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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추억하며
라면에 대한 이야기 한 둘 없는 사람은 없다. 최소한 라면을 맛있게 먹었거나, 배고픈 시절에 라면이 주었던 감동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라면은 그 자체로 삶이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현대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발명을 꼽으라면 필자는 단연 라면을 이야기한다.
라면의 유래와 발전
라면이란 면을 증숙시킨후 기름에 튀긴 것 또는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에 분말 스프를 합친 것을 일반적으로 라면이라고 한다. 라면은 조리가 간편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특성이 있기에 [제2의 쌀] 이라고 불려지고 원조는 일본이다. 혹 중국이 원조라는 설도 있지만 지금과 같은 라면은 일본에서 처음 생산 되었다고 보면 된다.
☜고이즈미..라면 맛있냐?
그 해 가을 일본의 일청(日淸)식품이 국수발에 간단한 양념국물을 가한 아지스케면(味附麵)을 [끓는 물에 2분] 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시판한 것이 그 효시이고, 1959년 에스코크, 1960년 명성식품에서 치킨라면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라면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당시 라면은 아지스케면 (味附麵)으로서 면(麵) 자체에 양념을 가한 것으로 시일이 경과되면 쉽게 변질되는 단점이 있어 1961년 명성식품에서 현재와 같은 스프를 분말화하여 별첨한 형태의 라면을 생산하게 되어 오늘에 이어지고 있다.
전래의 라면은 어디서 온 것인가?
▲ 중국라면이다..원조자리를 뺏기고 역수입한 케이스다. 일본이 챙긴 중일전쟁의 또 다른 전리품을 라면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근대적인 의미의 라면은 1937년에 발발한 중일전쟁때 처음 일본에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설에 의하면 라면은 이때 중국군의 전투비상식량으로 사용되었는데, 일본군에게 생포당한 중국군 포로들의 짐꾸러미에서 라면이 발견 되었다는 것이다. 중국에는 예로부터 기름에 튀긴 요리가 발달하였으므로 그들은 식품을 튀기게 되면 식품이 건조되어 저장성이 좋아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라면이 중국 군인들의 비상식량으로 사용된것은 수분이 적어 가볍기도 할 뿐더러 기름을 함유한 고칼로리 식품인 데다 급할 때는 끊이지 않고 과자처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일본인에게 전해진 것인데, 이렇게 하여 초보적인 튀김라면은 비상식량, 전쟁식량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일본으로 전파된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중국에는 伊府麵이라는 것이 있는데 밀가루와 계란을 반죽하여 기름에 튀긴 것으로 제조원리는 인스턴트 라면과 같으나 상용화되지는 않았다.. 우리 라면의 역사
우리나라 라면의 생일은 1963년 9월 15일이다. 식량부족으로 절대 빈곤에 처해 있던 1963년9월 삼양식품이 일본으로 부터 기술을 도입하여 '치킨라면'을 선보이면서 시작되었고 그 후 2년 뒤인 1965년 롯데공업㈜ <현재 농심>에서 롯데라면이 생산하면서 국내 라면시장이 활성화되었다.
뒤이어 신한제분의 닭라면, 동방유량의 해표라면, 풍년식품의 뉴라면, 풍국제면의 아리랑라면 등이 생산되면서 메이커들의 난립상을 보였으나 1969년에 이르러 농심과 삼양의 2개사 체제로 압축되었다. 1983년까지 농심과 삼양의 2개사의 의해 14년간 주도되어 오던 라면업계에 1983년 한국야쿠르트, 1986년에 빙그레, 1987년 12월에 오뚜기라면이 라면시장에 참여함으로써 현재 5개사가 약 1조 2천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정치적인 문제로 인해 이른바 牛脂파동으로 삼양이 몰락하고 농심이 시장의 대부분을 석권했는데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牛脂의 유해성은 입증되지 않았고, 오히려 농심제품에서 사용한 식물성 기름이 유해성분에서는 삼양의 제품보다 더 많았다는 것이 파동후에 일간지 한 귀퉁이에 실린 것을 보았다.
결국 삼양은 몰락의 길로 가다가 결국 매각되었는데 일본 라면업체로 팔린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지금은 교원연금에서 인수했다.
가장 많이 팔린 라면은 무엇인가?
단연 辛라면이다.
辛라면은 지난 86년 10월 출시된 이후 올 2003초까지의 누적 판매량이 120억봉지쯤 된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이 에베레스트산(8848m) 27만1247개 높이의 신라면을 먹어치웠다는 얘기가 된다.
라면맛이 왜 사먹는 것과 집에서 먹는 것이 다를까?
▲ 어려서는 곤로에 라면을 많이 끓여서 먹었는데..지금은 이런거 있나몰라? 일단 불이 다르다고 보면 된다. 집에서는 식당에서 끓이는 만큼의 화력을 낼 수 없고,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도 어렵다.
화력의 차이는 라면 분말스프가 면에 스며드는 정도의 차이를 가져오기 때문에 면의 깔끔한 맛과 스프의 맛이 은근하게 스며있는 라면맛을 결정하게 된다. 지나치게 오래 끓은 라면은 건더기 스프나 대파등의 부재료가 탄력을 잃어서 눅눅한 맛을 주기 때문에 역시 라면맛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다. 그래서 집에서 라면을 맛있게 끓이려면 얇은 양은냄비에 끓이되 물이 세게 끓을때 분말스프를 먼저 넣고 라면을 넣어야 한다. 일단 그릇은 적당히 큰것이 좋은데, 너무 작으면 국물 넘친다고 온도 줄이고 면을 들었다 내렸다하느라 면이 일정하게 읽을 기회가 없다. 대파는 나중에 넣는 것이 좋다.
과거에는 가스 렌지라는 것이 없어서 부뚜막에 두꺼비집을 걷어내고 별모양의 받침대를 올리고 그 위에 양은냄비로 끓여먹거나, 곤로에 끓여먹었는데 여전히 그때의 맛이 좋다. 잘 끓은 라면을 밥상에 올리고 양은냄비 뚜껑에 받아서 먹는 맛이 좋은데 아무래도 국물에 담겨있는 것보다 공기에 접촉되면서 면의 탄력이 제법 살아나기 때문이다.
곁들이는 반찬은 김치면 족한데, 배추김치가 제격이다. 다 먹은 국물에 밥말아 먹는 것은 또다른 호사가 되겠는데 식은 밥을 말아먹어야 맛이 기막히다. 뜨거운 밥은 라면 국물이 빨리 스미기 째문에 밥알이 씹히는맛도 덜하고 국물도 텁텁해지는 까닭에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은데, 어렸을때야 식은밥이나마 있는게 다행이다.
근자에는 라면에 가지가지 첨가해서 거의 요리수준으로 먹는데 한우 차돌박이와 쑥갓을 같이 넣고 거품을 제거하고 먹으면 술 안주로 그만이다. 가끔 낙지를 넣어서 먹기도 하는데 콩나물과 매운 고추를 같이 끓이면 그 맛이 일품 해장국이다.
게다가 라면에 햄이라도 좀 넣으면 어설픈 부대찌게가 되는지라 밥도둑에 술도둑이다.
먹거리가 넘치는 요즘이라 라면이 주는 추억의 맛을 느끼기는 어렵지만 가끔 전래의 방식으로 끓여먹는 라면이 그래도 가장 좋은 맛이라 이 촌스러운 입맛은 변할줄 모른다.
가만히 앉아서 글을 쓰다가 문득 허기가 느껴지기에 냄비에 라면물 올려놓고 라면 이야기를 쓰니 아주 오랜 시절을 거슬러 올라가는 느낌이라서 이래저래 라면으로 시작해서 라면으로 끝나는 라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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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붉은노을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은 마음이 차분하고 하루가 편안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아울러, 붉은노을이라는 닉네임을 접하니, 가수 이문세씨의 붉은노을 이라는 노래가 생각납니다.......늘 행복하십시요~~
라면의 역사를 읽다보니 옛추억들이 아스라이 떠오릅니다..집에 온 손님에게 제 용돈으로 라면을 대접하고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무쟈게 칭찬을 받았던 적이 있었거든요...제가 라면을 첨 대하기는 중학교 1학년때이고 가격은 7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는 가난한 사람들은 사먹을 엄두도 내지 못했지요...^^
글고 저는 붉은노을님의 글을 읽으니까 도령님처럼 마응미 차분해지는 게 아니라 갑자기 라면이 먹고싶어지네요..^^ 저녁에 라면을 먹을까 아니면 비밈면을 먹을까 벌써부터 갈등이 일기 시작하는군요...^^
어릴때 국수가락 사이에서 라면 보물찾기하느라 젓가락 전쟁이 치열했는데,그맛이 그립습니다. (그 맛만 그립습니다)
먹고싶어집니다~~~파 송~~송 썰어 넣어 끓인 라면이~~~
또 라면 끓여야겠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