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열심히 살다간 사람으로 기억해 주세요"
影雲 하영철의 마지막 병상일기
사랑하고 존경하는 내 가족, 친구, 친지 여러분께!
지난 해 9월말 갑자기 황달이 와서 광주상무병원에 가보니 청천 벽력같은 췌장암 말기라는 진단결과를 듣고
전남대 병원 응급실에 입원후 역류성 췌장, 간내시경시술로 급한불은 껐습니다.
하지만 그후 췌장암세포가 확장돼 위와 12지장이 막혀 결국 음식을 넘기지 못하는 불치의 병을 갖게 됐습니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수술을 하려 했지만 전문의들이 위험해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18일밤에는 객혈(150L)을 3번하는 위험한 순간을 맞이했고 응급 처치로 다시 살아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전대병원에 입원 후 2번의 객혈과 혈변으로 임종을 맞을 준비를 하라는 의사의 판단에
가족 전부가 두차례나 비상이 걸렸으나 다시 살아났습니다.
18일밤 피를 3번이나 토하는 상황에서 병실도 임종실인 2인실로 옮겨 지금 이곳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췌장암 말기는 약물치료도, 방사선치료도 효과가 없기에 자연 치유방법을 하려했으나
물 한모금 먹지못하는 상황에서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물 한모금 먹지못하는 삶은 사회적, 생체적 삶의 포기와 같지만 아들들은 끝까지 투병을 해보자고 합니다.
그러나 나는 호스피스 병동으로 이동해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로 결정하고 호스피스병동이 나오면
그리로 이동해 임종을 맞이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나를 지금껏 돌보는 간병인은 눈물을 흘리며 지금까지 간병을 하면서 죽는 사람을 수없이 많이 봤지만
모두들 하루라도 더살려고 했는데 선생님같이 웃으며 하느님 곁으로 간다는 분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내 가족, 친구, 친지여러분!
제가 호스피스병동에 가서 얼마동안 살지는 모르지만
저는 하나님 곁으로 간다는 희망에 후회없이 하나님의 뜻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저는 우리 얘들에게 내가 언제 사망했다는 메시지 전달은 가족이외엔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내 가족, 친구, 친지여러분!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보고싶습니다.
친구나 친지들 기억에 하영철은 교직자(중등교장·광주학생교육원장), 사진작가(한국사진대전 초대작가·제40회 심사위윈),
교육학 전문가(교육학서적 20여권 출판), 전국교육연수원 강사, 세계172개국 촬영 여행가,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라사모사진모임 지도위원으로 열심히 살다간 사람으로 기억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 저와 같은 아파트에 사시며 항상 저에 깊은 관심을 보여주신 이강자 전 교장선생님이 보내주신 선종기도문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 저에게 선종하는 은혜를 주시어 죽음을 맞는 순간에도 영원한 천상 행복을 생각하고
주님을 그리워하여 기꺼히 죽음을 받아드리게 하소서. 아멘)을 읽고 기도하며 저의 마지막 병상일기를 끝냅니다.
2023.1.19 影雲 하영철 드림
1월 19일 밤 오후 6시 24분, 影雲 하영철 선생님이 저에게 카톡을 보내왔습니다.
카톡 내용을 수십 차례 들여다보다 하영철 선생님이 저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이자
자신을 아는 모든 교직자들에게 전한 마지막 칼럼이라고 판단해 여기에 올립니다.
물론 하 선생님의 허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너무 가슴이 먹먹해 뭐라고 중언부언 할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하영철 원장님, 조심스럽지만 다만 쾌유를 기원할 뿐입니다.
하영철 전 원장은 1월 24일 SNS를 통해 "제가 저 세상으로 간 후 저의 작품을 보고 싶은 분은
유튜브에서 '하영철' '하영철 Gallery' '하영철 교육의 창' '라이카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검색하면
국내, 국외 사진과 작품사진을 동영상으로 볼수 있다"고 문자를 보내왔다.
또 "살아생전에 '마음의 편지'라는 책을 집필해 남기고 가려했으나 그리 못하고 떠난다.
제가 못한 일을 손자와 며느리에게 부탁했으니 책을 보고 저와 함께 살아온 세월을 추억으로 공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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