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어버이 날이다.
막내넘이 밖에 나가면서 가슴에 손수만든 카네이션츨 달아주었다.
카네이션의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시집간 딸아이와 사위들도 전화와 문자를 보내왔다.
저녁땐 큰 넘으로부터 봉투를 한장 받았다.
어머니와 함께 근사한 곳에 가서 식사라도 한끼 하시라면서
형제들이 조금씩 모았다고 했다.
얼마전에 "꽃보다 할배", "꽃보다 청춘"인가 하는 프로가 있었다.
이순재 백일섭 등 나이든 탈렌트들이 외국에 나가서 벌리는 좌충우돌의 코믹한 소재라고 들었다.
요즘 대부분의 어른들은 어버이날에 꽃 달아주는 것을 그렇게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남들이 하니까 그냥 꽃 한 송이 달아드리는 것으로 때우는 식이 되기 때문이다.
부모의 진정한 사랑은 자신이 커서 아이들을 낳아 키워 보아야만 알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어릴 때는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을 사람됨의 근본으로 알았다.
차츰 나이가 들어가자 형제들은 서로 부모를 모시지 않으려 하고
겨우 요양병원 모셔다 놓고선 내 몰라라 팽개쳐버린 자식들이 부지기수다.
엊그제 성당 가는 길목인 어느 학교앞에 플랭카드가 한나 걸려 있었다.
글자를 읽어보니 다음과 같은 말이 적혀 있었다.
"우리 학교는 불법 기금과 촌지를 받지 않습니다"
여기서 '촌지'란 자그마한 뜻을 표하는 적은 선물이란 뜻이다.
자기 자식을 학교에 보내놓고 선생님에게 촌지를 주고 싶은 것은 인지 상정이다.
그런데 그것이 변색되어 자기자식만 잘 봐 달라고 촌지가 아닌 거액의 수표가 봉투에 들어가곤 하는 것이 문제가 돼 왔다.
선생도 노골적으로 수금을 하기 위해서 학부모를 불러 강요하기도 하였다.
영국에서는 선생님에게 선물은 세수비누정도 이하의 그야말로 작은 정성이 담긴 선물에 한정하고 있다.
고가의 선물을 반드시 학교당국에 신고하도록 돼 있고 교사도 그런 것은 받지 않는다.
봉투란 일종의 포장재이다.
내용물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다.
봉투를 받으면 우선 그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마음이 설레인다.
사람의 마음을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솔직히 말해서 천원짜리 보다 만원짜리, 만원짜리 보다 5만원짜리나 수표가 더 반갑다.
봉투는 남자보다 여자쪽이 더 선호하는 것 같다.
핸드백이 있지만 여자들은 봉투에 넣어 들고 다니는 것을 무슨 팻션으로 알고 있는듯 하다.
그것도 고급뷰티크 봉투나 아니면 적어도 백화점 봉투를 들고 다니길 좋아한다.
그 만큼 신분을 과시하기 위한 간접적인 선전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