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밤 흐뭇한 밤 뽀얀 담배 연기 둥근 너의 얼굴 보이고 넘치는 술잔엔 너의 웃음이 정든 우리 헤어져도 다시 만날 그 날까지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지난 날들 돌아보면 숱한 우리 얘기 넓은 너의 가슴 열리고 마주 쥔 두 손엔 사나이 정이 내 나라 위해 떠나는 몸 뜨거운 피는 가슴에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최백호의 입영전야이다. 나의 친정동네에는 남자아이들이 많았다. 이 친구 저 친구 들이 군대 갈 때마다 헤어짐이 섭섭하다하여 이 동네 저동네 친구들이 많이 모여 송별식을 해 주었는데 어떤 땐 아이들이 너무 많아 마당에 모여서 송사 답사까지 해가며 의식 같은 행사를 했었다. 그래서 나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혼자서 추억에 잠겨서 슬그머니 웃기도 한다.
오늘따라 아이들도 일찍 나가고 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다운 받아 놓은 입영전야를 들었다. 추억속의 그 날들엔 가사의 내용대로 뽀얀 담배연기,넘치는 술잔에 친구들의 웃음도 가득했었다. 하나 둘 군대도 무사히 다 다녀오고 고향에서는 고향에서대로 타향에선 타향에서대로 오십대 중년의 가장으로 잘 살아가고 있다. 가끔씩 만나면 그 시절의 얘기가 가장 재미있다. 나는 군대도 가 보질 않았고 아들도 없으므로 입영전야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느껴 볼 수도 없을 것이다.
요즘 동창 친구들을 보면 술은 넘쳐 나는데 술잔엔 술이 넘치질 않는다. 담배 연기가 몸에 해롭다고 금연하고 아직 금연안한 친구는 미개인이라 놀리기도 하고... 한때는 술에 취해 흐트러짐도 멋이라고 생각했을 친구들도 요즘은 몸 생각하느라 7부잔에 그거도 몇번씩 베어서 마시는 걸 본다. 그래도 남자의 멋 중 하나는 고뇌에 찬 표정으로 내뿜는 담배연기와 함께 술에 취해 횡설수설 걸림없이 드러나는 진심이 아닐까 싶다.
옛 시절로 돌아갈 순 없겠지만 옛노래로 옛 시간으로 돌아가 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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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빛나는 눈(輝雪) 원문보기 글쓴이: 휘설
첫댓글 옛날에 시골에서 군에 갈때면 마당에 멍석갈고 막걸리파티로 송별회를 열고 했지요.
그 오랜 친구들이 이제 그의 자식들이 군에 다녀올 나이가 지나버렸네요.
술한잔에 인생을 논하고 한숨과 함께 뿜어내는 담배연기가 멋있던 시절...
이제 모든게 추억이고 환상입니다.
마음까지 새하얀 휘설님...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오라버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해 또 외손주님이 태어나서 더욱 더 행복하시기를 바래요~
그러면 팔이 하나 모라라네요 참 ㅋ~
까마득히 멀게만 느껴지던 입영 전날밤 친구들과 함께했던 그 시간들이 휘설님의 글을 읽다보니 새롭게 떠오르네요.
특히 그날 선술집아가씨의 남보다 두배쯤 컷던 가슴이 생각나는군요.ㅎㅎ..
오랫만입니다 스톤님~
뵌 김에 새해인사 드려야 겠네요ㅋ~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더욱 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입영전야...내가 대동아전쟁때 학도병으로 끌려가던 때가 생각나네요.ㅋㅋ
우리때는 군대가 바로 지옥행이나 다름없었는데 지금이야 참 천국이나 다름없죠.
ㅎㅎ~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이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지천명이 내일이고 세상살이 다 알지는 못하지만 입야전야에 담긴 낭만적 감상 분위기에 취하면 코 닥치죠.. 자나 깨나 코 조심 자던 코도 다시 보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