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주말, 용산 대형 쇼핑몰에 갔다. 수많은 인파는 예상했지만 그들이 캐릭터 테마파크에서 땀을 흘리며 서 있을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내 시선을 빼앗아간 '이웃집 토토로'에 등장한 고양이 버스, 대형 토토로를 실물 크기로 재현한 조형물을 보니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6년 캐릭터 산업 전망은 충분히 맑다. 업계 추산 캐릭터 시장 규모가 10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2009년 5조원 규모에 비하면 2배 성장한 규모다. 이를 입증하듯 대부분 기업이 앞다퉈 캐릭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휴대폰만 켜봐도 금방 캐릭터 마케팅 트렌드를 느낄 수 있다. 2011년 10개 내외도 되지 않던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지금 총 3000개가 넘는 이모티콘으로 발전했다. 이 플랫폼이 사업으로 발전 가능했던 이유는 감정을 전달하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가 이모티콘이기 때문이다.
문자를 사용했을 때 제한됐던 길이의 폭과 실시간 상황의 규제를 풀어준 것이 메신저 앱이라면 감정의 섬세함, 즐거움, 다양함을 연출하는 것은 캐릭터 이모티콘이다. 카카오사와 네이버는 각각 카카오 프렌즈, 라인 프렌즈로 이미 다양한 MD 상품, 오프라인 매장, 신규 캐릭터 개발 등 캐릭터 마케팅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는 매출 증대 폭을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더욱이 이러한 캐릭터 마케팅의 장점은 브랜드 이미지 선호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캐릭터들이 주는 이미지를 그대로 기업 이미지로 인식하는 링크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것이다. 때문에 더 젊고, 활기차고, 귀여운 긍정적 요소를 접목시킬 수 있다.
대부분 브랜드가 이런 이유로 처음 캐릭터 마케팅을 접목한다. 작년에도 사업과 사업 간의 새로운 융합인 컬래버레이션이 굉장히 많았다. 그중 많은 사례가 캐릭터 마케팅과 연결된 경우다. '심슨'은 미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다. 많은 미국인이 심슨을 동경하고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전 세대가 그를 사랑한다. 그리고 이 심슨 캐릭터는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으로 매번 화재가 된다. 영 패션 브랜드 선두주자인 '조이리치'는 2014년 SS시즌 심슨 한정판 상품들을 선보여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즉 패션에 대해 민감하고 무거운 잣대를 들이미는 디자이너들조차 캐릭터와의 협업 과정을 통해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완판은 물론 국내에서도 많은 셀럽 및 다양한 연령층에서 프리미엄이 붙어 팔릴 정도라니 말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캐릭터 산업 전망성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볼 시점에 있다. 앞서 소개한 사례와 이야기들에서 캐릭터 마케팅은 산업의 부가적 요소로 작용했다. 이야기의 중심적 요소로 보이지만 진정한 의미에서는 도움이 되는 마케팅 도구 중 하나일 뿐이었다.
지금까지 캐릭터 마케팅을 1.0세대로 정의한다면 이제 중점적 위치에서 캐릭터 마케팅이 발전했으면 한다. 자생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캐릭터 개발 및 연구를 통해, 처음부터 많은 영역에서의 쓰임새를 고려하고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다.
좋은 예가 될 수 있는 캐릭터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도 있다. 마케팅을 위한 캐릭터가 아닌 캐릭터를 위한 마케팅, 그중 '마블'은 캐릭터를 가장 잘 활용하는 기업이다. 영화, 영상, 게임 등 문화 전반에 걸친 다양한 사업이 캐릭터 산업이라는 큰 틀로 묶였다. 이들은 모든 제작 과정에서 치밀한 스토리와 등장인물 배경부터 디테일한 요소를 가미한 캐릭터를 제작한다. 그 후 만화, 영화, 게임 등을 통해 캐릭터가 가질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런 과정은 어김없이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링크 역할을 할 수 있는 고리가 된다. 마블 관련 게임과 영화, MD 상품이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며 인기를 얻고 있는 현상이 이를 입증해준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캐릭터 기업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살아남는 기업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주류 '처음처럼'과 협업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스티키 몬스터 랩'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캐릭터 디자인 기업이다. 이번 프로모션은 '함께하는 청춘이 아름답다'는 콘셉트로 팝업 스토어와 오프라인 프로모션으로 진행돼 처음처럼과 스티키 몬스터 랩 간 만남을 보다 자연스럽게 세그먼트 타깃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심지어 노벨티 MD 상품을 얻기 위해 프리미엄 거래가 이뤄진다고 하니 충분히 성공적인 프로모션이었다.
끝으로 모든 사례에서 우리가 느껴야 할 가장 큰 점은 목적성이다. 이제 일차원적으로 대세에 따른 캐릭터 마케팅은 소비자와 교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고리로서 캐릭터를 사용하는 마케팅이 아닌 소비자와 캐릭터, 캐릭터와 기업, 기업과 소비자를 유기적인 형태로 연결할 수 있는 캐릭터를 개발해야 한다. 그렇다면 잘 만든 캐릭터 하나가 열 명의 빅스타 못지않은 마케팅 소재가 될 것이다. 천금을 캐낼 수 있는 멋진 캐릭터를 볼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