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만족을 넘어서 치유(?)를 하고 나온 기분입니다
1.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별다른 어색함 없이 진행되는게 놀라웠어요.
마치 에머리히 감독의 더데이에프터투머로우를 보고 나온 기분입니다. 그 영화도 주인공외 수많은 인물들이 있지만 보기 좋게 영화에 어울러졌었죠.
2. 아이의 눈높이가 아닌 어른의 눈높이에 맞춰서 이야기를 진행해서 그런지 트랜스포머나 아이언맨같은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나 통쾌함은 전혀 없습니다. 과학적으로 말이 되느냐 안되느냐를 차치하고서 오래된 소재를 현실감각에 맞게 세련되게 재단한게 맘에 들었어요. 영화보는 내내 스스로 어색하지 않게 느낀게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네요.
3. 누군가는 클로버필드와 비교를 하던데 저는 클로버필드보다 덜 답답하고 시원한 영화라서 좋았어요. 시각적으로 보여주는게 많아요.
4. 고질라라는 소재에 대해 아무 관심도 없었는데
이번 영화를 보고 고질라뿐만 아니라 그 뛰어난 소재를 만들어낸 일본과 일본인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습니다.
원작고질라에서도 그렇고 원작에 가깝게 재현한 2014버젼도 그렇지만 고질라라는 존재는 곧 "god"zilla. 인간이 손쓸수가 없는 신같은 존재죠. 일본인사이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고질라라는 캐릭터가 일본인들의 무엇을 울릴 수 있어서 그런 성공을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예전에 본 기사중 한국의 해안가 마을 무속신앙을 소개하면서 신앙에 오래전부터 대대로 등장하는 동해 용왕이 사실은 왜구를 두려워한 나머지 마을 주민들이 왜구를 신격화한 대상으로 오래전부터 모시기 시작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있었죠. 한마디로 왜구에 대한 기억이 사라진 지금도 해안가 사람들의 신앙속에 동해용왕은 여전히 살아있다는거죠.
일본인들도 한국의 오래전 무속신앙처럼 인간들의 힘으로 손쓸 수 없는 절대적 공포의 대상을 정신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신격화하는 과정을 거쳤다면 저는 바로 그 고질라가 일본인들의 동해용왕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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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의 원초적 공포심은 혹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에게 몰려서 패망하고 있던 일본군과 일본인들의 공포심에서 온건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물론 직접 2차세계대전 당시의 대공습을 겪고 직접 기억하고 있는 일본인들은 현대에는 매우 드물겠지만 새로운 세대의 일본인들도 교육과 대중문화를 통해서 일본인이 겪은 절망감이란 집단적 기억으로 계속 공유해 오고 있다고 봐요.
플러스 알파로 일본인들은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재해도 많았던것이 고질라를 자연의 징벌 또는 균형자로 연결시키기 쉬운 연상의 소재가 되었던건 아닐까요
ps 고질라 예고편에도 나오지만 영화에서 halo 점프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음악이 절묘했습니다. 바로 스페이스오디세이2001에서 유인원이 모노리스를 처음 접촉하는 장면과 인간이 목성궤도에서 모노리스와 접촉하는 장면에서 쓰였던 음악이죠.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심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절묘한 음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ps2 얄팍한 영화는 절대 아닙니다. 스펙타클한 장면도 많고 생각하고 느낄것도 많은 영화관에서 볼만한 영화가 오랜만에 나온듯 싶어요.
첫댓글 처음 나온게 50년대였던가요 핵과 지진같은 공포가 그 대상이었을꺼 봅니다
저도 친구들일아 오늘 보고왔는데 중간중간 진부한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재밌는 영화입니다.
오늘 보고 만원을 길거리에 내다 버린 느낌이었는데.. 인간 주인공 부자는 왜 쓸데없이 나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