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피해를 입은 바 있는 양양 낙산사는 7월 10일 오후 8시께 해수관음상 앞 축대가 무너졌다. 또 의상대로 가는 산책로 주변 경사에서 100t 가량의 토사가 흘러내렸으며, 의상연구소 마당 법면과 화장실 마당 법면이 무너져 내려 270t 가량의 토사가 쏟아졌다. 기거중이던 대중은 긴급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에위니아가 관통한 전남 곡성 도림사는 10일 오후 3시께 산사태로 칠성각이 완파되고 대웅전이 일부 파손됐다. 이로 인해 대웅전에 보관된 보물 1341호 괘불과 칠성각에 있던 삼존불, 후불탱화 등이 크게 훼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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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림사는 대웅전 안에 모셔져 있던 불상 등을 안전한 장소로 옮기는 등 재난을 막기 위해 예방조치를 취했으며, 현재 소방당국과 함께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피해도 속출했다.
해인사는 태풍의 피해가 발생했다. 경내에 있는 아름드리나무 4그루가 넘어졌고, 집수장 수도관이 파열되어 약 12시간가량 단수가 됐으며, 율원 동편 산사태로 토사가 축대앞까지 밀려내려와 자칫 율원 전각이 큰 피해를 입을 뻔했다. 또, 성보박물관 변전실 축대 담이 무너졌고, 지족암 입구 도로도 토사가 무너져 내렸으며, 삼선암 입구 제방이 무너졌다. 그 외 금대암 도로1Km가 유실되고, 성전암 칠성각 뒤쪽 토사가 무너져 내리는 등 산청과 함양등 지리산 주변에 위치한 사찰들을 중심으로 도로와 등산로가 유실되는 등 피해가 속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영 용화사도 10일 대웅전을 보호하려다 강풍과 폭우로 요사채가 침수됐다. 이로 인해 요사채에 보관중이던 200여점의 그림과 고서 등이 물에 잠겼다. 특히 용화사는 태풍에 대비해 비닐과 모래주머니 등을 준비했으나 강풍에 모두 훼손됐다.
남해 화방동산은 본관 건물 뒤 절개지 경사면 2군데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렸으나,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진주 토왕암도 대웅전과 산신각 주위로 15t 가량의 토사가 밀려내려와 복구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 범어사는 10일 한꺼번에 쏟아진 폭우로 설법전과 제2주차장 사이에 토사가 쏟아져 도로 10m 가량이 유실됐다. 부산 용수암도 10일 오후 1시께 100평 규모의 지하 주차장으로 1000t 가량의 토사가 쏟아져 내렸다. 전각피해나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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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비구니강원이 있는 울산 보덕암은 11일 폭우로 도량 전체가 물에 잠겼다. 태고종은 피해를 접수한 직후 선암사 강원의 학인들을 투입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불교수행공동체인 정토회는 태풍 에위니아로 인한 수해지역에 11일 긴급구조단을 파견했다. 30명으로 구성된 구조단은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긴 진주시 문산읍에서 12일 오전부터 구조 및 복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선재수련회를 진행중이던 대학생 정토회도 11일 오전부터 울산 울주군 두서면 활천리에서 제방복구 및 수해복구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해인사 사회국장인 진각 스님(합천 연호사 주지)은 "말사를 대상으로 피해정도를 집계해 본 결과 도심 속 사찰에 비해 산중 사찰 피해가 컸다"며, "특히 계곡에 가까이 면해 있는 도로 유실이 많았다"고 밝혔다. 스님은 "전문가와 지자체, 정부가 협의해 계곡 배수로를 철저히 하고 계곡에 면한 도로 배치를 재조정하는 등의 근본적 대책마련이 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