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들강변 }
1) 노들강변 봄버들
휘휘 늘어진 가지에다
무정세월 한 허리를 칭칭 동여 매여 볼가.
**에헤요 봄버들도 못 믿으리로다
푸르른 저기 저 물만 흘러 흘러 가노라.
2) 노들강변 백사장
모래마다 밟은 자죽
만고풍상 비바람에 몇 번이나 지어갔나.
**에헤요 백사장도 못 믿으리로다
푸르른 저기 저 물만 흘러 흘러 가노라.
3) 노들강변 푸른물
네가 무삼 망녕으로
제자 가인 아까운 몸 몇몇이나 데려갔나.
**에헤요 네가 진정 마음을 돌려서
이 세상 쌓인 한이나 두둥 싣고서 가거라.
*오늘 친정 엄마 생신이었어요.
81세. 토끼 띠.
작년엔가, tv에서 이 노래를 3절까지 들은 적이 있었는데,
아마 가을 이었던 것 같아요.
평소에는 그저 1절만 흥얼흥얼하다가 그날은 친절하게 가사가
자막으로 3절까지 다 소개가 되대요.
갑자기 이 노래에 우리 인생의 희노애락이 다 담겨 있는 것 같아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던 게 생각납니다.
특히, 3절의 "~~~네가 무삼 망녕으로 제자가인 아까운 몸
몇몇이나 데려갔나~~" 부분에서 찡했던 기억이....
비교적 흥겨운 가락의 민요 였으나 저는 그때도 사실 날이
사신 날보다 짧은 우리 부모님들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흐르는 물이며, 백사장이며, 세월에게 탓한들 유한한 우리 인생이
다시 돌아 올리 없으며, 흐르는 물에게 마음을 돌려
이세상 쌓인 한을 두둥 싣고서 가라는 말이 공허함을 알기에
이 노래에 담긴 사람들의 애절함이 더욱 진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오늘 친정엄마의 생신을 함께하며
우리 엄마의 꽃다웠던 청춘은 다 어디로 갔으며,
우리 아버지의 그 굳세던 마음과 패기는 어디로 갔는 지
잠시 저 혼자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오고가는 인생이 다 그런 것이 자연의 이치이거늘
오래 붙잡고 싶은 혈육의 끈이란 게....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른 모습에서 나 또한 세월앞에 장사 아님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아직 부모님께 못다한 효도를 하기엔
기다리실 시간이 많지 않음을 압니다.
노들 강변 그 푸른 물에 실려 갈 우리 부모님의 하루 하루가
노년의 느긋함으로 편안하시기만을 빌뿐입니다.
첫댓글 보늬맘은 아빠가 일찍 돌아 가신덕에 아빠 품이 그리운날이 많답니다.. 엄마의 기억보다 아빠와의 기억이 더 많은 탓인지 임신중에도 아빠가 그리워 눈물짓던 날도 많았지요.. 병환으로 오래 앓다 돌아 가셨는데..병환중 아빠 병수발 한번 성의껏 한 기억이 없어 더 맘이 아파요... 그땐 철이 없었노라고 변명을 해보지만..다 실없는 소리겠지요..
그러게요, 지난 번 아버님 기일에 절에 다녀오셨다는 걸 봤어요. 이번엔 엄마 모시고 엣날 사시던 동네에도 갔는데 오빠네 집에서 사시던 3년동안 시골 못 내려 오셨는데 그 사이 가까운 지인들이 이미 고인이 되셨음을 아시고 얼굴에 그늘이 지는 모습이 안타까웠답니다. 그리움이 한 가득, 보고 싶은 친구도 많으셨을 터. 어린 애 마냥 친구를 그리워하는 엄마의 모습이 훗날 우리가 그리워할 또 하나의 엄마였어요. 나이들수록 알아가는 삶의 이모저모가 깊고 깊은 강과 같아요.
공감 백배입니다. 어제 시댁 어르신 두분 뵙고 왔습니다. 87세, 83세의 두 어르신의 내일은 너무도 가까운 내일 이더군요. 매일 매일이 내일 이었고 어제가 되었습니다. 아주 사소한 일조차 움직임이나 생각의 속도가 늦기때문에 하루저녁 다녀 왔을 뿐이지만 할 일은 너무도 많았습니다. 초이님의 부모님에 대한 애잔함이 백배 공감되네요. .... ...
언제부터인가 너무 늦은 심야나, 이른 새벽의 전화에는 가슴이 덜컥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시댁쪽으로는 남편의 큰 형님, 친정쪽으로는 제 바로 위 오빠가 하늘 나라로 가시던 날의 전화가 늦은 밤이거나 새벽이었거든요. 사람의 나고 죽음이 하늘에 있고, 거스를 수 없는 섭리인데, 부모님만은 영원하길 바랐죠. 말씀대로 어르신들과의 하루, 한 시간은 금쪽과도 같은 시간입니다. 당신들 뜻대로 아름답게 사시다가 편안한 길을 맞이 하시기를 바라는 수 밖에요.
이글을 보니까 맘이 짠해져요~ 어느날 갑자기 나의 어머니, 아버지가 "이젠 늙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때 나 역시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되더군요. 지금 부모님의 모습이 내일의 내모습일텐데~~~부모님이 곁에 계실때 더 잘해 드려야 할것 같아요~ 나중에 후회가 되지 않도록~~~
와~~ 요즘은 100세까지도 사신다는데.. 계실때 효를 다하는걸 그때그때 잊으면서 살아가는듯해요.. 초이님은 효녀님이라 믿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