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일본은 우리와 비교했을때 시스템의 차이가 많은것 같습니다. 지방 방송국은 각자 독립된 형태로 운영되며 프로그램에 관한 것 역시 다양하고 여러 청취자들의 입맛을 고려하더군요.
방송국의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일본은 우리와 다르게 키 스테이션 형식의 방송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독자적으로 운영이 되다보니깐 각 방송국마다의 독창적인 편성 등은 존중될 수 밖에 없겠죠. 그러나 꼭 모든게 독자적인것만은 아닙니다. 방송사마다 계열(係列)이라 해서 네트워크처럼 연결이 되어있죠. 대표적으로 두 가지의 계가 있습니다. TBS계열인 'JRN(Japan Radio Network)'과 닛폰방송, 분카방송 계열의 'NRN(National Radio Network)'입니다. 예를 들자면 일본의 대표적인 심야 프로그램인 "오르 나이트 닛폰"의 경우, 이 프로는 닛폰방송에서 제작한 프로입니다. 이것은 곧 NRN계열의 지방 방송국들을 통해 일제히 생방송으로 방송이 되죠.
이런 동 계열국 간의 동시 생방송을 하는 경우가 있고 다른 하나는 프로그램의 유통입니다.
계열의 중심인 방송국에서 만들거나 저작권이 있는 프로그램들은 역시 동 계열국 간에 보내지게 되고 그러한 프로들은 각 방송국의 사정에 따라 제각기 편성되는 특징이 있죠. 제 생각에는 이것이 일본 내 원거리 수신을 즐기는 사람들의 대거 등장 요인으로 봅니다. 자기가 듣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사는 지역 로컬국은 이 프로를 방송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근처 지역이나 심지어 먼 지역의 방송국을 통해서 듣는 경우가 많겠죠. 이런것이 BCL활성화에 불을 지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우리나라같은 경우는 방송국이라봐야 공영인 KBS, MBC가 전국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고 SBS 등을 비롯한 민영방송들이 있지만 아직 그 규모는 작다고 할 수 있습니다. KBS나 MBC 산하의 지역 방송국들은 어쩔 수 없이 서울 본국의 방송 편성에 따라가야 하고 자체 제작 프로라 해봐야 그 수도 적을 뿐더러 오래가지 못하는게 문제이죠. 결국 전 지역의 사람들이 서울에서 편성하는 같은 시각에 같은 프로그램만 청취하다보니 사람들의 입맛이 무시되고 프로그램의 수도 많지 않아 금방 싫증을 느끼게 되고 골수팬들을 제외하곤 사람들은 끝내 라디오는 버리고 TV로 발을 돌리게 되는 사태가 온게 아닌가 싶어 우리나라 라디오의 현실이 심히 걱정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