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지역에 역대 최대규모의 지진이 발생, 부울경 전역이 밤새 지진 공포에 떨었다. 주민들은 "이런 지진 발생지를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로 만들다니 제정신이냐"며 분노하고 있다.
5일 오후 8시 33분께 울산 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5.0 강진이 발생했다.
5일밤 울산 동쪽 52킬로 해역
시민들 신고, 문의 전화 폭주
인천·대전에서도 감지
부산시에 따르면 진앙지로부터 수십㎞ 떨어진 부산에서도 3.0 규모로 감지돼 불안을 느낀 시민들의 신고전화가 쇄도했다. 112 상황실에는 20분 동안 수백 건의 신고·문의 전화가 폭주했고, 오후 9시 현재 부산과 울산지역 119에는 2000여 건이 넘는 지진 관련 문의가 쏟아졌다.
오후 9시 현재까지 지진으로 인한 피해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페이스북과 SNS에서도 '식탁과 가구가 흔들렸다', '다른 지역은 괜찮은지 모르겠다', '여진은 없을까' 등 지진을 감지했다는 글이 실시간으로 줄을 이었다. 심지어 대전을 지나 인천 송도에서까지 지진을 느꼈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울산 남구에 위치한 울산여고에서는 야간자율학습을 하던 학생 수백 명이 지진 발생 후 운동장으로 전원 대피했다. 경남 양산 제일고등학교와 물금고등학교 학생들도 야간 자율학습을 하던 중 놀라 대피했다. 가정에서는 그릇과 화분 등이 떨어져 깨지기도 했다.
이지영(45·부산 수영구 광안동) 씨는 "식탁 위 전등이 크게 흔들리고 창문과 틀이 어긋나는 듯 소리가 날 정도였다"면서 "사십 평생 이렇게 공포에 떨어보기는 처음"이라며 식은땀을 흘렸다.
맹 모(30·부산 수영구 민락동) 씨도 "운전 중에 차가 심하게 흔들려 길가에 차를 세울 정도로 놀랐다"며 "부산이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은 고리원전에서도 감지됐다. 고리원전 상황실에서는 의자가 흔들리는 정도의 진동이 느껴졌지만 별다른 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고리원전은 예방 정비 중인 1호기를 제외하고 고리 2, 3, 4호기와 신고리 1, 2호기가 정상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사회부·지역사회부 nurum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