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멈추어라
기도하는 봉고차
매번 지방 집회가 있을 때마다 하나님께서 영훈고 기독학생회에 주신 봉고차를 운행한다.
2004년 7개월간 기도하게 하시며 많은 은혜를 주시고 간증으로 더하신 그레이스 12인승 봉고차. 그 차는 한 마디로 기도의 차다. 영훈고 기독학생들과 기독활동 때마다 함께 움직이기 위해 이 차를 놓고 기도했고, 하나님께서는 구로동에서 빈민들을 위한 무료급식을 하시던 목사님의 차량을 우리가 사용하도록 허락하셨다.
10년 이상 오래 되었고 10만 키로미터를 주행한 봉고차로 순간 속력을 내기는 어려웠지만, 아이들을 태우니까 더 여유 있게 다니라는 하나님의 신호로 지금까지 감사하게 잘 다니고 있다.
나는 이 봉고차를 타고 내릴 때면 꼭 기도한다. 아이들이 탈 때면 더욱 간절히 함께 기도하고 출발한다. 성령으로 기름 부으신 봉고차. 차만 보면 하나님의 은혜로 눈물이 나온다.
콧노래 흥얼흥얼
충북 충주에서 강의가 있던 지난 토요일이었다.
한 대기업체의 간부급 사원들의 연수 강의가 오전 8시부터 2시간 예정되어 있어서, 나는 집에서 6시 전에 출발할 계획을 세웠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면 꼭 필요한 것이 차 점검이고, 또 한여름에는 한 번 더 살피는 것이 필수였다. 나는 이것저것 차를 살핀 후 라디에이터의 물을 가득 보충하고, 기도한 후 충주를 향해서 출발하였다.
이른 아침 고속도로 양 쪽을 보며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자연에 도취되는 나를 발견하였다. 저절로 콧노래가 흥얼흥얼 흘러 나왔다. 내 콧노래 소리에 맞추어 자연은 넘실넘실 춤을 추고 있는 듯 했다.
나는 이렇게 지방에 다닐 때면 여행을 다니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따로 시간 내기가 어려운 만큼 하나님께서 이러한 여유를 주셨다는 것에 그리고, 많은 분들에게 은혜를 끼치며 가는 길이라는 점에 더욱 감사했다.
아침 농촌의 안개 풍경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차도 별로 없었고 나는 예정 시간보다 40분 가량 일찍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 때 안개 그윽한 농촌의 아침 풍경이 내 눈에 그림처럼 다가왔다. 가슴 벅찬 희열과 설렘이 느껴졌다.
나는 목적지인 연수원을 지나쳐 시골의 도로를 천천히 달렸다. 아직 시간 여유가 좀 있어서였다. 그리고 자연의 향기를 한껏 느끼고 싶어서였다. 나는 창문을 열고 그렇게 한동안 달렸다. 그리고 연수원으로 가려고 방향을 틀었다. 이제 강의 시작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였다.
연수원으로 가는 길에 주유소가 눈에 띄었다. 서울로 다시 올라가는 데는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기름이 있었지만 나는 기름을 가득 넣기로 결심하고 주유소로 들어갔다.
웬 연기인가요?
“어서오세......!”
주유소 아저씨는 나에게 인사를 하려다 말고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니! 이건 무슨 연기인가요? 주유구 밑에서 물도 떨어지는데...”
나는 차에서 내리며 무심코 대답했다.
“연기라뇨 아저씨...... 아, 올 때 에어컨을 좀 켰더니 그런가 봐요. 아무 것도 아닐 겁니다.
나는 차를 살폈다. 아저씨가 화들짝 놀랄 정도의 연기는 아니었다. 나는 단순히 에어컨으로 인한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주유를 모두 마치고 출발하려는 데 아무래도 걱정스러웠든지 아저씨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차 멈추고 다시 한 번 잘 살펴보세요.”
나는 씨익 웃으며 대답했다.
“참, 아저씨도... 아무 것도 아니라니까요.”
차를 멈추어라! 빨리
이상했다. 기도하며 운행하는 봉고차, 하나님께서 주신 차, 한 마디로 영빨이 솟구치는 이 차가 무슨 일이 있겠어 하며 다니던 몇 년 동안이었다. 그런데 주유소를 나오는 순간부터 내 머릿속을 울리는 음성이 있었다.
“차를 멈추어라, 빨리 차를 멈추어라.”
나는 이 또렷한 음성에 놀라며 차를 길가에 세웠다. 그리고 운전석에서 뛰어 내렸다.
아!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운전석 아래 바퀴 부분에서 연막탄을 터쳐 놓은 듯이 하얀 연기가 계속 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주유소 아저씨는 바로 이 현상을 본 것이었다. 잠시 황당, 당황한 나는 어쩔 줄 몰랐다. 이제 강의 시간은 15분을 앞두고 있었다.
나는 잠시 기도했다.
“하나님, 이 자만했던 저를 깨우치시고 용서하여주시옵소서. 어찌해야 합니까?”
하나님께서는 먼저 봉고차를 전담하는 단골로 가는 카센타에 전화를 하도록 했다. 핸드폰을 통해 전화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나는 몇 가지를 다시 확인하였다.
말라버린 물과 넘치는 은혜
차를 살피는 중에 나는 아침에 가득 채우고 왔던 라디에이터의 물이 바짝 말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까지 다니면서 한 번도 이러한 일은 없었다. 그리고 라디에이터 물은 아침에 가득 채우지 않았던가. 두 시간도 안 되게 운행을 했는데 물이 고갈된다는 것은 새지 않는 한 가능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연수원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먼저 강의를 위해 강의실로 향했다.
하나님께서는 은혜로운 강의를 허락하셨다. 영상과 강의, 그리고 프로그램을 통한 2시간의 강의는 참가한 분들에게 힘을 주었고 또 눈물 흘리며 감격하는 분위기로 인도해주셨다.
이 날은 강의와 간증 일정이 세 개가 있는 날이었다. 오전 8시 충주에서의 기업체 연수, 그리고 서울에서 1시에 기독교사 대상 집회, 7시에 서부 아버지학교 간증이 있던 날이었다.
서울에 무사히 도착한 것으로 미루어 보면 아침의 사건은 결국 사단의 입김과 움직임으로 여겨졌다. 시시각각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코자 하는 사람들을 향한 공격, 그동안 차를 통한 사단의 입김을 느낀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 방법을 통해 나를 살리셨고, 또 경각심을 주시며 인도하셨다.
이번에도 그러했다. 하나님께서는 주유소 아저씨의 목소리를 통해 “차를 멈추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려주신 것이다. 운전을 하며 서울로 향하는 나의 눈에는 감사의 눈물이 가득하였다. 서울로 도착한 오후 기독교사모임과, 저녁의 서부아버지학교의 간증 모두 하나님께서는 예비하신 눈물과 감동의 은혜를 허락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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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 속에 간섭하시고 주관하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첫댓글 정말 차는 튼튼해 보이는데요...음...그래도 역시 가장 튼튼한건, 하나님의 인도하심인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