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의 일본인 동료가 "테츠상 일 안합니까?" 라고 물어보길래, "니는 모르겠지만, 우린 지금 졸라 절실하거든. 5년간 한국에 갈 일이 없으면 몰겠다만, 그게 아니거든. 그러니까, 이거 꼭 봐줘야 하거든. 좀 짜져 줄래?" 사실 출마선언문과 헌태씨 만으로는 모른다. 문국현 후보는 물론 오연호의
대선리포트에서 한번 다루어진 바가 있다만, 글은 원래 씨줄날줄로 정제되는 법이다. 그 기사 속에 등장하는 말들이 어떤 연유에서, 어떠한 논리적 인과에서 나왔는지, 그리고 그것을 입 밖으로 낼 때 당사자는 어떤 추임새를 지었는지.
그게 궁금했다. 사람중심의 사회는 사실 누구나 입밖에 낼 수 있다. 중소기업 살리고, 일자리 100만개 하겠다는 거 누구나 다 말할 수 있다. 나도 말할 수 있지머. 중요한 건 그것의 구체성이다. 오늘 생중계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댓글 2천 200여개 중 적어도 10분의 1 정도는 386 세대를 대표해서 나온 이인영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렇지만, 이것은 이인영에 대한 비판은 아니다. 하필 인영씨가 나왔기 때문에 다구리를 당한 것일 뿐, 그 자리에 누가 나와도 얻어맞게 되어 있다. 그래도 역시 386이다. 얻어맞으면서도 마지막 "역사적 전진"을 인영씨가 언급할 때 가슴이 짠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단련된 맷집과 지극한 고집. 인영씨가 오늘 문국현씨로부터 많은 것을 얻었으리라 생각한다.
돌아가서, 그 댓글의 10분의 1이 386을 싸잡아 비판한 건 왜 였을까? 나는 한마디로 "구체성의 결여"라고 단언하고 싶다. 역사적 정신, 대의명분, 민주화, 햇볕정책...다 좋다 이거다. 범여권 후보 누구나 언급하는 서민경제, 일자리 늘리기. 다 좋은 말이다. 근데, 생중계를 본 정말 다양한 연령대, 혹은 동세대의 개혁적(?) 네티즌들이 왜386을 깔까? 구체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문국현씨의 생각이나 이념도 좋았지만, 그 수많은 숫자들과 통계치들을 자연스럽게 말을 받아서 그냥 내 놓는 걸 보고 놀랬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메모를 한 다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이야기하는 도중 "자연스럽게" 근거를 들이대는 숫자들. 인영씨에게 미안하지만, 아마 인영씨는 몰랐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같은 일자리 늘리기를 이야기 하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수많은 형용사로 치장을 하고 있고, 한쪽은 구체적인 숫자로 이야기하고 있다. 누구말이 더 설득력이 있을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사실 이명박씨 나도 증말 싫다. 그냥 얼굴이 재수없다. 미안하다. 솔직해서. 모 정치칼럼사이트에 "문군은 대통령 상이 아니다"는 관상학까지 등장했는데, 솔직히 관상학적으로 따지면 명박씨는 절대 대통령이 되선 안되지. 그 얼굴가지고...무슨....-_-;; (아 미안하다. 인상학적 비평은 해선 안되는데...그래도 거짓말을 할 순 없으니까. 미안하다 명박씨)
근데, 이명박씨를 지지한다는 사람 대한민국에 널리고 널렸다. 우리 아버지도 명박씨, 어머니도 명박씨 우리집안 다 명박씨다. 노조하는 우리 누나도 명박씨 밖에 없잖아라고 말할 정도다. 이쯤되면 불가사의해진다. 도대체 차명계좌, 수뢰, 선거법위반, 위증등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벌써 나가 떨어져도 수십번은 나가 떨어져야 할 사람이 여전히 가장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 비/몰상식적인 현상.
대중이 무식해서? 조중동등 보수언론이 대중을 세뇌시켜서? 물론 이런 점도 없잖아 있겠지만, 이것 탓으로 돌려버리는 순간 더이상 선거판 분석이 안된다. 범여권 후보들 봐라. 대중을 가르치려고만 하니까, 다 나가리 되고 있잖냐. 내가 왜국에서 객관적으로 좌악 보고 있는데, 니넨 다 안된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해찬, 정동영, 유시민, 한명숙 다 안된다. 요즘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
쉽게 말하자. 왜 안되는가? 먹고살기가 힘든데, 사는 걱정 풀어줄 생각은 안하고 뻘짓만 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된거다. 햇볕정책 좋다 이거다. 정동영이 말처럼 개성공단이 저렇게 된거 내가 동영씨 공 크다고 인정한다. 시민씨 싸가지는 없다만, 3대 국가 건설론, 물론 정태인씨한테는 개취급 당하고 있지만, 나는 3대 국가 건설론 이양반 꽤 생각많이 했구나 라는 감상도 들었다. 근데, 말이다. 이런 것들 다 말짱도루묵이거든.
생각해 보렴. 당장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자기 아들 딸이 30이 넘었는데, 한달에 150만원 손에 쥐고 들어와서 결혼도 못한다고 생각해봐. 답답하지 않겠니? 개성이 잘되든, 선진통상국가가 되든..다 좋은데, 자기랑 매치가 안되는 거다.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으니, 이건 지지를 하고 싶어도 못한다. 알아야 지지를 할 건데, 잘 모르는 이야기만 늘어놓고 있으니, 그게 되겠니? 안되지.
다시 명박씨로 돌아가 보자. 알기쉽게 청계천만 예로 들어보자. 이 양반 과거 실력 살려서 밀어 붙였잖냐. 내가 이번에 서울갔을 때 처음으로 청계천 가봤거든. 나 왜국에 있을 때, 청계천 인공복원 반대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까 좋더라. 생태계가 파괴되고 비오면 똥물된다고 이야기 들었는데, 내가 간 날은 시원시원하고 사람들도 엄청 많이 있고, 다들 즐겁게 웃으면서 놀더라고. 서울 한복판에 놀데가 없잖니. 놀려면 돈 들어가는데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도 그래도 간혹 유희해야 하는데.. 딱 좋더라고. 오징어 한마리에 맥주한병 사들고 5천원에 3시간정도는 충분히 놀 수 있겠더라. 얼마나 체감적이냐. 정말 구체적이잖아. 먹고살기 힘든 사람들은 이런 사소하고 조그만 것에 감동받거든.
그 감동이 위선적인 감동이라고 누군가는 쉽사리 이야기하겠지만, 그리고 나도 물론 그정도는 알고 있지만, 어떡하니 현실이 이런데. 대통령 선거는 현실에서의 투쟁이잖아. 이걸 파악하지 못하면 백날 가봐도 범여권은 안된다.
다시 국현씨로 돌아와서. 내가 생중계 보고 이 양반이라면 되겠다라고 생각한 게 뭐냐면 비슷한 감동인데, 명박씨가 위선적인 감동이라면 국현씨는 위선적이지 않는 감동이라는 것이지. 다만 문제는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 유한킴벌리가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벌인 것은 알아도 그걸 문국현하고 등치시키는, 먹고 살기 힘든 서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야.
결국 지명도 업그레이드를 시켜야 하는데, 조중동이 해줄리 만무하고, 그럼 뭐니? 결국 이 포스트를 읽고 있는 당신이 해야 겠지. 물론 의무적으로 할 필요는 없어. 다만...오늘 생중계를 보고 그 내공에 감동한 사람이 있다면, 한미FTA에 대한 선국민합의와 개성공단에 대한 경제적 접근, 대륙으로서의 한국, 일자리 창출에 대한 진짜 경제 해석등 하나도 막히지 않고 메모용지조차 보지 않고 술술 풀어나가는 그의 입장에 혀를 내둘렀거나, 전율을 느꼈거나, 혹은 오버일지 몰라도 눈물을 글썽거렸다면, 지명도 업그레이드 전선에 뛰어 들어야 할 것이야. 왜냐고?...
한국은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5년긴 그 나라가 어떻게 돌아갈지 결정나기 때문에 그래.
나야 머 여기 줄창 눌러 앉아 있으면 5년간 안가고 참으면 그뿐이지만, 그래도 간혹 여기서도 대통령의 얼굴은 나오겠지. 그리고 그 얼굴을 보겠지. 그런데, 그 얼굴이 저쪽의 얼굴이라면 그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역겨운데, 맨날 동정을 접해야 하는 당신들은 5년간 너무 힘들 것 아냐.
앞 포스트에서 대한민국 대선은 5년에 한번씩 오는 축제라고 썼는데, 그리고 오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은 심심한 대선을 용서하지 않는다라고 썼는데, 이 축제를 재미있게 만들어 갈 주인공들이 바로 당신들이거든. 그러니까, 열심히들 해 보세요.
예전엔 "그래도 명박씨보단 낫잖아"라는 말이 버릇이었는데, 앞으로는 이런 말은 안하게 될 거 같아서 정말 속이 후련해지는 테츠 씀
PS)문체가 중간에 야자타임으로 바뀌어져 버렸는데, 이해해 주셈. 한국어 넘 오랜만에 써서리 감이 잘 안옴
5년마다 돌아오는 대한민국 축제에 주변인이 아닌 주체로서 다들 즐기길 바래..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잖아..그놈이 그놈이다 이거 부패한 놈들이 하는 말이거든..동참하자.
첫댓글 기업경영 문국현>>>>>이명박
명박이 땅투기는 정말 잘하는듯..옆집주머니 털어서 자기혼자 잘살겠다는 유형이죠.ㅋ
이새키네 무슨 문국현 캠프에서 나왔냐?? 여기서 설쳐봐야 소용없다니깐.. 차라리 네이버나 다음 아고라로 가라 ㅋ 아무리 니들이 그래도 이명박이 된다 ㅋㅋㅋ 약오르지? ㅋㅋㅋ
서울사람들이 이명박씨를 지지하는 것은......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예전의 청계천을 알고 있기 때문이야....위험하다, 지저분하다 등등 온갖 나쁜 것은 다 갖춘 청계천일대를 어느 누군가는 고쳐야 한다고 생각을 했지만, 결국 해낸 것은 이명박이다....그 이전의 열린우리당 계열(고건 등)은 생각만하고 실천을 하지 않았지 ㅋ....모든 것(필요성, 사업계획, 절차 등)은 갖추어 있었지만....
ㅎㅎㅎ봄봄봄아 글 열심히 올려 내가 최선을 다해 읽고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