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 일찍 잠이 깨서 일찍부터 아침 연습공을 치러 테니스장에 나갔다.
하지만 파트너가 아직 안 나와서 서브 연습을 하기로 했다.
게임에 임하다 보면 늘 서브가 첫 단추다.
여기서 ‘삐긋하면’ 연속해서 문제가 생기는 통에 서브가 참으로 중요한데 나는 유독 더블 폴트를 잘 한다.
아마 성질 탓이 아닌가 싶기도 한다. 첫 공격이라는 강박관념과 그에 따른 욕심이 문제를 일으켜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사실 처음 테니스를 시작한 것이 백보드였고 그 때는 요령도 몰라서 그저 서브 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 그 안 좋은 폼이 궂어져서 서브의 성공률이 적은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파트너도 늦거나 안 올 것 같아서 작심을 하고 서브 연습을 하기로 했다.
서브를 백보드에서 연습할 때 그 넷트 선을 보고 한 것이 잘 못인 것 같다.
선보다 훨씬 위를 맞춰서 커브로 넣어야 안전 서브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애드 코드에서의 서브는 백보드보다 길이가 긴 관계로 더 길게 쳐야 는데 늘 짧게 치는 연습만 해서인지 네트에 자주 걸린다.
그리고 전에 직구 서브를 연습하다 내전을 사용한답시고 팔을 다쳐 몇 년 고생한 뒤로는 그냥 편하게 스핀이나 슬라이스로 가기로 했다. 연습을 많이 해도 무리도 안 가고 시합에서도 그 만큼 확률도 높고 우리 같이 늙어가는 아마추어한테는 ‘딱’인 것 같아서 요즈음은 내쳐 스핀 서브만 연습을 한다.
그런데 워낙이 ‘후룩’으로 서브를 독학해서인지 내 서브는 스핀도 슬라이스도 아닌 좀 어정쩡한 서브다.
그러건 말건 열심히 연습을 하는데 스핀도 덜 먹고 스피드도 안 난다.
다시 생각을 되 돌려서 팔을 쭉 뻗어 백스윙을 하니 훨씬 공의 강도도 높고 스핀도 더 먹는다.
언젠가 캐나다에서 경기를 구경 갔다가 자기 서브 속도 맞추기에 참여를 해서 쏘는데 딱 일마일 오차로 선물을 못 탄 적이 있는데 그 때의 속도가 76마일.
그것이 나의 서브 속도다. 여자 선수들이 보통 90마일은 쏘니 한참이나 뒤진 힘이다.
오늘 곰곰 생각해 보니 역시 백스윙이 안 되서 속도가 안 나고 늘 고만 고만한 위력의 서브를 구사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 속도를 늘리려면 역시 백스윙이다.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타점 부분만 신경을 쓰다 보니 자기 눈에 안 보이는 백스윙은 대충한다.
그것이 굳어지면 나처럼 평생 가는 것이다.
골프도 그렇고 배구도 그렇고 모든 공을 때리는 운동이 결국 그 백스윙의 크기에 의해 공의 세기가 결정이 되는 것이리라.
그런데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그 타점으로부터 백스윙을 크게 가져 갈수록 불안해함으로 타점에서 가까이 힘을 시작하려하고 자연히 백스윙이 작은 것이다.
가까이 있는 공이 멀리 있는 공보다 맞추기가 쉽다는 간단한 이치가 사람으로 하여금 오그라들게 하고 결국 스윙이 작아서 힘이 안 실리고 거리도 짧고 스피드도 자기가 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적은 것이다.
그런 불안감은 사실 스윙을 천천히 함으로서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적은 힘에서도 원심력만 크다면 공은 스피드가 어느 정도 나게 마련이다.
고수 들이 별로 힘을 안 쓴 것 같은데도 떨어지는 공이 묵직한 것은 그런 원리일 것이다.
백스윙을 가급적 크게 해야 왼 손도 그 만큼 더 뻗을 수 있고 힘이 시작하는 지점과 그 힘이 목표물에 부닫히는 거리가 멀어져서 결국 거리나 스피드가 늘 것이다.
그러니 자연히 신체가 긴 사람이 유리 할 것이다.
그 거리를 최대한으로 벌리기 위해 그 벌린 길이가 최대라고 할 때 풀어진 힘이 다시 모이면서 시동을 거는 시작점이 되는 것인데 그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잠시 멈추는 듯한 느낌을 주고 이때 공의 낙하점을 예상하면서 휘두르기를 시작하면 최상의 힘이 실릴 것이다.
그런 최대화된 팔의 힘과 오므린 다리가 펴지면서 생기는 힘이 만나서 최대한의 스피드를 창출하는 것이리라.
서브가 다른 여러 동작의 합작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지만 역시 이 백 스윙이 그 키포인트란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특히 그 것이 눈에 안 보이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동작이기에 어렵고 중요하고 우리가 놓치기 쉬운 그 무엇일 것이다.
뭐든지 안 보이는 데서 잘하는 것이 중요하고 어렵다.
성경에 네 오른 손이 하는 것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고 진정한 선비는 남이 안 보이는데서 더 그 의관을 더 정하게 하는 것이라 했다.
사람들은 안 보이는데서 그 본 성이 들어 난다.
알아주거나 말거나 묵묵히 구석에서 애 쓰는 사람들이 있기에 부패와 부조리가 만연한 이 사회도 유지가 되는 것이고 생각하기엔 천국이 되기도 하는 것이리라.
테니스 서브도 자기 눈에는 잘 안 보이는 바로 그 ‘백’에 비결이 있다.
결국 안 나타난 파트너 대신 나는 바구니 공으로 서브 연습을 열심히 했다.
하지만 마음처럼 잘 되지가 안했다.
운동은 역시 미련한 반복 훈련이 ‘쪼잘한’ 이론보다 훨씬 값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