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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의 발견> 3강
빨간모자의 숲에서 해와 달을 만나다 - 옛이야기를 읽는 다양한 비평적 시각
세 번째 만남이라 그런 가 조금은 편해진 분위기다.
선생님의 훈훈한 인상이 어색함을 덜어주는 것 같다.
어제는 마음이 좀 꿀꿀하셨다는. 그래서 아들이 추천해 주었다는 노래로 시작을 열었다.
나는 잡학을 해요. 웃으시며~ “옛이야기는 민중예술이니 민중적인 것들을 좋아해요.”
K팝스타 안예은의 소울끼 뽕끼가 있는 노래가 우울한 날엔 딱 이라며 들려주셨다.
반쪽이 그림책 비교해 보기
-계몽사 <반쪽이> 김광배 그림
심의린(1920년)본을 이원수선생님이 창비아동문고와 계몽사에 그대로 실었다.
팔 하나 얼굴은 눈만 하나 다리는 둘인 두 다리 반쪽이. 대칭이 아닌 비대칭이다. 반쪽이라는 느낌이 없다.
그림 작가들은 글을 잘 볼 줄 알아야한다. 단순히 글만 보고 그림을 그리면 제대로 된 캐릭터가 나오지 않는다.
구전설화에서는 외다리 반쪽이로 나온다.
반쪽이를 장난꾸러기로 그려서 형들에게 왕따 당하는 아이로 표현되었다.
장난꾸러기는 혼이 난다는 식의 교육학자들의 삐딱한 시선들이 이야기를 오독하게 만든다.
문제점-반쪽이란 느낌이 안 든다. 호랑이 모티브가 빠졌다.
잠자는 아가씨를 깨우지 않고 이불채로 그대로 보쌈해오는 장면은 결정적인 문제점이다.
아가씨가 깨어나자 공중제비를 세 번 돌아 온쪽이가 되어 결혼한다.
-두손미디어 <반쪽이> 정승각
반쪽이는 꼭두놀이의 홍동지를 이미지로 가지고 와 붉은 반쪽이가 되었다.
팔 하나 다리 하나 대칭인 반쪽이다.
민속인형극 홍동지는 붉은 몸과 얼굴이 '홍'이라는 명칭 속에 특징적으로 함축되어 있다. 꼭두각시놀음과 서산박첨지놀이에서 모두 등장한다. 홍동지는 모든 권위와 관념을 파괴하고 젊음과 힘을 긍정하는 반사회적이고 저항적인 인물로 나타난다.
아동극, 꼭두극의 무대느낌을 주기위해 나무나 바위등의 배경을 민화처럼 그려 세트장처럼 표현했다.
호랑이 모티브가 들어가 반쪽이의 괴력을 보여준다. 우리이야기와 인도이야기에만 반쪽이가 괴력을 가진 아이로 나온다.
난장판이 일어나는 장면에서는 인물들이 탈을 써 인위적으로 극적인 표현을 하였다.
난장판의 분위기를 한 컷 안에 다 넣어 해학적으로 표현했다.
빈대와 벼룩으로 아가씨가 바깥으로 나오게 하여 반쪽이가 데리고 간다.
반쪽이는 아가씨와 결혼해 온쪽이가 된다.
잠자는 색시를 그대로 보쌈해 오는 것과 깨워서 데리고 오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민속극적인 느낌을 그림책에 넣어 그림이 완화되어 이야기를 아이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 실험적인 태도를 가졌다.
예술은 창작이다. 옛이야기말로 창의성이 가장 돋보일 수 있는 이야기다. 이야기를 달리 해석해서 풀어가는 것은 그림책 작가들의 창작을 표현하는데 좋은 꺼리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정승각 선생님은 옛이야기를 창의적으로 풀어가려고 노력한다 그 점이 좋다.
문학의 위기가 왔다고 오래전부터 부르짖는다. 그런데 왜 문학의 위기가 왔는지는 생각해보지 않는다.
옛이야기에서 보람을 느끼는 것은 지금의 아이들이 20년 후에 옛이야기를 이어갈 아이들인데. 옛이야기는 상상력 자체가 다르다 허접하지 않고 좋은 책들이 만들어져야 20년 후가 풍성해진다. 그럼 문학의 위기가 극복되지 않을까.
질의 응답
▷-56쪽. 아기장수에서 군사를 만드는데 다른 재료가 아닌 꼭 곡식이어야 했나?
곡식은 귀한 거고 가난해서 먹고살기도 힘든데 우투리네 가정형편으로 봐서 곡식 한 섬씩 마련하기도 힘들었을텐데..
▶-곡식을 선택한 건 당연하지. 먹는 걸로 만드는 게 맞지. 그럼 모래나 흙으로 만들까?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으로 만드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콩 볶는 이야기가 신화에도 나온다. 대보름에 오곡밥 등을 먹는 것도 그렇고 곡식이 중요시되는 마음이 반영된 게 아닐까.
▶-인간이 될 인물이므로 인간이 힘들게 키운 곡식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거라 생각된다. 그것이 인과관계에 맞다.
해방시키는 영웅으로 볼 때 동양적인 사고로 봐서도 곡식이 나오는 게 맞다.
<선녀와 나무꾼>에서도 두레박을 타고 무임승차로 올라간 나무꾼은 떨어져 수탉이 되면서 비극으로 끝나지만 씨를 키워 박넝쿨을
타고 올라간 나무꾼은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내가 심어서 내가 가꾼 노력으로 만들어가는 수고가 행복을 얻는다.
일제강점기에 채록된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는 거의 박 씨를 타고 올라간다.
콩과 팥이 민중성이 가장 잘 들어나는 곡식이라 그런 게 아닐까한다.
▶-옛이야기의 소품으로 등장하는 것들은 대부분 단단하다.
고구마나 호박은 비정형으로 물렁물렁해서 특히나 군사 같은 것은 단단한 곡식으로 만들어지는 게 맞다.
항일무장투쟁때도 그 마을의 민중들을 어떻게 자기편으로 만드느냐가 싸움의 승패를 결정한다. 민중의 마음을 돌릴 수 있게 만든 건 밥이었다. 곡식으로 군사를 만들었다는 건 명백한 이유가 있다.
▷-76쪽. 구비전설속의 어머니는 비정한데, 송언의 아기장수에서 어머니는 허약하다.
고문에 못 이겨 결국 우투리를 죽게 만든 것이 허약함으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비정함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서정오가 받아쓴 구비전설속의 어머니는 회유에 넘어가 이성계랑 결혼하고자 아이의 위치를 알려주는 게 크게 다르다. 동일시하긴 힘들지 않을까. 결과론적으론 비슷하게 비극으로 이끌긴 했지만 비정해서 그런 것과 인간적인 허약함 때문에 그런 것과는 다르지 않을까. 허약한 엄마에겐 왠지 동정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결과에 따라 허약함 역시 비정함의 일부가 아닐까. 어쨌든 면죄부를 줄 수 없을 것 같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 누이의 성격이 어리숙하고 유약하게 나온다. 누이가 해로 바뀌면서 자기성장을 한다고 보았으므로, 앞에서 유약하게 그린 게 문제라고 지적한 선생님의 관점(책 속의)이 타당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만일 타당하다면, 누이를 당차고 지적인 아이로 그려야 한다는 말인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
▶- 일리가 있는 말씀이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 대한 생각이 전과는 조금 달라졌다. 아이들한테 굉장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야기라고 확신했는데 그 확신이 약간 흔들린다. 대학생 친구들과 의 얘기에서 깨닫게 되었는데, 내 인생의 공포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 물어봤을 때 <해와 달이된 오누이>가 가장 많았으며 특히 남학생들이었다. 오빠는 동생을 보호해야 될 책임을 져야한다. 예민한 남자아이들에겐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것. 중심인물인 오빠의 관점에서 읽어야 된다. 동생을 주체적 인물로 본다면 개작이 되어야하므로 동생을 유약하게 그려진 걸 문제로 삼는 건 적합하지 않은 일면이 있다.
대학생들의 리포트에서 <헨젤과 그레텔>이 추억의 동화라며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유는 나쁜 계모나, 마녀와는 상관없이 과자집이 즐거운 상상을 하게하고 오누이가 힘을 합쳐 마녀를 이긴 부분이 좋았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 구전설화에는 호랑이에게서 도망치기위해 ‘똥 마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무서운 이야기일수록 여러명이 있는데서 해학을 가미해 들려주는 옛 조상들의 지혜가 있다. 지금의 그림책에서는 그게 빠졌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한다. 우리 것을 살리려면 구전 본에 있는 해학을 살려야 한다.
▷-154쪽. <해와 달이 된 오누이>에서 “나를 잡아먹는 것보다 우리 집에 가서 우리 네 아이들을 잡아먹는 것이 좋지 않겠냐? 라고 엄마가 말했다는데 배신감을 느꼈다.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어머니가 아닌 부정적인 어머니가 많이 나오는데 한편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살모, 모성컴플렉스라는... 왜 이렇게 쓰여졌는지 어떤 의도가 있었을 까라는 생각이 든다.
▶-비교문학을 하면서 힘든 점은 이야기 서사는 비슷하지만 하나하나의 해석이 디테일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분석심리학자들은 호랑이와 엄마를 동격으로 생각한다.
<빨간모자>에서 늑대가 할머니 옷을 입었다 건 할머니에게 늑대의 속성이 있다는 거로 해석을 한다. 프로이드는 늑대가 아버지의 부정적인 상이다. 라고 했다. 분석심리학자의 견해가 다 통일된 것은 아니다.
대부분 기본적인 것은 무당들이 장군의 옷을 입고 장군의 속성을 지닌다. 남자무당들은 여자 옷을 입는다. 몸은 남자지만 여자의 속성이 가미되므로 음양의 조화를 이룬 하나의 인간의 목소리를 낸다. 라는 식으로 해석을 할 수있다. 분석심리학의 해석에 대한 신뢰가 어디까지 일까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비교문학적 차이를 보면 중국은 독립성이 큰 여자아이들이 주로 나오고, 아이들의 꾀로 위기를 극복한다.
일본은 거의 남자아이들이 나오고 천주의 쇠줄 도움을 받는 걸로 나온다.
우리는 주로 남매가 나오는 음양의 조화이고 해와 달이 연결되어 있다. 우리민족의 우주적 상상력이 있어 좋다.
-어머니가 부정적일 수 있으나 상황에 따라서 우리구전 자체를 보면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희생되지도 않았고 자식을 희생 시키지도 않았다. 그냥 잡아먹힌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호랑이와 스스로 대처를 한 것이고 자기의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 것이다.
분석심리학자 이부영 선생의 견해에 동의하는 것은 우리민족의 속성은 최선을 다한 다음에 맨 나중에 하늘에 뜻에 맡기는 것이다.
그게 매력이다.
▷-우투리는 부모가 무지해도 기지를 발휘해서 살아남을 수는 없었을까? <아기장수 우투리>를 성공이야기로 다시 쓰면 좋겠다.
▶-옛사람들은 그러한 소망이 쉽게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지 않았을까.
우투리 이야기의 매력을 속편으로 쓰는 것도 좋다. 판타지나 창작이야기 형식으로 새로운 개작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노첸티의 <빨간모자>가 잘 안 느껴졌다. 그림이 맘에 안 들면 잘 안 읽혀지는 게 있다.
옛이야기를 현실공간으로 데리고 왔을 때 소설이 되어버린다. 구체적인 공간으로 오면서 현실적인 해석으로 인해 환산성이 떨어져 나갔다. 빨간 모자 아이가 능동적으로 하는 게 없다. 그 부분이 이해되는 게 이 거대한 도시숲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작해야 핸드폰정도 아닐까. 도시사회에서 빨간모자 아이가 스스로 헤쳐나갈 수 없을 것 같다는 분석심리학자의 말에 더 공감이 간다.
-강풀이 그리는 <무빙>의 주인공이 공중으로 뜨는 이야기가 있다. 아기장수 설화를 극화시킨 이야기인 것 같다.
옛이야기를 현실공간으로 가지고 올 때 소설화 되는데 옛이야기의 함축한 내용만 던져나와 충돌이 세다. 부연설명을 하게 된다.
<아기장수 우투리>를 더 고민해야 되는데... 옛이야기의 상징적인 공간을 부연설명 없이 어떻게 풀어야하는지 고민이 된다.
-펠릭스호프만은 그림형제 옛이야기를 석판화로 작업을 했다. 100여 년 전의 선배가 한 옛이야기 텍스틀 가지고 독일의 무대 그대로 손자를 위해서 한 작업이다. 옛이야기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해내는 대단한 작가다.
-이영경의 주먹이에서 근대를 무대로한 여러 요소들이 맞다 틀리다가 아니고 그림책이 가지는 어떤 정서라는 게 있다.
정승각은 불개를 까막나라 삽사리로 가지고 왔다. 어떤 텍스트는 현실로 가지고 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설명이 늘어나거나 오해가 되고 충돌하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앤서니 브라운 등 많은 작가들이 끊임없이 시도했다.
외국의 옛이야기를 우리의 무대로 끌어 올 수도 있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이영경의 주먹이에서 시공간을 그렇게 끌어왔을 땐 왜 그 시공간에 끌어왔는지 설득이 필요하다.
그런데 설득이 잘 안 된다는 게 문제점이다.
▷-옛이야기가 입으로 전해지면서 걸러지고 첨가되기도 하고 또 그림책으로 만들어지면서 여러 작가들이 다르게 쓰기도 한다.
그런데 입으로가 아닌 정본을 토대로 그대로 쓰여 지는 이야기들이 어떤 방식으로 전승이 될까?
▶-그림책이 만들어지면 그림형제처럼 정본화 되어 남아 있다. 뛰어난 그림책 중에도 정본화 되어 남게 된다.
그런데 지금 수많은 그림책이 있다. 15년 동안 유사한 게 많이 그려졌다.
반쪽이 그림책중에 정본화되어 남아있는 건 이억배, 정승각이다. 두 그림책을 바탕으로 애니매이션이든 다른형식으로 또 만들어진다. 그림형제 이야기들도 정본화되어 끊임없이 만들어지는데. 기록문학이라고 구비구전문학과 달리 항구성이 유지되는 건 아니다. 그림책들 이야기는 소멸성이 빠를 수 있기 때문에 많으면 더 이상 안 팔리면 찍지 않을 것이다. 걱정할게 아니다.
여러 형태로 살다가 죽어가기도하고 2000년 전에 기록이 2000년 뒤에 살아남기도하고 그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거다.
▷-옛이야기가 시간을 넘어 넘어 왔는데 해석을 하고 분석을 하고 상징들을 찾는다. 이야기의 첫 시작은 꼭 상징이나 해석이 들어가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상징과 해석들이 보태어 지고 또 과도한 해석이 붙기도 한다.
이러한 것들이 왜 이렇게 만들어지는지.
▶-일종의 호기심이라고도 볼 수 있다. 도대체 왜? 콩쥐팥쥐, 신데렐라, 선녀와 나무꾼 등. 인류들이 그 유사한 이야기를 오랫동안 몇천년 동안 했을까? 그 저변에는 뭐가 있을까? 그게 궁금하다. 그 동력을 파악하고자 하는 마음. 그 마음을 이해하려니까 이제 수수께끼 풀듯이 탐구하는 한 과정이다.
상징을 의도적으로 넣기도 하고. 구체적으로 이미지를 그릴 수 있는 상징이 있는 이야기들은 호소력도 지니게 되고 기억도 잘 되고 남에게 들려줄 때 그것을 살리게 된다. 그게 내 마음속에 들어왔는지 모른 체로 살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왜 그럴까?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다.
이청준 선생님의 3종류의 비평가
① 텍스트를 잘 못 읽는 비평가
② 텍스트를 똑바로 읽는 비평가-본전치기다.
③ 작가도 몰랐던 작가의 내면을 알게 해주는 비평가-최선의 비평가다.
최선의 비평가가 되기 위해서 작가의 심리를 분석하려는 욕망이 비평가에게 있는 것이다.
(저는 어릴 때부터 수수께끼를 좋아했어요. 비밀을 해독하는…….)
▷-114쪽. 단톤은 베텔하임의 해석에서도 네 가지의 그릇된 명제를 발견한다고 했다.
그 중에 세 번째 옛이야기에 시간의 차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명제가 있다. 시간의 차원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시간의 차원이 아니라 옛이야기의 원형이 그대로 보전되어 온 것은 옛이야기가 보편적이기 때문에 시간의 차원이 존재하는 게 아닌 건지 옛이야기 서사 속에서 그런 문제를 말하는 건지
▶-그거는 아니고요. 옛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설파할 때……. 막스 뤼티 의 <유럽의 민담>에 옛이야기가 굉장히 평면적이고 옛이야기 속의 인물들은 추상적이기 때문에 피를 흘려도 아파하지 않고 비명도 지르지 않는 존재들이다.
옛이야기가 추상적, 상징적, 관념화된 것이라 인식을 한 것이다. 현실 속 인물과는 다르다.
옛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1000년, 2000년 동안 어떤 보편적인 뼈대가 존재하기 때문에 옛이야기 속 인물들이 현실 속 인물인 것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국제어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1960년대 후반, 70년대부터 많이 바뀌었다.
옛이야기속의 인물이지만 어쩌면 현실 속에서 느끼는 사람들의 소망, 욕망이 추상적, 상징적인 형태로 표현되었을 따름이지 그것이 싹틀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 사회적인 현실 배경과 동떨어진 것은 아니다. 그 이야기가 추상적으로 보여도 땅에 뿌리를 갖고 있다.
고전주의 17,18세기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것과 20세기 한국에서 만들어진 이야기가 똑같이 <신데렐라>이야기와 <콩쥐팥쥐>이야기 일지라도 그것은 다를 수가 있다. 그래서 시간과 공간의 지배를 받는 게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단톤이 문제시한 역사적인 맥락 사회적인 현실을 도외시하고 수많은 학자들이 민담을 신화와 연결을 시키면서 변하지 않은 항구적인 이중간에(?) 보편적이 원형이 존재한다. 인생의 모범해답이 존재하듯 그런 걸로만 취급을 했다. 그게 아니고 왜 하필이면 이야기가 이 토양에 와서 이런 식으로 변이되었을까? 그 변이 자체에만 관심을 지니고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는 공통된 어떤 특이한 구조. 불멸하는 구조가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게 단톤의 생각이다. 역사학자들이 시간과 공간적인 배경을 항상 생각을 하고 읽었으면 이런 식으로 답을 안했을 것이다.
-<빨간 모자>의 바늘 길과 핀 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두고...
옛이야기는 누구나 자기 식으로 해석할 자유가 있다. 단 나한테만 와 닿는 옛이야기가 있다. 내가 납득이 가능한 해석만이 정답이 될 수 있다. 나와 맞는 이야기. 와 닿는 이야기가 나와 관계된 이야기가 된다. 그런 이야기를 길라잡이, 마중물로 삼으면 될 것 같다.
단순한 이야기의 해석에 많은 학자들의 논법이 이해되면 받아들여도 되지만 이해되지 않으면 거부해도 된다. 결말은 각자 받아들인 것이 결말이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더 나은 해석으로 개작되어야한다.
<빨간 모자> 로베르토 인노첸티-사계절
로베르토 인노첸티(이탈리아 1940~ )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어려서부터 제철소에서 일해야 했다. 18세에 미술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음에도 로마에 있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 후 책 디자인과 영화, 극장 포스터를 그리기도 했다. 늦은 나이에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
기존에는 <빨간모자>가 성적인 코드를 가지고 늑대를 유혹하는 것처럼 관능성 있게 그려졌었다. 이후 디즈니가 빨간 모자를 어린 아이로 만들면서 성적인 코드를 뺐다.
린제이 마이어스는 인노첸티의 그림을 시각적인 거리두기라고 했다. 잔인한 장면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죽음이 남겨진 것들에 초점을 맞추는 시각적 거리두기 화법을 썼다. 아주 극적인 장면에서는 시각적인 멈춤 시각적 대비 기법을 써서 클로즈업해준다.
장난감 인형 할머니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형할머니는 어떻게 보면 현실을 아이러니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서양의 크리스마스전날 밤 12명의 아이들이 이야기를 듣는다. 12명은 예수님과 최후의 만찬을 뜻하는 기독교적 코드가 들어갔다. 기독교적 코드로 읽을 때 풍부하게 읽을 수 있다.
콘크리트 숲. 빈민가와 외로운 사람들. 디테일한 거대도시. 숨은 그림 찾듯이 숲에서 빨간모자를 찾는 재미. 볼수록 생각할 게 많다.
<빨간모자>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서양인들이 해석할 때 성폭력역사가 담겨있는 이야기라고 본다.
순결을 잃는 순간 죽음이 된다. 그림형제가 동화로 만들면서 사냥꾼을 등장시켜 빨간 모자를 살린다.
인노첸티는 성적코드를 넣으면서도 아이들이 충격을 덜 받을 수 있게 했다.
<빨간모자>는 문제를 단순화 하거나 지나치게 어른들 위주로 읽는 이야기로 그려졌다.
12명의 아이들이 인형할머니가 읽어주는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는 부분이 끌린다.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 어른들은 실종된 절묘한 장면이다.
숙제는 <옛이야기의 발견> 나머지 부분 다 읽어오기입니다.
첫댓글 결석생의 맘이 이런거군요. 이래저래 무거운 발걸음이었는데, 망고님의 친절한 후기 읽으니 맘이 편안해지네요. 감사해요.
푸아~~
도강하는 분들이 매~우 만족 하실 듯.
도강하신 분들이 누구에게 차를 쏴야 하는 지 알겠어요.
바로~ 후기 쓰신 분들께~~
맞아요... 후기 쓰신 분들... 차 쏘겠슴댜~~~~ 기회를 주시어요...
어마무시합니다. 어떻게 이런 후기가 가능한지...
후기만 읽어도 엄청난 공부가 되는군요.... 감사합니다....
이 정도면 강의 유출에 해당되겠는 걸요.
물론 도강생들은 즐겁지요.
다음번 후기 쓸 분들의 압박이 걱정되네요.
음하하하. 아침부터 배불리 강의듣고 갑니다.
올려주신 글을 통해서나마 행복을 만끽하고 또 엄청 많~이 부럽습니다~♡
어마무시한 후기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