 된 말을 그대로 대입해보면, 하나님의 영광은 = 하나님의 명예, 훌륭함 또는 God’s honor & magnificence 이다.
그럼 나에게 그 뜻은 무엇이 되는 걸까.
하나님의 명예는 무엇일까.
음.. 내가 배운대로라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받아 죄인들을 구원하심 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에게 확증하신 일이겠지.
그럼 나의 삶에 적용해 볼때 (많은 해석이 있겠지만),
…
다른 무엇도 아닌 “내가 구원되어진 상태” 이네..!
다른 무엇도 아닌 예수님이 나를 위해서 십자가에서 대신 죽어주신 그 사건!
아! 내가 이제껏 생각하기 피해 왔던 “하나님의 영광” 이라는 것은 하나님의 아버지 사랑으로,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으로 내가 다시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되어진 것이구나!
DK를 만나고,
많은 더러운 귀신이 내 안에서 쫓겨 나가고,
구원의 감격을 체험하고,
성경에서만 있는 줄 알았던 예수님의 약속하신 보혜사 성령님이 나에게 오셨고,
또 그로 인해 예수님을 알아가고,
내 생각과 인격이 바뀌어 성령의 열매를 맛보니 … 내 삶이, 내 간증이 하나님의 영광이 되었네!
다시금 DK 의 음성이 귀에 들려온다. “여러분이 여기 있잖아요..” (나는 그 날 그 자리에 없었으나..) “그게 하나님 영광 돌리는 거에요…”
내 깊은 속에서 외친다. ‘맞아요 맞아~ DK! That’s exactly right!’
몇달 전, DK 가 했던 다른 질문과 대답이 떠올랐다.
하나님의 섭리.
우리가 매일 이야기하는 하나님의 섭리. 그것이 무엇인지.
그때 DK는 우리가 그 시간에 호다에 앉아있는 것이 하나님의 섭리라고 했다.
하나님이 이제껏 인도하여 그 결과물이 지금, 이 시간 (호다 모임시간에), 다른 죄 짓는 곳에 있지 아니하고 호다에 와서 예수님 이야기, 하나님 아버지 이야기, 성령님이 어떻게 우리와 함께 매일매일 동행 하시는 지 나누는 자리에 앉아있는 것. 그것이 하나님이 우리를 향한 섭리 라는 것.
…!
그러고 보니 하나님의 섭리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에게 영광돌리는 삶을 살게 하시네. 아! 감사해!
밤 8시,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퇴근길에, 다시금 생각나게 하신다. 그러고는
‘내 영광을 볼 자야..’
다시한번 부르신다.
‘응, 아빠.. 왜?’
대답해본다.
‘… thank you -‘
‘응? 왜 나한테 고마워?’
‘… 그냥- 내 마음을 알아줘서 ~’
‘아니야.. 아빠.. 내가 땡큐.. 아들이 생기니까 아빠 마음이 알아져. 고마워.. 알게 해줘서.. 고마워 DK 를 만나게 해줘서.. 그리고 오늘은 especially 더더 고마워 ~ 옥합마리아 자유케 해줘서.. 진짜 진짜 너무너무 고마워 ~~~ …’
… 종알종알 종알종알 …
오늘도 마무리는 pillow talk
첫댓글 "새벽마다 아기를 훔쳐보듯,
하나님 내 눈을 마주하지 못하시고
내 얼굴을, 내 몸을 가리시고 내 앞을 후다닥 지나가신다.
그래도 행여 내가 서운 할까, 혹여나 하나님이 나를 잊었다 할까
살짝 등을 내어보이시며 내 영광을 볼 자야, "
"내 영광을 볼 자야..."
우리 한나가 몰래몰래 아가를 훔쳐보듯~
우리 하나님도 몰래몰래 한나 얼굴 훔쳐보고~~~~
행여 서운하다할까
자칫잊었다 할까
.
.
.
봐봐~~~내 등 내등어리 실컷봐~~~~~
.
.
넌 내 영광을 볼자라~~
그런데~~
자매님은 이미 영광을 보앗네~~~
하나님 등뒤에는 영광이 없겠냐구~~~
하나님과 필로톡하는 그 속에 하나님의 영광이 없겠냐구~~~
오늘도 아빠랑 쏘곤쏘곤~~
늘 아빠 생각하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그대~~
그대는 이미 "내 영광을 보는자~~~~~~~~"
"주님의 얼굴을 뵌자~~~~~"
라뷰우~~~~~~~~~~~쭉쭊쭊
사무엘을 키우며 하나님의 마음을 이렇게
알아버렸네요~~
오랜세월 지나고 나면 알게되는 아버지 사랑
등만보는 은혜~~ 늘 목이 말랐지요
사무엘에게 엄마 얼굴을 보이고 싶듯이
축사로 성령받아 주님의 얼굴을 본자가 되니
"호다에 와서 예수님 이야기, 하나님 아버지 이야기, 성령님이 어떻게
우리와 함께 매일매일 동행 하시는 지 나누는 자리에 앉아있는 것 "
섭리가 이루어지고
너는 내 영광을 볼자라~~
매일 주님과 필로톡하고 환상과꿈으로
비밀을 알게 하시니 ~~ 아빠 댕큐~~ DK 만난거
신의 한수네요~~
반석 옆에 선 자~~
일상과 간증이 삶이 영광이 되었으니 할렐루야~~
요 14:20 그 날에는 내가 아버지 안에, 너희가 내 안에, 내가 너희 안에 있는 것을 너희가 알리라
아침향기가 신선하게 일어나는 간증
foreverthanks 자매님과 생명수강가 자매님의 댓글.
너무너무
귀한 어울림아라
행복해요.
사랑스런 사무엘 아들을 보면서
하나님 아빠의 사랑을 잘 펼져보여주어 너무나 행복해요.
입가에 미소와 가슴에 사랑이 풍성해 지네.
나도 한나엄마의
젖을 먹고서.. 온 몸에 근육이 생겨서..
하나님 아빠의 그 얼굴에 손을 대보고
아빠의 그 손에 손을 얹어보면서
예수님을 보내주시면서..
우리에게 훔쳐보시는 사랑을 끝내신
위대한 아빠라고..
그것이 정말 최고로 잘하신 결단이고
말 할 수 없는 깊은 사랑이였다고
잘 말해드리고
싶어요.
고마워
한나..
고마워
주님의 얼굴을 뵌 자..
태어나 주어 고마워
사무엘 베이비야~~
사무엘, 너의 존재로
한나엄마는 ...오늘도 영광스러운 아침을 맞이하며 일어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