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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여오는 선물을 보며 모든 가족들의 눈은 놀라는 눈이 되어간다.
"뭘 이렇게 많은 준비를 하셨어요?
그저 조금만 체면치례로 해 오시면 되지요."
성경미는 미안한 듯 말을 한다.
"체면치례만 하다니요?
형제분들이 모두 골고루 나누어 드시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동안 이 사람이 모든 형제분들께 많은 신세를 지고 살았다는 말을 하니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갚아나가며 살아야겠지요."
김형우는 웃음띄운 얼굴로 말을 한다.
"어서 올라오십시오.
우선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나서 형제들과 인사를 하지요."
민우는 안내를 한다.
부모님이 기다리고 계시는 안방으로 들어간다.
우영감과 박윤숙이 앉아서 그들을 맞는다.
김형우와 민희는 큰 절로 부모님께 인사를 드린다.
"어서 오시게!
민우를 통해서 말을 들었지만 막상 만나고 보니 내 마음이 흐뭇하네!"
우영감은 김형우의 첫인상이 매우 좋다는 생각을 하며 얼굴이 환해진다.
"장인어른, 장모님!
부족한 사람입니다만 자식으로 받아주시어 고맙습니다."
"고마운 것은 우리가 더 고맙네!
참으로 불쌍하고 마음이 아픈 자식일세!
자네와 견주어 부족함이 많겠지만 다독이며 잘 살펴주리라 믿네!"
"네!
저 역시 부족함이 많습니다.
앞으로 자식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형제들과도 정식으로 인사를 나눈다.
"김형웁니다.
많이 사랑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민경부부로부터 시작해서 형제들과 서로 맞절로서 인사를 한다.
민경은 생각보다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또한 그동안 민희가 많이 달라져 있음을 인정한다.
"내 동생이지만 부족함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좋은 점들도 많이 있습니다.
변하지 않고 사랑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처형!
참으로 고맙습니다.
민희씨는 좋은 점이 참으로 많은 사람입니다.
제게는 너무 과한 사람이지만 열심히 사랑하고 민희씨만을 위한 남은 여생을 살아가겠다고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김형우는 생각보다 가족들이 정이 많고 다정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들은 준비된 상앞에 둘러 앉아 술잔을 나누며 이야기들을 나눈다.
"결혼식을 하신다고요?"
"네!
거창하게 결혼식이라고까지는 할 것도 없습니만 그래도 저희들의 인연을 맺게 해 주신 부처님전에 서로 사랑하는 부부가 될 것이라는 서약을 하려고 합니다."
그들이 만나게된 이야기를 들은 형제들은 참으로 좋은 생각이라며 찬성을 한다.
"헌데 집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역시 민경이 묻는다.
"네!
일단은 큰 아들과 한집에서 살아가도록 합의를 보았습니다."
"그건 너무 무리한 것이 아닌가요?
내가 낳은 자식들도 짝을 채우고 나면 한 집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힘든 요즘 세상인데 이제 새로 들어온 시어머니를 모실 며느리가 어디 있습니까?"
민경의 반박이다.
"네, 그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들 며느리가 원하는 일이고 이 사람 역시 그렇게 하자는 생각이고 해서 우선 그렇게 해 보는 것도 서로 정이 빨리 들것 같아서 결정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 앞으로 집을 한채 사두겠습니다.
서로 힘들면 참고 살것까지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때라도 우리가 나와서 살고 싶을 때 나와서 살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놓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만 아마 오래 버틸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 마음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계산적인지 생각을 하셔야 할 것입니다.
특히나 시어머니를 모시는 일에는 아주 배타적이지요."
"네!
충분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절대로 이 사람을 고생시키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들은 서로 양가 가족들끼리 만나 인사를 할 날짜를 정한다.
이제는 서로 남이 아닌 가족끼리 얼굴을 익혀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한 결혼식을 올리는 날짜를 정하고 절의 스님의 허락을 얻는다.
모든 것은 쉽게 하나씩 풀어 나가는 김형우는 삶의 활력을 얻으며 행복한 나날들 속에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줄도 모른다.
그러나 유혜영은 나름대로 계산을 하며 혼자만의 상상속에 빠져든다.
집안 살림을 몽땅 맡길 생각이다.
이제 자신은 살림에서 놓여나 하고 싶은 외출을 마음 놓고 하면서 그 여자를 통해서 아버님의 재산을 상속받을 생각을 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상속을 받을 생각이다.
또한 자식도 없는 그여자의 재산도 함께 상속을 받을 권리를 확보할 생각을 하며 이층을 새롭게 단장을 한다.
붙어 있는 두개의 방을 터서 큰 방으로 만들고 아이들의 놀이방이었던 방을 아버님의 서재로 꾸미는 공사를 한다.
물론 공사비와 가구들을 배치하는 모든 경비를 이미 받아둔 상태다.
가구 또한 이미 어떤 것들을 결정해야 하는지 의논이 되어 있는 것이라서 어려울 것도 힘들 것도 없다.
모든 것이 자신이 뜻하는 대로 되어 간다는 것에 희열을 느끼고 있는 유혜영이다.
생각보다 까다롭지 않은 그 여자의 성품이다.
자신의 말을 순순하게 따라주고 호응을 해 주는 여자가 마음에 든다.
그러나 유혜영은 단 한 순간이라도 시어머니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저 시아버님의 여자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시어머니라는 존재를 모시며 살고 싶지 않은 유혜영이다.
자신에게 순종하며 이 집안의 모든 살림을 맡아서 해 나가는 사람이다.
이 집안은 자신의 위에 있어야 할 사람은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저 시아버님 앞에서만 시어머니라는 말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유혜영은 시아버님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한복을 맞춘다.
민희는 자신들의 결혼식에 참석을 하는 자식들에게 옷을 해 입을 수 있는 돈을 준비해서 건네어 준다.
고급스러운 옷을 해 입을 수 있는 금액이다.
유혜영은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자신의 판단이 거의 확실하다는 생각을 하니 즐겁기만 하다.
두 가정의 모든 가족들이 만나는 날이다.
김형우는 고급스러운 한정식집으로 예약을 한다.
두 가정이 한 가족처럼 지낼 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예전처럼 쓸쓸하게 지내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만으로도 즐겁다.
장인어른과 장모님 그리고 처형과 처제 또한 처남들과 처남댁들, 생각할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김형우다.
김형우의 며느리 유혜영과 조은숙은 자신들의 차림에 상당한 신경을 쓰면서 최고급의 메이커 의상으로 입고 나온다.
조은숙과 막내 아들 성철은 한껏 멋을 부리며 치장을 하고 참석을 한다.
유혜영 못지 않은 대단한 성장이다.
성일은 그저 평범하고 단정한 차림이다.
둘째 성환과 성민주는 수수하고 단정한 차림으로 참석을 한다.
언듯 보기에 누가 주빈인줄 모를 정도로 차림을 하고 나온 막내 부부와 유혜영에게 민희의 친정식구들의 눈초리가 매섭다.
민경은 특히 맏며느리의 모든 행동과 말씨를 유심히 관찰을 한다.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는 민경이다.
모든 것에 진실이 담겨있지 않다는 것을 간파한다.
민경은 민희가 함께 들어가 산다는 것에 반대를 한다.
"민희야!
아무리 봐도 큰 며느리라는 사람 보통이 아니겠더라!
너 같이 마음이 여린 사람이 당할 재간이 없어 보인다.
아예 처음부터 함께 살아간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따로 나가서 살도록 해라!"
"언니!
걱정하지 말아요.
아무리 그래도 사람사는 곳입니다.
또한 진실을 가지고 대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 진실이 통하게 되어 있으니까요."
"이 바보야!
그 진실이 통하기 전에 네가 죽게 생기겠다.
참으로 보통 사람이 아닌 것 같으니 그런 고생을 사서 하지 말고 처음부터 거리를 두고 대하고 따로 살도록 해!"
그러나 민희는 언니의 그런 충고에 마음을 쓰지 않는다.
다행이 김형우는 땅을 구입해서 집을 짓기로 한다.
급할 것도 없는 것이다.
남들이 살던 집보다는 이렇게 새롭게 짓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양수리 부근에 땅을 매입한다.
경치좋고 공기 좋은 한적한 곳에 터를 잡는 것이다.
결혼식을 하고 나서 공사를 시작할 생각이다.
자식들 모르게 가만히 공사를 할 예정이다.
그 어떤 자식들도 모르게 아내 이름으로 지어줄 집이다.
민희 또한 그곳의 경치와 깨끗한 공기를 매우 좋아한다.
"언제든지 우리가 원하기만 하면 와서 살아도 되는 집이오.
그러니 살아보다 힘들고 불편하면 언제고 이곳으로 나와서 삽시다."
"네!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요."
민희 또한 기쁨으로 가슴이 벅차오르고 있다.
그렇게 하나하나 준비하면서 결혼식을 맞이한다.
초대 손님은 따로 초대하지 않는다.
그저 가까운 친지들과 양가의 가족들이 전부였다.
우영감은 둘째 딸의 재혼을 바라보면서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아낸다.
참으로 가슴아프고 불쌍한 딸이다.
이제라도 좋은 신랑을 만나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았으면 하는 소망뿐이다.
다른 자식들처럼 당당하고 힘차게 활기차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은 아버지의 진솔한 마음이다.
박윤숙 역시 눈가의 눈물방울을 훔친다.
그동안 많이도 멸시하고 등한시 했던 딸이다.
그러면서도 참으로 편안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던 딸이다.
만만하게 부려먹기도 했지만 늘 모나지 않고 모든 일을 묵묵하게 해 내는 믿음직하던 둘째의 모습이었다.
어려서부터 말썽을 피우지 않고 순종하며 자라던 둘째였다.
맏이나 막내보다 더 자신과 가까이 지내며 살아오던 둘째였다.
언제부터인가 자신은 그런 둘째딸을 함부로 멸시하며 부려먹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는 했지만 그것이 습관이 되었고 둘째가 아니면 그렇게 대할 수 있는 자식들이 없다.
지지리도 복도 없고 가진 것이 없는 자식이다.
그러다 보니 잘 살고 있는 자식들에게 하지 못하는 모든 것을 시키는 버릇이 되어 언제나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도맡아서 시켜곤 했던 것이다.
박윤숙은 그런 민희가 새삼스럽게 아쉬워지고 대단해 보인다.
이제라도 좋은 신랑을 만나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 된다.
결혼식은 김형우의 어머니와 조상님들의 위폐가 모셔져 있는 절에서 이루어진다.
스님의 불경소리를 시작으로 간소하지만 경건하게 치러지는 예식이다.
그렇게 그들은 결혼식을 끝내고 신혼여행을 떠난다.
젊은 사람들이 모두 간다는 해외여행이다.
해외를 한 번도 나가보지 못한 민희를 위해 구라파쪽을 나가는 것이다.
이십여일간의 예정으로 신혼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마음 놓고 여행을 즐기려는 김형우의 계획이다.
유혜영은 그런 오랜 여행을 떠나는 시부모님이 못마땅스럽다.
노인들이 무슨 신혼여행이고 해외여행인가를 생각하고는 불만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않는다.
둘째 성환이 비행을 하고 있는 비행기에 탑승하도록 날짜와 시간을 맞춘 것이다.
모든 비행기표와 숙박을 둘째가 맡아서 해 준 것이고 막내는 용돈이라는 명목으로 봉투를 내 놓았지만 유혜영은 아무런 성의도 내 보이지 않는다.
아내의 그런 성품을 알고 있는 성일이 아내 몰래 봉투를 준비해서 민희의 손에 쥐어준다.
"적은 액수입니다.
그저 성의로 생각하시고 오붓한 식사라도 한끼 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요긴하게 쓸게요."
민희 또한 감사한 마음으로 큰아들의 성의를 받아드린다.
식이 끝나고 피로연이 시작이 되는 것을 보고 나서야 김형우는 급하게 출발한다.
밤시간으로 비행이 되는 것이지만 길이 멀어 서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들은 모든 하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산사를 떠난다.
둘째 아들이 운전을 하는 승용차였다.
차를 운전해 나가면서 성환은 두 분을 본다.
아버지의 모습은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행복한 모습이다.
언제 그런 모습의 아버지를 본 적이 없던 성환이다.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진심을 다해서 축하를 드립니다.
좋은 여행이 되시고 남은 여생을 늘 행복하시길 빕니다."
운전을 하면서 성환은 부모님의 앞날을 위해 축하를 해 드린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아버지를 잘 모시겠어요."
"이제 꼬박꼬박 경어를 쓰시지 마십시오.
저희들은 어머니의 자식들입니다."
"차츰 그렇게 되겠지요.
정말 모두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민희는 행복이란 것이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환하게 웃는다.
그런 민희의 모습에 또한 김형우 역시 함박 웃음이 온 얼굴 번지고 있다.
그런 두 분의 모습을 백밀러를 통해서 보는 성환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번진다.
글: 일향 이봉우
첫댓글 잘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즐감하고 감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