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귀여운 막내 손녀가 태어날 때 혈반증을 안고 있어서 피부과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세돌이 될 때까지 이미 네 차례의 레이저치료를 받느라 생고생을 하고 있는데요.
좀 컸다고 어제는 종일 굶은 상태로 마취치료를 받은 뒤에 돌아왔다고 하네요.
막내 내외는 혼자 지낼 때부터 이런 저런 시험 준비에 익숙해진 탓인지
손녀 둘을 조기 교육으로 길들이며 지냅니다.
모두가 영재 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다 보니, 두세 살밖에 안 된 아기에게
한글은 물론 영어까지 가르치는 가정이 늘었나 봅니다.
그러나 교육학자들은 이렇게 지나친 조기교육에 대해 부정적인 것도 현실입니다.
갓 우리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두 살배기, 세 살배기에게 생소한 외국어를 가르치게 되면,
우리말조차 온전하게 습득하지 못하게 된다는 지적에 공감합니다.
외국어 교육은 중학교부터 시행해도 늦지 않거든요.
언어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체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말을 잘 하는 아이가 외국어도 빠르고 정확하게 배울 수 있다는 게 제 소신이기도 합니다.
두 살이나 세 살 된 아기를 흔히 ‘두 살박이’, ‘세 살박이’처럼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린아이의 나이를 나타내는 말 뒤에 붙어서 ‘그 나이를 먹은 아이’라는 뜻을 갖는 말은
‘-박이’가 아니라 ‘-배기’입니다. 곧 “두 살박이 아이”가 아니라, “두 살배기 아이”가 바른말이라는 것이지요.
이에 비해 ‘-박이’는 뭔가 박혀 있는 사람이나 물건을 말할 때 붙여 쓰는 접미사로서,
‘점박이’라든가 ‘덧니박이’ 등처럼 부려 씁니다.
이러한 경우 외에, ‘겉보기보다 나이가 많이 든 사람’을 가리키는 ‘나이배기’라든지 ‘공짜배기’ 등에서도
‘-배기’가 쓰입니다. ‘-배기’가 들어가는 말 가운데 ‘뚝배기’라는 말이 있는데요.
그런데, ‘뚝배기’와 ‘곱빼기’의 경우, 다같이 [-빼기]로 발음되고 있지만,
표기할 때에는 ‘뚝배기’는 ‘-배기’로, ‘곱빼기’는 ‘-빼기’로 적어야 합니다.
흔히 곱빼기가 두 배라는 인식 때문에 ‘곱’ 뒤에 ‘배’가 오는 줄 알고 있지만,
이미 ‘곱’이 두 배를 나타내므로 다시 ‘배’를 붙일 까닭이 없습니다.
‘곱’ 뒤에 붙는 ‘-빼기’는 ‘이마빼기, 코빼기’처럼 쓰이는 순 우리말일 뿐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