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삶의 의미이자 목적이요,
인간 존재의 총제적 목표이자 끝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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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 암리차르 황금사원, 인도 - 파키스탄 국경 국기 하강식

# 하루를 바쁘게 보낼 생각이 없었는데 오후에 인도 파키스탄 국경에서 매일 이루어지는 국기 하강식을 호스텔에서 다른
게스트들과 함께 보라 가기로 했다. 내일 파키스탄으로 넘어가는 길에 보면 되겠거니 했었는데 나는 아침 일찍 가니까 볼 수가 없더라.
오전에 혼자서 황금사원으로 나서본다.
시크교의 도시로 유명한 이 곳 암리차르에는 황금사원(golden temple)이 있는데 시크교의 성지라고 할 수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 국경이 인접한 이 곳에서 이슬람도 힌두교도 아닌 시크교가 자리잡고 있는 부분이 놀랍기도 하다.
시크교는 구루낙이라는 사람이 힌두교와 이슬람교를 합하고자 만든 종교라고 한다.
시크교도들은 평생 머리를 자르지 않고 터번에 머리카락을 넣고 다닌다고 하는데 무게는 무게일테고 관리는 할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 입구에서 신발을 보관소에 맡기고 들어가야한다. 양말까지 모두 벗어 맨발이 상태가 되어야 한다.
또한, 남/여 구분없이 머리를 가려야 하기 떄문에 손수건, 스카프 등이 필요하다. 입구에서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두건이 있었는데 나는 그냥 10루피 주고 거리에서 사서 왔다.




# 사원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시크교도들은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고 연못의 물에 발을 담그고 머리에 물을 바르거나
옷을 벗고 들어가서 목욕을 하고 기도를 하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이 곳 암리차르 황금사원이 시크교도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곳인지 조금은 느끼게 된다.
힌두교 사원도 그러했고 사원들을 방문할 때 마다 나까지도 자연스럽게 경건해지는 기분을 들게 하며 태도까지도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변화한다. 이들이 생각하는 종교를 나는 결코 이해를 할 수가 없을거라는 생각이 반복된다.
연못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는 황금사원은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이 나고
지붕은 순금 100%로 이루어져 있고 나머지는 도금으로 되어있다고 한다.
또, 사방의 입구가 있는 사원은 모든 사람들을 맞이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 황금사원 안에는 무료숙소와 무료식당이 있다.
이것은 시크교 창시자 구루낙이 유랑을 하며 받은 것들에 대한 보답으로 행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여행자들을 위한 무료숙소가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한 번쯤 와서 자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겠다.
베드벅이 있다는 소문이 있고 아무래도 위생은 좋지 못하겠지.
무료숙소는 가보지 못했고 어딘지도 모르게 기웃기웃 거리다가 들어간 곳이 무료식당이어서 얼떨결에 밥 한끼를 먹을 수 있었다.
입구에 들어가면 식판을 나눠주는 분들이 있고 식판을 받아들고 사람들을 따라 위 층으로 올라가 큰 방에 1열로 앉았다.
곧 큰 버킷을 들고 사람들이 돌아다니며 커리와 밥과 짜파티를 시크하게 퍽퍽 담아준다.
뛰어난 맛은 아니지만 큰 급식소 같은 분위기에서 음식을 배급받아서 수 많은 사람들 속에서 먹는 기분은 새롭다.
먹고 싶은 만큼 계속해서 주기 때문에 마음껏 먹을 수 있다.
내 옆에 앉은 꼬마 여자 아이는 내 다리를 팔걸이 삼아서 잘도 먹는다.
식당 안을 구경해보니 한 쪽에서는 엄청 큰 솥에 커리가 끓고 있고 한 쪽에서는 재료를 다듬고 있고 또 한 쪽에서는 설거지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분명 모두 시크교도이면서 봉사자들일테고 아마 교인들의 헌금으로 운영되고 있겠지.
하루 5만명 정도가 식사를 한다고 하는데 그들의 베품의 실천은 배울점 이라는건 분명해보였다.














# 황금사원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시크교도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못 들어가봤다 그래서.
시크교는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사상에 모두 맞지 않기 때문에 힌두교인 인도 내에서 차별과 박해를 오랜시간 받아왔다.
그러는 중 인도로 부터의 독립을 원했던 시크교도 강경파들을 당시 인도의 여성 총리인 인디라 간디가 군대를 동원해
제압을 하였고 그 보복으로 시크교도인 총리의 경호원이 총리를 암살한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최근까지도 시크교에 대한 인도의 탄압과 박해가 이어졌지만 지금은 조금은 나아졌다고 한다.
이러한 과거때문에 시크교도들을 보면 허리에 크고 작은 칼을 차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지금은 주로 연로하신 분들 위주로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과거 스스로 자심들의 몸을 보호해야만 했던
그들의 아픈 과거일 것이다.










# 바라나시에서 치킨버거는 팔던 맥도날드 였는데 이 곳에서는 맥도날드가 베지테리안이다.



# 인도에 온 2주만에 암리차르에서 마트를 만날 수 있었다. 파키스탄으로 가도 그렇고 또 언제 볼 수 있을지 몰라서
이것저것 괜히 사고 나서 호스텔로 들어왔다. 몇 명 없어보이던 호스텔에 게스트들이 다 모이니까
꽤 많았다. 국경으로 국기하강식을 보러 가기 전에 대 낮부터 춤 판이 벌어졌다. 인도의 리듬이 나쁘지 않다.
한국1,미국2,네덜란드,1,영국1,독일1 6명이서 간다.
바라나시 이후로 만난 제대로 된 라씨를 다시 한 번 먹어보고 잠시 들린 힌두교의 사원이 있었는데
그 안의 구조도 그렇고 모든 것들이 처음 보고 느껴보는 것들이어서 이상한 느낌을 받아본다.









#1시간쯤 달려 도착한 국경에는 시간이 많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인도사람들이 줄을 서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외국인들만 많이 찾는 그런 볼거리가 아니라 인도/파키스탄 국민들에게 더 중요한 의식인 것이다.
분명 매일 행해지는 국기하강식인데 매일 같이 이 정도 인파가 몰린다고 생각하니 못 말리겠다.
아이들이 붓과 물감을 들고 인도 국기를 그려주겠다고 달려든다. 아무리 거절해봐도 한 두명이 아니고 또
거절을 해도 마구잡이 붓을 들이대고 그려버린다. 물론, 그리고 돈을 요구한다.





# 외국인인 우리는 줄을 서지 않고 먼저 보안검사를 하고 국경으로 걸어 갈 수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인도인들은 당장이라도 철문을 뚫고 들이닥칠 기세로 모여서 웅성웅성 거리고 있었다.
보안검사를 끝내는 순간 국경까지 뛰어가는 사람들.





# 드디어 국경으로 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인도 측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은 반면에 파키스탄 쪽은 아직
빈 자리가 많았다. 국기하강식이 시작하기 전에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춤판이 벌어지기도 하고
인도 국기를 펄럭이며 국경 앞까지 달려갔다 오기도 하고 이 모습을 보는 다른 사람들은 환호성을 미친듯이 질러댄다.
이들에게는 축제의 한 마당 같아 보인다. 그 모습을 보는 우리 외국인들에게는 그저 신기할뿐.
행사가 시작되면 사회자까지 나와서 더 큰 소리의 함성을 유도한다. 드럼까지 등장한다.
파키스탄에게 지지 않기 위함이다.
행사를 진행하는 인도의 군인들은 우라나라 의장대와 비슷한걸로 보이는데 허술하기 그지없다.
굉장히 위엄있고 칼 날 같은 제식을 보여줄거라고 생각했지만 행사 중에도 서 있을 때는 서로 웃고 떠들고
모두가 편안한 자세다. 우리나라 의장대 모습을 한 번 봐야될텐데.
마이크에 대고 서로 소리를 지르거나 큰 발차기를 하고 오버하는 그들의 큰 동작은 조금은 우스워 보이기도 하지만
파키스탄한테 지지 않겠다는 의지는 충분히 느껴진다.
물론, 파키스탄에서도 소리를 지르고 똑같이 대응한다.
그러고 나서야 서로의 국기가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하고 행사가 끝나게 된다.
내일 파키스탄으로 가기 위해 이 곳 국경에 다시 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