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아 마라톤 대회를 신청해놓고선 나름 연습을 한다고 했는데
이놈의 2월 3월 무슨 일이 이렇게 많이 일어 나는지 연습을 도통 할수가 없었다
2월달은 100km도 못했으니까 말다한것이 아닌가
3월들어 시간은 다가오고 연습을 해야 겠는데 마음먹은데로 되지 않았고
다행히 가을하늘님께서 가기 전전주(전주는 당직) 장거릴 동반해주어서 그나마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대회가 있는 주만큼을 술을 먹지 않아야지 나름 결심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알콜의 마력이 나를 유혹한다
수달에 나가서 마지막으로 한잔해야지 하는 마음에 수달을 참가 하였으나 다를 집에 간다(너무 야속했다)
목요일 생각해보니 아무 이유가 없었던것 같다 그냥 손에 술잔이 들려 있었다...
미쳤지....
금요일 아침에 일어나 속이너무 아파 일어나자 마자 물을 한없이 들이킨다(이니파파님 말대로 물은 많이 먹게 되었다 자의든 타의든)
출근하여 한시간 한시간이 너무가 길게 느껴졌다.
"오늘은 일찍 퇴근해서 푹 자야지"... 그 생각이 생각에 지나지 않았다는건 한시간후 알게 되었다
흔히말하는 상급자와 밑에사람과의 스트레스 그러나 그게 나자신이 아닌 우리 선배의 이야기다 근데 왜 내가 같이 술을 먹은지
지금도 이해가 될것 같으면서도 않된다
아무튼 선배의 고충을 듣고 지나칠수 없어 내가 먼저 "한잔 하시죠"라는 무책임한 말을 내 뱉는다
때는 늦었다 . 상대방은 기다렸다는듯이 벌써 나서고 있는것이 아닌가 순간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버스는 지나갔다
칠곡 3지구로 향하는 택시에 몸을 싣고 나의 주둥아리는 벌써 흥에 겨워 어딜 갈 것인가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이런 된장"....택시에서 선정된 참치집에 도착 4명이서 기본 8병은 가뿐이 마셔준다 이렇게 마시지 않으면 주인이 욕할것 같아서
최선다해서 마신다 . 8병을 마시곤 누군가 내뱉는다 "그래도 짝수는 술자리에서 먹지않는다"
이건 무슨 0소리인가 처음듣는다. 다들 취기에 그말이 맞다는듯 장구를 친다.... 3병을 더 마셨다
대한민국 남자들이 겪는 일이지만 그놈이 입가심.......
예외는 아니였다.....가잔다......2차
세계맥주를 모아놓았다는데 내가보기엔 그놈이 그놈이였다
아무턴 생각없이 맥주를 마시고 집으로 복귀 시계를 보니 12시다.....
집사람이 뭐라고 하는데 들리지 않는다...애들이 자고있는방에 이 한몸 던져본다.....
스르르 잠이온다.........
눈을 뜨니 아침 11시...
정호님에게 대충 전화를 하니 받지 않는다. 일을 할것 같다는 생각에 전화를 끊고 다시 이부자리에 들려고 하니
나의 분신들이 날 가만히 두지 않는다
2시간 정도를 놀아주다 너무지쳐 "야 너거들 끼리 놀아"라고 외치곤 거실에 널브러 진다
오후에 정호님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일요일 오후에 서울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곤 다신 잔다
집사람이 왔다
한심한듯이 날 쳐다본다(그럴 것이다..나또한 내가 한심했으니깐)
대충 저녁을 챙겨먹고 집사람에게 한마디 던졌다 "나 내일 서울가서 뛰고 바로 영동에 교육 받으러 간다"
집사람 왈 " 알아서 해"
난 돈벌어다주는 사람인가 보다....................
저녁 7시 35분차라 집사람에게 태워달라고 할까? 라는 멍청한 생각을 해본다
밑져야 본전이다는 생각에 6시경 한마디 던져 봤다
"동대구역 까지 태워 줄래" ....
역쉬 내 마눌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택시 타고가"
가방을 대충챙겨 집을 나선가
집앞에 706번을 타고 산격동에 내려 택시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향하였다
저녁 11시경 정호님을 서울역에서 만났다
대구에서 보다가 서울에서보니 나름 잘생겨 보였다
갈수록 내가 이상해 진다....
곱창을 채우고 서울역 뒷편 서부역에 "실로암"이란곳으로 이동 거금 13,000을 주고 5시간을 버티기 위해 들어갔다
씻고 잠을 청해본다
우리집 보다 편하다 .......스르르 잠이온........얼마나 지나서 일까. 누군가 날 깨운다..
정호님이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였다
원망이 들었다 "왜 이시간에 깨우지"
일단 알겠다고 하고 다시 나의 소중한 두상을 하찮은 스펀지 배개에 맡긴다.....
눈을 뜨니 새벽 5시다..... 일어나 준비를 하고 밥을먹고 지하철 1호선과 3호선을 타고 광화문에 도차하니
우리와 같은 처치의 지방사람들이 많이 눈에 뛴다(그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50238번 처음봤다 내 배번
3월 18일
일기예보와는 달리 날씨가 좋다
비가와서 어둡지도 어수선하지도 않은 맑은 하늘을 보며 왠지 좋은 감이 후~욱 느껴지는 아침이다
서울해피님들과 인사를 했는데 사실 누가 누군지 아직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뒷풀이 갔어야 했는데....)
이니파파님이 몸을 풀잔다...
몇바퀴 돌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시키는 데로 했다...난 착하니깐....
배동성씨의 사회(이인간은 마라톤 대회만 해도 먹고 살것 같다)
뜬금없는 애국가 1절 합창
2만여명의 달림이들이 이른 아침 부르는 애국가!
좀 우습기도 햇지만 부르다 보니 가슴한부분이 아리아리 하다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님 앞에서 불러서 그런가?
탕도 없고 축포도 없이 배동성씨의 카운트 속에 선수들의 출발!
컨디션은 좋다
출발할때 오늘 노점상에서 만원주고 산 시계를 셋팅하곤 출발선 통과와 동시에 눌렀다(진정한 마라토너가된 느낌이였다)
일찍아침도 먹고 장도 비우고 해서그런지 나름 컨디션이 최고다
5키로를 지나고 10키로를 지나고 나서 시계를 보니
이런 00. 49. 37.로 표기 되어 있지 않은가 순간 난 생각했다 "역쉬 만원자린 틀리구나 시계가 고장난줄 알았다
49초 37'로 보았던것이였다(멍청한 내자신) 다시 셋팅을 한다 15km지점을 지날때쯤이야 생각이 났다
이게 49초가 아닌 49분이였다는것(최초는 초단위로 가다가 분단위로 전환 된다는 생각을 못함)
뛰면서도 짜증이 밀려온다............
이왕 이런거 20km지나면서 시간을 측정하자고 나름 나자신을 추스렸다
20km지나면서 다시 시계를 눌렀다
30km 지점을 지날때쯤 시계를 보니 45분대를 표시하고 있었다
기분이 좋았다 페이스가 너무 좋은것 같았다(내자신이 자랑 스러웠다)
그런데 35키로도 못가서 다리가 져려 온다(이니파파님 말대로 장거리 훈련부족)
무엇보다 방광의 압박을 도져히 참을 수가 없었다. 참다 참다 옆에 보이는 상가로 들어갔다...
너무나 시원하다....그리곤 생각했다. 명색이 국제대회 골드 라벨대회 인데 더구나 외국 선수들도 많이 참가 하건만 이동식 화장실이라도 5키로마다 한 대씩 준비하면 안되나......
그때부터 1km로 1km가 5km로 느껴 지는것 같았다
이놈의 주둥아리가 풀코스 뛴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녀 포기도 못한다
0팔려서..........
37km 지나자 누군가 무엇무엇 화이팅!이라는 말을 하는데 그것이 해피러닝을 칭햇던것 같다. 수달님과 워너비님이 앞에서
응원을 해주신다.....
힘이 다시난다...
누군가 물을 주길레 받고나서 목구멍로 넘어가는 순간 꿀물이라는 것을 느꼈다
달콤했지만 손에 묻은 물은 끈적끈적한것이 썩 좋은 느낌은 아니였다
39km지점 너무나 힘들어 걸어본다(힘들기보단 너무 지겨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가다가 옆에 외국인이 힘차게 뛰어가는 모습을 보니 애국심이 불타오른다
다시 뛴다(난 애국심이 너무강해)
잠실운동장이 눈앞에 보인다
이니파파님의 힘찬 응원소리도 들린다
다시 힘이 나면서 다리에 울트라 캡숑 근육이 생겨 잠실운동장으로 들어선다
드디어 운동장 트랙이다
자주색 융단이 쫘악 깔여있다
아주 천천히 천천히 완주의 기쁨을 만끽하며 조심스럽게 달려나간다
최대한 멋진 포즈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사람이 너무 많고 사진 찍는 사람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모습을 우리 마누라가 봐야 하는데........
드디어 골인이다
기쁘고 행복이 가득하다
완주를 했다
그렇게 내 인생의 행복한 첫 번째 풀코스를 완주했다
첫댓글 대박 완전 대박
마음속에 화~~~~ㄱ 와닫네요
민서아빠님 이렇게 입담 좋으신지 몰랐네요
완전 감동이고 넘 재미있어 길지만 지루하지않게 읽었습니다
수달에 같이 생맥주 못마신것이 후회되는 순간입니다
저도 언젠가는 이렇게 풀 달리고 후기 쓰는날이 오겠죠?
그날을 위해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민서아빠님 넘 넘 수고하셨고
완전 대박 감동입니다
담에 꼭 술한잔 같이 해요 ^^
민서아빠님 후기가 너무 감동이에요 ㅠㅠ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
이번 수달에 꼭 시원한 맥주 한잔 같이 하면서 그날에 감동을 다시 들려 주시길 바랍니다^^
첫 풀 끝나고 교육까지 받고 오신 민서아빠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
아 후기 넘 감동이야 ~~~
ㅎㅎ 저도 대회 2~3일전 알콜의 마력으로 유혹을 뿌리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네요.ㅋㅋㅋ
첫 풀 다시 한 번 더 축하합니다.. 조만간 첫 풀 기념주, 한잔 합시다...수고하셨습니다..^^
민서아빠님 후기 잘 읽었어요^^ 첫 풀코스 완주 축하드려요.
축하드립니다. 후기가 너무 재미있네요.
축하 축하^^* 너무 좋은 기록으로 ~ 무사완주 ~ 다시한번 대빵 축하^^*
민서아빠님.. 대단한 첫풀 완주.. 축하드립니다.. 그날의 기억을 다시금 떠올려 봅니다.. 생생한 기억...
이제 서서히 도전 하셔요.. 충분하신것 같습니다..
이제는 330 입니다...
민서아빠.. 힘!!!!
동마를 같이 뛴 느낌입니다.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영상이 확~ 펼쳐지는... 뛰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서브4 진입도 아울러 축하드립니다.
ㅎㅎ 넘 재밌게 잘 읽었어요.. 첫풀 좋은기록으로 완주하신거 정말정말 축하드려요~ ^^
첫풀섭4..축하합니다..^^
훈련 좀만 더하고 페이스 조절하면 330도 충분하겠네요..
너무 기록에 매달리는 것도 좋지 않지만 이왕 시작한거 몸에 무리없는 한 좋은 기록 만들어보시길..ㅎㅎ
재미있는 후기입니다ㅋ ㅋ ㅋ ...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