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미도아파트ㆍ삼성동 힐스테이트 전세값 매매가 대비 높아.
―강북 도심 인근 역세권 새 아파트, 여의도 인근 중소형 아파트도 좋아.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경고한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와 정보의 비대칭성 이론으로 유명한 조지 애커로프 교수는 공저인 ‘야성적 충동’에서 인간의 비이성적 심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두 교수는 경기 침체와 경제 주체의 자신감은 상당한 연관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경제 주체들은 때로 자신감을 토대로 주어진 정보를 활용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도 하지만, 자신감이 지나칠 경우 확실한 정보를 버리거나 무시하고 자신의 믿음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이다. 옳은 얘기다.
실제로 사람들은 경기가 좋을 때 강한 믿음을 갖는다. 주저 없이 결정한다. 직관적으로 성공을 예감하고 의구심을 잠시 접어두기 때문에 강한 자신감이 받쳐줄 때는 그에 따라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가격도 높게 형성되고 상승세를 보이기 마련이다.
사람들의 자신감이 높을 때, 다시 말해 호황기에는 매수 주문이 줄을 잇는다. 반대로 자신감이 떨어질 때는 집도, 상가도 내다 팔면서 경기 침체를 체감하게 된다.
요즘은 어떤 시기일까? 새해 벽두부터 정부는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라는 굵직한 선물을 주택시장에 내놓았다.
자신감을 잃은 부동산 시장에, 관망 또는 매도 주문만 나오는 장터에 돈 되는 절세 정보를 속삭이며 내 집 마련에 자신감을 가져보라고 유혹하고 있다. 위축된 심리에서 벗어나 전세만 찾지 말고 가슴을 활짝 펴고 내 집 마련의 풍선을 팽창시켜 보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 정도 제스처로 움직일 시장이었다면 이렇게까지 꽁꽁 얼어붙지도, 전세에만 매달리는 양상으로 전개되지 않았을 터다. 자산관리 측면에서 보면 새롭게 집을 장만하거나 늘리기보다는 옮겨 타기 정도로 집값 반등의 때를 기다리는 것을 권하고 싶다.
현재 보유한 주택의 매매가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거나 제자리걸음 상태라면 아쉽지만, 손절매를 해야 한다. 신도시 또는 그 인근 지역의 중대형 아파트가 1차 범주라고 할 수 있다.
사업 진척이 지지부진한 재건축 대상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이들 아파트의 전세값은 이미 분양가나 매매가의 절반 이하인 상태라 매도하더라도 손에 쥐는 돈이 얼마 되지 않는다. 전세값이 낮은 재건축 대상 아파트 역시 몇 년 전 최고가를 생각하면 선뜻 팔기가 쉽지 않다.
옮겨 타면 좋은 아파트는 단연 전세값이 높은 아파트이다. 전세값이 매매가의 70% 선에 육박하니 큰돈 없이도 헌 집 팔아 새 집주인이 될 수 있다. 큰 집 팔아 알토란 같은 작은 집 여러 채를 보유하는 임대사업자가 될 수 있다. 수도권 외곽에서 도심 안쪽으로, 교통 편하고 교육 여건 좋은 곳으로, 실수요층 두터워 거래하기 수월한 지역의 집주인이 되기에 적기인 셈이다.
예컨대 6000여 세대 대단지 둔촌 주공아파트 80㎡ 전후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이 집을 판다고 가정해 보자. 이 아파트는 한때 서울지역 최대 토지 지분의 아파트라는 이유로 매매가가 12억원 넘게 호가하기도 했다. 요즘 매매가는 7억원 전후로 30% 넘게 하락했다. 가격만 보면 매도 결심이 쉽지 않다. 전세값은 2억원 선으로 매도할 경우 5억원 정도는 손에 쥘 수 있다.
이 아파트를 팔아 옮겨 탈 아파트를 고르라면 대치동 미도아파트나 삼성동 힐스테이트를 꼽을 수 있다. 비슷한 크기의 미도아파트 역시 한때 12억 원을 훨씬 넘게 호가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10억원 선으로 전세값은 6억원 선에 머물러 있다. 예전처럼 거래 비용이 비쌀 때는 옮겨 타는 것이 무모할 정도였지만 이왕 재건축 기대감을 갖고 기다릴 바엔 입지 여건이 좋은 아파트로 옮기는 것이 장기 투자의 대안이 된다.
삼성동 힐스테이트는 매매가 10억 원에 전세값은 7억 원선. 입주 5년차, 테헤란로에서 가까운 대단지 아파트에 9호선 개통이 얼마 남지 않아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비용이 매력이다.
이외에도 강북 도심이 가까운 역세권 새 아파트나 여의도 등 업무지역 인근의 중소형 아파트 등도 반등기를 앞둔 시점에서 시간차 공략의 투자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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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희 저스트알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