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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세상
 
 
 
카페 게시글
━━━━○ 이야기 샘터 스크랩 입영전야
휘설 추천 0 조회 100 12.01.03 09:07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아쉬운 밤 흐뭇한 밤 뽀얀 담배 연기

둥근 너의 얼굴 보이고

넘치는 술잔엔 너의 웃음이

정든 우리 헤어져도 다시 만날 그 날까지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지난 날들 돌아보면 숱한 우리 얘기

넓은 너의 가슴 열리고

마주 쥔 두 손엔 사나이 정이

내 나라 위해 떠나는 몸 뜨거운 피는 가슴에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자 우리의 젊음을 위하여 잔을 들어라

 

최백호의 입영전야이다.

나의 친정동네에는 남자아이들이 많았다.

이 친구 저 친구 들이 군대 갈 때마다

헤어짐이 섭섭하다하여

이 동네 저동네 친구들이 많이 모여 송별식을 해 주었는데

어떤 땐 아이들이 너무 많아 마당에 모여서 송사 답사까지 해가며 의식 같은 행사를 했었다.

그래서 나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혼자서 추억에 잠겨서

슬그머니 웃기도 한다.

 

오늘따라 아이들도 일찍 나가고 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다운 받아 놓은 입영전야를 들었다.

추억속의 그 날들엔

가사의 내용대로 뽀얀 담배연기,넘치는 술잔에

친구들의 웃음도 가득했었다.

하나 둘 군대도 무사히 다 다녀오고 고향에서는 고향에서대로

타향에선 타향에서대로 오십대 중년의 가장으로 잘 살아가고 있다.

가끔씩 만나면 그 시절의 얘기가 가장 재미있다.

나는 군대도 가 보질 않았고 아들도 없으므로 입영전야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느껴 볼 수도 없을 것이다.

 

요즘 동창 친구들을 보면

술은 넘쳐 나는데 술잔엔 술이 넘치질 않는다.

담배 연기가 몸에 해롭다고 금연하고 아직 금연안한 친구는 미개인이라 놀리기도 하고...

한때는 술에 취해 흐트러짐도 멋이라고 생각했을 친구들도

요즘은 몸 생각하느라 7부잔에 그거도 몇번씩 베어서 마시는 걸 본다.

그래도 남자의 멋 중 하나는

고뇌에 찬 표정으로 내뿜는 담배연기와 함께 술에 취해 횡설수설

걸림없이 드러나는 진심이 아닐까 싶다.

 

옛 시절로 돌아갈 순 없겠지만

옛노래로 옛 시간으로 돌아가 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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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1.03 11:14

    첫댓글 옛날에 시골에서 군에 갈때면 마당에 멍석갈고 막걸리파티로 송별회를 열고 했지요.
    그 오랜 친구들이 이제 그의 자식들이 군에 다녀올 나이가 지나버렸네요.
    술한잔에 인생을 논하고 한숨과 함께 뿜어내는 담배연기가 멋있던 시절...
    이제 모든게 추억이고 환상입니다.
    마음까지 새하얀 휘설님...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작성자 12.01.04 08:03

    감사합니다 오라버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해 또 외손주님이 태어나서 더욱 더 행복하시기를 바래요~
    그러면 팔이 하나 모라라네요 참 ㅋ~

  • 12.01.03 11:18

    까마득히 멀게만 느껴지던 입영 전날밤 친구들과 함께했던 그 시간들이 휘설님의 글을 읽다보니 새롭게 떠오르네요.
    특히 그날 선술집아가씨의 남보다 두배쯤 컷던 가슴이 생각나는군요.ㅎㅎ..

  • 작성자 12.01.04 08:05

    오랫만입니다 스톤님~
    뵌 김에 새해인사 드려야 겠네요ㅋ~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더욱 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12.01.03 11:24

    입영전야...내가 대동아전쟁때 학도병으로 끌려가던 때가 생각나네요.ㅋㅋ
    우리때는 군대가 바로 지옥행이나 다름없었는데 지금이야 참 천국이나 다름없죠.

  • 작성자 12.01.04 08:06

    ㅎㅎ~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이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 12.01.04 08:10

    지천명이 내일이고 세상살이 다 알지는 못하지만 입야전야에 담긴 낭만적 감상 분위기에 취하면 코 닥치죠.. 자나 깨나 코 조심 자던 코도 다시 보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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