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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6일 오후...
‘CEO 안철수 교수와 시골의사 박경철의 리더쉽 대담’에 다녀왔다.
TV를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분들이 광주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던지...
방청권을 구하려 여기저기 수소문을 해보았지만 구할 수 없었다.
나처럼 두 분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많았나보다. 비록 방청권을 구하진 못했지만 두 분을 만나고자 하는 마음이 커서였을까?
방청권도 없는데... 강연장 입구에 줄서있는 나는...
하늘이 도왔나? 약 20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분이 티켓이 남는다면서 주는 것 아닌가!
“감사합니다.”는 말을 전하고, 강연장 안으로 무사히 들어올 수 있었다.
강연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40분이나 남았는데... 강연장 안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와있었다.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씨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그렇게 보고 싶었던, 그리고 기다렸던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씨가 강연장 안으로 들어온다. 400석 규모의 강연장 좌석을 가득채운 사람들, 그리고 강연장 안에 있는 공간이란 공간을 비집고 들어와 채운 사람들...
약 600여명의 사람이 두 사람의 방문을 큰 박수로 환영해줬다.
이번 강연은 두 사람이 미래를 짊어질 후배들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지... 고민 끝에 의기투합하여 낸 아이디어라고...
취업에 대한 걱정으로 고민이 많은 20대,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에 열심히 인 20대. 88만원 세대인 이들에게 꿈을 전달해 주었으면... 미래를 설계하는데 도움을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런 강연회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번 강연회는 두 사람이 질문하고 답하는 형식, 대담형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박경철 : 왜? 리더쉽이 대두될까?
안철수 : 우리는 항상 리더의 자질에 대해 관심을 갖어왔다. 어떻게 하면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리더가 되고 싶어한다. 때문에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리더쉽은 항상 관심의 대상이었고, 리더가 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리더쉽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다. 즉 이렇게 하면 리더가 된다는 법칙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리더쉽과 관련된 과목을 듣거나 책을 읽게되면 깨닫게 되고, 깨닫게되면 생각이 바뀌게 되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게 되다.
박경철 : 우리나라의 영재교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회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영재교육이 꼭 필요한가?
안철수 : 우리나라의 영재교육은 문제이다. 어릴적에 영재라는 소리를 들었던 사람들 중에 사회의 리더로서 사회에 공헌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나? 우리나라의 영재교육은 속도위주, 문제풀이위주, 결과위주로 진행되었다. 과연 옳은 것일까? 중학교에서 대학교로 과정을 건너뛰는 교육, 창의력과 거리가 먼 문제풀이 위주의 교육, 성적으로만 평가하는 결과위주의 교육. 옳은 방법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사회에 공헌하는 리더들은 성적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경험을 쌓고, 대인관계를 통해 소통의 의미를 알고, 창조적인 생각을 하고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사회에 공헌하는 리더가 되더라.
박경철 : 과거의 리더쉽과 현재의 리더쉽의 차이가 뭔가?
안철수 : 과거 우리 사회의 핵심가치는 경제성장에 있었다. 고속 성장을 위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상대방을 짓밟고 일어서는 방식이 통용이 되는 그리고 중요한 사회였다. 또한 고급 정보는 소수의 사람만이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고급정보를 가진 소수의 사람의 권위적인 리더쉽. 즉 카리스마가 필요했다.
하지만 오늘 우리나라는 쫒아야할 사람들보다는 우릴 쫒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또한 인터넷의 발달로 과거와는 달리 고급정보를 일반대중들이 많이 가지고 있다. 즉 과거의 권위적인 리더쉽이 아닌 새로운 리더쉽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봤나? 남한군과 북한군이 힘을 합쳐서 미군을 몰아내고 동막골을 지킨다는 내용이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내용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흥행에 성공했다. 흥행에 성공했다는 건 뭘 의미할까? 관객과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소리이다.
일반시민의 적극적인 참여, 개개인의 작지만 소중한 가치관들. 오늘날 카리스마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이다.
박경철 : 아이폰에 대해 아나? 아이폰의 획기적인 기능은 예상외의 폭발적인 인기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안철수 : 이는 ‘한국과 미국의 비즈니스 모델의 충돌’로 이야기 할 수 있다. 한국의 기업문화는 수직적 구조를 이루고 있다.
대기업은 여러 하청업체와 일을 하는데 낮은 단가에 고품질의 제품을 요구한다. 지금까지 이러한 문화를 통해 낮은 가격의 고품질제품이 나올 수 있었고, 이러한 가격 경쟁력은 세계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지위를 갖게 해줬다.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큰 힘을 갖고 있고, 그 힘을 이용해 협력해야할 업체를 쥐어짜면서 현재의 위치에 설 수 있었다.
반면 미국의 비즈니스모델의 예인 아이폰은 수평적 네트워크 모델로 이야기할 수 있다. 아이폰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아이폰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필요한 기능을 직접 만들 수 있고, 이러한 기능들을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휴대전화는 어떠했는가? 고객은 기업이 휴대전화 안에 넣어준 프로그램만을 이용할 수 있었다. 내가 필요한 기능을 만든다는 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고, 손잡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야할 리더들이 자기 자신에게 물어야 할 질문이 될 것이다. 자신만의 일관성 있는 철학과 비전을 갖은 사람. 그리고 이러한 철학과 비전을 바탕으로 실행능력이 있는 사람. 상생과, 공유 그리고 이익의 배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미래의 리더가 될 것이다.
박경철 : CEO 였던 시절, 어떠한 인재를 뽑았나?
안철수 : 서류전형은 크게 중요하게 생각지 않았던 것 같다. 면접을 통해 그 사람의 태도와 눈빛. 그리고 현재의 스킬보다는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중점을 뒀던 것 같다.
나는 종종 ‘A형 인재상’에 대해 이야기 한적 있다. 알파벳 A는 한자 ‘人’에 가교 ‘-’가 있는 모양이다. 앞으로의 세상은 나 혼자 잘난 사람이 살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세상은 급속도로 변하고, 한 사람이 갖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은 한정적이다.
미래의 인재는 한 분야의 전문지식과 더불어 다른 분야에 대한 상식 또한 갖고 있어야 할 것이다. 타 분야에 대한 상식이 있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 때, 비로서 타 영역의 전문가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타 분야에 대한 폭넓은 시야를 갖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해답은 책에 있다. 양질의 책을 많이 읽었을 때 비로써 타 분야에 대한 상식을 갖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경철 : 오늘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안 교수님은 어느 자리에 가서나 책을 읽으라고 강조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안철수 : 우리나라는 가계지출비용 중 사교육에 지출하는 비용은 세계최고이다. 하지만 평생교육에 지출하는 비용은 세계하위이다.
초등학교에서 대학교에 이르기까지의 교육만으로 충분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나? 결코 아니다. 우리나라만큼 의견갈등이 심한 곳도 없다. 왜 일까? 서로가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타 분야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의견갈등이 심하고, 토론문화 또한 정착 될 수 없는 것이다.
박경철 씨도 책을 써봤기 때문에 알 것이다. 누구나 책을 쓸때,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짜내서 쓴다. 즉, 책은 자신이 평생의 노력과 경험을 한권에 농축시켜 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책을 읽음으로서 저자의 경험을 대리 충족할 수 있는 것이다.
책은 많이 읽을수록 좋다. 최대한 많이 읽어라. 단, 양서를 많이 읽어야 할 것이다.
박경철 : 현재 카이스트에서 강의를 하면서, 한 학기수업 종강 시 학생들에게 몇 가지의 TIP을 제공한다는데... 우리 학생들에게 몇 가지 소개해줬으면 한다.
안철수 : 한 학기동안 수업을 진행하면 학생들의 특성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꼭 필요하겠다 싶은 이야기를 해주던 것이 이렇게 하나의 문화가 된 것이다.
지난 학기에 학생들에게 해줬던 이야기 중 몇 가지를 하겠다.
첫째, 첫인상도 중요하지만, 마지막 모습 또한 중요하다.
우리 학생들을 보면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쫒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처음엔 열심히 시작하지만 끝마무리를 잘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눈 앞의 새로운 이익을 쫒기 이전에 하던 일을 잘 마무리 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말로만 불평하지마라.
직장이나 학교등 어떠한 환경에서든 삶이 만족스러운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때문에 이런 상황이나 환경에 불만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이러한 상황에 대부분은 어떻게 대처를 하나? 불평, 불만을 입에 달고 사는가? 아니면 불만인 상황을 극복하기위해 노력하는가?
불만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 아니라면 불평을 하지 말아라.
셋째, 투자한 시간만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흔히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떠나기 전 목적지의 역사, 유적, 문화에 대해 공부를 하고 여행을 가는 사람과 아무런 준비없이 여행을 떠나는 사람.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 느끼는 바가 과연 같을까?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은 그 순간의 시간을 즐길 수 있을 것이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즐길 수 없을 것이다.
넷째, 급한 일보다는 중요한 일을 먼저하라.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살아간다. 때로는 중요한 일을 해야하고, 때로는 급한 일을 해야한다.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급할수록 여유를 갖어야 한다. 급하게 일을 하다보면 실수하기 쉽다, 이런 실수는 일을 안하는 것보다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섯째,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라.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종종 ‘바쁜데 책은 언제 읽나요?’라고 질문하는 사람이 있다. 난 엘리베이터를 타는 시간에 책을 읽는다. 한달이 되니깐 한권의 책이 읽어지더라. 매 순간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잘 활용할 수 있어야한다.
박경철 : 끝으로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안철수 : "make a difference!" 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것, 남들이 꿈꾸지 않는 것, 남들이 상상하지 않는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즉 통념을 깨고 새로운 것을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 흐르는 강물의 깊이를 알고자 한다면 강변에서 지켜볼 것이 아니라 신을 벗고, 바지를 걷어 올리고 직접 들어가야 깊이도 알 수 있고, 물이 흐르는 속도 또한 알 수 있다.
인생의 본질 자체가 불안정이다. 안정은 죽음을 의미한다. 안정만을 추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번 강좌는 1시간여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리더란 무엇이고, 리더가 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하는지, 소통은 무엇인지, 나눔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얼마전 인터넷 기사에서 tv프로그램인 ‘1박 2일의 메인 MC인 강호동이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리더쉽이 변했다.’ 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강호동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MC 중 한명인데...
도대체 어떤 면이 바뀌었다는 것인가?
그동안의 그가 보여준 모습은 최연소로 천하장사에 등극해 모래판에서 괴성을 지르던 카리스마를 TV로 그대로 옮겨온 듯 했다. 게스트들을 윽박 지르거나. 이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거나, 더 재미있는 웃음꺼리를 소재로 제시했었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재미를 선사했지만, 게스트들 보다 TV에 나오는 비중이 더 컸고, 더 많은 말을 했었다. 즉 국민MC 유재석이 보여준 리더쉽과는 반대되는 모습의 카리스마를 보여줬었다.
하지만 근래들어 1박2일에서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유재석이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이 종종 나타난다.
자신이 정면으로 나서기보다는 주변의 게스트나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고, 자신을 낮추는 모습이 그 예이다.
소통과 상생, 나눔의 리더쉽!
젊은 우리가 추구해야할 방향이 아닐까?
첫댓글 나누어주어 고맙습니다.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고, 손잡을 수 있는가?’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잘 보았습니다. 좋은 이야기 이렇게 나누어 주시니 고맙습니다. ^^
꼭 듣고 싶던 내용인데, 이렇게 정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당시 인터넷으로 누군가 중계해 주어 들었는데, 잡음이 너무 심해서 제대로 들을 수 없어 접속을 끊었습니다. 아쉬웠는데, 덕분에 좋은 글로 접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잘 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