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이 다 꽃봉오리인 것을
- 정 현 종 작 -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 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덧붙인 말-
인생 최고의 시간은 지금 느끼는 이 순간이다. 한 생을 사는 시간 노정에서 늦음이란 본질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이 순간만 있을 뿐, 어제도 내일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때 좀 '더 열심히 말을 걸고', 그때 좀 '더 열심히 사랑'했더라면 하는 마음들은 모두 지금 실행하지 못하는 용약한 자괴감에 다름 아니다.
살아있는 존재에게는 누구나 지금이라는 기회가 있다. 지금이 행복해지는 길을 찾기 위해, 후회하는 그 순간이 가장 빠른 시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은 지금 이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 지금 말해보자. 사랑한다고. 세상의 그 어떤 사랑도 죽음을 맞지 않는다. 다만 몸과 정신이 죽어갈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