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꼬마작가님의 블로그도 푸름이닷컴 싸이트도 종종 들리는 사람입니다.
대게 지켜보기만 하는 사람이구요,
내공이 그리 깊지못해 밖으로 목소리를 내지는 못하고
우리 아들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고민하는데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게의 다른 엄마들처럼 푸름이닷컴을 알면서 책을 사주기 시작했구요
그때가 우리아들 돌무렵이었습니다.
처음 사준 웅진출판사 전집이 엄마들말로 대박이 나서..
아 이렇게 어린 아이도 책을 좋아하는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푸닷을 비롯해 책읽기 까페를 뒤적이면서
개월수에 맞는 전집을 넣어주기 위해 고심고심했구요
엄마들이 책장 공개하는 걸 보면서
이게 맞나, 그래도 어느정도는 따라가야 하나 갈등도 하고 그러다
사는 게 바쁠때는 한동안은 잊고 살다가 (사실 이게 좀 크겠죠)
몇달 뜸하면 또 한 질씩 사고 그랬습니다.
직장과 집이 멀어서 출근하면서 친정에 아이들 데려다 놓고
퇴근하면서 데려가고를 반복했는데
차안에서 늘 책을 읽어주었습니다.
그러다 두돌반쯤에 아이가 글자를 읽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글을 한 번도 가르치지 않았지만,
새 책을 꺼내오면 늘 책 제목을 손으로 짚어주었는데
그것 때문에 글자를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이 버릇은 제가 처음으로 푸름이 닷컴을 기웃거리던 때에
푸름이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방법을 영상으로 본 적이 있어요.
책 제목을 짚어주고 책표지를 보면서 아이랑 호기심을 이끌어내는 대화를 한뒤
책을 읽어주는 거죠.
저는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교과서처럼 받아들였어요.
돌이켜보면 책 표지를 보면서 대화하는 건 잘 못한 적도 많았지만
(대개 빨리 읽어달라고 성화니까..)
책 제목을 짚어준 건 거의 빠지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렇게 한다고 해서 어린 아이가 한글을 알게 될거라고 기대도 하지 않았고
먼먼 미래에 글자를 익혀야 할때 도움이 되겠지 그런 생각은 있었어요.
한동안 받침이 없는 글자를 읽는 것도 같고 틀린 것도 같고 그러더니
어느날 출근길에 옆에 와 선 트럭을 보고는 '개별화물'그러더라구요.
한 33개월쯤이었던거 같아요.
그때부터 ... 욕심이 생겨서 뭔가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푸닷에 들어가서 뒤적이다가 '읽기독립'이란걸 알게 됬고
약 2달간 읽기독립해볼라고 책 바짝 읽어줫습니다.
우리 아들은 밤에 잠을 안자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때 푸닷엄마들의 지론대로 새벽4시든 5시든 아이가 원하는대까지
책을 읽어줄라고 마음을 먹었더니만... 완전 힘들었지요.
무엇보다 이러는게 맞는지 아닌지 이렇게 얼마를 더 읽어주면
아이가 읽기독립을 하는지... 그 초조감이 절 힘들게 했던 거 같아요.
푸닷에서는 엄마가 그런 마음을 가지면 안된다고 하지만
체력적인 한계가 있고, 낮에 일을 하는 엄마가 새벽까지
몇개월, 1년을 어떻게 버티겠어요.
그러다 우연히 꼬마작가를 알게 됬고 단행본을 알게 됬고...
그러다 집에 있는 전집책을 보니 아닌게 아니라 참 허접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이가 여전히 잘 읽고 좋아라 하지만
엄마눈에는 좋은 단행본에 미치지 못하는 게 보이더라구요.
자연관찰이니 뭐니 일부는 처분하고 대게는 아이가 많이 보니 남겨두었습니다.
이글을 쓰게 된 이유는
세돌전 한글을 읽은 우리 아이가 특별히 뛰어나서 그런 건 아니라는 깨달음 때문입니다.
엄마가 책을 많이 주었고, 출퇴근 차안에서 책을 보여주었고
글자를 짚어주었고 ... 그냥 그게 그렇게 되었던 거죠.
요즘엔 제가 책을 읽어줄때 아이가 글자를 보고 있는 건 아닌지 늘 쳐다봅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글자를 엄마가 읽어줄때의 내용과 비교하명서 책을 보는 것 같아서요.
물론 가장 좋은 건 엄마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야기 속에 빠져서 머릿속에 이야기의 나래를 펼쳐가는 거겠지만
이미 글자를 알게 된 아이... 탓할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으니까요.
그런데 위에 쓰신 글처럼 초독증이라거나.. 하여간 그런 부작용을 크게 느끼고 있지도 않습니다.
제가 읽기독립을 과도하게 시킬만큼 체력도 안됬고
(몇주만에도 이건 아니다.. 생각이 오더라구요)
직장맘이다보니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한계가 있잖아요.
오히려 그런 한계로 인해서 지나치게 책에 빠지게 되는 걸 막아준 것도 같아요.
우리 아들의 상황은...
위엣분처럼 아이의 상황을 체계적으로 기록하지는 못하구요
(대단하십니다..저는 숫자에 약해서리..)
뒤집는것부터 걷은것까지 대게 빨랐구요
돌 이후 대근육운동, 소근육운동은 쳐지지는 않는 정도라 생각합니다.
(평균이라고 소개된 내용에 거의 일치하는 발달을 보였어요)
사회성은... 뭐가 사회성인지 궁금하긴 하나
어린이집에서 무난히 적응하고
엄마 껌딱지 조금 있으나 낯선사람과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잘 놀고
자기 또래랑은 아직 안 놀아요. 어른을 좋아하지.. 뭐 그정도.
오랜 혼란과 방황 끝에 제가 느끼고 있는 결론은
사실.. 아직도 누가 틀렸다 는 확신은 없어요.
그저 아이키우는 엄마입장에서 조심하자! 이겁니다.
푸닷 식으로 말하자면 아이의 눈빛을 바라보는 거고
꼬마작가 식으로 말하자면 ... 아이의 뒤에 서는 거죠.
나침판 바늘끝이 늘 N을 가리키는 이유는
끊임없이 흔들리기 때문이라 하잖아요.
엄마로서 뭐가 정답인지 늘 생각하고 고뇌하고 좌절하고 뭐 그런 과정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저같은 사람들 보다는
뭔가를 열심히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기때문에 가능한 것이지요.
그래서 꼬마작가를 비롯해 푸닷을 비판하시는 많은 분들의 이야기가 소중한거죠.
하지만 푸닷에서 아이의 눈빛을 바라보며 애쓰고 있는 엄마들 역시
없어져야 할 사람들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둘간의 논쟁은 더 본질적으로, 핵심적으로 벌어져야 할 것으로 봅니다.
작은 차이때문에 비난하거나 무시되지 않고
깊고 진지한 논의로 벌어져야
더 많은 엄마들이 묻지마 육아..에 빠지는 위험성이 줄어들겠죠.
쓰다보니 길어졌습니다..
첫댓글 아닙니다. 전혀 길지 않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자주 뵈었으면 하구요.^^ 글자 짚어주는 거 전 진짜 안 좋아요. 한글은 너무 배우기 쉬워서요, 그럼 책을 읽는 게 아니라 글자만 읽게 돼요.... 유아전 같은 데 참가해보면 글자 짚어주시는 엄마 참 많다 했더니 이런 게 있었군요.
아이가 똑똑하네요. 엄마가 잘 키운거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둘째 계획은 없지만 둘째를 낳게 된다면 글짜를 짚어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일찍 글자 읽어서 좋은 점은 하나 없는 것 같아요. 엄마 생각과 달리 다른 사람들 쓸데없는 입방아에 오르구요. (전 갠적으로 이부분이 젤 힘듭니다..주변에서 자꾸 머라고 하는거..) 아이는 아이대로 책 내용보다는 글자에 더 집중을 하니 안타깝고. 다행히 우리 아이는 유난한 문제점은 없지만요, 좋은 것도 하나 없는데 일찍 알게 할 필요가 뭐 있을까요.
저희 큰아이가 두돌때 마꼬 책 제목을 손으로 읽드라구요. 푸닷에서 한창 한글떼기 할때 걍 천천히 가자하고 36개월에 완전 뗐죠.사실 책을 읽을때 글자를 꼭 보고 그림도 봐야하기에 두곳으로 집중력이 분산되고 뇌는 더 피곤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지 한글을 아니 간판이나 쉬운문구를 읽어 가르쳐주지 않아도 소량의 지식은 스스로 쌓드라구요. 우리애가 젤 똑똑한거 같아 우쭐하구요. 하지만 옆집 아이 6살 거의 다 되어 한글읽고 바로 읽기 독립되더니 짐 우리아이보다 모든면에서 뛰어납닌다. 우리큰아이 지금 장편 읽으면서도 좀 과장되게 구연을 하면 꼭 어디있어? 하고 확인을 합니다.
그에 비해 작은놈은 말도 느리고 글자에는 관심도 없고 앉은자리에서 두세시간씩 가리지 않고 읽어주는대로 보는 큰놈과는 다르게 필꽃히는 책만 딥다 팝니다. 두돌전에 쇼파에서 뛰어내리고 소근육이 발달해 돌 지나 젓가락질 해서 밥 혼자 먹고 옷,신발, 양말, 껍질 벗기기, 책 넘기기... 도와주면 난리 납니다. 25개월 요즘은 놀이터도 혼자나가 놀다 들어올 판국이죠. 아이들마다 발달한 분야가 다름을 느낍니다. 글자를 모르더라도 느낌과 그림만으로 책을 정확히 찾아오는 작은넘이 더 기대가 되죠.한글을 일찍 깨우쳐도 읽기 독립이라는게 지 수준에 한계가 있어 계속 읽어줘야 하고 늦게 한글을 떼도 곧바로 그 단계로 바로 독립을 합니
저또한 잘 읽었습니다. "푸닷식으로 말하자면 아이의 눈빛을 바라보는 거고 꼬마작가 식으로 말하자면...아이의 뒤에 서는 거죠" 지금 제가 느끼는 딱 그 마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