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중섭에게 얼굴을 들이댄다) 아빠.
중섭: (눈살) 왜 그래, 징글맞게?
복수: 나, 잘 생겼지?
중섭: (식겁을 한다) 임마, 날 닮았는데, 어뜩게 잘 생기냐?
복수: (눈을 흘긴다. 그리곤 대뜸) 나 좀 만져봐. (중섭의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에 문지른다)
피부는 좋지?
중섭: ...(진지하게) 피부는 고와.
복수: 하하하하. (깔깔대며 웃는다. 그러다 표정이 굳는다) 다리가 좀 짧은가?
중섭: ... (버럭 화를 낸다) 한국놈 다리가 그 정도면 되지 뭐가 짦어? 어떤 놈이 너한테
짜리몽땅하대?
복수: 아니. ...내가 좋대. (히죽)
중섭: (어이없다) 어떤 놈이?
복수: (갑자기 생각해낸 게 있나보다. 후다닥 중섭의 방으로 들어간다)
중섭: 저 녀석이 약을 하나?
7. # 중섭의 방 (밤)
서랍장을 뒤져댄다.
클라리넷을 꺼낸다.
그러더니 후다닥 방을 나간다.
8. # 툇마루 (밤)
쿵쾅대며 툇마루로 뛰어나와 공부방으로 달려 들어간다.
중섭, 입만 벌리고 복수의 하는 양을 본다.
그러더니 클라리넷 교본을 들고 나와 중섭 옆 툇마루에 나란히 걸터 앉는다.
교본을 무릎에 펴 놓고 클라리넷을 입에 댄다.
중섭: 악보 볼 줄 알어?
복수: 아니. (그리곤 있는 힘껏 불어댄다. 악보는 폼이다. 바람소리만 난다) 에유, 힘들어.
중섭: (클라리넷을 빼앗더니 도레니파솔라시도를 불곤 복수에게 건내준다)
복수: (놀라서) 어? 언제 배웠어?
중섭: (겸연쩍은 미소) 그 책 보구 배웠지.
복수: 뭐? 남의 책을 훔쳐 봐? (눈을 흘긴다) 능구렁이. (악기를 주며) 또 해봐. 천천이.
중섭: (한 음계 한 음계를 분다)
복수: (기본음게를 들으면서도 눈을 감고 음미하듯 듣는다) 좋다. 아빠... 음악은... ...
참, 그래. 그지?
중섭: (퉁명) 뭐가 그래?
복수: (히죽) 아, 몰라아. 내가 어뜩케 알어.
중섭: ... (옅은 미소. 다정하게) 뭐가 그렇게 신났니, 복수야?
복수: ... (부끄럽게) 어떤 아가씨를 만났는데... ...내가 좋대. ...이뻐.
중섭: ... (복수를 물끄러미 본다)
복수: 히.
중섭: (대뜸) 너, 원래 애인 있었잖어.
복수: (놀라서) 응?
중섭: 없었어?
복수: ... 왜?
중섭: ...아니였냐? ...너,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가끔 여자 향수냄새가 나드라. 이 놈 애인
있구나 했지, 아빤. ...(웃음) 늙은이 눈치발이 빗나갔네. (일어선다) 그만 나대구 자.
난 잔다. (들어간다)
그리곤 일어서서 쥐떼 몰고 다니는 피리소년처럼, 마당을 오락가락하며 삑사리 나는
클라리넷 연주를 해댄다.
9. # 중섭의 방 (밤)
불꺼진 방 이부자리 안에 모로 누워 눈을 깜빡이는 중섭.
살짝 열어 놓은 방문틈으로 마당을 오락가락하는 복수의 모습을 바라본다. 저절로 미소가
감돈다.
중섭: (혼잣말) 녀석. 다 컸네. 연대두 하구... (미소 지으며 눈을 감는다)
문틈으로 보이는 조그만 복수의 모습과 그 너머의 달빛과 별빛.
멈춰서서 별을 보는 복수. 알퐁스 도네 <별>안의 양치기 간은 복수의 뒷모습.
10. # 경의 버스 정류장 (아침)
가벼운 걸음으로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는 경.
문득, 멈춰선다.
복수가 정류장 앞에서 서성인다.
경, 뛰어가 복수 앞에 선다.
경 : ... (놀란 눈으로 복수를 본다)
복수: ... (머리를 긁적인다) 왜 뛰어 다니구 그래요? 숨차게...
경 : ... 여기서 뭐해요?
복수: ...
경 : ...
복수: 아침, 먹었어요?
복수의 뒷짐진 손에 봉투가 달랭댄다.
11. # 버스 안 (아침)
뒷 좌석에 나란히 앉아 샌드위치와 우유를 먹는 둘.
한동안 아무 말이 없다.
복수: (진지하게) 경이씨.
경 : ... 네.
복수: 내 얘기 잘 들어요.
경 : ... ?
복수: 아침 꼭 먹어요. 아침 거르면, 빨리 늙어요.
경 : ... (미소) 네.
둘, 진지한 표정으로 샌드위치를 먹는다.
12. # 연습실 앞 버스정류장 ( 아침)
정류장에서 내리는 복수와 경.
경 : (자꾸 주변을 두리번 댄다. 불안한듯) 얼른 가요. 뭐하러 내려요?
복수: ...그래두... 섭섭해서...
경 : (복수와 자꾸 떨어져서) ...언니한테 들켜요. (저만치 미래가 보인다. 놀란다.
등 돌린다. 속삭인다) 얼른 가요.
복수: (자신도 등돌린다) 아유. 괜히 내렸나?
경 : (울상) 내리지 말라니까... 아으 참... 빨랑 숨어야겠다. ...일 잘해요, 복수씨.
(미소를 남긴다)
복수: (속삭인다) ...점심두 거르지 마요.
경, 미래를 피해 부랴부랴 도망간다.
복수, 등 돌린채 서 있다가 슬쩍 고개를 돌린다.
미래가 서 있다.
미래: 뭐하냐?
복수: ... (놀란다)
미래: 노력은 가상하다. 아침부터 찾아와서... (미소를 지으며 복수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나한테 까분 거 미안하지? (계속 머리를 만지더니 짜증) 머리 좀 깍아아. 넌 머리길면,
꼬불꼬불해서 아줌마 같애애. ...스트레이트 할래? 이따가 미용실 가자.
복수: 싫어.
미래: (어린아이를 다루듯) 아유, 또 말 안 듣네. ...스턴튼 때려쳤지?
복수: (버스가 온다) 아니. 할거야. (그리곤 버스에 올라탄다)
미래: (버스에 탄 복수를 차창밖에서 소리친다) 너, 그 말 할라구 온거야? 아침부터?...
(어이없는 표정으로) 저 새끼가 나 약 올리네?
차창안의 복수는 되도록 미래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미래에게 뒷통수만 보여준다.
미래는 복수의 뒷통수만 볼 수 있다.
13. # 버스 안 (아침)
버스가 떠나고 고개를 미래의 반대편으로 돌리고 있던 복수가 고개를 살짝 돌려 멀어진
미래를 본다.
그더다 떠나는 버스가 지나치는 한 두 건물 옆쪽에 숨어있는 경을 본다.
복수를 향해 살짜기 손을 흔드는 경의 미소.
복수, 미소지으며 창문을 열어 보지만, 창문이 열리지 않는다.
손톱만큼 작아진 차창가의 경을 감싸듯 창문에 손바닥을 펴 화답한다.
한참동안 복수의 손은 창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14. # 액션스쿨 - 플로어 (밤) --- 시간수정
탕소리를 내며 거칠게 바닥을 구르는 복수의 의연한 얼굴 CU.
복수와 꼬붕이 한 켠에서 낙법연습을 한다.
뒷 쪽엔 스턴트맨들이 각각의 훈련을 하고 있다.
(이 곳엔 항상 몇 명씩 무리지어 각각의 영화콘티로 연습을 하는 스턴트맨들이 있다)
복수는 지치지도 않는지 반복적으로 구르고 일어서고 구르고 일어선다.
복수와 보조를 맞추던 꼬붕은 끝내 포기하고 바닥에 앉는다.
꼬붕: (지친듯) 그만해에... 갑자기 왜 그래? 미쳤어?
복수: (들은 척도 않고 계속 구른다)
꼬붕: (인상을 쓰며 삐진 듯 팩 소리지른다) 형. 꼭 미친놈 같애.
복수: (구르려고 달려오며) 나, 미쳤어. (그리곤 떼굴 구르며 무사같은 자세를 취한다.
양동근의 이상한 미소) 신나 죽겠다. (그러더니 다리가 풀린다) 에구, 또 어지러.
(바닥에 앉아 머리를 흔든다)
꼬붕: (복수에게 바짝 다가 앉으며) 일루와, 안 어지럽게 해 주께. (복수의 머리에
박치기를 한다)
복수: 아야. (꼬붕을 한 번 보곤 장난스레) 나한테 병 옮구 싶어, 너?
꼬붕: 무슨 병?
복수: 머리에 무좀 있다?
꼬붕: 에이, 드러. (제 이마를 털어낸다) 머리에두 무좀이 생기나?
양찬석: (멀찍이서) 전과자.
복수: (뛰어간다) 네. 감독님.
꼬붕: 아주 이름이 됐네. 헤헤. 이름이 과자야. 난, 그럼 빵 해야겠다.
(복수에게 소리친다) 형, 난 빵이야.
플로어 한 켠.
양찬석이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있고, 모형 창을 복수에게 준다.
맞은 편에 스턴트 맨 하나가 서 있다.
양찬석: 에? 예, 뭐하는 거야, 지금? (짜증스레) 누가 느린화면으로 하래? 그냥 하라구.
... 자, 해봐.
복수: 그냥 하면 아프잖아요.
양찬석: (창을 보며) 이거 가짜야아. 자. (비디오를 들이댄다)
복수, 무사같은 눈빛으로 스턴트맨을 째린다. 상대 스턴트맨도 대적할 자세로 멋진 표정을
짓는다.
복수, 빠르고 힘차게 스턴트맨의 배를 푹 찔러버린다.
스턴트맨, 배를 움켜 잡으며 눈알이 나온다.
복수, 살기어린 미소로 창을 뽑아 돌리며 마무리.
스턴트맨: (바닥으로 넘어지며 헥헥댄다) 윽, 감독님. ...감독님. 아퍼.
양찬석: (복수에게) 야, 그걸 진짜루 찌르면 되니? 배에다? 그 딱딱한 걸?
복수: 찌르랬잖아요.
양찬석: (짜증스레) 옆구리 스쳐서 겨드랑이에 끼워 넣야지, 바보야아. 아으, 참.
(비디오를 보며 돌아서 간다) 실감을 난다. 배가 푹 들어가네. (다른 스턴트맨을
보며) 쟤, 연기된다?
바닥에 엎드려 배를 잡고 있는 스턴트맨.
복수: (스턴트맨의 등을 두드리며) 형. 나, 연기 된대. (헤죽)
스턴트맨: 잉. (울상으로 복수의 손을 뿌리친다)
양찬석: (현관을 보고 놀란 듯) 찬석아.
복수가 현관을 보면 우찬석이 역광을 받으며 서 있다.
복수를 보고 미소짓는 우찬석. 복수도 화답하듯 미소 짓는다.
15. # 밥집 (밤) --- 시간수정, 대사 일부 수정
분식집 안으로 들어가는 밴드와 경.
이미 치어리더들이 점심을 마치고 일어서서 나오려 한다.
미래와 눈이 마주친 경이 목례를 한다.
정국과 기홍은 탁자에 앉는다.
미래: (내뱉듯) 저녁이니?
경 : 네.
미래: 뭐 먹을건데?
경 : ...글쎄, 아직...
미래: (5만원을 주인 아주머니에게 주며) 아줌마, 얘네들 이 돈으로 밥 맥여요.
경 : 아니, 괜찮아요, 언니.
미래: 사줄 때 먹어. 요즘 돈이 넘친다, 내가... (경의 볼을 톡톡 두드린다)
정국: 그럼 우리 닭도리탕 먹자.
경 : (정국을 본다)
미래: (정국을 보며 비아냥) 아주 빈티를 내라.
기홍: (정국에세 소곤댄다) 형. 큰 걸루 시켜.
미래가 나가려는데, 별리가 들어온다.
둘, 똑같이 입술이 비뚤어진다.
나가려는 미래와 들어오려는 별리가 자꾸만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서 서로의 길을 막는다.
별리: 이씨. 난 왼쪽, 넌 오른쪽. 됐지?
미래: 멍충아. 니 왼쪽이 내 오른쪽인데, 뭐가 되냐? 같이 왼쪽을 해야지. 으이구.
(별리를 옆으로 툭 밀치고 나간다)
별리: (뒷통수를 보며 눈을 부라린다) 어딜 건드려?
경도 별리를 살짝 밀치며 미래를 쫓아 나간다.
별리: (명랑) 넌 건드려두 돼. (밴드 앞으로 가며) 뭐 시켰냐?
16. # 밥집 앞 (밤) --- 시간수정
경이 미래의 뒤로 달려가 미래를 세운다.
경 : 언니.
미래: 왜?
경 : (가방 안에서 손바닥 크기의 케이스를 내민다)
미래: ...뭐야?
경 : ...광고곡 하나 만들었는데, ...돈이 좀 생겨서요. ...싸구련데. (미래의 손에 건낸다)
...모조품이라서, 좀 그렇지만... (인사를 꾸벅하곤 돌아서는데)
미래: (의아한 듯) 선물이야?
경 : 네.
미래: 왜?
경 : ...미안해서요.
미래: 뭐가?
경 : 언니꺼 나한테 주셨잖아요.
미래: 뭘?
경 : (자기 손목의 시계를 들어보인다)
미래: ... (호감가는 미소를 보낸다)
경 : ... 밥 잘 먹을께요.
뛰어가는 경.
미래가 케이스를 열어본다.
겨의 시계와 같은 시계다.
미래: (미소) 기집애.
F.O.
***여기서 배경 음악 깔리면 시간수정이 효과적일 듯.
17. # 액션 스쿨 - 장비실 옆 단상 (낮)
장비가방을 챙기는 우찬석.
양찬석이 장비를 챙겨준다.
복수가 뭐 도울 일이 없나, 엉거주춤한 자세로 계속 둘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근데, 복수에겐 눈길도 안 주고 둘이 알아서 잘 한다.
양찬석: 등 다 까졌다며? 지금 어뜩케 스턴틀 하니?
우찬석: 배우 액션만 봐 줄거야.
양찬석: (복수에게) 전과자, 니가 운전 좀 해 줘, 찬석이.
복수: (놀라며 자신없는 말투로) 네? 제가요?
우찬석: 찬석이 형. (손을 내젓는다) 장비두 별루 없는데, 뭐. ...택시타구 갈래.
양찬석: (복수에게) 그럼 가방이라두 들어.
복수: (가방을 들고 우찬석의 뒤를 따른다)
꼬붕: (부리나케 복수에게 달려가 뒤를 따른다)
양찬석: (꼬붕에게) 너, 어디가?
꼬붕: 형따라 가는데요?
양찬석: 넌 일루와.
꼬붕: (복수의 손을 잡는다) 형. 나만 두고 가면 어떡해?
복수: (뭔가 불안하다) 너두 임마. ...독립해야지.
양찬석: 어이구. 생이별을 해라. ...얼른 와.
꼬붕이 남겨지고 복수와 우찬석이 현관쪽으로 걸어간다.
양찬석: (꼬붕에게) 찬석이 쟨, 10일만에 스턴트맨 됐어. 배워, 좀. ...그리고 쟨 의사였다?
꼬붕: (조롱하듯) 에에. 장의사?
양찬석: (꿀밤을 먹이곤 플로어 쪽으로 간다)
꼬붕: (따지듯) 의사가 미쳤어요? 이런 후진걸 하게?
현관 앞의 복수와 우찬석.
복수: (놀라며) 10일만에 스턴틀 했어요? 야아. 찬석이들은 타구 났구나, 스턴트. 나두
이름을 찬석이라구 바꿀까?
우찬석: (의아한듯) ...근데, 이름이 전과자예요?
복수, 갑자기 인상을 쓰더니 현관문을 박차고 나간다.
어이없는 우찬석의 표정.
18. # 밴드 연습실 (낮)
데모CD 다섯개를 챙겨드는 경.
기홍과 별리는 남고, 정국과 경이 일어선다.
정국: 가자, 경.
경 : (별리에게) 언니두 같이 가지?
별리: 됐다. 난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어서...
기홍: 나두 갈래.
별리: (획까닥 고개를 돌리며) 어딜 가? 나 혼자 심심하게. (경에게) 갔다와라. 참 너 요즘
그 기자 안 만나냐?
경 : 응?
별리: 너랑 연락이 안된다구 땡깡 부리다 갔다? 어젯밤에 여기서?
19. # 문화부 기자실 (낮)
컴퓨터 모니터에 자신의 얼굴이 들어있다.
동진: (자신의 노트북 카메라르르 행해 히스테릭하게) 왜 연락을 안하구, 안 받는거야, 왜?
(그러더니 얼른 카메라 각도를 맞추며 자신의 화면을 본다)
주변 기자들이 동진을 본다.
동진: (비장한 표정) 전 경. 니 과거를 용서해 주기로 했다. (갑자기 비굴한 표정) 아니야.
내가 치사했어. ...너 못 만나니까 죽을 거 같애. 보고 싶어서 일두 못하겠다.
동료기자: (동진에게 다가와 노트북을 보며) 뭐하는 거야, 한 기자?
동진: (카메라에 들이댄 얼굴을 밀어내며) 아, 니 일이나 해. (그리곤 다시 카메라를 본다)
외로워.
주변 기자들이 징징대는 동진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본다.
20. # 택시안 (낮)
뒷 좌석에 나란히 앉은 복수와 우찬석.
별로 할 말이 없다. 무표정하나 모습으로 앞만 보고 있다.
우찬석: ... (그러다 대뜸 인상을 쓴다) 아주 죽기루 작정을 했구만.
복수: ... (우찬석을 본다) 네?
우찬석: (소리친다) 치료를 받아야지, 이 사람아.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거야?
복수: ... (차창밖으로 눈을 돌린다) 돈부터 벌구요.
21. # 양수리 촬영장 입구 - 2차선 도로 (낮)
갓길로 나란히 걸어가는 둘.
우찬석: ...수술비 없어요? 가족두 없어? 돈 꿀 데두 없어요?
복수: (꼬나본다) 날 뭘루 보구 진짜, 사람이... ...돈 빌릴 사람, 널렸어요. ...거저 주겠다는
사람두 있는데, 뭐. (퉁명스레) ...근데, 그랬다가 수술 잘못되서, 빌린 돈 못 갚으면
어뜩해요?
우찬석: ...어쩔수 없지, 뭐.
복수: (인상을 쓰며) 인간이 무책임하긴... (씩씩하게) 일부터 배우구, 돈벌구, 신세진
사람들 좀 돕구, 다 깨끗이 해 놓구, 그리구 수술받을래요. 맘 편하게...
우찬석: (바락) 수술이 먼저지. (인상쓴다)
복수: ... (짜증) 나, 수술부위가 머리통 전첸데, ...수술 받으면 정확히 산다는 보장 있어
요? 좋아진다는 보장 있어요?
우찬석: (퉁명스레) 없죠.
복수: (진지하게) 나한테 더 급한건, 제대로 한번 살아보는 겁니다. ...제대로 살려구 하는데,
설마 당장 오라 그럴까? 저기서? (하늘 쪽으로 손가락을 가리킨다) ...내 인새, 새루
한 번 살아 보겠다는데... (하늘쪽으로 턱짓을 하며) 저쪽에서두, 지가 알아서 도와줘
야지, 뭐. (그리곤 다시 걷는다)
우찬석: (미심쩍게) 안 도와주면 어뜩해?
복수: 아님 말구.
우찬석: ...몇 살이예요?
복수: 그 쪽은요?
우찬석: 서른 하나.
복수: (눈을 굴린다) 뭐, 나두 그 쯤?
우찬석: 정확히 몇 살인데?
복수: 그 쯔음.
우찬석: 말 트자, 그럼.
복수: 그래.
대뜸 어깨 동무를 하며 촬영장 안으로 걸어가는 둘의 뒷모습.
22. # 홍대 클럽 앞 (낮)
정국과 클럽 앞 거리를 걷던 경. 핸드폰이 울린다.
경 : (메뉴창을 보곤 미소. 걸음을 멈춘다. 미소를 띠며 핸드폰을 받는다) ...네. ...일하러
가는 중인데요.
23. # 야외 촬영장 - 양수리 강가 도로 (낮) --- 대사수정
복수가 핸드폰을 하며 왔다갔다 서성인다.
복수: 예에... 아니, 그냥...뭐. ...점심은 먹었어요? 라면이요? ... (걱정스레) 아요. 그런거만
먹구... 고기같은 것두 좀 먹구 그래야 되는데... 젊은 사람이... 네? ...먹었어요?
닭도리탕이요? ...닭 좋아하는구나아. 우리엄마두 닭도리탕 잘 하는데...
24. # 클럽앞 (낮)
경도 복수와 같은 자세로 왔다갔다 서성인다.
정국이 의아한 표정으로 경을 본다.
경 : 닭도리탕두 잘 하시는구나아. ...닭으로 만드는 건, 다 잘 하시나봐요?
우찬석: (먼소리로) 전과자.
경 : (우뚝 멈춰 서며 놀란다)
25. # 야외 촬영장 - 양수리 강가 도로 (낮)
복수도 우뚝 멈춰서서 저만치서 손짓하는 우찬석을 본다.
우찬석: 일 좀 도와주지?
복수: 알았어. (핸드폰) 저... 쫌 있다 다시 전화해두 되죠?
26. # 클럽앞 (낮)
경 : 네. (폴더를 닫는다)
정국: (경을 빤히 본다)
경 : 왜?
정국: (의심의 눈초리) 얼굴이 빨개.
경 : 덥잖아. 오빤 안 더워?
정국: 기자야?
경 : 아니.
정국: ...(의심의 눈초리를 던지곤 클럽 안으로 들어가며) 양다리 걸치지 마라. 생활이
복잡해진다.
경, 빨개진 자신의 얼굴을 양손으로 문지른다.
27. # 촬영장 - 양수리 강가 도로 (낮)
복수가 난감해 하며 서 있다.
우찬석: 배우가 면허가 없대. 그냥 하래두 겁난대. (손가락으로 차도를 가리키며) 한
200미터? 150미터나 되나? 요기서 조기까지만 몰면 되니까, 대역 좀 해줘.
내가 해야 되는데, 아직 등이 아파서 그래. 시속 120키로루.
복수: 저기이...
우찬석: (저쪽으로 뛰어간다) 분장팀에서 옷이랑 가발 줄거야.
복수: (혼잣말) 나두 면허 없는데...
28. # 또다른 클럽 앞 (낮)
현관에서 나오는 정국과 경.
경 : 데모 CD 네 군데나 돌렸으니까, 뭐. ...어뜩케 되겠지.
정국: 에구. 공연 좀 정기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경 : ...공연이 잡혀두 걱정이다... 별리 언니, 어쩌냐?
29. # 밴드 연습실 (낮)
별리가 턱을 괴고 소파에 앉아있다.
기홍이 베이스를 맨 채, 혼자서 연습을 한다.
별리 눈치르르 슬금슬금 보면서...
별리: (슬쩍 기홍을 본다) 야. 왜 눈친 보구 그러냐?
기홍: ...
별리: 내가 무서워?
기홍: 응.
별리: ... (한숨) 휴. 나두 내가 무섭다. ...어쩌냐? ... (또 한숨) 에휴. 무대에서 노래두 못하는
보컬이, 보컬이냐? ...내가 무섭다. ... (힘없이) 그냥 니가 할래, 보컬?
기홍: ... (엉거주춤 걸어와 별리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방법이 있겠지, 별리씨.
별리: (구미호처럼 획까닥 옆으로 쏘아본다)
기홍: 누나.
자신의 어깨에 올린 기홍의 손을 거만하게 손끝으로 톡 쳐 내린다.
30. # 트럭 안 (낮)
촬영 스탠바이.
복수가 배우와 같은 옷과 가발을 쓰고 분장한 상태다.
트럭 운적석에 바짝 쫄아서 앉아있다.
감독: 액션.
복수: (울상) 에이, 몰라.
시동을 밟고 후진 기어를 넣는다.
트럭이 뒤로 쏜살같이 간다.
31. # 트럭 밖 (낮)
우찬석: (팔짱을 끼고 있다가 놀라서 푼다) 어? 앞으로 가야지.
감독: (놀라서) 컷. (벌떡 일어선다) 왜 저래, 쟤?
아직도 뒤로 달리는 복수의 차.
한참을 쏜살같이 달리다가 도로옆 난간에 강하게 부딪친다.
놀라는 스탭들.
32. # 트럭안 (낮)
복수가 졸도했다.
복수의 뒷주머니에서 불이 반짝인다.
진동상태의 핸드폰 신호표시등이다.
33. # 사진 스튜디오 (낮) --- 시간 수정
치어리더 복장(짧고 넓은 스커트로 입혀주세요. 반바지 말구요)의 미래가 핸드폰을 들고
있다. 인상을 구긴다. 메시지를 남기라는 안내음이 들린다. 1번을 누른다.
미래: (음성 메시질 남긴다) 복수, 너. 자꾸 개길래? 까불래? 연락 안 하지, 너? 두구 봐,
어뜩케 되나?
사진사: 송 미래씨, 시작합시다.
미래: (이쁘게)네. (핸드폰) 그리구, 너 머리깎어어? ( * 표를 누르고 번호를 누르고 폴더를
닫는다. 그리곤 이내 웃으면서 꽃술을 들고 팔랑팔랑 사진사 앞으로 뛰어간다)
34. # 밴드 연습실 (해질녘) --- 시간 확인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대는 경.
드럼 앞에 앉아 심벌을 닦고 있는 정국이 경을 힐끔댄다.
정국: 너 왜 안가?
경 : ...가. (일어선다)
정국: 전화 기다려?
경 : 아니, 뭐. ...집에 가기 싫어.
정국: 왜?
경 : 무서워.
정국: 아빠?
경 : 아니, 엄마.
35. # 촬영장 - 승용차 안 (해질녘) --- 시간확인
뒷좌석에 눕혀져 있던 복수가 불현 듯 눈을 뜬다. 차창 밖 강가로 붉은 저녁놀이다.
벌떡 일어난다.
복수: (두리번댄다) 나, 살았나? 죽었나?
우찬석: 죽었다, 왜? (조수석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있다)
복수: ... (우찬석을 본다. 그리곤 씩 웃는다) 에이, 장난을 치구 그래. ...사람 목숨갖구..
우찬석: (한심하듯) 운전두 못해?
복수: ...글쎄, 뭐. ...운전을... 할 일이 없었지? 배울 일두 없구?
우찬석: (소리친다) 도대체 그럼 뭘 하구 살았어, 그 나이 먹도록?
복수: 왜, 화는 내구 그래? 배우면 되지이. 나참. (문을 열고 나가며) 촬영하러 가자.
우찬석: 지가 무슨 촬영을 해?
36. # 사진 스튜디오 (밤) --- 시간수정
블루 스크린 앞에 선 미래가 울상이 되어 있다.
사진사에게 욕을 먹고 있는 미래.
미래는 인상이 구겨져 있다.
사진사: (짜증) 억지루 웃지 말라니까? 야구장에서 춤출 때 안 웃어요?
미래: 웃어요.
사진사: 그렇게 웃으라구. ...자, 다시.
미래: (꽃술을 든 한 쪽 팔은 위로 번쩍 올리고, 한 손은 허리를 집고 어깨넓이로 다리를
벌렸다)
사진사: 오케이...
이 때, 촬영장 입구에서 강과 양복이 들어와 사진사 뒤에 선다.
사진사: (카메라만 보며) 미소.
미래: (미스코리아 웃음. 눈은 바보같고 이만 보인다)
사진사: (카메라에서 몸을 떼며) 에이, 진짜... 그게 웃는 거야? 겁주는 거지.
미래: (인상을 구긴다. 자신없이) 나, 원래 이렇게 웃어요.
사진사: 야구장에서 그랬다간, 관중들이 기절을 하겠네. 구미혼가?
강 : (양복에게) 야, 사진사 바꿔.
사진사: (뒤돌아본다) 어? 사장님? 언제 오셨어요?
강 : (미래에게) 나와.
미래: (당황한 표정으로 그대로 서 있다)
강 : (사진사에게) 니가 뭔데, 내 모델한테 소릴 지르냐? (미래에게) 가자.
강이 나가고 미래가 눈치를 봐가며 옷가방을 들고 따라 나간다.
37. # 강의 승용차 (밤) --- 시간수정
양복이 운전을 하고 뒷 좌석에 나란히 앉은 강과 미래가 앉아있다.
미래: (도도하게) 사진사까지 바꾸고 그러면, 내가 미안하죠, 사장님. ...표정 두 점점
좋아지고 있었는데...
강 : 행여? ...애가 하두 양아치 같애서, 쫄일은 없겠다 싶었구만. ...야, 준 돈 이 아까워서
쓴다, 너.
미래: (팩) 아, 그럼 돈 도루 가져가라?
강 : 싫어.
미래: 왜?
강 : 내 맘이다. ...집이나 알려 줘. 저 사람한테...
미래: (대뜸) 아저씨, 아저씨. 요기서 좌회전. (운전수가 급히 핸들을 꺾느라 강 쪽으로 픽
쏠린다. 벌떡 제 자리르 잡곤 강의 몸이 닿았던 곳을 털어댄다. 양복에게) 운전 초보야,
뭐야아? (계속 털며 강에게) 으이, 찝찝해. 내 팔에 아저씨 비듬 묻었잖아.
강 : (진짠가 싶어 자신의 머리칼을 털어본다)
미래: (짜증) 아, 비듬 날려어.
38. # 촬영장 일각(밤) --- 시간수정
복수가 우찬석의 가방을 매고 멀찍이서 서성이고, 우찬석은 스탭들에게 인사를 하고 온다.
우찬석: 가자.
복수: ... (걸어가며) 운전 배워야지. 또 뭐뭐 배워야 돼? 왜 이렇게 배울게 많어? 골 아프게...
우찬석: 자? (20만원을 내민다)
복수: (멈춰선다) 뭐야?
우찬석: 내 일 대신 해줬으니까, 돈 받어. ...잘했으면 더 줄라 그랬는데, 너무 못 했어.
사고나 내구.
복수: ...아. (감격에 겹다)
우찬석: 으응? 받어.
복수: (돈을 받아든다. 감격. 입만 벌리고 섰다)
우찬석: ...
복수: ... (넋이 나갔다) 나, 첨이다? ...이렇게 돈 받는거?
우찬석: ?
복수: (감격) 내가 알아서 집어간 적은 많은데... ...이렇게 돈 받는 건 첨이다?
(눈물이 글썽. 희극적으로...)
우찬석: (황당하다) 너 울어?
복수: (눈물이 고였다) 찬석아. ...사람들이 이렇게 돈을 버는구나아. 몰랐어. (그리곤
신나서 도로를 뛰어간다. 소리친다) 얘들아. 다, 덤벼어.
우찬석, 복수의 하는 꼴이 볼만하다.
39. # 경의 집앞 (밤)
대문 앞에 우두커니 고개를 숙이고 선 경.
40. # 겨의 회상 - 안방
전화를 하는 인옥의 뒷모습.
인옥: 무영씨. ...내 옆에서, 그 애가 얼마나 잘 컸는지, 뭘 하고 사는지, 궁금하지두 않아?
...왜 문지를 않아? ...누구겠어? ...우리 애. ...당신 자식.
경 : 엄마.
경 : (인옥을 본다) 왜 나와 있어?
인옥: 알잖아. 왜 나와 있는지...
경 : ... (씁쓸한 미소) 모르겠는데? (그리곤 걸어간다)
인옥: (경을 잡아챈다)
경 : (담담하게) ...걱정 돼? 내가 엇나갈까봐? ...사춘기 소년가, 뭐? ...이상하게 별루야.
그냥 그런가부다 해. ...내가 언젠 아빠 딸이었나? (미소) 엄마딸이었지. ...들어가자.
(걸어간다. 무심히) 그래서, 내 진짜 아빤 뭐하고 살어?
인옥: (담담히) 너 아니야.
경 : ... (돌아본다)
인옥: 너 아니야.
경 : 나 아니면?
인옥: 있어.
경 : ... (어이없는 표정)
인옥: ... (고개를 돌린다) 너 아닌 것만 알아둬. ...그거면 되잖아.
경 : ... (나직이) 오빠말구, 나 말구, ...또 누가 있어?
인옥: ...
경 : ... (입을 벌리고 인옥을 본다) 엄마, ...자식이 셋이야?
인옥: ... (경을 바라본다) 너 아닌 것만 알아 두라구. ...다른건 상관마. ...다른 건 너랑
관계없어. 엄마 사생활이야.
경 : (눈가가 젖어온다) 뭐가 사생활이야? 엄마 자식이 둘인지, 셋인지, 넷, 다섯인지, ...
몇 명까지 가두, 그게 엄마 사생활이야? 아빠가 내 아빤지, 오빠 아빤지, 우리 둘다
아닌지, 긴지, 그거 알 필요 없어? 엄마 사생활이라서?
인옥: 알 사람만 알면 돼. ...몰라두 될 사람은 몰라두 돼. ...넌... 몰라두 돼.
경 : 엄마, 돌았어?
인옥: ...
경 : ... (목이 맨다) 돌았어?
인옥: ...옛날에 돌았었어.
경 : ...
인옥: 그 사람 만났을대. ...니 아빠 만나기 전부터 좋아했던 사람이야. 결혼하구두 몇 년
동안 만났어. 그리고 ...아직도 좋아해.
경 : ...아빠 좋아하기 전부터, 좋아했다구?
인옥: 니 아빠 좋아한적 없어, ...한 번두.
경 : ...뭐? ...한번두 안 좋아했다구? 그럼 왜 아빠랑 결혼했어?
인옥: 경아. ...이제 그만해. 넌, 너한테 아무 일도 없다는 것만 알면 돼. 복잡한 건 엄마꺼
니까, 넌 빠져.
경 : (눈물 흘리며 소리친다) 무슨 말이야아? 무슨 말인지 하나두 모르겠어. 그럼 왜 아빠랑
살어? 어?
인옥: ... (눈물 흘린다) 그 사람이 ...나랑 안 살아줘서.
경 : ... (입만 벌린채 인옥을 본다)
인옥: ...
경 : (나직이) 아빤... 그럼 뭐야?
인옥: ... (어금니를 물고 서있다) 그냥, ...남편이야.
경 : ...
인옥: ...
경 : ... (흐르는 눈물) 엄마, 엄청난 여자다. 아빠보다 더 무섭다. ...참 못됐다.
인옥: ...
경 : ... (목이 매여 나직하게) 왜 그렇게 살어? 응? 엄마. 왜 그렇게 살어?
인옥: ...
경 : ...
이때. 대문 열리는 소리. 강이 들어온다.
경, 돌아서서 대문밖으로 나간다.
강 : 어디가냐, 다 늦게?
강, 의아한 표정으로 인옥을 본다.
인옥, 멍하니 허공만 바라본다.
43. # 집 앞 주택가 (밤)
울면서 걸어가는 경.
핸드폰이 울린다.
경 : (전화를 받는다. 눈물이 흐른다. 그러나 울음을 애써 감춘 목소리로) 네. ...쫌 있다
전화한다구 하구선... 왜 이제 해요?
44. # 경의 정류장 앞 (밤)
헤죽대며 전화를 하는 복수.
복수: ...나 돈 벌었는데... (손에 쥐어쥔 돈을 보며) 이거, ...보여주구 싶은데...
같이 볼래요?
45. # 주택가 (밤)
경 : (눈물진 얼굴. 목이 맨다) ...네.
경, 전화를 끊고 담벼락에 기대앉아 눈물을 훔친다.
잠시 그렇게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기대 서 있다.
46. # 경의 버스 정류장 (밤)
정류장 벤취에 앉아있는 복수.
15만원 돈을 한 장 한 장 만지작댄다.
경 : (담담히) 좋아요?
복수: (벌떡 일어선다. 경을 보고 미소 짓는다)
경 : (복수의 옆에서 미소짓고 서 있다)
복수: 어? 내가 계속 그 쪽으루 오나 안 오나 봤는데?
경 : (벤취에 앉으며) 안 보든데요? 돈만 보든데요?
복수: ... (따라 앉으며 미소)...
경 : ... (복수를 바라본다)
복수: ... (수줍게) 힘들게 일해서 적게 돈 받으니까, ...돈 참 좋네.
경 : ...난 아니든데...
복수: 그걸 알면 전 경씨가 쓰레기게요? ...만져 볼래요?
경 : ... (돈을 톡 건드린다) 돈이네요. ... (미소) 이거 적은 돈 아니예요.
복수: 그죠: (헤죽. 그러다가 경을 빤히 본다) 왜 울었어요?
경 : ...네?
복수: ... (유심히 경을 바라본다) 아빠구나. 내가 한 판 해줄까요, 또?
경 : ... (고개 숙인다) 이번엔...엄마예요. (다시 입술이 씰룩이더니 눈가에 눈물이 내린다)
복수: ... (물끄러미 경을 본다)
경 : ...
복수: ... (귀찮다는 듯) 거참. 부모닙들이 골고루 속을 썩이네.
경 : (풋하고 웃음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