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시, 희곡과 함께 문학의 중요한 세 가지 양식 중 하나로 [산문으로 씌여진 이야기]이다. 어떤 의미에서 소설은 [사건이 일어나는 세계]이다. 그것은 사건이 일어난 세계의 전말에 대한 심미적 기록이다(참고. 「소설학 사전」, 246-249쪽). 소설은 흔히 길이에 따라 대하소설, 장편소설, 중편소설, 단편소설, 꽁트 등으로 나누어진다.
소설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포스터(E. M. Forster)는 "소설은 적당한 길이의 산문으로 된 가공적인 이야기"라고 했다. 골드만은 소설이 "타락한 사회에서 타락한 방법으로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이야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소설은 현대에 들어와 모든 문학 장르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대두되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는 소설을 통해 현대의 특징적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소설은 읽히기 위해 쓰여진 것이다. 독자가 재미있게 읽어주면 소설의 기본적 사명은 완수된 셈이다. 어떤 의미에서 소설 독서는 작가가 의도한 바를 찾아내는 작업이기도 하지만 독자가 소설 속의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 과정을 통하여 독자는 인간과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고 나아가 삶의 지평을 확대해 간다고 볼 수 있다.
일반 독자들은 "무슨 이야기가 쓰여 있을까?"라는 호기심으로부터 대개 소설 독서는 시작된다. 수준 있는 소설 독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소설에 대한 호기심부터 길러가야 한다. 초보자는 우선 소설의 스토리를 정리해 가면서 읽어야 한다. 그리고 작품의 내용(특히 인물의 성격과 사건)과 독자 자신의 체험 세계와 관련지어 가면서 읽는 것이 좋다. 또한 처음에는 지나치게 주제를 의식하지 말고 흥미를 느끼는 어떤 부분을 중심으로 읽는 것도 바람직하다. 또한 깊이 있는 '재미'를 위하여 독자는 작가가 무엇을 보여주려고 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설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소설을 읽는 사람은 소설의 구성요소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소설의 3요소로 흔히 주제, 구성, 문체를, 그리고 구성의 3조건으로 인물, 사건, 배경을 든다. 허드슨(W. H. Hudson)은 소설의 구성요소 여섯 가지를 구성, 캐릭터, 대화, 행동의 시간과 장소, 문체, 인생철학으로 본다. 포스터(E. M. Poster)는 소설의 양상으로 스토리, 인물, 구성, 팬터지(fantasy), 패턴, 리듬을 제시하고 있다.
소설에서 인물(Character)은 매우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작가는 소설에서 그 인물의 성격을 추정해 낼 수 있는 여러가지 사실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인물은 주제의 성실한 운반자이며 설계자이다.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에 따르면, 소설에 있어서 인물의 중요성은 우리 몸에 있어서 심장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소설의 주인공들은 그 소설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따라서 모든 인물들은 개성적이어야 하고 또한 독창적이어야 한다.
소설의 플롯은 구성, 짜임새 또는 틀이라고 한다. 구성은 사건의 서술이지만 인과관계에 중점을 둔다. '왕이 죽고 왕비가 죽었다'하는 것은 스토리이지만, "왕이 죽자 왕비도 슬퍼서 죽었다"라고 하는 것은 구성이다.
구성의 진행방식은 진행형 구성, 분석적 구성, 평행적 구성 등이 있다. 고소설은 대부분 진행형 구성이다. 분석적 구성은 소위 '의식의 흐름'을 통한 심리소설에서 흔히 사용되는 방식이다. 평행적 구성은 두 사건을 동시에 진행시키는 방식이다. 같은 시간의 단위 속에서 두 가지 사건이 벌어지고 있음을 교차하여 보여주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소설에서 배경이 중요하게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근대 리얼리즘 소설 이후의 일이다. 현실의 반영이라는 근대소설의 한 기능으로 볼 때 소설의 사실감과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배경이 확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배경의 설정은 한 소설이 기대하는 효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우선 시간과 공간이 주어져야 인물의 존재가 뚜렷해지고 행위가 의미를 지니게 되므로 배경의 설정은 소설 성립의 기본적인 조건이 되고 소설의 효과도 여기에서부터 나타나게 된다. 배경은 인물이 처한 상황과 환경을 의미하기도 한다. 배경은 행위의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사건 전개에 필연성을 부여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으며, 인물 이해의 단서가 되기도 하고 사건과 주제 파악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참고. 홍태식 엮음, 한국현대소설의 이해와 감상, 제2권).
작가가 하나의 작품을 쓰게 되는 동기는 다양하다. 소설가는 언제나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자문에서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무엇>에 해당하는 것이 주제의 문제이고, <어떻게>에 해당하는 것이 구성과 문체의 문제이다. 작가는 항상 주제를 의식하면서, 그것이 제대 로 구현될 수 있도록 일관된 방향으로 소설의 내용을 전개시키는 것이다.
주제는 소설의 출발점이자 귀결점이다. 그러나 이 주제는 인물이나 구성을 통하여 여러 소재가 종합되어 형상화된 것이기 때문에 작품 속에 용해되어 있는 것이다.
소설의 감상
모든 독자는 대개 소설을 대하면 먼저 '누구에 대한 어떤 이야기인가'에 관심을 갖게 된다. 소설 독자는 먼저 그 작품의 중심 인물을 찾아내는 데서부터 독서를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질문이 도움이 될 것이다.
* 등장 인물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주인공은 누구인가?
* 등장 인물은 현실성이 있는 사람인가?
* 인물의 소망과 욕구는 무엇인가?
* 인물이 행동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행위가 어떻게 성격에 연결되는 가?
* 등장 인물들 간의 관계는 어떠한가? 갈등의 요인은 무엇인가?
소설은 연속되는 등장 인믈의 행위에 의해 구성된다. 이 등장 인물의 행위, 또는 행위의 연결에 의하여 형성되는 것이 사건이다. 즉 인물이 행동함으로써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사건이다.
사건의 전개는 흔히 3단계 내지 5단계로 나누어진다. 어떤 사건이든 하나의 사건에는 시작과 중간과 끝이 있다. 이것을 구체적으로 나누어 보면,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순서가 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생각해볼 수 있다.
* 사건 단위들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가?
* 구성에 일관성이 있는가?
* 사건 전개에는 필연성이 있는가?
* 구성에 논리적 모순은 없는가?
그리고 배경은 언제나 인물과 사건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배경은 인물과 사건에 직접 간접으로 상당한 의미를 제공한다. 소설의 배경에는 자연적 배경, 사회적 배경, 심리적 배경, 상황적 배경 등이 있다.
* 자연적 배경은 인물의 심리와 감정과 어떻게 관련을 맺고 있는가?
* 사회적 배경은 인물의 성격, 소설의 분위기에 맞게 선택되고 조정되어 있는가?
* 의식의 흐름은 어떻게 묘사되고 있는가?
* 등장인물의 실존적 상황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