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그런데 엊그제 발표된 한국의 고독사 문제가 상당히 심각합니다. 우울한 얘깁니다만, 오늘은 고독사를 돌이키면서 한국사회의 당면문제 하나를 짚어봅니다.
1) 고독사가 무엇인지 구체적인 예를 들어 말씀해주십시오!
요즘 발생하고 있는 각종 범죄 가운데 가족 사이에서 벌어지는 강력범죄가 기승(氣勝)을 부리고 있습니다. 부모의 재산을 노리는 자녀들의 살인행각, 아들딸에게 몹쓸 짓을 행하는 부모, 노부모에게 향하는 자식들의 물리적 폭력행사 등 각종 흉악범죄가 일상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범죄와 다릅니다만, 고독사는 인간이 마주하고 싶지 않은 처절(悽絶)한 죽음의 형식입니다. 세상과 마지막으로 작별하는 자리에 사고무친, 천애고아, 무연고만 함께하는 것입니다.
지난 2015년 2월 7일 서울 용산구 보광동 다세대주택 1층 단칸방에서 장모(79)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장씨 예금통장에는 27원이 남아 있었습니다. 장씨는 월 49만 9290원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해왔습니다. 최근 폐결핵으로 건강이 악화되면서 30만원을 병원비로 써야 했습니다. 그는 자녀를 5명이나 뒀지만 안치실(安置室)을 찾은 가족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장씨는 마지막 가는 길까지 혼자였습니다. 이런 죽음의 형식(形式)을 고독사라 합니다.
2) 고독사라는 어휘도 상당히 낯설게 느껴지는데, 구체적인 통계(統計)라도 나와 있습니까?!
한국에는 고독사 관련 통계도 부족하고 원인 분석이나 해결에 대한 논의도 태부족합니다. 고독사에 대한 통계치는 최근자료밖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두 가지 예를 말씀드리죠!
2014년 김춘진 (새정연)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2011∼2013 시도별·연령별 무연고 사망자 현황'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무연고 사망자는 2,279명입니다. 연도별로는 2011년 682명, 2012년 719명, 2013년 878명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2014년 한국방송공사 조사에 따르면 고독사는 1,717건이었습니다. 고독사 중 50대가 가장 많은 29%, 40대는 17%에 달했다. 30대 이하도 6.2% 기록했습니다. 가장 많을 것 같은 70대는 9.1%, 60대는 17.7%를 차지했고 기타가 21%입니다. 과거 고독사는 독거노인에게 집중됐지만 최근엔 저소득층이나 고소득층, 청년층과 노년층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는 것입니다.
한국사회의 중추(中樞)인 40-50대 중장년 고독사가 작년의 경우 46%에 이른다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60-70대의 27%를 압도하는 것이죠. 한국사회의 위기가 임계점(臨界點)에 다다랐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단절사회’라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3) 고독사와 1인 가구 증가는 상호 밀접한 연관이 있어 보이는데요, 어떻습니까?!
문자 그대로 1인 가구는 혼자 사는 ‘나 홀로 가구’를 가리킵니다. 그런 연고(緣故)로 다른 가족형태와 비교할 때 고독사에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露出)되어 있습니다. 1인 가구 비율은 최근 10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2000년 220만 가구였던 1인 가구는 2010년 414만 명으로 늘었고, 2025년에는 전체가구의 31%에 달할 것으로 예상(豫想)됩니다.
1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독거노인 (獨居老人) 숫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2000년에 54만 명이던 독거노인은 2012년에는 119만 명으로 갑절 이상 증가했습니다. 2035년에는 독거노인이 34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推算)됩니다. 독거노인과 1인가구는 질병을 앓거나 경제적 어려움 또는 사회적 관계가 끊긴 경우 고독사 위험이 높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4) 나날이 증가하는 고독사 문제에 대한 정부나 지자체의 대책은 준비된 게 있습니까?!
대전시는 노인 고독사를 막기 위한 '노인공동가정조례'를 제정하고 오는 7월부터 시행합니다. 홀로 사는 노인의 고독사와 치매 (癡呆), 우울증 (憂鬱症) 등을 예방하고 생활비와 관리비를 줄여 빈곤노인의 생활이 안정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충청남도, 대구시, 울산시는 독거노인을 위해 '안전 확인사업', '독거노인 공동생활제 사업', '독거노인 마음 잇기 사업', '지역 독거노인 사랑의 우유배달 사업' 등을 펼치고 있습니다. 경상북도는 독거노인이 겪을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집안에 화재, 가스유출, 활동유무 등을 감지(感知)하는 센서를 설치해 주는 '응급안전돌보미 시스템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5) 고독사는 일본이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들 합니다. 고독사에 대한 일본의 대응방식(對應方式)에 대하여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동경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자택에서 사망하는 경우 가족이 발견하는 사례는 34%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시신은 주택관리사나 사회복지사 등이 발견한다고 합니다. 노인들의 입원이나 노인 복지시설 입주에 필요한 신원보증 서비스를 대신하는 시민단체나 유품정리업체, 유족을 대신해 무연고 사망자 유골(遺骨)을 관리하는 묘지시설 등은 고독사 증가로 인해 일본에 새로 생겨난 것들입니다. 조만간 한국사회에 상륙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독사 원인 중 하나인 1인 가구, 특히 미혼자를 줄이기 위해서 지자체들이 중매에 나섰다고 합니다. 전담부서까지 만들어 미혼남녀의 단체미팅까지 주선을 하고 있다니 고독사의 현실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본보기라 할 것입니다. 독거노인들 사이에서는 임종노트라는 것이 유행한다고 하는데요. 임종노트란 혼자 사는 사람들이 자신이 고독사했을 경우를 대비하여 사후처리절차와 계획 그리고 가족의 연락처를 적어 놓은 노트입니다.
일본은 고독사를 방지하기 위해 각 지구에 지킴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1명의 자원 봉사자(奉仕者)가 가까운 거리에 있는 1인 가구 거주자 5명 정도와 짝을 지어 서로 안부(安否)를 확인하는 체제라고 합니다. 상당히 유효(有效)해 보이는 정책입니다.
첫댓글 고독사,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사건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나도 간혹 고독이라는 것을 극히 현실적인 것으로 만날 때가 있습니다. 영혼의 고독이 아니랍니다.
얼마 전 읽은 글에 장수하는 사람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친구가 많다는 것이랍니다.
김민남 교수님께서도 나이와 성별을 넘어 많은 친구를 두셨으면 합니다!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