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궁의 성은 임씨이고 본관은 옥구이다. 아버지의 이름은 효원 으로 동지중추부사를 지냈는데 재산을 가벼이 여기고 (마을의) 위급한 일을 구제해 동네에서 칭송이 있었다. 할아버지의 이름은 회이고 통정대부를 지냈으며, 어머니는 해주오씨로 금금의 딸이 다.
숭정 을해년(인조 13년, 1635) 5월26일에 태어나 나이 13세 에 (궁궐의)액정서(掖庭署·조선시대 내시부에 부설돼 왕명 전달 등을 맡은 관청)에 들어가 원손궁에 소속됐다. 이때가 현종(1641 ~1674)이 새로 원손의 자리(1649)에 올랐던 때이다.
이후 옆에서 30년간을 모셨는데, 일찍이 실수를 하는 일이 없었으며 여자관 리로는 최고의 자리인 상궁에 이르렀다. 명성태후(1642~1683, 숙 종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3년의 상제를 마치고 다시 장렬태후 (1624~1688, 인조의 계비)전에 이속됐다.
장렬태후가 돌아가시자 임금(숙종)이 죽은 막내 여동생 명안공주(1664~1687)가 일찍이 임상궁을 보모(保母)처럼 여긴 것을 생각해 명안공주의 집에 나 가살면서 집안일을 주재하고 제사를 받들게 했다.
기축년(1709) 1월11일 병으로 죽으니 나이가 75세였다. 임금이 여러 해 동안 수고하고 조신하게 처신한 공을 생각해 관재와 포백을 하사해 서 교 신혈리 동남쪽 언덕에 장사지내니 부모와 조상의 선영(先瑩) 이 있는 곳이다. 장사지낸 4년 후 숙종 39년(1713) 계사 5월 비 를 세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