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 여행은 지난번 철도 여행기의 연장선으로 제가 머물렀던 베이스 캠프인 "츠루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츠루가는 일본 열도중 동해와 맞닿은 호쿠리쿠 지방의 배꼽정도 됩니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일본 후쿠이현 츠루가시이며 바다와 인접한 임해도시 정도의 크지 않은 곳입니다.
이런 작은 항구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고대부터 한국과의 활발한 교류가 있었던 항구이며 백제시대의 문물이
제일 처음으로 일본에 상륙한 항구이기도 합니다. 또한 각종 공업이 발달한 도시이며, 항만의 역할이
일본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중요한 도시입니다. 또한 시 외각에는 원전이 있어 시내 곳곳의 식당에서는
전기관련 엔지니어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식당에 들어가서 전기회사에 일하세요?라고 물어보면 70%이상은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츠루가에 대한 설명은 여기서 마무리 하고, 요번으로 츠루가 방문은 세번째로 혼자서 돌아다녀도
길을 잃지 않을 정도로 주변 지리에 익숙해 지다 보니 혼자 걸어서 한바퀴를 돌아볼까...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집에 가지 못할까 하는 약간의 불안도 있었지만, 지도 한장만 있으면 길을 잃어버리지 않겠지...하는 마음에
길을 나섰습니다.
제가 있었던 누나네 집에서 약 10분정도 거리에 츠루가 역이 위치해 있습니다. 대개 역에는 관광센터 및
각종 여행 팜플렛등이 잘 준비되어 있지요. 그래서 저도 우선 지도를 한장 구하기 위해 역에 들어섰습니다.
역시나 각종 지도들이 구비되어 있고, 두시간, 네시간, 한나절 등등의 도보여행 지도들도 잘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네시간, 한나절은 좀 무리인듯 하여 두시간짜리 코스 지도를 한장 뽑아들고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첫번째로 기차역에서 걸어서 15분정도 거리에 있는 작은 어항(港)으로 출발합니다. 대형 선박이 드나드는
항구가 아닌, 고기잡이 배나 작은 낙싯배가 드나드는 정박지로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작은 항입니다. 좋은날씨 덕에 널찍하고 시원한 풍경을 볼 수 있었지요.
그 어항 옆에는 츠루가 관광호텔이 있는데, 관광호텔 앞에 큰 석탑같은 등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등이 바로 이 등인데요, 설명을 보자하니 1802년에 세워진 등대라고 하네요. 옛날 이 츠루가 항으로 들어오는
배들의 이정표가 되었던 등대가 지금껏 서있다니...신기하고 재미있습니다. 후쿠이현 지정 사적이라고 하네요.
이제 등대 구경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커다란 항구가 있는 츠루가 항 주변으로 이동합니다.
이동중 길 왼편으로 어항관리사무소 같은 빌딩이 보였는데요, 빌딩 외벽에는 츠루가항의 역사나
옛 모습, 주변 해협에서 잡을 수 있는 어획물들의 설명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계속계속 걷다보니, 츠루가 항만지역이 나옵니다. 처음으로 마주한 건물은 츠루가 창고로 얼핏봐도
40~50년은 지나 보이는 건물이네요. 아직도 사용중이며, 츠루가 지역에서는 과거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해
준 것인지, 도보여행 맵에서도 볼거리중 하나로 선정해 놓았습니다.
츠루가 창고를 멀찍이서 구경 후 도착한 곳은 구 츠루가항(港) 역(驛) 입니다. 현재의 츠루가항역과는 좀 떨어진곳에
위치했던 구 츠루가항 역은 오래전 개발에 의해 없어졌었지만, 새로이 복원해 옛 츠루가항 역의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들어가 방명록에 자랑스럽게(?) 한글로 방명록을 적어놓고 관람을 시작합니다.
첫번째로 개항 100주년 기념 행사를 추억할 수 있게 해놓은 작은 방같은 전시실에 들어갑니다.
전시실이라고 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작은 방에 100주년 기념행사와 관련된 물건들을 보아놓은 방인데요
100주년 기념 열차의 헤드마크과 기념행사 당시의 모습을 모아놓은 작은 보드 그리고 그때 사용한 후
한동안 방치되었던지 먼지가 소복이 내려앉은 관련 팜플렛 등이 있었습니다.
그당시 운행했던 기념열차의 헤드마크네요. 오아고쿠사이렌라쿠렛샤. 번역하자면 유럽-아시아국제연락열차 쯤이겠는데요
과거 이 구간에서 운행했던 열차인가 봅니다. 츠루가항역도 국제 여객에 한몫했던 항인가 봅니다. 아무래도
츠루가에서 러시아나 중국쪽에 여객선이 다녔던 것 같으니까요. 그렇지 않다면 츠루가에서 홋카이도나 시모노세키로
이동한 다음 그곳에서 중국, 한국, 러시아 등지로도 이동이 가능하니, 국제 연락열차는 충분히 이동할 수 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때 당시에도 시나가와-츠루가간을 운행했다니, 꽤나 장거리 열차로 도쿄 시내에서 해외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나 봅니다. 위 판넬의 사진을 보니 침대열차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블루트레인)
사진은 없지만 츠루가항 역의 2층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재래선 노선인 호쿠리쿠 혼센의 역사에 대해 잘 설명된
판넬들이 20여장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촬영금지였던 전시실이라 촬영을 하지 못했고,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과거 구 츠루가항역이 영업역으로 활동할 다시부터, 현재 츠루가항역의 자리로 이동하고, 호쿠리쿠혼센의 선형개량
호쿠리쿠 혼센의 첫 디젤동차 운행및 역대 디젤 특급열차의 사진들, 호쿠리쿠 혼센의 전일본 최초 교류화, 첫 교류열차의 운행
호쿠리쿠 대홍수 피해 당시희 상황, 몇번의 폭설피해 상황에 대한 다양한 사진자료와 설명등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구 역사의 구경을 마친 뒤 밖으로 나와 현재의 츠루가 항 역으로 이동합니다. 츠루가 역에서 츠루가항선(敦賀港線)으로 분기된
철도가 끝나는 지점에 츠루가 항 역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츠루가항에서 선적해야할 철도 화물의 선적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역이지요. 현재도 활발이 활용되고 있는 역이기 때문에 화물열차의 입환작업이 활발한 지역이라, 구경할때는 주의를 요합니다.
제가 방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도 입환작업이 바로 시작되어 입환작업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여객에서는 보기 힘든
DE10형 기관차가 힘찬 모습으로 입환작업을 하고 있더군요.
그렇게 한동한 멍~하니 입환작업을 구경하다가 다음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입환작업중인 기관차.
이동하는 도중 잠깐 보였던 신사에 들러 사진한장을 남기고 이동합니다.(天満神社)
다음으로 도착한곳은 게히진구입니다. 일본 내에서도 큰 신궁에 속하는데요, 넓은 경내에 아기자기하게 자리잡은 건물들이
맑은날 산책하기 좋은 곳입니다. 일본신에게 빌기는 싫어서(?) 구경만 하고 사진만 찍고 나왔습니다.
게히진구 경내.
게히진구 본당.
이렇게 하루의 오전시간을 보냈습니다. 12월임에도 불구하고 날이 너무나 좋아서 점퍼도 없이 돌아다녔던 그때가 생각나네요.
12월 10일이었는데 그렇게 더웠다니 참...^^
이렇게 여행기 정리하다 보니 그때의 추억들도 새록새록 떠오르고 즐거웠던일들이 머릿속에 떠올라 기분이 좋네요.
이렇게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려고 여행을 떠나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