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시내를 나갔다. 조금은 쌀쌀한 날씨지만 기분 좋은 추위 정도라고 생각했다. 가끔 시내에 나가면 변화된 거리풍경에 놀란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도로가 넓어져서 낯선 거리를 느낀다.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눈으로 보는 것 같다.
올해 달력을 아직도 걸지 않고 지내고 있었다. 농협에서 준 숫자가 큰 벽걸이 달력은 있는데 걸어놓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워서 붙박이장에 모셔 두었다. 책상에 놓고 볼 달력을 사러 시내 문구점으로 갔다. 다행히 남은 것이 있어서 구하기는 했지만, 달력을 사보기 것은 처음이다. 큰 것은 만원이고 작은 것은 오천 원 했다. 분홍색 작은 크기의 달력으로 샀다.
오래전부터 달력을 만들고 싶었다. 내 글과 내가 찍은 사진을 넣어서 만든 달력을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싶었다. 해마다 마음뿐이지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올해는 나만의 달력을 만들어 보고 싶다. 차곡차곡 준비해서 연말에는 달력을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설빔을 양말로 준비했다. 선물을 준비하는 마음은 너무 행복하다. 작은아들에게는 니트 스웨터를 선물했다. 형과 옷을 함께 입다가 형이 서울로 가면서 모조리 싸서 들고 가버려서 외출할 때 만만한 옷이 없었다. 마음이 고운 작은아들이 늘 마음이 쓰인다. 형과 터울이 많아서 어려워하는 것도 있는데 섬세한 성격의 작은아들이 마음 다치지 않게 세심하게 살펴주고 있다. 선하고 배려가 많은 아들이기에 더욱 마음이 간다. 그리고 한없이 고마울 뿐이다. -2023년 1월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