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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동에 사는 뻐꾸기의 새벽 4시
뜨르르르르르르르르르ㅡ릉
뜨 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릉
탁상시계 소리가 요란하다
그놈의 82년도산 시계소리에 눈을 비비고 간신히 일어납니다
노동 일하는 뻐꾸기는 종일 일 해 바야 하루 일당이 12만원
그것도 현장에 바로 바로 투입 되었을때 이야기입니다
뻐꾸기처럼 현장 기술이 없으면 공치는 날이 일하는 날보다 더 많아요
라면으로 아침을 적당히 때우고
이른새벽 벌써 사당시장에는 수십명의 노무자들이
오늘도 시장 한쪽에 귀퉁이에 모여
빈 페인트통에 나무를 넣고 군불을 붙이고 있습니다
마음이 울컥해서인지 낮설어서인지
그들 틈에 낄 자신이 없는 버꾸기
아는사람이 별로 없어
저만큼 혼자 담배를 입에 물고 먼산을 응시하고 있네요
배운 것이라고는 농삿 일하면서 삽질 밖에 없으니
누가 데려가주겠는가
그래도 혹시나해서 누군가 간절히 데려가주길 바라지만 오늘도 허탕입니다
면장아들로 태어나 남부럽지 않게 살다가
어쩌다 친구 보증 한번 서준 것이 잘못되어 시골전답 다 날리고
리어카에 배추 무우 가지 고추 아끼바리 쌀 내다팔아
근근히 시골생활하다 도저히 못견디고
무작정 상경한 뻐꾸기입니다
다들 기술 한두가지씩은 있어
벽돌공 아무개 비계공 아무개 목공 아무개 타일공 아무개 하면서
금새 현장으로 빠져나가고
오늘도 뻐꾸기와 창수 그리고 막동이
이 세명만 또 허탕입니다
모인 김에 또 막걸리나 마시자며 쓴 김치에 덜컥덜컹 들이마신다
이들 셋이 한잔하고있는 모습을
새벽 아침 장모께서 볼 일때문에 나왔다가 우연히 보았습니다
장모는 오뉴월 쇠불알처럼 축 쳐져있는 뻐꾸기를 부축이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장모께서는 사위를 보고 희망적인 말씀으로 다 독여준다
"언젠가는 자네도 나아질 것이야"
"사노라면 이럴때도 있제.....
너무 낙담하지 말게나 허서방"
집으로 돌아와선 몇술밥도 버거워 티브앞에서도 꾸벅꾸벅 졸다 쓰러집니다
첫댓글 한권의 시대소설 을 읽은듯 합니다
그렇죠 ~~~
사노라면 ~ ~ㅎ
이 또한 지나가리라 ~~~~
가슴 이 먹먹 하네요 ~~~~ ㅎ
글도좋고, 음악도 좋고~~~~동일님도 좋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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