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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카페지기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원이었던 당시 상임감사와 관리상무실에 들어가서, 서재에 전시된 책을 빌려서 읽곤 했었습니다.
책을 빌린 후, 3쪽 요약본을 만들어 함께 책과 함께 돌려드리곤 했습니다.
몇권을 그렇게 하자, 상임감사와 관리상무님은 저에게 이 책을 읽어보았는냐, 저 책도 좋은데 빌려가겠는냐고
도리어 권했고, 심지어는 이웃한 서점에 들려서 저에게 책을 사주기도 했었습니다.
그때 썼던 글들이 저의 구형 컴퓨터에 아직 남아있었습니다. 오늘 그 글들을 다시 보았습니다.
일부 글들은 너무 오래되어 생명력이 지났다고 생각되지만, 몇몇 글들은 지금 보니 새로운 생각이 들게 해주었습니다.
그 가운데 몇개 글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제레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 입니다.
노동의 종말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누구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미래가 앞으로 다가올 현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미래를 어떻게 보는냐는 바로 지금의 현실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호기심을 가져다 준다.
미래를 보는 시각은 대개 두가지로 구분된다. “제삼의 물결”로 유명한 엘빈토플러와 같이 미래를 정보화 사회로 낙관적 전망을 하는 미래학자가 있는 반면에 “노동의 종말”을 쓴 제레미 리프킨은 우울한 미래에 대한 전망을 하고 있다.
리프킨은 기술의 발달로 노동 수요가 줄어 대규모의 실업사태, 즉 노동의 암울한 미래를 전망한다. 그러나 “노동의 종말”은 단순히 우울한 미래를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거기에는 다소 미흡하나마 하나의 희망을 이야기 한다. 그것은 여성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희망으로 비쳐진다. 여성의 역할이 두드러지고 있는 사회 정의와 행복을 위한 제3부문의 강화를 미래 비젼으로 제시하기 때문이다.
제레미 리프킨은 자연과학의 개념인 열역학 제2법칙인 엔트로피를 인류문명 전반에 걸쳐 적용하여 세계관의 변혁을 외친 “엔트로피 : 새로운 세계관”(1980년)의 저자이다. 그는 현대 미국을 대표하는 문명비평가이자, 활동가로 전세계에 걸쳐 정부 정책을 형성하는데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이다.
그의 저서 “노동의 종말”은 “엔트로피”에서 보여준 그의 문명사적 관점에서 자본주의발전과 노동의 변화를 논의하고, 현재 진행중이고 앞으로 다가올 정보화 사회의 본질과 의미를 노동과 관련지어 진단한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노동과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가. 자동화된 기술이 인간노동을 끊임없이 대체해가는 과정에서 노동의 새로운 창출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인가. 경영혁신은 대량의 실업을 낳는다. 실업의 문제는 지구촌 전역에서 일어난다. 노동의 기회를 상실한 인간의 과다가 초래할 지구촌 전체의 몰락을 경고한다. 그의 말을 들으면 미래는 암울해진다. 그러나 거기에 여성에게 새로운 기회가 있다.
그의 책은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기술의 두 측면”은 기술이 고용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하고 있다. 기술의 혁신으로 인해 많은 부분에서 기계가 인간 노동을 대체함으로써 노동자가 점점 줄어드는 현상을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효율만을 강조함으로써 인간의 노동의 설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수많은 경영컨설턴트, 미래 학자들이 효율적 경영과 기술 혁신만이 기업의 살길이요, 국가 경쟁력의 강화라고 외치는 반면 그는 인간 노동의 측면에서 그 뒷면을 바라본다. 기술의 발전이 기업가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되겠지만, 노동자들에게는 회의적이다. 저명한 미래학자 피터 드래커 조차 생산의 핵심 요소로서의 노동의 소멸은 자본주의 사회의 핵심적인 미해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이테크 기술 혁명으로 인해 생산성 향상분이 기업, 주주, 최고 경영자, 하이테크 지식 노동자들에게만 전유된다면 가진자와 못가진 자의 격차는 전세계적 사회 정치적 격변을 야기할 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기술의 풍요속에서 대다수 노동자들의 경제적 운명은 계속 악화될 것이다. 그런 가운데 첨단 정보 시대의 도래가 인간을 해방하여 유토피아시대를 실현시켜 줄 것인가? 이것이 새로운 역사 시대로 진입하려고 애쓰는 세계의 가장 큰 문제인 것이다.
2부 “제3차 산업혁명”에서는 기술과 고용의 논쟁에 관한 그의 입장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초기 자동화 혁신들이 미국 흑인 노동자의 생활과 노동 조합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검토하고 그들의 경험이 수많은 서비스와 화이트 칼라 노동자, 중간 관리층, 전문직 피고용자들의 미래상에 불길한 징조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21세기 하이테크 기술에 적응하기 위한 기업 조직 구조와 관리 관행의 혁명적인 변화들을 구체적 자료를 들어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3부 “전세계 노동력의 감소” 는 농부와 블루칼라의 종말을 이야기 한다. 과거에는 신기술이 특정 부문의 노동자들을 감소하게 하면, 그 노동력을 흡수하는 새로운 부문이 항상 출현해 왔다. 농업 부분의 기술발달로 농업에서 물러난 노동자들은 도시의 근로자가 전환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농업을 비롯한 제조업, 서비스업 경제 전부문이 기술 대체를 경험하고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실업자로 몰려나고 있다. 새로운 일자리가 출현하고 있는 부문은 과학자, 컴퓨터 전문가. 교육자, 컨설턴트 등 소수의 엘리트들로 구성된 지식 부문이다. 그러나 이 부분이 성장한다고 해서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로 해고될 수억명의 노동자중 일부분이라도 흡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그는 아주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4부 “진보의 대가”는 앞서 언급한 노동의 감소로 인해 노동자들의 생활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기술 실업의 증대와 범죄 및 폭력의 증대간의 상관관계에 주목한다. 새로운 하이테크 시대에 패자인 소외된 인간들은 거대한 무법적 하위 문화를 형성하고, 질서와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
“노동의 종말”은 여기까지 정보화가 노동에 가해지는 충격을 냉혹하게 진단한다. 그는 정보화가 노동 계급의 진혼곡이며 해고통지서를 남발하는 소리없는 혁명이라고 주장한다. 정보화로 밀려난 수많은 실업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정보화가 노동의 의미와 양식을 급격하게 바꾸고 있는 이때 정부, 기업, 노동조합은 과연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가.
그의 광범위한 예증은 독자로 하여금 우울하게도 그의 주장에 동의하게 만든다. 그러면 희망은 없는가.
5부 “ 후기 시장 시대의 여명”이 그 해답이다.
해답은 새로운 일자리의 확대이다. 그것도 제3부문의 일자리이다. 제3부분이란 공공부문을 포함하여 인류공동체 유지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발적 조직과 노동부분이다. 이 부분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자발적 결사체를 활성화시키고 인본주의적 시민운동을 확산시켜야 하며, 이 부분에 사회적 가치를 부여하는 새로운 사회적 계약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제3부문은 무주택자와 빈민지원 서비스, 고령자 장애자 등을 위한 자원 봉사자활동, 자원 재생 활동, 에너지 절약 활동, 반공해 운동, 동물 보호 등의 환경 보호 운동 등을 포함한다. 이미 미국의 총 고용의 9%를 차지하는 이 부분의 피고용자는 섬유나 의류산업보다 더 많다. 제3부문의 자산은 현재 미국정부예산의 1/2에 해당한다. 제3부문은 정부가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수행하는 중대한 사회적 힘으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사회적 일체감을 결집시키는 접착제의 역할을 수행한다.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제3부문은 20세기 산업적 사고를 지배했던 물질주의에 매우 필요한 해독제의 비젼을 제시한다. 저자는 제3부문의 강화를 위해 정부의 새로운 역할을 강조하고 부가가치세의 부과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동의 종말은 새로운 사회변혁과 인간 정신의 재탄생의 신호일 수 있다고 그는 주장하는 것이다.
그의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제3부문에 종사하는 많은 여성들을 생각하게 된다. 현재 사회단체나 종교계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가. 우리가 보다 낳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제는 단순한 기술발전에 의한 생산성 향상만이 아니라, 부의 공정한 분배, 사회의 일체감 조성을 위한 제3부문의 강화가 필수적이다. 이 부문의 강화는 물질문명이 가져온 인간에 대한 여러 재앙을 극복하고자 하는 자연스런 욕망의 당연한 귀결이다.
단순한 개인적인 봉사의 차원이나, 정의감에서 이 부문에 종사하는 여러 여성분들과 앞으로 이 부문에 종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노동의 종말”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새로운 사명감과 가지고 이 부문의 미래상의 그려보며 좀 더 적극적으로 일하여 줄 것을 권하고 싶다. 당신이 종사하는 제3부문의 노동은 우리 인류의 미래에 희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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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기야 이렇게 치열한 회사생활을 하셨으니 오늘날의 선생님이 있으신 것이겠지요. 없는 시간에 파일까지 만드시는 열공에 감탄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