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마케팅을 통한 토지 분양이 급증하고 있다. 가정에 있는 주부들의 상당수는 거의 매일 땅을 사라는 전화를 받는다. 이른바 '기획부동산'에서 토지를 사라고 권유를 받는 것이다.
기획부동산은 중개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서 굳이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필요 없다. 설령 있어도 공인중개사 사무소보다 활용가치가 별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부동산은 '토지'에 한정 돼 있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한계점에 도달할 수 있다.
토지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토지시장을 묶어버린다면 대체 또는 대처할 방법이 딱히 없다는 것이다.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도 갈 수 있다.기획부동산은 토지만 취급한다. 때문에 정확한 표현을 빌린다면 '기획 토지 분양사'가 맞는 말일 것이다.그렇다면 말도 탈도 많은 기획부동산은 왜 급증하고 있을까. 그것은 '대박'을 꿈꾸는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 했던가? 손바닥은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수요가 있으니 당연히 공급이 따라가는 것이다. 토지의 특징을 살펴보면, 아파트 프리미엄보다 잘만 투자하면 '대박'을 맛 볼 수 있다는 것이다.매매가격 2억원짜리 아파트가 2배 오르기란 그리 수월치는 않다. 반대로 토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만 투자한다면 2~3배 오르는 건 예삿일이다. 공업단지, 산업단지 등을 위시한 신도시 조성지역을 눈여겨 보면 이같은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무작정 대박을 노리다가는 '쪽박'을 차거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구박'도 받을 수 있다. 투자자들이 노리는 '대박' 때문에 사기 사건도 왕왕 일어난다.서울 강남지역에 기획부동산이 등장한 지 얼추 10여년. 짐작컨대 500여곳 정도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비정상적이면서 관련 법규를 위반하면서 영업하고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경험상 이 같은 예측은 틀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기획부동산이 영업한 지 10여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사기 사건이 번번이 일어나고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피해자는 너무나 억울한 나머지 TV나 신문 등 언론을 이용해 억울함을 하소연하기도 한다.제보를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TV나 신문에서는 연례행사가 아닌, 월례행사처럼 기획부동산을 도매금(?)에 넘기고 있다.
그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데도 말이다. 기획부동산의 대부분이 좋지 않은 방법으로 영업을하고 있기 때문에 소수의 정상적인 기획부동산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영업을 하는 기획부동산 회사의 우산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는 기획부동산이 가려져 있다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도올 김용옥 교수는 예찬했다. "세상에는 거짓과 진실이 함께 존재를 하는 데 진실이 거짓에게 진다"고... 양심적이고 진실된 회사를 운영하는 오너도 분명히 있다. 안타까운 건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발견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언론에서 텔레마케팅이 '100% 안 좋다'는 이미지로 보도를 일삼는 것은 큰 잘못이다. 물론 비정상적이고 불법적인 기획부동산을 타깃으로 보도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부동산 유통질서를 바로 잡겠다는 의도는 백번 찬성한다.건전하지 못한 투자를 하지 말라는 데 누가 반대를 하겠는가.
기획부동산은 세무서 법인신고를 할 때 '부동산 매매업'이 아니라, '전화권유 판매업'으로 업태신고를 하기 때문에 전화로만 영업을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최근 5월 1일 자 중앙일보 기사 중 '텔레마케팅으로 땅을 파는 회사는 일단 의심을 하라'는 아주 극단적인 기사가 하나 연출됐다.이것을 쓴 기자가 어떤 마음으로 썼는지 모르지만 분명히 기획부동산은 '전화권유판매업 신고 증'을 달고 영업을 하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상가분양처럼 일간지 전면광고를 통해 마케팅을 한다면 문제의 소지를 안을 수 있다. 중앙일보와 같은 일방적인 기획부동산 죽이기 기사는 양심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선량한 마음으로 운영하는 기획부동산 오너를 여러 번 죽이는 꼴이 되는 것이다. 기획부동산을 통해 땅을 사서 나름대로 성공적인 재테크를 한 투자자도 분명 있다.구체적인 사례 하나를 제시하겠다.
주부 장희진 씨(37)는 은행원인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편 몰래 3년 전 안면도 땅을 사, 지금은 많은 수익을 보고 있다.꽃지 해수욕장 인근인데 현재는 펜션 부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평당 가격은 300만~500만 원선. 장 씨는 3년 전 준농림지 임야를 15만원에 매입했다.이처럼 기획부동산을 통해 성공적인 토지투자를 한 사례가 있으니, 제발 TV나 신문에서 앞뒤 안 가리고 일방적이고 극단적인 보도로 토지에 대한 이미지를 흐리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판단이다.
개발될 땅과 적정가격으로 영업을 하는 업체는 억울하다. 정확한 보도와 제대로 된 취재가 필요할 때다. 나무만 보고 취재를 하지 말고 그 주위에 있는 숲도 챙겼으면 한다.
그렇다면, 괜찮은 기획부동산은 어떤가.계열사가 많고 직원이 많은 회사는 피해가라! 이런 회사는 임원도 많고 영업사원의 수당도 많아 100%에 가까운 폭리를 의심해야 한다.투자자가 이런 회사를 선택했다면 그 시간부터 실패의 사슬에 묶이게 되는 것이다.
업체의 폭리가 확연하기 때문에 땅값이 폭등을 해야만 원하는 수익을 볼 수 있다. 만약 폭등을 한다고 해도, 곧 정부는 규제에 들어간다. 또한 땅이 없다고 '쇼'를 하는 업체는 일단 의심을 해라. 토지만 분양을 하는 회사에 왜 땅이 없겠는가.
그리고 정 계약을 독촉하고 일시불을 급하게 강요하는 업체는 불분명한 땅을 분양하는 경우가 짙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회사들은 대부분 현장 가기를 기피한다. 설령 현장을 간다 해도 엉뚱한 곳을 보여줄 확률이 높다. 가뜩이나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설상가상으로 실물경기까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건전한 방법으로, 합법적인 방법으로 투자를 하는데 무조건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부동산시장을 두 번 죽이는 것은 아닐까? 토지 시장이 살아야 부동산 시장이 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