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의 처음이자 마지막 반려.
――――――――――――――――――――――――――― [ 두번째 story ]
" 어리석어. "
약 300만 대군이 개미떼처럼 몰려있는것을 보며 체레비아가 중얼거린다. 어차피 이기지도 못하는거, 왜 그렇게 발악을 하는가.
체레비아의 핏빛 눈동자가 반짝인다. 그리곤 고개를 푹 숙인다. 누가, 누가 나좀 말려주었으면….
누군가가 죽어가는것은 더이상 보기 싫었다. 설사, 그것이 인간이라 해도.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주먹을 꽈악 쥐는 체레비아.
그런 체레비아의 주먹을 양손으로 감싸주는 센도후다.
" 하아…, 너희는 날 이길수 없어. 거기다… 마녀는 나 한명만 있는게 아니야. 그러니, 그만 포기해. "
" 레아…. "
작게 울먹이며 체레비아가 소리친다. 밑에서 들려오는 아우성. 강한 분노가 담긴 목소리였다.
구름에 가려서 보이지 않던 달이 그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냈다. 그와 동시에 달의 여신 릴리아의 등장. 자신을 말려줄것만 같은 그런 기분에
체레비아는 플라이 마법을 써서 공중에 날아오른 후, 한쪽 무릎을 꿇고 존중의 자세를 취했다.
" 릴리아…. "
" 센도후…로군요. 나의 아이, 체레비아의 반려가 되었나요? "
센도후와 릴리아는 서로 알고있는 사이인듯했다. 그들이 잠깐의 만남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때, 하늘을 바라보던 인간들은 왠지 모를 아름다움에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그들의 손에 들려있던 무기는 하나 하나 떨어져 나갔다.
" 달의 마녀의 전 수장인 체레비아 그레이스 비 카라가 달의 여신이신 릴리아님을 뵙습니다. "
" 그만 일어나세요, 체레비아. "
체레비아가 일어나, 스테프 위에 걸터 앉았다. 싱긋, 미소짓는 릴리아. 그녀가 입을 열자, 익숙한 멜로디가 들려왔다.
마녀 의식의 노래. 어린 마녀가 성인 마녀가 될 때 울려퍼지는 그 마녀 의식의 노래였다. 잔잔하고, 아름다우면서, 고독한…, 그리고 슬픈….
마녀들을 잘 표현한 노래다.
" 체레비아, 나의 사랑하는 아이. 그대는 말려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죠? "
나긋나긋하게 울려 퍼지는 릴리아의 목소리. 어미의 품을 찾은 듯 편안해지는 체레비아다. 편안해 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체레비아. 릴리아는 그런 체레비아를 가볍게 품에 안아버린다.
" 체레비아, 그럼 제가 말려드리겠어요. 이제, 그만하세요. 인간이든, 인간이 아니든, 누군가를 죽이는게 힘들었죠? 그럼 안하면 되는거예요.
체레비아는 더 이상 마녀들의 수장이 아녜요. 그저, 한 드래곤의 처음이자 마지막 반려일 뿐…. 그리고, 이번일은 체레비아 때문에 생긴
일이 아녜요. 언젠간 한번 일어나야 했던 무수히 많은 일 중 하나일 뿐. 그저, 조금 일찍 일어난 것일뿐이예요. "
어느새, 체레비아의 핏빛눈동자는 눈커플에 가려졌고, 눈물 한방울을 흘리며, 릴리아의 품에서 잠이 들었다. 힘없이 축 늘어지는 체레비아.
센도후는 옆에서 지켜보다가 잠든 체레비아를 가볍게 안아 든다.
" 나는, 달의 여신 릴리아라고 합니다. 인간들이여, 더 이상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괴롭히지 마세요. 그대들이 주신 크레이드님의 사랑스러운
아이인것처럼, 달의 마녀 역시 나, 릴리아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랍니다. 그대들은, 어째서 슬픔을 자초하시는건가요. "
그다지 슬픈 말도 아니었다. 하지만 왤까, 릴리아의 목소리가 그렇게 슬프게 들리는 이유는. 또, 아무 이유없이 눈물이 나오는것은.
황제고, 왕이고 할것 없이 모두들 주신 크레이드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자신이 만든 창조물들이, 아이들이 서로
영역다툼을 하고, 싸우는것을 지켜보는 크레이드는. 약 300만 대군은 싸울 의미를 잃어버린듯, 땅에 쓰러지듯 주저 앉았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더욱 슬프게 만드는 달빛.
역사책의 한 페이지를 차지한 어마어마한 크기의 대륙전쟁은 ‘아름다운 달의 여신인 릴리아님이 강림하셔서 끝이 났다. ’라고
끝 마무리졌다.
역대 사상 가장 큰 대규모의 전쟁이었지만, 그에 어울리지 않게 단 하루만에 끝나버린 싸움. 자그마치 9년이나 준비한 전쟁이다.
엘카인 산맥으로 이동하는데만 3주가 걸렸다. 막상 진을 치고 전쟁을 시작하려 했는데, 밤에 모든게 끝났다.
아주 슬프게.
달의 여신 릴리아의 이미지 입니다. 처음 이 그림을 봤을때, 왠지 모를 신비감에 끌렸었어요 ㅎㅎ
조금뒤에 ( 어쩌면 한참뒤에 ) 나올 센도후와 체레비아의 외동딸입니다.
엄마를 닮아서 마녀죠 ^^;
센도후와 체레비아의 딸인 세르아의 보모(?)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체레비아의 심부름꾼 마녀인 에루나입니다 ^^;
살짝 비굴한 모습을 보이는게 매력이죠;;
후에 나와요^^;
첫댓글 약간허무하네요;;;스테프가뭐죠???
지팡이 비슷한건데, 첫번째 보시면 체레비아양의 이미지에 있어요 <<
스테프는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지팡이... 아닌가요? 아아... 갑자기 끼어들았다면 이거 죄송하네요~
지팡이 맞긴 맞아요 ^^
흔히 그 마녀들이 하늘을 날때에 타는 그 빗자루...........라고 하면 이상한가요?ㅎㅎ 여튼 그런거아닌가요?ㅋㅋ
음, 그건 작가마다 다 다른건데, 스테프를 타고 다니는 마녀로 지정하는가 하면, 빗자루를 타고 다닌다는 마녀로 지정하는데, 전 전자랍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아 ㅋㅋㅋㅋ 솔직히 여신이란 존재는 루아젤님 소설보다 떠오른거랍니다 ㅎㅎ;
센도후이미지 김철곤님이 쓰신 드레곤레이디의 줄리탄을 연상케 한다는....
그런가요? ㅎㅎ 저도 올리면서 그런 생각을 했는데, 저만 한게 아니로군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