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와 압력에 따라 물질이 변한다. 물과 이산화탄소는 식물들이 자라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기화합물에서 유기화합물로 변환시키는 데에는 태양 에너지다. 우리 생활 속에 있는 이야기다. 10월의 날씨는 햇빛에 양에 따라 달라진다. 곡식이 익어감에 따라 가지가 휘어진다. 단백질량이 많아지고 무거워진다. 가장 중요한 영양소는 단백질이다. 공기 중에 최고 많은 양은 질소다. 이 질소가 여러 단계를 걸쳐 식물을 자라게 한다. 물질은 순환한다. 이 흐름은 거대한 힘으로 움직인다. 우리는 이런 과정에서 그냥 얻는 게 많다. 가을빛에 영글어지는 열매를 보면서 내 마음의 열매는 얼마나 채워져 있을까. 시절을 쫓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일은 어렵고 험난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은덕으로 풍요로운 가을 맞는다. 며칠 사이 찬 바람이 분다. 코스모스 꽃망울이 갑자기 생겼다. 시간에 따라 모든 것이 변한다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시간이 무게로 가치가 새롭게 창출된다. 주위에서 유독 착한 사람을 볼 수 있다. 가을의 억새꽃처럼 유순한 사람들은 흔들렸다 다시 서는 연습을 수없이 했을 것이다. 인품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살면서 새로 고침이 습관처럼 생활화되어 있는 사람이다. 물질의 변환은 살아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에너지가 생긴다. 한여름에 소나기는 새롭게 만남을 만들었다. 뜻밖의 일들이 나에게 좋은 일로 만든다. 이것이 평생 기억에 지울 수 없는 일이 되고 만다. 물가에 서 있는 철새가 물끄러미 나를 보고 있다. 10월은 떠나는 계절인지도 모른다. 여행자의 뒤 모습이 왠지 서글퍼진다. 봄은 생명을 깨우는 소리가 마음의 귀였다. 10월의 가을은 보이는 시간이다. 시간의 간격이 점점 좁혀지고 있다.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내 마음의 무게를 잴 수 있을까. 시대의 눈과 귀는 앞으로만 향하고 있다. 굽이 돌아가는 곡선은 없고 오직 직선만 있다. 직선 위에 있는 세상은 그리움이 없다. 직선 위에 직선은 단조로움이 아니라 삭막함이다. 10월은 공간 속에 단조로움이다. 시간이 수렴하는 공간이다. 볏단을 논둑에 삼각형으로 쌓아둔 풍경이 그립다. 가을의 무게를 빈 공간에 채웠다. 구불구불한 논둑에 가을의 음계를 달아놓았다. 호박을 납작하게 잘라 장독대에서 말린다. 10월의 햇살은 느릿하게 흐른다. 시간이 무게로 변하는 밤알이 가을 햇살을 탐스럽게 만든다. 시간은 냉담한 생의 초침 소리다. 일정한 박자 속에 사랑을 넣어라. 높낮이 차이가 크게 나도록 음표를 달아라. 그러면 너의 심장이 노래하리라. 10월은 가는 곳마다 기도다. 네가 채울 수 있는 데까지 침묵한다. 이게 가을의 언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