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아는 한병인

[한병인]

# 내가 아는 한병인

“한병인 원장은 정성을 다해 환자를 공경하는 의사이지요”

한병인 원장과는 의과대학교 서클에서 만났어요. MCO(메디컬 챔버 오케스트라)라는 서클이지요. 제가 3대인데 지금은 48대까지 이어져오는 경북대 의대 오케스트라예요. 한병인 원장은 저의 3년 후배고 서클 기수로는 6대니까 우리는 이미 원로인 셈이죠.(웃음) 우리 다닐 때는 서클이 굉장히 많았어요. 술 마시는 서클, 미팅하는 서클, 다양한 서클 중에 39년을 이어온 서클은 흔하지 않아요. 제가 입학할 때 만났던 비올라를 연주하시는 김용림 선생님은 서클 선배인데 서클 지도교수가 되었으니 역사가 오래되었지요. 정기공연도 매년 2월에 해요. 서클 활동은 본과 3학년까지 적극적으로 하는데, 본과 4학년이 되면 공부 때문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그만큼 열성이 줄어들죠. 그러나 그 가운데는 의과대학을 다니면서 개인연주회까지 하는 실력자들도 있어요. 그런 분들은 후배들의 공연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우리는 소규모 오케스트라니까 제1바이올린, 제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트럼펫, 관악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사람이 적어서 그렇지 구성원은 다 있어요. 서클에서 잠시 선후배로 만났지만 졸업 후에는 한 원장과 만날 기회가 없었어요. 동기들조차도 연락이 힘든데 3년 후배였고, 졸업 후에는 전국으로 직장을 따라 다 흩어져 버리니까요. 한 원장을 다시 만나기 전에 저는 서울에 있었는데 지금 이곳 장인의 건물에 들어온 병원이 한 원장의 <두신경과>였어요. 반월당 사거리에서 소아과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장인의 설득으로 몇 년 전 저도 이 건물로 오게 되면서 다시 만났어요. 1층에 이렇게 환자 분들이 많지만 다 한병인 원장의 환자입니다.(웃음) 한 원장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굉장한 실력가입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한 원장은 열심히 사는 사람입니다. 예의가 바른 것이 가장 큰 장점이죠. 어른 환자를 정성을 다해 공경하고 정말 잘 챙겨요. 심지어는 점심을 먹으러 갈 때마다 매일 제게 인사를 합니다. 예술적인 재능도 많아서 그림, 음악, 발레 등 참 다양하게 해요. 게다가 합기도까지. 책을 개원의가 몇 권씩 쓴다는 건 대단한 거예요. 대학교수들도 쉽지 않은 일이지요. 특히 의학 관련 책은 객관적인 검증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이의가 있으면 전 세계에서 항의가 오죠. 그런 면에서 한 원장의 열정은 높이 사야해요. 한병인 원장은 십년 전쯤 이 건물 11층에 들어왔는데 지난해 2017년 10월부터 1층에서 저와 함께 개원했어요. 원래는 1층에 제가 검진센터를 운영했는데, 수익이 마이너스가 되면서 센터를 접게 되었어요. 한 원장은 외국 학회에서 논문도 발표하고 여러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서 전국에서 병원을 보러 오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의 알려진 실력에 견주어 시설이 미흡하다는 게 안타까운 점이었지요. 그래서 1층을 리모델링해서 개원하게 되었어요.

한 원장을 다시 만나고 저는 깜짝 놀랐어요. 학교에 다닐 때 모습은 바이올린을 잘하는 순진한 후배로만 알고 있었어요. 그러나 그는 악장을 하면서 오케스트라를 이끌었죠. 6대 가운데서는 최고의 바이올린 연주자였어요. ‘두신경과 원장’으로 다시 만나게 된 한 원장은 매주 요양원에서 연주회를 여는 등 사회봉사도 적극적인 독특한 의사로 성장해 있었어요. 제가 아는 후배 중 김준홍이라는 정신과 의사가 있는데, 한 원장이 미국에서 생활할 당시에 그분께도 몇 달을 얹혀 지냈다더군요. 그 김준홍 선생이 미국에서 택견을 배우는 모습을 보고 한 원장이 한국으로 돌아와 합기도를 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모든 일에 열정과 호기심이 있는 분이 한 원장이에요. 한병인 원장은 응급실 근무 당시, 환자가 난동을 부리는 모습을 보고 그것을 제압하기 위해 합기도를 배웠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합기도 회장까지 했을 정도로 실력이 대단합니다. 그래서 우리 업계에서는 ‘합기도 하는 의사’로도 통합니다. 한 원장은 개원의지만 약자와 소외된 사람에 대한 봉사의 마음이 지극한 사람입니다. 앞으로도 삶의 균형을 잘 맞춰가면서 훌륭한 의사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원기 두신경과 협력원장

“꿈꾸는 의사, 한병인 원장님과 함께 근무해서 행복해요”

원장님을 뵌 지 벌써 8년이 다 되었네요. <두신경과>에서 정식으로 근무한 시간은 7년째입니다. ‘드림병원’이라는 2차중소병원에서 원장님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제가 맡은 일이 외부 개방병원 원장님들을 지원하는 업무였어요. 개방병원 제도라는 것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활발하게 하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활성화가 되지 않았지요. <두신경과> 같은 의원들은 입원실이 없기 때문에 입원할 환자 분이 생기면 큰 병원에 보내는데, 원장님은 환자를 자신의 이름 앞으로 입원시켰어요. 그만큼 환자에 대한 책임의식이 강한 분이셨어요. 원장님 이름 앞으로 종합병원에 입원시키면 원장님이 회진을 다녀야 하는데, 원장님이 제일 많이 오셨어요. 바쁘신 중에도 즐겁게 일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때 회진을 같이 돌면서 인연이 되었지요. 그 이후 드림병원에서 퇴사하고 <두신경과>에서 오전 근무만 1년 정도 하다가 정식 직원으로 원장님과 함께 일하게 되었어요.

한 원장님은 ‘꿈을 꾸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꿈을 현실화 시켜내는 분이시죠. 그 과정이 힘들고 어려워도 원장님은 늘 즐겁게 해요. 원장님의 꿈은 지금도 계속 이어져요. 이곳 병원에서 멀지않은 요양원에 매월 연주회 봉사를 가는데요, 점심시간에 직원들과 함께 연습을 하죠. 저는 피아노를 맡았어요. 요즘은 설날이 가까워오니까 ‘까치 설날쏭’,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소양강 처녀’, ‘대지의 항구’ 같은 연주를 해요. 어르신들이 모두들 따라 부르고 손뼉을 치고 아주 즐거워하시지요. 어르신들을 원장님께서 진찰하시고 10분 정도 공연을 하지요. 평일 점심 때 12시 30분 무렵에 가서 함께 밥 먹고 진찰을 하고 공연을 하고 다시 병원으로 와서 진료를 시작하지요. 원장님과 음악 봉사를 오래하다 보니 이젠 익숙해졌어요. 봉사가 저희 병원의 모토라고 생각하니 뿌듯하고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아요. 실로폰 한 명, 리코더 한 명, 사무장님의 기타, 저 피아노, 원장님 바이올린까지 이렇게 다섯 명이 병원 오케스트라 멤버예요.(웃음) 악단 이름은 아직 없지만 이곳 반월당에서 버스킹 할 날을 꿈꾸고 있어요. 바쁘지만 원장님 덕분에 봉사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니 이 생활이 즐거워요.

원장님이 조금 특별하다고 생각이 들었던 건 가난하고 소외된 분들에 대한 마음을 보일 때였어요. 지저분하고 허름한 모습을 한 환자를 보면 보통의 의사들은 다른 환자분들이 불편해 하니까 빨리 보내려 하는데, 원장님은 식사도 못하셨을 거라며 식당에 전화를 걸어놓을 테니 밥을 드시고 가라고 해요. 환자를 상담하다가 그 분들의 사정이 어려우면 주민 센터 같은 곳에 연결해서 도움도 주시고요. 병원 화장실이나 고장 난 곳이 생기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으십니다. 권위적인 상사로서의 의사가 아니라, 직원들의 의견을 늘 묻고 존중해주시니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원장님은 개방적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꼼꼼한 성격이다 보니 저희들보다 늘 더 많이 움직이시지요. 워낙 부지런하시니까 저희들도 덩달아 움직여야 해요. 게으름피울 틈이 없어요.(웃음) 원장님의 쓰레기 분리수거는 특별해요. 비닐, 종이, 플라스틱 분리수거가 철저해요. 보통 주사기를 까면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리는데, 우리 병원은 통째로 버리는 게 없어요. 다 분해해서 버려야 해요. 원장님이 워낙에 환경을 생각하는 분이시니 저희도 그런 마인드를 알게 모르게 배우게 되었어요. 합기도를 원장님께서 가르쳐주신 적도 있어요. 병원에서 근무하다 보면 위협을 가하는 분들이 있기도 해요. 소리를 지르거나 협박하거나. 아프니까 그러시겠지만 근무자들로서는 무섭죠. 원장님께서 그런 두려움을 많이 없애주셨어요.

11층에서 1층으로 옮기면서 환자분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예요. 4월 오픈을 앞둔 지하 공간은 ‘전정재활치료’를 위한 곳인데 원장님께서 물리치료사들과 도면을 펴놓고 의견을 듣고 조율해 나가시는 중이에요. <두신경과>는 어느새 원장님의 병원이라기보다는 우리 직원들 모두의 병원이라는 인식이 들어요. 개인적으로 병원에서 제가 잘되는 것보다 원장님이 추구하시는 뜻으로 병원이 성장하길 바라요. 모든 직원들의 마음이 그럴 거예요. 병원이 성장해야 직원들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니까요. 병원이 커지는 느낌이 나요. 우리 직원들의 손발이 잘 맞아야 병원 운영도 잘 되겠지요. 그러면 환자분들도 만족하니까 저는 그 안에서 제 역할을 열심히 할 작정입니다.

원장님은 형편이 어려운 환자분들이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가실 수 있게 한다든지 돈이 필요한 분들께는 후원도 하시고 있습니다. ‘소뇌위축증’이라는 병에 걸린 남매가 있었는데 병 때문에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게 되었지요. 도움 없이는 거동도 불편해요. 갑자기 그런 상황에 처해진 환자의 사정을 듣고는 원장님이 매달 지원하세요. 보통은 대기하는 환자들 때문에 간단히 진료를 끝내는데 원장님은 환자분들의 사소한 이야기까지 다 들어주시더라고요. 그것도 제가 많이 배운 점이예요. 원장님은 본인에게는 검소하고 남에게는 후하신 분입니다. 제가 이 병원에 오기 전에 다른 병원 수간호사 선생님께서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저 분은 겉모습만 봐서는 세련된 의사는 아니지만, 정말 진료를 잘하시는 명의다.” 저도 같이 근무하면서 원장님이 진료를 꼼꼼하게 잘 보신다는 믿음이 있어요. 늘 환자의 편에서 마음을 다해 진료하기 때문입니다. 최선을 다하시다 보니 진료시간이 길어요. 또한 원장님께서는 직원들을 배려해주시는 분입니다. 저희들이 부족한 경우에도 늘 질책보다는 잘 한다는 격려를 해주시죠. 그러니 근무를 하면서도 내 일처럼 힘이 났던 것 같아요. 우리 병원이 대구뿐만이 아니라 전국에서도 최고의 신경과가 되기를 바라고 저도 최선을 다해 근무하고 싶습니다.

두신경과 구현진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