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wsj.com/articles/europeans-poorer-inflation-economy-255eb629
유럽인들은 지난 수십년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그들이 과거 대비 더 가난해지고 있다는것이다. 유럽대륙의 생활수준은 세계 여러 사람들에게 질투와 선망의 대상이었으나 이 아름다운 삶의 원천이 되는 유럽인들의 구매력이 형해화되고 있다는것이다. 프랑스인들의 푸아그라와 와인의 소비량은 감소했으며, 스페인 사람들의 올리브 오일 소비량 또한 줄어들었다.
핀란드인들이 즐기던 사우나 시설은 에너지 가격이 내려갈때만 사용하게끔 절약을 강요받게 되었고, 독일 전역에 걸쳐 독일과 우유 소비량이 30년래 최저치로 감소했고, 유기농 식품에 대한 수요 또한 가라앉았다. 이탈리아의 재무장관인 아돌포 우르소는, 지난 5월 이탈리아의 주식인 파스타 가격이 인플레율 2배이상으로 뛰었다고 발표했으며, 소비가 수직낙하 하는 상황에서 유럽은 2023년을 침체로 시작했는데 이는 21세기에 진입하며 동시에 시작된 유럽의 상대적인 경제, 정치, 군사적 쇠퇴를 더 가속화하는 징조와 같았고 말이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들: 일본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초고령화 국가들이 유럽 국가들이다>
유럽이 현재 처해있는 상황은 갑작스런 변고가 아닌 오래 누적되어 쌓인 문제들의 결과물이다. 초고령화로 인해 피부양자의 증가와 함께, 높은 연봉보다 고용안정성을 택한 결과, 경제와 생산성의 재앙이란 결과로 다가왔고, 여기에 코로나-19 전염병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마지막 치명타를 날린셈이다.
세계의 공급망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지난 수십년동안 점증해왔던 위기 요인들이 드디어 터지고 있는것이다. 유럽 각국 정부의 대응은 오히려 일을 더 키우고만 있고 말이다. 일자리를 보전하기 위해서, 그들이 고용주에게 준 보조금은 오히려 소비자들이 물가상승에 대응할 여력을 앗아가버렸다.
<미국 vs 유럽: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그와 반대로, 미국은 유럽보다 저렴한 에너지가격과 모든 시민들에게 지원된 정부 보조금으로 소비할 여력을 얻었다. 과거에, 유럽의 막강했던 수출산업이 유럽을 도와줄수 있을것이라고 기대를 받았으나, 유럽의 핵심 시장인 중국의 경기둔화세로 그조차도 마땅치 않게 되었다.
높은 에너지 가격과, 1970년대 이래 보지 못했던 만연한 인플레이션은 생산자 가격을 급격히 높였고, 조화로운 유럽의 노사관계에 거대한 균열을 주고 말았다. 세계 무역이 줄어들면서, GDP 50%이상을 수출에 의존하는 유럽은 겨우 10%의 GDP를 수출에 의존하는 미국과 다르게 보다 큰 타격을 받게 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OECD에 따르면 유럽 20여개 국가에서 민간소비는 인플레를 산정해 계산하더라도, 2019년 이래 1% 가까이 감소했다. 그와 반해, 미국의 경우 여전히 견조한 노동시장과 함께 임금 상승세를 체험하고 있는데, 최근 3년간 임금이 무려 9% 상승했다.
유럽은 현재 세계 소비시장에서 18%를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28%에 달한다. 15년전, 유럽과 미국 각각 세계 25%수준을 차지하는 동등한 수준이였다는걸 생각하면 격차는 매우 크게 벌어진셈이다.
인플레를 다 고려하더라도, 독일은 2019년대비 임금이 3% 감소했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우 3.5%, 그리스의 경우 자그마치 6% 감소했다. 이런 경제적 고통은 유럽의 중산층에서 이미 체감되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중 하나인 브뤼셀에서, 교사와 간호사들의 경우 슈퍼마트가 문을 닫을때 반값으로 떨이 판매를 하는 음식들을 사지 않으면 장을 제대로 볼 수 없을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런 떨이제품을 판매하는 판매상은, 이미 유통기한이 거의 끝날려고 하는 음식들을 슈퍼마켓에서 대거 구매해, 앱을 통해 음식들을 저가로 판다고 광고한다.
그렇게 소비자들은 오후에 주문을해, 저렴한 제품을 저녁에 받아갈수 있는것이다. "어떤 고객분들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당신 덕분에 그래도 일주일에 2~3번 고기라도 먹을수 있다' "고 피에르 반 헤데씨가 음식을 나눠주며 말했다. 33세 간호사인 카림 부와자씨는 반값 고기를 구매하며, 인플레이션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2개의 일자리를 가져야만 생활비를 다 낼수 있을 지경입니다. "
<지난 20년간 주요 선진국들의 임금 변화>
이런 유통기한 마감 상품을 구매해서 파는 서비스는 유럽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돈도 아낄수 있는 일석이조라고 광고하면서 말이다. 덴마크의 TooGoodToGo라는 회사는 소매업과 레스토랑에서 남아서 버린 음식들을 파는 일을 주로 하는데 유럽 전체에 7,600만명에 달하는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2020년대비 해서 무려 3배나 증가한 수치다. 2017년에 시작한 스타트업인 Sirplus는, 소위 유통기한이 이미 지난 음식들을 싼 가격으로 파는 기업이고, 2014년에스웨덴에서 시작한 Motatos란 기업 또한 그러하며, 핀란드, 독일, 덴마크, 영국 유럽 전역에서 이런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독일의 인당 고기 섭취량>
하이엔드 식료품 시장은 소위 붕괴했다. 독일의 2022년 1인당 고기 소비량은 약 52kg 인데 이는 재작년 대비 8%가 감소한 수치로, 1989년 이래 최저수치다. 물론 이는 건강식과, 동물권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변화도 일정부분 영향을 끼쳤으리라 생각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에 고기가격이 30%나 폭등한게 이 추세를 가속화했으리라고 본다. 독일인들은 보다 비싼 고기인 소고기나 송아지고기 대신 닭고기를 섭취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의 유기농 식자재 공급상인 토마스 울플씨가 말하길 그의 매출은 작년에 인플레이션 상승과 함께 30%나 폭락했다고 한다. 울플씨는 코로나 이전까지만해도 친환경 식자재에 대한 강력한 수요때문에 무려 33명이나 고용했으나, 모두 해고해야만 했다고 밝혔다.
<미국 vs 유럽 소비시장 규모 추이>
함부르크에 컨설턴트로 근무하는 26세의 론자 에벨링양은 그녀가 번돈의 4분의 1을 저축하는데 이는 그녀가 은퇴후에 충분한 노후자금을 가질수 있을까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녀는 옷이나 화장품에 비용을 거의 지출하지 않으며, 연인 아버지의 차를 같이 쓰고 있다고 한다.
유럽의 약한 소비세와, 악화되고 있는 인구구조 전망을 고려해보면 유럽은 소비재 기업인 Procter & Gamble 부터 명품 제국이라 불리며 북미시장 매출 비중이 전체 비중에서 역대 최고를 찍고 있는 LVMH에게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매력도가 떨어져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vs 유로존 GDP 변화>
"미국 소비자들은 유럽 소비자들보다 소비세가 더욱 왕성합니다" 유니레버의 최고재무책임자인 그라메 피케틀리가 올 4월에 말한바 있다. IMF (국제통화기금) 의 자료에 따르면, 유로존 경제는 달러 기준 지난 15년간 고작 6%의 성장에 그쳤으나, 미국은 82%나 성장했다.
<10년 이내에 미국-유럽인의 소득 격차는 유럽인과 인도인의 소득 격차 이상으로 벌어질것이라 한다>
이런 격차는 유럽을 상대적으로 더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 브뤼셀의 저명 싱크탱크인 유럽국가들은 미국의 가장 가난한 주인 미시시피를 제외한 모든 주들보다도 가난해지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미국의 50개주중 소득 50위로 제일 가난한 미시시피마저 서유럽의 국가들보다 소득이 높아질 지경에 이르렀다. 현 추세가 지속되면 2035년경에 유럽과 미국의 소득차는 인도와 유럽 수준의 격차까지 벌어질것이라고 한다.
지중해의 말로르카섬에서는 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항공사들에 대한 기업들의 로비가 활발하다. 말로르카 상공회의소 관광 부문의 의장인 마리아 프론테라가 마이애미에서 미국인들의 취향조사를 끝마치고 돌아와서 말하길 "미국인들은 하루에 쓰는 돈이 38만원이지만, 유럽인들은 평균적으로 26만원밖에 쓰질 않습니다. 특히 올해들어 유럽 경제사정 악화로 인한 소비패턴의 변화는 눈에 두드러질 정도죠."
저성장과 높은 금리는 유럽의 관대하며, 유명한 의료보험과 연금제도의 근간에 균열이 가게 하고 있다. 유럽 정부들이 지난 세월 써온 전통적인 해결책들은 비용이 너무 지나쳐서 써먹지 못하거나 더 이상 효력이 없다. 7,500억 유로에 달하는 보조금, 세금 감면책이 소비자와 기업들이 감당해야하는 에너지 가격 상승 부담을 막기 위해서 지원되었으나, 이는 그저 인플레이션만 높일뿐으로 보조금의 본래 목적을 상실했다고 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공적 지출 삭감은 유럽의 건강보험 시스템의 재정 고갈에 이르게 했고, 특히 영국의 NHS가 심대한 타격을 받았다. 영국 맨체스터에 거주하는 마취과 의사인 비벡 트리베디씨는 매주 48시간을 일하고, 51,000파운드 (8,300만원) 정도를 연봉으로 번다. 1년 가까이 10% 내지 그 이상의 인플레가 지속되었던 영국에서 그의 매달 지출비용은 폭증했다고 그는 말한다.
의사라는 고연봉 직업에도 불구하고, 그는 할인점에 가서 시장을 봐야되고, 외식을 가급적 줄여야만 했다. 그의 동료들은 최근 아예 난방시설을 꺼놓기까지 하며, 그들은 이런 높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것이라고 했다. 런던에 거주하는 28세 전문의인 코헨 양은 그녀가 미국에서 똑같은 직종으로 일을 했다면 영국보다 최소 4배의 연봉을 받았을것이라고 자조하기까지 했다.
코헨양은 최근 이직을 하면서 10%의 인상을 제시받았으나, 이 인상분은 인플레이션에 의해 사실상 없는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었다. 그녀가 말하길, 그녀의 친구들이 아이를 낳기에는 생활비가 지나치게 올랐기에 충분한 돈을 모을 미래를 위해 난자를 냉동시켜놓아야 될 지경이라고 한다.
"생활수준의 변화가 완전히 꽁꽁 얼어붙어서 절대 나아지지 않을것만 같네요." 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영란은행의 수석경제학자인 휴 필씨는 올 4월에 영국 시민들에게 경고하길, "영국인들은 예전보다 가난해졌고, 임금 상승 떼쓰기를 멈춰야 된다. 그렇다, 우리 영국의 모두가 이전보다 못산다는것이다." 물가 상승분을 메꾸기 위해 요구하는 임금상승은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더 가속화시킨다는것이다.
더욱 문제는, 유럽 각국 정부들은 국방비 증액을 해야할분 아니라, 지출을 감당하기위해서 발행한 국채 비용을 내기 위해선, 세금을 더욱 올려야될것이고 이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부담으로 전가될것이라는것이다. 유럽의 세금은 이미 다른 선진국 대비 매우 높은데 GDP대비 40~45%에 달한다. 이는 미국 GDP 27%가 세금이라는것을 고려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말은 즉슨, 미국 노동자들은 평균적으로 세전연봉의 4분의 3 가까이를 자기가 사용할수 있으나, 프랑스나 독일의 노동자들은 세전 연봉의 절반이 소득세, 사회보장기금등의 세금으로 떼이고 자기가 직접 사용할수 있는 금액은 절반에 불과하다는것이다.
이러한 유럽의 빈곤화는 노동조합의 강화를 촉진했는데, 최근 신규가입회원이 유럽 전역에 걸쳐 수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지난 수십년간 벌어진 유럽내 노동조합의 점진적인 쇠퇴라는 오래된 추세에 역행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높아지는 노동조합 조직율이 조직원들의 지갑이 두둑해진다는 말 또한 아니다. 왜냐하면, 많은 노동조합 조직원들은 연봉인상보다는 노동시간 감소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자들이 급격히 부족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도!
대표적 예시로, 독일 최대의 노동조합인 IG 메탈은 독일내 기계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 인상을 하지 않더라도, 일주일에 4일 근무를 해야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노동시간이 줄어드는것은 노동자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개선할뿐 아니라, 젊은이들이 보기에 기계산업에 일하는것을 보다 매력적으로 비춰지게 할 것이라고 한다.
"독일 건강산업에 종사하는 절반 이상의 노동자들은 산업의 특성상 어쩔수없는 가혹한 근무환경 때문에, 풀타임으로 일하는것보다는 30시간만 일하기를 원한다. " 라고 최근에 받아들인 신규 가입자만 22년래 최고 수준인 11만명에 달하는 서비스 연합 노동조합의 조합장인 프랑크 베르니케씨는 얘기한다.
북핀란드의 게임 개발자인 크리스티앙 칼리오씨는 임금 10% 감소를 감수하고서도 주 근무시간을 30시간으로 낮추는데 동의했다. 그의 월급은 2,500유로 (한화 350만원)이다. "당최 누가 일을 더 많이하고 싶겠습니까?" 라고 칼리오씨는 말한다.
그의 직장 동료중 3분의 1에 달하는 사람들이 돈을 덜받더라도 노동을 덜 하는것을 택했다. 물론 직장의 경영진들은 풀타임으로 일한다고 칼리오씨의 상사인 야코 킬묘자씨는 말한다. 칼리오씨는 현재 아침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근무하고, 그외 시간을 요리나 자전거를 타는등의 취미에 할애하고 있다.
<유럽 vs 미국 대도시 소프트웨어 개발자 연봉>
"더 이상 예전과 같은 근무시간을 가지는것은 상상도 하기 힘드네요" 라고 칼리오씨는 말한다. 파리에 거주하는 34세의 IT 종사자인 이고르 챠코프스키시는 최근 노동조합에 가입하며 임금 상승과 직장 환경 개선을 주장했다. 그래서 그는 3.5%의 연봉인상분을 확약받았으나, 이는 인플레이션 수치의 절반에 불과하다.
그는 노동조합이 매니저들에 대한 압력을 넣는 좋은 레버리지로 이용될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나, 단순 돈에 관한것만은 아니다. "설령 임금이 오르지 않더라도, 무료 스포츠나 음악 강의를 기업에서 제공할수도 있겠지요."
남이탈리아 멜피에 위치한 스텔란티스의 자동차 공장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인해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감소를 단행했다고 노동조합원인 마르코 로미오씨가 말한다.
" 노동시간은 최근에 무려 30%나 감소했고 그만큼 임금도 그에 맞춰 하락했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오르는 에너지 가격등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가정을 부양하기조차 매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