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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제슬로푸드 한국위원회 Slow Food Korea 원문보기 글쓴이: 가온 고재섭
마음챙김 식사의 실습
어떤 음식을 먹을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도 매우 중요하다. 음식에 집중하지 않는 빠른 식사는 음식이 갖고 있는 본연의 맛을 제대로 식별치 못하게 하여 어떤 음식이 진정으로 자신에게 좋은지를 느끼지 못하게 한다. 빠른 식사는 또한 비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하고, 다국적 거대 식품산업이 우리 밥상을 침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하기도 한다. 마음챙김 식사법은 무뎌진 미각을 예민하게 함으로써, 내 지역에서 친환경으로 생산된 음식의 가치를 본능적으로 일깨워주어 결국 우리 농업을 살리게 하는 데 적지않은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가공식품의 해악을 직접 체험케 함으로써 건강을 도모해주는 유익도 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이 “마음챙김 식사의 실습”은 감수성이 예민한 중요한 시기에 식습관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여, 서구화되어가고 있는 전반적인 식문화를 전통 식사로 이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하리라 기대된다.
마음챙김 식사의 식사법은 일명 슬로푸드 식사법이라고도 한다. 4년 전 슬로푸드문화원이 출범할 때 음식에 관한 강의를 구상하면서 기획한 것이다.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강의가 있는데 정작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강의들이 별로 없어서, 식사법 위주의 강의를 구상하게 되었다. 슬로푸드 문화원은 모든 강의를 일방적인 전달 위주의 강의가 아니라 체험이 어우러진 워크샵 위주의 강의로 나가기로 방향을 세웠다. 이 식사법 실습도 이러한 방향에 발맞춘 것이다. 식사법을 일반적인 강의로만 진행하는 것은 수강하는 입장에서도 별 흥미를 갖지 못하고 실제 식습관에도 큰 변화를 줄 수 없기에 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병행하고자 고민하였던 것이다. 그러다 인터넷을 서핑하던 중 어떤 외국 사이트에서 파티 때 우연히 도너츠를 친구들에게 위빠사나 방식으로 먹게 하였더니 하나를 다 먹지 못했다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얘기를 보고는 그분의 진행 방법에다 자연의학의 식사법 그리고 NLP의 잠입명령문 등을 적용하여 “마음챙김 식사법”을 만들게 되었다.
이 식사법을 진행해 본 결과, 대개가 가공식품 속에 숨어 있는 맛을 발견하게 되었고, 음식이 생산되기까지의 과정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식습관 변화의 의지가 생겨났다고들 하였다. 성인들 중에는 이 체험 이전에는 도넛을 매우 좋아하였는데 이제 다시는 먹기 싫어지게 되었다면 직접 자녀들에게 체험케하여 식생활을 변화시키는 계기로 삼겠다는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가장 큰 변화는 가공식품에 젖어있고 또 그런 경향이 있는 청소년들에게 많았다. 청소년들은 흔히 먹던 가공식품에서 자신이 그전에 전혀 몰랐던 맛을 느끼고, 그 생산과정을 떠올려보면서 가공식품을 멀리하고 직접 조리해 먹는 음식이 중요성하다는 것을 그냥 깨닫게 되었다.
슬로푸드 식사법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미각교육에 일조하기를 바라면서 여기 그 진행 방법 전체를 명시해본다.
마음챙김 식사
준비물 : 시판 도너츠, 접시, 포크, 나이프, 냅킨
진행방법 : 1. 먼저 식사법에 관한 30분 가량의 강의를 듣는다. 이 강의는 올바른 식사법에 대한 정보의 공유를 위함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있을 체험에 진지한 자세로 임하게 하는 마음의 준비를 갖추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2. 양식을 먹듯이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접시 위에 도너츠를 올려놓고 나이프와 포크 냅킨을 배치한다. 먹는 것은 비록 도너츠 하나이지만 이렇게 정식으로 차려놓음으로써 도너츠를 스낵이라고 하여 가볍게 여기지 않고 정찬과 마찬가지로 진지한 태도로 임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3. 모두가 준비되면 아래 첨부한 대본대로 지시하면서 도너츠를 먹게한다. 모두 열여섯 조각으로 나누어 먹는데, 시간을 줄이고 싶으면 여덟 조각으로 줄여서 사용하면 된다. 그러나 경험상 열여섯 조각으로 나누어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4. 이 식사법을 할 때의 환경은 산중의 절간 같이 고요하여야 한다. 불가피한 생활 소음은 어쩔 수 없으나 가능한 소음이 없는 환경이 좋다. 첨부한 대본은 체험자들의 잠재의식에 스며들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작성되었다. 5. 식사법 체험은 약 30분이 소요된다. 체험이 끝나고 나면 30분 가량, 4-6인조로 나뉘어 체험 동안 느낀 것을 서로 나누게 한다. 조별 나눔 후, 다시 모두 한자리에 모여 각 조에서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 전체가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 다음 간단한 마무리로 전체 교육을 끝낸다.
첨부 : 마음챙김 식사의 대본:
마음챙김 식사의 실습
(자리에 앉아서)
편안한 자세를 취하십시오. 눈을 감으십시오. 눈을 감은 채로 깊이 숨을 들이마십니다. 그리고 천천히 내쉽니다. 다시 한 번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쉽니다. 이렇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마다 몸은 더욱 이완되고 마음도 점점 편안해집니다.
제가 말하는 동안 주변에서 나는 작은 소음도 함께 들립니다. 그런 소음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그런 소음을 듣는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왜냐하면 나의 의식이 깨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의식이 깨어 있다는 것은 특히 우리 몸이 편안하게 릴랙스되면 무의식과 함께 더 깊은 내면에 들어가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깊이 숨을 들이마시오. 그리고 천천히 내쉽니다. 다시 한 번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쉽니다. 몸은 더욱 이완되고 마음도 점점 편안해집니다.
도넛으로 마음챙김 식사 실습을 하면서 마음속에서 여러가지 판단하는 마음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어린애처럼 이게 무슨 짓이야. 대체 왜 이런 실습을 하지”라고. 가치관을 지닌 어른으로서 이렇게 판단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런 생각이 든다면, 그냥 그런 생각이 일어나고 있구나 하는 것만 알아차리고 다시 주의를 도넛으로 돌리십시오.
이제 눈을 뜨고 식탁 위에 놓인 도넛을 자세히 들여다 보십시오. 도넛에 주의를 집중하십시오.
아직 도넛을 만지지는 마십시오. 오늘의 실습은 마음챙김 식사를 실습해 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동작은 지시가 있을 때만 하도록 합니다.
예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것처럼 도넛을 주의깊게 바라보십시오. 어떤 모양입니까? 어떤 색을 띠고 있습니까? 도넛의 표면은 어떻게 생겼나요?
이제 눈을 감으십시오. 눈을 감은 채 앞에 놓인 도넛을 들고 도넛 냄새를 맡아보십시오. 미세한 냄새 하나도 놓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맡아보십시오. 어떤 향을 느끼고 있습니까.
눈을 감은 채 음식을 먹을 때 어떤 입모양으로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알아봅시다.
생전 처음 보는 새로운 음식을 만나게 될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하나요. 늘 먹던 익숙한 음식을 대하던 때와는 완전히 다르게 반응할 것입니다. 잘 살펴보고 조심스럽게 냄새를 맡지요. 먹을 때도 덥석 먹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조금 떼내거나 덜어서 살며시 맛을 보게 됩니다.
마음챙김 식사에서도 이렇게 아주 조심스런 태도로 씹어야 합니다. 씹을 때는 입을 크게 벌리지 않고 조금만 움직이면서 가만히 씹습니다. 이렇게 하면 보통 때 씹던 것보다도 더 많이 혀가 음식에 접촉하게 됩니다. 그러면 혀와 입에서 느껴지는 맛의 감각도 더욱 깊어지게 되지요. 또한 입 속에 든 음식이 아주 적은 음식이지만 입을 크게 벌리지 않기 때문에 입 안의 공간이 줄어들어서 실제 먹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음식을 먹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입을 적게 벌리고 가만히 씹어서 먹게 되면 이처럼 한 입에 넣는 음식이 줄어들고 전체적으로도 먹는 음식의 양이 줄어들게 됩니다.
음식을 입에 넣고 씹을 때는 와인 전문가가 와인을 감정하듯이 하십시오. 와인의 전문가는 와인을 마신 뒤의 뒷맛을 가장 중요시합니다. 와인을 마신 뒤에 입에 남는 향취를 피니쉬라고 하는데 피니쉬가 와인의 품질을 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마음챙김 식사에서도 와인 감정가처럼 음식을 한 입씩 먹을 때마다 와인을 한 모금씩 시음한다고 생각하면서 그 뒷맛을 충분히 탐구하시기 바랍니다.
자 이제 눈을 뜨십시오.
도넛을 잘 먹을 수 있도록 도넛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가만히 나이프를 들고 도넛을 나눕니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마음을 모아 도넛을 8조각으로 나누어 놓습니다. 도넛을 나누는 일에 마음을 집중하십시오.
(첫번째 조각)
자 이제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두고 첫번째 조각을 집어 드십시오. 음식을 입에 넣되 아직 씹지는 마십시오. 씹기 전에 먼저 수저를 접시 위에 올려 놓고 손은 조용히 무릎 위에 올려 둡니다. 씹는 동안에 두 손은 줄곧 무릎 위에 있도록 하십시오.
손을 무릎 위에 올려 놓았으면 씹기 시작합니다. 씹을 때는 입을 크게 벌리지 말고 음식을 겨우 씹을 수 있을 정도로만 입을 벌려 씹습니다.
이 첫번째 조각에서는 맛에 초점을 맞추어 느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맛이 느껴집니까? 충분히 씹으면서 그 맛을 느끼도록 하십시오. 다 느끼신 분은 이제 삼키십시오.
음식을 삼키고 난 뒤 어떤 뒷맛이 남아 있습니까? 그 뒷맛을 충분히 느끼십시오. 맛은 우리가 음식을 먹은 후에도 몇 분 동안 입 안에 남아 있게 됩니다. 입안 전체에 작은 음식 조각이 남아 있어서 우리가 주의를 기울인다면 이러한 맛을 충분히 찾아낼 수 있습니다.
(2번째 조각)
입안에 음식의 맛이 이제 사라졌다고 느끼시면 수저를 들고 두번째 조각을 집어드십시오.
두번째 조각에서는 특히 음식의 향에 주목을 합니다.
음식을 들고 입 가까이에 가져가십시오. 어떤 냄새가 납니까? 이러한 냄새에 몸은 어떻게 반응합니까? 입에 침이 고이고 있습니까?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몸의 느낌을 알아차립니다.
이제 음식을 입에 넣으십시오. 수저는 접시 위에 내려 놓고 손은 무릎 위에 놓습니다. 가만히 입을 벌리고 마치 처음 맛보는 것처럼 씹으면서 음식의 향을 느껴봅니다.
뒷맛의 느낌은 어떻습니까? 뒷맛은 음식을 씹는 동안에 느꼈던 맛과 똑 같은 맛입니까 아니면 다른 맛입니까? 뒷맛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습니까?
(3번째 조각)
입안에 음식의 맛이 이제 사라졌다고 느끼시면 수저를 들고 이제 3번째 조각을 집어드십시오.
이번 조각에서는 질감에 대해 느껴보십시오.
이제 음식을 입에 넣으십시오. 수저는 접시 위에 내려 놓고 손은 무릎 위에 놓습니다. 가만히 입을 벌리고 마치 처음 맛보는 것처럼 씹으면서 음식의 질감을 느껴봅니다.
(4번째 조각)
입안에 음식의 맛이 이제 사라졌다고 느끼시면 수저를 들고 이제 4번째 조각을 집어드십시오.
이번 조각에서는 씹을 때 변하는 음식의 맛에 주의해 보십시오.
이제 음식을 입에 넣으십시오. 수저는 접시 위에 내려 놓고 손은 무릎 위에 놓습니다. 가만히 입을 벌리고 마치 처음 맛보는 것처럼 씹으면서 음식의 맛이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가를 느껴봅니다.
(5번째 조각)
입안에 음식의 맛이 이제 사라졌다고 느끼시면 수저를 들고 이제 5번째 조각을 집어드십시오.
이번 조각에서는 씹을 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십시오.
이제 음식을 입에 넣으십시오. 수저는 접시 위에 내려 놓고 손은 무릎 위에 놓습니다. 가만히 입을 벌리고 마치 처음 맛보는 것처럼 씹으면서 음식을 씹을 때 어떤 소리가 나는지 느껴봅니다.
(6번째 조각)
입안에 음식의 맛이 이제 사라졌다고 느끼시면 수저를 들고 이제 6번째 조각을 집어드십시오.
이번 조각에서는 씹는 속도를 알아차리십시오.
이제 음식을 입에 넣으십시오. 수저는 접시 위에 내려 놓고 손은 무릎 위에 놓습니다. 가만히 입을 벌리고 마치 처음 맛보는 것처럼 씹으면서 내가 어떤 속도로 음식을 씹고 있는지 느껴봅니다.
(7번째 조각)
입안에 음식의 맛이 이제 사라졌다고 느끼시면 수저를 들고 이제 7번째 조각을 집어드십시오.
이번 조각에서는 음식에 든 재료들이 어디서 왔는지 그곳으로 마음의 여행을 해봅니다.
이제 음식을 입에 넣으십시오. 수저는 접시 위에 내려 놓고 손은 무릎 위에 놓습니다. 가만히 입을 벌리고 마치 처음 맛보는 것처럼 씹으면서 음식의 재료들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 봅니다. (8번째 조각)
입안에 음식의 맛이 이제 사라졌다고 느끼시면 수저를 들고 이제 8번째 조각을 집어드십시오.
이번 조각에서는 입 안에 든 음식을 씹을 때 혀의 위치에 대해 알아차리십시오.
이제 음식을 입에 넣으십시오. 수저는 접시 위에 내려 놓고 손은 무릎 위에 놓습니다. 가만히 입을 벌리고 마치 처음 맛보는 것처럼 씹으면서 음식을 씹을 때 혀가 입 안 어디를 움직이고 있는지 느껴봅니다.
(9번째 조각)
입안에 음식의 맛이 이제 사라졌다고 느끼시면 수저를 들고 이제 9번째 조각을 집어드십시오.
이번 조각에서는 음식의 단 맛을 알아차리십시오.
이제 음식을 입에 넣으십시오. 수저는 접시 위에 내려 놓고 손은 무릎 위에 놓습니다. 가만히 입을 벌리고 마치 처음 맛보는 것처럼 씹으면서 음식의 단맛을 느껴봅니다. 씹을 때마다 그 단 맛은 어떻게 변하고 있습니까.
(10번째 조각)
입안에 음식의 맛이 이제 사라졌다고 느끼시면 수저를 들고 이제 10번째 조각을 집어드십시오.
이번 조각에서는 이 음식이 여기까지 오게 된 데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의 노고를 생각하십시오.
이제 음식을 입에 넣으십시오. 수저는 접시 위에 내려 놓고 손은 무릎 위에 놓습니다. 가만히 입을 벌리고 마치 처음 맛보는 것처럼 씹으면서 이 음식이 생산되어 여기까지 오는 동안 수고하신 분들의 수고를 생각해 봅니다.
(11번째 조각)
입안에 음식의 맛이 이제 사라졌다고 느끼시면 수저를 들고 이제 11번째 조각을 집어드십시오.
이번 조각에서는 얼마나 많이 씹어야 하는지 알아보십시오.
이제 음식을 입에 넣으십시오. 수저는 접시 위에 내려 놓고 손은 무릎 위에 놓습니다. 가만히 입을 벌리고 마치 처음 맛보는 것처럼 씹으면서 몇 번이나 음식을 씹고 있는지 세어봅니다.
(12첫번째 조각)
입안에 음식의 맛이 이제 사라졌다고 느끼시면 수저를 들고 이제 12번째 조각을 집어드십시오.
이번 조각에서는 음식에 든 자연의 고마움을 충분히 느끼고 알아차리십시오.
이제 음식을 입에 넣으십시오. 수저는 접시 위에 내려 놓고 손은 무릎 위에 놓습니다. 가만히 입을 벌리고 마치 처음 맛보는 것처럼 씹으면서 이 음식이 있게 한 자연의 고마움을 느껴봅니다. 햇빛, 비, 토양, 각종 벌레들, 바람 등을 생각해봅니다. (13번째 조각) 입안에 음식의 맛이 이제 사라졌다고 느끼시면 수저를 들고 이제 13번째 조각을 집어드십시오.
이번 조각에서는 씹을 때의 턱의 움직임에 집중하십시오.
이제 음식을 입에 넣으십시오. 수저는 접시 위에 내려 놓고 손은 무릎 위에 놓습니다. 가만히 입을 벌리고 마치 처음 맛보는 것처럼 씹으면서 턱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느껴봅니다.
(14번째 조각)
입안에 음식의 맛이 이제 사라졌다고 느끼시면 수저를 들고 이제 14번째 조각을 집어드십시오.
이번 조각에서는 이 음식의 주 소재인 밀과 밀싹이 어떻게 계절을 지나왔나를 생각하십시오.
이제 음식을 입에 넣으십시오. 수저는 접시 위에 내려 놓고 손은 무릎 위에 놓습니다. 가만히 입을 벌리고 마치 처음 맛보는 것처럼 씹으면서 밀이 어떻게 심어져서 자라왔는지 생각해 봅니다.
(15번째 조각)
입안에 음식의 맛이 이제 사라졌다고 느끼시면 수저를 들고 이제 15번째 조각을 집어드십시오.
이번 조각에서는 밀을 수확할 때 죽은 생명들의 희생을 기억하십시오. 콤바인이 지나가면서 콤바인의 바퀴에 어떤 생명들이 깔려죽나요. 칼날에 잘려나가는 생명들은 어떤 것들인가요.
이제 음식을 입에 넣으십시오. 수저는 접시 위에 내려 놓고 손은 무릎 위에 놓습니다. 가만히 입을 벌리고 마치 처음 맛보는 것처럼 씹으면서 밀이 수확될 때 희생된 곤충이나 벌레들에 대해 느껴봅니다.
(16번째 조각)
입안에 음식의 맛이 이제 사라졌다고 느끼시면 수저를 들고 이제 16번째 조각을 집어드십시오.
이번 조각에서는 나를 살아 있게 하는 생명의 음식에 대한 고마움을 느낍니다.
이제 음식을 입에 넣으십시오. 수저는 접시 위에 내려 놓고 손은 무릎 위에 놓습니다. 가만히 입을 벌리고 마치 처음 맛보는 것처럼 씹으면서 생명의 음식이 내 몸 안에서 세포 하나하나의 먹이가 되고 에너지로 변하여 충만한 활력을 가져다 주는 모습을 느껴봅니다.
접시 위에 남은 음식은 이제 없습니다.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하고 나를 살아 있게 해주는 이 음식과 이 음식이 있게 한 모든 생명에 대해 깊이 감사를 드리면서 식사를 마치도록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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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런 식사법이 있었군요, 오는날 까지 늘 먹고 살아왔는데 먹는 방법에는 일자도 모르는 무식한 놈으로 살아온 것이 분명합니다, 일깨워 주셔서 고맙습니다. 운전도 날마다 다니는 길을 급행식으로만 운전하다가 어느날 천천히 가다보면 이길에 이런것이 있었나 생소하고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있듯이.. 빠르다고 빠른것이 아니고 느리다고 느린것만은 아니군요, 머릿속에 많은것이 빠르게 텅빈 채 살아온 것같습니다. 알려주시니 감개무량합니다.
달마님, 운전의 예를 통해 위빠사나의 지혜를 알려주시군요. 식사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든 생활에 있어서 몸과 마음이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됩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