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미 글ㅣ 해랑 그림 ㅣ 책읽는곰 펴냄
★제1회 책읽는곰 어린이책 공모전 대상 수상작★
“나는 하얀 눈으로 뒤덮인 숲을 전속력으로 달렸어.
숨은 거칠어졌지만 몸은 깃털처럼 가벼웠어.
마치 내 살과 뼈가 모두 되살아나는 것만 같았어.”
서지 정보
대상 : 초등 고학년 | 페이지 : 152쪽 | 제본 : 무선 | 가격: 15,000원
판형 : 152x210mm | ISBN : 979-11-5836-494-6 (74810) | 발행일 :2024년 10월 18일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교과 연계
국어 4-2-7 독서 감상문을 써요
국어 5-1-9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읽어요|국어 5-1-10 주인공이 되어
국어 6-1-8 인물의 삶을 찾아서|국어 6-2-1 작품 속 인물과 나
도서 소개
《들개왕》은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안락한 삶에 안주하지 않고, 야생에 뛰어들어 들개가 된 ‘달’의 이야기다. 주인공 달은 들개인 아빠와 사람 손에 길러진 진돗개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언제나 달에게 전설 속 ‘들개왕’에 대해 말하던 아빠는 어느 날 밤 홀연히 사라진다. 곧 달과 형제들도 엄마와 떨어져 각기 다른 곳으로 가게 된다. 도시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시골집에 버려진 달은 그곳에서 자유로운 떠돌이로 살아가는 검정고양이 ‘빛’을 만나는데……. 삶과 죽음이 맞닿아 있는 낯선 여정의 끝에서 달은 과연 무엇을 마주하게 될까? 자유롭고 주체적인 생명의 움직임을 들개의 가장 역동적인 모습으로 그려낸 수작.
심사평
“개(와 그가 표상하는 인간)의 정체성, 삶의 자세, 생의 지향점을 탐구하는 스펙터클한 이야기였다. 흔치 않은 신화적 세계관에 개성적인 캐릭터들, 무엇보다 초반부 아이러니와 유머가 섞인 단단한 문체가 좋았다.” -김서정(아동문학 평론가)
“서사를 거머쥐는 작가의 역량이 믿음직스럽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간명한 메시지를 다양한 구체적 사건과 관계로 설득해 내는 점이 좋았다.” -김지은(아동문학 평론가)
“인간에게 길들어 인간의 보호를 받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반려견이 아닌, 늑대의 피를 가진 개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달이의 자리에 세상과 어른들에게 통제당하며 살아가는 아이들을 대입해도 무리가 없다.” -이금이(작가)
반려견이 아닌 들개로,
길들기를 거부하고
가장 나다운 나를 찾아 떠나는 눈부신 여정
“개(와 그것이 표상하는 인간)의 정체성, 삶의 자세, 생의 지향점을 탐구하는 스펙터클한 이야기였다. 흔치 않은 신화적 세계관에 개성적인 캐릭터들, 무엇보다 초반부 아이러니와 유머가 섞인 단단한 문체가 좋았다.” _김서정(아동문학평론가)
제1회 책읽는곰 어린이책 공모전 장편동화 대상작 《들개왕》이 출간되었다. 지난 2월에 출간된 《투명 고양이 또또》와 나란히 고학년 동화 대상을 거머쥔 작품으로, 낯설고 거친 야생에서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달’의 이야기를 담았다. 곽영미 작가의 생명력 넘치는 글과 해랑 작가의 신비로운 그림이 만나 제목과 표지만으로도 독자를 사로잡는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들개왕》은 누구에게나 친숙한 '개'를 소재로 한 이야기다. 그러나 《들개왕》의 특별함은 우리가 흔히 아는 반려동물의 순종적이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그리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주인공 달을 포함한 《들개왕》 속 동물 캐릭터들은 인간 사회에 속하기를 적극적으로 거절하며, 자연을 거침없이 누비는 모습을 보여 준다. 특히 야생을 두려워하던 달이 힘차게 달려 드넓은 백두 대간을 파고드는 마지막 장면은 독자에게 큰 울림을 선사한다.
달은 개를 마당에 묶어 놓고 키우는 시골집에서 태어났다. 엄마와 형제자매 모두 인간이 주는 밥과 안전한 보금자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지만, 달만은 아빠가 말하는 ‘들개왕’과 ‘집 밖 세상’에 호기심을 가진다. 물론 달 역시 포근한 잠자리가 있고 삼시 세끼 밥을 챙겨 주는 집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경험해 보았기에 그 편안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달은 끝끝내 울타리를, 자신의 두려움을 뛰어넘어 자유와 책임이 공존하는 야생으로 달려 나간다.
”우리 둘이 힘을 합치면 훌륭한 사냥꾼이 될 거야.
아주 멋진 떠돌이가 될 거라고.“
삶과 죽음이 맞닿아 있는 야생의 삶
낯설고 고독한 여정에 길잡이가 되어 주는 우정
“《들개왕》은 들개들의 힘찬 움직임이 생생히 그려지는 스케일이 있는 서사다. 개가 등장하는 동화는 많지만, 이 작품에는 요즘 찾아보기 힘든 야생의 감각이 있다. 서로 오묘하게 보완적인 달과 빛의 캐릭터가 인상적이다.”_김지은(아동문학평론가)
자유를 동경하지만 두려움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던 달 앞에 검정고양이 ‘빛’이 나타난다. 개장수에게 잡혀가 꼼짝없이 죽을 처지에 놓인 달을 빛이 도우며, 둘은 본격적으로 함께하게 된다. 서로 종은 다르지만, 인간에게 버려졌다는 아픔을 공유하는 둘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달빛'이라는 단어처럼 썩 잘 어울리는 친구가 된다.
처음 마주한 야생의 삶은 당연히 녹록지 않다. 하루하루가 낯설고 무서운 달에게, 빛은 많은 것을 알려 준다. 단순한 생존 기술에서부터 처음으로 사냥에 성공했을 때의 즐거움, 이제껏 먹어 보지 못했던 음식의 맛, 처음 만난 동물의 이름과 자유에 따르는 책임, 마지막으로는 죽음까지. 빛이 곁에 있어 준 덕분에 달은 안온한 울타리를 벗어나 맞닥뜨린 차갑고 거친 세상에 조금씩 적응해 나간다.
첫 사냥에 나선 날, 달은 처음으로 ‘죽음’을 실감한다. 인간이 주는 먹이에 익숙해져 있었던 터라 새끼 새를 잡아먹는 빛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삶을 이어 가려면 원하지 않더라도 다른 생명을 빼앗아야 한다는 사실을 곧 깨닫는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자신 역시 언제나 같은 위험에 처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달의 친구이자 스승인 빛은 삶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있다는 냉정한 진실을 달에게 전한다. 그리고 점점 커 가는 달이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거리를 둔다. 마지막 순간, 빛은 차에 치일 뻔한 달을 구하고 숨을 거두며 말한다. “이제 너는 훌륭한 사냥꾼”이라고.
“나는 달리기를 멈추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어.
그리고 천천히 노래를 불렀어. 들개왕의 노래가 아닌 나의 노래를.”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욕망과 선택
‘주체적 삶’이라는 명징한 메시지
“이 동화는 인간에게 길들어 사람들의 보호를 받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반려견이 아닌, 늑대의 피를 가진 개의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달이의 자리에 세상과 어른들에게 통제당하며 살아가는 아이들을 대입해도 무리가 없다.” _이금이(작가)
많은 책에서, 특히 독자가 어린이인 동화에서 자주 다루는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주체적인 삶’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어른의 보호와 통제 아래에 놓인 어린이가 온전히 자신의 선택만으로 삶을 꾸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들개왕》에는 보호를 대가로 달을 통제하려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먹을 것과 잠자리를 제공했으니 개의 본성을 버리고 고분고분하게 행동하길 바라거나, 생명을 구해 줬으니 자신의 재산인 가축을 지켜 주기를 바란다. 그들은 해피나 호프 같은 이름과 함께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을 부여하며 달을 소유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달에게 직접 지은 이름과 ‘들개왕과의 조우’라는 삶의 과제를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 아빠 역시 마찬가지다. 아빠가 사라진 뒤로 달은 들개왕을 만나 푸른늑대의 노래를 듣는 것을 목표이자 거룩한 임무처럼 여긴다. 하지만 이는 달이 진심으로 바라던 꿈이나 스스로 정한 삶의 목적이 아니며, 사실상 아빠의 욕망을 욕망한 것이나 다름없다.
내내 들개왕을 찾아 떠돌던 달은 비로소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그를 옭아매던 ‘들개왕’이라는 족쇄를 풀고 자신의 노래를 부르며 “이제 더는 진짜 들개왕을 찾지 않을 거”라고 다짐한다. 부디 이 책을 집어 든 모든 독자가 모든 통제와 속박을 벗고 마침내 백두 대간 깊은 숲속으로 훌훌 떠나는 달을 통해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길 바란다.
작가 소개
글쓴이 곽영미
제주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아동청소년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성균관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 일하며, 대학과 도서관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책으로 《달려라, 요망지게!》, 《오빠가 미운 날》, 《스스로 가족》, 《판타스틱 듀오》, 《우리말을 지킨 사람들》 들을 썼습니다.
그린이 해랑
한국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독립 출판 작가로 활동 중인 해랑은 자연과 여행, 관계에서 포착되는 생소한 감각에서 창작의 동기를 얻습니다. 《국경》, 《기소영의 친구들》, 《물 요정의 숲》 들에 그림을 그렸고, 다수의 문학 작품을 위한 표지 일러스트를 작업하며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Website_ haerang.myportfolio.com
Insta_ @space_radi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