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골키퍼의 신들린 방어로 우리 선수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지 못하게 되어 아쉽습니다.
최선을 다해 뛰어준 모든 선수에게 고맙다는 말과 상심하지 말고 미래를 준비해달라는 말을 하고 싶군요. 이틀 후 3-4위 결정전도 낙담이 커서 정상적인 경기력이 나올지 걱정입니다. 누구보다도 구단의 반대를 무릎 쓰고 멀리 날아와 혼신의 힘을 다한 박주영 선수,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일 텐데요 앞으로도 기회는 또 있을 테니 모나코에서 좋은 활약 계속 보여주길 바래봅니다.
어제 경기를 보며 몇 가지 의문이 들어서 적어봅니다.
홍명보감독은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으로 적합한 지도자입니까?
앞서서 싸월 회원분 들께서 지적해주신 점인데요, 선수와 감독의 선발이 여러 가지로 수긍이 안갑니다.
홍명보 감독은 국내 대회이던 국제 대회이던 어떤 경력을 쌓아서 청소년 대표, 올림픽 대표를 맡은 것일까요?
제 기억으로는 국가대표 코치 직이 지도자 경력의 전부인 듯 한데요, 세계 어느 나라 스포츠 팀이 이토록 짧은 지도자 경험을 가진 감독을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앉히는지 궁금합니다. 미래를 준비하고 성적보다는 과정이 중요한 청소년 대표팀의 감독이라면 수긍이 가지만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지도자 경력이 거의 없는 감독이라니.. 홍명보 감독의 선수 시절의 화려한 명성과 영리함은 잘 알고 있지만 속담에도 있지 않습니까?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고.
유능한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능력의 합보다 팀의 능력이 더 커질 수 있도록 지도하고 경기장에서 상대팀에 맞춰 단점을 가리고 장점을 돋보이도록 전술을 지시해야 할 텐데요, 어제 경기는 수긍이 안가는 선수 교체와 전술로 오히려 선수들의 능력을 더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느껴지더군요. 연장전 들어서 체력이 딸려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 김보경 선수를 빼고 다른 선수를 넣었으면 어땠을까? 또는 서정진, 김민우 선수를 좀 더 일찍 넣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 등입니다. 경기에 투입된 지 1분만에 결승골을 내준 바뀐 골키퍼도 상심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무엇보다도 이번 대회의 주축 선수들이 U-21선수라는 점이 참 이상합니다. 축협과 홍감독은 다가올 런던 올림픽을 대비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는데요, 2년이라는 충분한 시간이 있는데 지금 이 시점부터 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것인가요? 24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오겠다던 약속을 위해선 동원 가능한 최고의 선수와 최고의 감독으로 준비를 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요?
물론 구단의 반대와 선수의 상황에 따라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한 일부 선수들이 있는 것은 잘 압니다만 팀의 주축이 지난해 U-20 청소년 대표 선수들이고 감독도 그때의 감독이라는 점은 여러 가지로 불필요한 추측을 낳게 합니다. 홍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병역특례가 오히려 짐이 되었다고 밝혔는데요, 자신이 아끼던 선수들에게 병역특례를 주려다가 최고의 팀을 못 꾸린 것은 아닐까요? 금메달이 목표였다면 선수 개개인의 병역특례보다는 최고의 선수를 뽑아야 하지 않았을까요?
이와 비슷한 사례가 지난 아시안게임 야구에서도 있었죠. 나가기만 하면 금메달과 병역특례는 따 논 당상이라고 여기고 대표팀 감독이 자신의 팀 선수중 병역 미필자를 왕창 선발했다가 한수 아래로 평가되던 대만에게 져서 망신을 톡톡히 당했었죠. 이웃 동네 야구의 이러한 전철을 타산지석으로 삼지 못한 축협의 안일한 대응은 참으로 딱하기만 합니다.
답답한 점은 어제 경기를 져서가 아니라 더 나은 실력, 더 나은 경기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 선임이라는 첫 단추가 잘못 꿰어져 24년간 소원하던 일을 다음 대회로 미루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축협이 밀어주는 감독이, 밀어주는 선수를 선발한다는데 축구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아무런 이의를 달지 않습니다. 이것이 현재 대한민국 축구의 현실입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학연, 지연이죠.
히딩크 감독의 가장 큰 업적은 학연과 지연을 무시하고 박지성, 김남일, 이을용 등을 선발한 것입니다. 2002년 월드컵은 최고의 감독이 선발한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서 최상의 성적을 거둔 것이죠. 어제 패배한 아시안 게임 대표팀은 그 반대 되는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경험도 짧고 지도력도 인정 받지 못한 지도자가 과거의 성공에 매달려 학연/지연에 의지해 선수를 선발한 결과는 팬에게도, 선수에게도, 감독에게도 악몽으로 남을 뿐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자면, 어제 경기에서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 잘못 없습니다. 일부 몰지각한 언론과 팬들은 박주영 선수를 비롯해 몇몇 선수를 비난하던데 120분 동안 온 힘을 다해 뛴 선수를 격려해 주지는 못할 망정 온갖 악의에 찬 글을 토해내는 사람은 경기를 볼 자격이 없습니다. 발전과 다양한 의견 제시를 목표로 하는 정당한 지적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힐난의 글을 쓸 목적으로 스포츠를 보는 것이라면 다른 취미를 찾기를 권합니다. 특히 술자리에서나 떠들법한 이야기를 기사로 내보내는 일부 기자분들, 듀어든씨의 칼럼을 보면서 반성하세요.
홍감독님, 위대한 업적을 남긴 선수 맞습니다. 그러나 아직 국가 대표팀의 감독을 맡기엔 부족해 보입니다. 선수 시절의 명성을 이어나가고 위대한 선수, 위대한 감독이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선 프로 팀이 되었던, 고등학교 팀이 되었던, 감독으로서 우승컵 몇 개는 들고 와서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맡아 주세요. 크게는 우리나라 축구발전을 위해서, 작게는 홍명보 감독 본인을 위해서 하는 부탁입니다.
우리 선수들, 마지막 경기까지 부상 조심하고 목표한 금메달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서 동메달이라도 목에 걸고 돌아오길 바랍니다. 또한 앞으로 우리나라 축구를 이끌어갈 젊은 선수들이 자그마한 실수로 패배주의에 사로잡히거나 낙담하지 말고 힘차게 미래를 준비해주길 바래봅니다.
첫댓글 일단은 u21위주의 선수선발이라는 점에서 박희성선수만을 제외하면 그다지 문제는 없습니다. 더구나 이번에 금메달을 땄다면 선수들의 면제뿐만 아니라 (해외진출까지) 어린선수들에게 큰대회를 이겼다는 자신감과 더불어 항후 있을 올림픽 토너먼트에서도 잘 할수 있었을겁니다. 그리고 홍명보감독에게는 큰 타이틀이 하나 생겼겠지요. 개인적인 생각은 그목표에 대해서 너무나 집착한듯 합니다. 즉 이기는 자체에만 중점을 뒀지 경기내용에 있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겠죠. 더구나 이 전술 그대로 올림픽에 간다는것은 앞으로도 계속 홍명보 감독이 있는한 박주영선수를 톱에 넣는 전술을 계속 쓴다라는 뜻이 되겠죠.
이렇게 장기적인 계획을 삼았는데 실패했고 경기내용면에서도 강한 압박을 위주로 하는 팀에겐 여지없이 무너지는 마당에 (북한, 우즈벡, UAE) 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 통과나 제대로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홍명보감독의 전술에 대한 대비책은 다 나와있는 상태라서 선수비 후역습과 거친파울을 동반한 압박만 한다면 최소 무승부까지는 하고 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에선 박주영선수를 쓸수없기에 현감독을 계속 쓴다면 아샨겜이나 별차이가 없을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통과한다하더라도 각국에서 주전금 프로선수들을 출전시키는 마당에 전패할가능성도 배재할수 없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