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의료회 제 10차 의료봉사이며 제 2차 해외의료봉사가
캄보디아 씨엠립의 로터스 월드(BWC)에서 있었습니다.
일시 : 2552년 3월 5일 - 9일
장소 : 캄보디아 씨엠립의 로터스 월드, BWC
동참 : 안과 손경수. 흉부외과 김형묵. 치과 양동선. 약사 김정순. 간호사 황경임, 이수란.
약손회 한옥희. 자원봉사자 이창훈. 정희종. 김성현. 총 열 분
캄보디아 씨엠립의 로터스 월드, BWC는
캄보디아 어린이들,
부모가 없거나 편모슬하인 어린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배움의 길을 열어주고 숙식을 제공해주는 시설로
3세부터 15, 6세까지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로 실천승가회에서 주관하는 곳입니다.
2008년 3월 5일
베트남 항공편으로 10시 35분 인천을 출발하여 14시 10분, 호치민에 도착 후
비행기를 갈아타고 15시 35분, 호치민을 떠나
16시 35분, 몇 달 동안 준비하고 고대했던 캄보디아 의료봉사 장소인 씨엠립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서울에서 입고 갔던 겨울옷을 벗고 캄보디아의 작열하는 태양 아래,
기쁜 마음으로 깔끔하게 지어진 씨엡립 공항으로 보는 순간,
몇 해 전 왔던 씨엠립보다 많이 깨끗하고 정갈해졌구나 생각이 되었습니다.
미리 캄보디아에 가서 의료봉사 준비를 하고 계셨던 손경수 회장님이
BWC의 주지 스님과 함께 차를 갖고 나오셔서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차로 한 20분 정도 가서 BWC (Beautiful World of Cambodia) 에 도착하니
어린 학생들이 삼삼오오 달려와 한국에서 온 낯선 이방인들을
마치 어제 보고 헤어진 사람들처럼 맞아줬습니다.
영양상태가 안 좋게 성장해서인지 한국 어린이보다 정말 야위고 왜소했습니다.
어찌나 애처롭던지요.
그래도 아주 어린 나이에 시설에 들어온 학생들은 좀 나았습니다.
사람이라는 게 잘 먹고 건강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성장 발육이 좋은 것이고
아프면 자주 병원에 데리고 가서 진료를 받으니
다른 캄보디아 어린이들보다 건강상태가 좋은 것이라 봅니다.
게스트 하우스에 방 배정받고 짐 풀고 오후 6시 저녁 공양 후
학생들의 체조 시간에 양동선 단장님이 함께 해주셔서 학생들이 얼마나 즐거워하던지요.
역시 같이 뭔가 한다는 건 마음을 열기에 가장 빠른 길이 아닌가 합니다.
체조 후에 학생들이 각자 방으로 들어가기에 같이 들어가서 함께 사진도 찍고.
오후 7시, 주지스님의 BWC 소개와 격려 말씀을 듣고 저녁 예불을 모시고 나오니 이미 밖은 어두웠습니다 .
차로 4시간이면 태국에 갈 수 있다는 캄보디아 6번 도로에 인접해 있는 시설이었지만
전기가 안 들어오는 곳이라 자가발전을 하는 까닭에 오후 9시면 소등을 하는데
첫날은 스님의 특별한 배려로 오후 10시까지 전기불을 볼 수 있었습니다.
2008년 3월 6일
아침 4시에 전기불이 들어오면서 시설은 어린 학생들의 재재거림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오전 6시면 등교해야 된다니 학생들, 바쁘게 서둘러 아침 공양을 해야되겠더군요.
오전 5시, 주지스님과 아침 예불을 모시고 공양 후
오전 7시 진료장소로 학생들 교실을 세 개 빌려서
안과하고 치과, 내과하고 심전도 검사와 안내, 약제과, 이렇게 방을 배정했습니다.
날이 덥기 전에 오시느라 환자들이 오전 7시쯤 되니 오시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시설의 학생들에게 비타민씨, 500mg짜리 스틱으로 된 것을 나눠주고
오신 환자들께도 나눠드리니 어찌나 좋아하시던지요.
통역은 따로이 부르지 않고 시설의 캄보디아 선생님 두 분과 (한국말이 안 되니 영어로 소통을 하였습니다)
한국의 서산에 일 년 정도 살았다던 캄보디아 총각 (한국말 능통)이 통역을 도와주셨습니다.
약제과에서 잔 손이 가는 일은 시설의 여학생과 남학생이 도와줬습니다.
학생이라고 하니 큰 학생들을 의미한다고 보시면 안 됩니다.
초등학생, 그러니까 저를 도와줬던 여학생은 아홉살짜리 빠이루라는 예쁜 여학생이었습니다.
오전, 오후반으로 학교를 가는데 오전에 도와주고는
흰셔츠에 청색 치마인 교복을 갈아입고 오후에 학교가기 전까지 정말 열심히 도와준 빠이루.
떠나올 때 얼굴을 쳐다보면서 말없이 눈물을 흘리던 빠이루,
정말 건강하고 똑똑하게 커서 캄보디아의 큰 인물이 되었으면 합니다.
빠이루의 갸름한 얼굴, 보고 싶군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빠이루를 생각하며 눈물이 맺히고 있습니다.
정오, 점심 공양 후,
햇살이 강해서 그런지 환자도 뜸해지고
캄보디아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사람들이 외출을 잘 안 한다고 하니
저희도 점심 공양을 하고는 각자 방으로 들어가 쉬다가 오후 2시 반, 다시 진료를 시작하였습니다.
가지고 간 인스탁스 카메라로 학생들 한 사람마다 즉석으로 사진을 찍어주니 어찌나 좋아하던지요.
해외의료봉사 갈 때마다 느끼는 건데 역시 즉석사진이
가장 인기있고 단 몇 분만에 가장 큰 기쁨을 줄 수 있는 것이라 봅니다.
오후 5시 반 환자들이 모두 돌아간 후에 첫날의 진료를 마치고
감사한 마음으로 오후 6시 저녁 공양을 하고는
오후 7시 저녁 예불을 모셨습니다 .
총 10명이 모두 동참하여 백팔참회문을 읽으면서 108배를 했는데
모두 땀으로 범벅이 되었으면서도 가슴이 뻐근해질만큼 환희심으로 가득했던 밤이었습니다.
2008년 3월 7일
어김없이 오전 4시 가상하여 오전 5시, 아침 예불 모시고
오전 7시부터 진료를 시작하였습니다.
시설이 있는 곳이 교통이 안 좋은 곳이고
버스편이 있다고 해도 차비 문제로 환자가 오기 어려우니
시설의 차를 갖고 나가서 환자를 모셔왔습니다 .
그리하니 첫날의 환자보다 훨씬 더 많은 환자들이 오시게 되었습니다.
환자를 모시고 오려고
3월 6일 차를 갖고 먼 곳까지 다녀오신 실천승가회, 로터스 월드의 민선생님과 주지 스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약제과는 통역 한 분만으로는 부족하여 두 분이 도와주셨습니다.
점심 공양할 여유도 없이 밀려드는 환자를 보다가 늦은 점심공양을 하고
오후 진료를 시작했습니다.
가난하고 힘들게 살지만 마음은 여유를 갖고 사는 환자들을 보면서
행복이란 과연 무엇인가. 잘 먹고 잘 사는 것만이 행복은 아닌 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먼저 약을 받겠다고 소란스럽게 하는 일 없이, 질서정연하게 기다리시고
심지어는 다른 환자한테 양보까지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세계 5대 빈민국 중 하나이지만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만족과 행복을 느끼는 국민이라는 얘기가 사실인 걸 실감했습니다.
단 한 분의 환자까지도 모두 돌아가고 난 후 늘 그랬듯
어둑한 시설 마당을 보면서 뿌듯하기도 하고
더 많이 도와드리지 못해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준비해간 부메랑을 학생들에게 나눠 주니 모두들 부메랑을 갖고 노느라
운동장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었습니다.
이번에 손경수 회장님이 안과 장비를 한국에서 갖고 가셔서
수술을 시작하는 것으로 캄보디아 BWC에 진료소가 정식으로 시작되는 관계로
내과에서 쓸 약 3 박스.
아대 손목, 발목 등 총 120개. 1 박스
학용품 2박스
햄, 라면 등 식품 1박스
구충제, 학생들 영양제 등 시설에서 쓸 약 1박스 등 총 8박스를 챙겨서 진료소로 옮겼습니다.
정성껏 준비해주신 비빔밥으로 저녁 공양 후
오후 7시, 모두 신심을 다해 108배를 하고
게스트 하우스 5호실에 모여 이번 캄보디아 의료봉사에 관한 평가지를 한 장씩 나눠드리고
총 환자 수와 각과의 환자 수, 각자 소감과 앞으로 마하의료회의 나아갈 방향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008년 3월 8일
오전 5시, 캄보디아에서의 마지막 아침 예불, 모두 동참해서 스님의 말씀을 듣고
아침 공양 후 진료소로 장소를 옮겨 약품과 물품 기증식을 하고 기념촬영으로
불기 2552년 3월 5일부터 9일까지의 모든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원만히 회향하였습니다.
이 모든 의료봉사가 원만히 회향된 것은 부처님의 가피이며
마하의료회의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적극 도와주시고 허락해주신
실천승가회 이사장이신 성관스님과 BWC의 주지스님께 깊은 감사와 더불어 삼배를 올립니다.
위장질환(위염, 위산과다) 환자도 적지 않았고
관절에 이상이 있는 환자도 상당히 많았고 오심을 느끼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기침을 한다거나 가래 배출이 어렵다거나 코가 막히고 콧물이 나는 환자들도 의외로 많았고
그 중 한 분은 결핵이 의심되나 어찌해드릴 수가 없었던 안타까움도 있었습니다.
빈혈이나 영양실조 등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았고 어린 아이들의 발육상태도 몹시 불량했습니다.
당뇨환자는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고혈압 환자는 많았습니다.
늘 그렇지만 고혈압 환자는 평생 관리를 해야되는데
의료회가 지속적인 관리를 해드리기는 불가능한 것이라 두 달분씩 처방애서 드렸습니다.
조제약은 14일분을 드렸고 감기약은 그리 오래 드실 필요가 없으니 6일분을 드렸습니다.
아기 환자들도 6일분을 지어줬고.
구충제는 2,000T를 준비해갔는데 오시는 환자 모두에게 나눠드리고 가족수를 물어 가족수대로 나눠드리고
나머지는 시설에 드리고 왔는데
위생적인 화장실이 구비되지 않은 캄보디아에서는
구충제가 우선적으로 가장 필요한 약일 것 같습니다.
물이 부족하고 건조하고, 때로 너무나 습한 캄보디아의 환경 탓에 피부질환자도 많았는데
간호팀에서 충분히 드레싱해주고 연고를 충분히 드렸으니 잘 치료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파스는 환자 한 분당 2, 3장씩을 드렸고
베이비 파우더를 갖고 가서 아기를 안고 온 분들께 하나씩 나눠드렸고
코스넬(유한양행)을 10장씩,
그런까 100cap씩 나눠드리면서 감기 걸려서 콧물나고 열나고 할 때 드시라 했습니다.
빈혈이 심한 분들은 훼럼 플러스를 100T씩 드렸고
아이들은 어린이 영양제를 100 T, 한 병씩,
어른들은 하이비날 한 병씩, 삐콤씨 30T씩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