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사극을 보면 선비들이 허리를 앞뒤 또는 좌우로 흔들면서 글을 읽는 장면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몸살림운동을 모를 때에는 왜 이런 모습으로 글을 읽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공부를 하는 것이 따분하거나 무료해서 그러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질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몸살림운동을 알고 본인이 직접 허리를 흔들어 보면서 그 이유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허리가 서지 않은 상태에 있을 때에는 앞뒤로 흔들면 허리가 바짝 섰는데, 좌우로 흔들면 별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허리가 어느 정도 선 지금은 느낌이 달라졌습니다.
좌우로 흔들 때에도 확실하게 허리가 선다는 느낌을 갖게 됐습니다.
선비들은 허리를 세우기 위해 이런 동작을 취했던 것입니다.
선비들은 앉은뱅이책상에 책을 놓고 공부를 했는데, 책상이 낮기 때문에 오랫동안 글을 읽다 보면 아무리 허리가 꼿꼿하게 서 있는 선비라도 허리가 굽었을 것입니다.
허리가 굽으면 장기가 눌려 몸에 힘이 빠지고 목까지 굳어 눈도 침침해지고 머리도 아팠을 것입니다.
공부가 잘 안 됐겠지요.
맑은 정신과 가벼운 몸으로 공부하기 위해 허리를 흔들어서 허리를 펴려고 했을 것입니다.
저는 일을 하다가 몸이 조금 피곤해지면 바로 일어나서 깍지를 끼고 하는 걷기운동을 합니다.
그러면 허리가 서고 굳었던 목 근육이 풀리면서 몸이 개운해지고 눈도 더 밝아집니다.
선비들이 허리를 흔드는 것이나 제가 걷기운동을 하는 것이나 목적은 같은 것입니다.
앉아 있을 때에도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고개를 들고 앉아 있어야 몸이 개운해지고 눈이 밝아지고 머리까지 맑아집니다.
우리가 육체노동이나 판매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보통 생활하거나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 취하고 있어야 하는 자세가 앉아 있는 것입니다.
다음이 누워 있는 것이고, 그 다음이 걷는 것이고, 그 다음이 서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앉아 있는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미국의 GDP 대비 의료비는 15%가 넘어 OECD 국가 중에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총소득의 15% 이상을 치료비로 쓴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OECD 국가 중에서 미국인의 건강 정도는 최하위라고 합니다.
제가 재작년에 미국을 보름 정도 다녀오고 나서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이해를 하게 됐습니다.
일반적인 미국인의 생활을 보면 미국인들의 건강이 왜 그렇게도 나쁜지 알 수 있습니다.
직장이 멀리에 있으니 보통 1시간 이상 차를 몰아 출근을 해야 합니다.
차의 의자는 둥그렇게 굽어 있고 의자의 머리받이 역시 고개를 푹 숙이게 앞으로 굽어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굽어 있기 때문에 의자 역시 굽어 있는 사람에 맞게 만든 것인데, 우리의 차도 미국인들과 마찬가지로 몸을 굽히고 앉게 돼 있습니다.
어쨌든 직장에서는 의자에 구부리고 앉아서 일을 하겠지요.
집이 멀리 있으니 퇴근하자마자 출근할 때와 동일한 자세로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갑니다.
집안일을 조금 하고 나면 소파에 구부리고 앉아 몇 시간 TV를 봅니다.
소파에 앉아 저 밑에 있는 TV를 보아야 하니 허리를 완전히 구부려야 하겠지요.
그리고 잡니다.
몸이 굽어 있으니 침대는 허리가 뒤로 넘어가는 푹신한 침대를 선호하겠지요.
미국의 처남 집에 있는 천으로 돼 있는 야외용 의자에 앉아 보고는 놀랐습니다.
엉덩이가 밑으로 푹 빠지니 몸이 동그랗게 말렸습니다.
의자에 앉는 것만으로도 몸이 무지무지하게 불편했습니다.
미국에서 이런 의자가 팔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미국 사람들의 건강을 짐작해 볼 수 있었습니다.
몸이 동그랗게 말리는 것이 편한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이런 의자를 만들어서 팔고 있겠지요.
이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미국 사람이 OECD 국가 중에서 몸이 가장 굽어 있고, 이렇게 몸이 굽어 있으니 의료비를 최고로 많이 쓰고도 건강은 최하위이겠지요.
얘기 나온 김에 의자에 앉는 자세에 대해 먼저 얘기해 보겠습니다.
우리의 앉는 문화가 온돌방 바닥에 허리를 세우고 앉는 것이라면, 서양은 의자에 허리를 굽히고 등을 기대고 앉는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중대한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젊은 세대는 어려서부터 의자에 기대고 앉는 데다 낮은 컴퓨터 모니터에 푹 빠져 있기 때문에 서양사람 못지않게 모두 굽어 있지만, 의자 문화가 들어오기 전에는 허리가 뻣뻣하게 서 있었습니다.
김구 선생의 자세를 보면 먼 산을 쳐다보듯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허리가 제대로 펴져 있는 자세입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모두 고개를 숙이고 다니는데, 고개 숙인 자세는 허리가 뒤로 굽어 있는 자세입니다.
어쨌든 의자가 이미 보편화돼 있기 때문에 의자에 앉지 않을 수도 없는 세상이 됐습니다.
의자에 앉을 때에도 허리를 세우고 앉아야 합니다.
허리를 세우고 앉으면 장거리 여행을 하거나 오랫동안 앉아 있어도 피곤하거나 졸리지 않습니다.
움직이지 않는 바닥에 있는 의자에 앉을 때에는 허리를 등받이에 대지 말고 그냥 허리를 세우고 앉는 것이 가장 좋은 자세입니다.
아직 허리가 펴지지 않아 이렇게 않는 것이 힘든 사람은 엉덩이와 등을 등받이에 붙이고 앉으면 됩니다.
그러면 최소한 허리는 구부러지지 않습니다.
탈것의 의자에 앉을 때에는 도구를 이용하는 것이 좋은데, 몸살림운동 강남과 양평 동호회에서 숙제봉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 그것입니다.
숙제봉은 수도의 동파를 막거나 단열하기 위해 사용하는 은박 보온관을 이용해서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보온관 두께 8cm 정도의 것에 6cm 정도의 것을 집어넣고 잘라 25cm 이하의 길이로 만들어서 허리에 받치면 됩니다.
머리받이에 줄을 매서 달아 놓으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이 정도 두께의 페트병을 뚜껑을 닫아서 허리에 받치면 됩니다.
이때에는 엉덩이를 등받이에 바짝 붙여야 합니다.
도구를 이용하지 못할 때에는 엉덩이를 등받이에 붙이고 어깨를 뒤로해서 견갑골로 등받이에 기대면 좋습니다.
그러나 이 자세는 운전자는 취하기가 힘드니 도구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지요.
머리받이는 빼서 거꾸로 끼우면 고개를 들을 수 있게 됩니다.
한번 해 보십시오.
목이 상당히 편해질 것입니다.
비행기로 장거리 여행을 할 때에는 비행기에 비치돼 있는 베개와 담요를 이용하면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베개와 담요를 둘둘 말아 둥그렇게 해서 허리에 대고 엉덩이를 등받이에 붙이면 허리가 서는 자세가 나옵니다.
TV는 바닥에 놓지 말고 가능한 한 높여 놓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컴퓨터 모니터를 올려놓아야 한고 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고개를 15도보다 더 들고 TV를 보면 목을 세울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프고 불편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프고 불편한 것이 없어지고 목이 편안해집니다.
목이 서면 눈 침침하고 머리 아픈 게 사라집니다.
첫댓글 좋은말씀감사합니다.^^
머리받이를 반대로 끼우니 운전중 고개가 편해졌어요. 감사합니다.
저는 운전을 할때 아예 엉덩이 부터 머리까지 가능하면 의자에 닿지한을려고 합니다. 이제는 등 뒤의자에 몸을 맡기면 더 불편합니다. 물론 사무실에 앉아서 일을 할때도 절대로 의자 등받이에 몸을 닿지않게 합니다. 그러면 요추부분도 서 지고 몸도 훨씬 덜 피곤합니다. 그리고 집에서 tv 시청시는 쇼파밑에내려와서 쇼파를 등받이 용으로 사용하고 맨바닥에 앉아서 봅니다. 그러면 쇼파에 앉아서 보는것 보다 훨씬 좋습니다. 이젠 쇼파는 저는 집에서 활동할때 등받이용으로 사용됩니다. 용도가 바뀌어 버린거죠 ㅎㅎㅎ . 다 몸살림 덕분이죠 .여러분 생활속의 몸살림 화이팅 !!!
옛선비들의 흔들흔들 글읽기, 와닿는 좋은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