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문화는 밀집한 관계를 지닌다. 자작나무는 눈덮인 시베리아를 떠올리게 한다.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비롯한 북유럽의 전형적인 통나무집은 상당수가 전나무로 만들어졌다. 적도 열대 바닷가는 야자나무를 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를 상징하는 나무는.
소나무의 푸름은 예로부터 선비의 절개와 군주에 대한 변치 않는 충성을 칭송하는 문학의 소재가 됐다. 구황이 들면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으며 끈질긴 생명을 이었다. 겨울에는 장작으로, 마른 잎 솔가리는 불쏘시개로 사용됐다.
우리는 소나무를 흔히 모든 나무의 어른이라 칭한다. 한자 ‘松’을 풀어보면 오른쪽 ‘公’은 소나무가 모든 나무의 윗자리에 있음을 뜻한다.
영덕 칠보산에 가면 잘 생긴 소나무들을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다. 다시찾는 근교산 취재팀의 일행은 산행 내내 그 놈 한 그루 뽑아 집으로 가져 가고 싶다며 탐을 냈다. 덧붙이자면 칠보산은 경북에서 동해를 바라보기에 가장 빼어난 전망을 가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산행코스는 금곡리 유금사~자연휴양림 갈림길~헬기장~칠보산(810.2곒)~광산~아치곡~유금마을. 약 5시간 걸린다.
고래불과 백석해수욕장을 지나 칠보산수련원 간판이 보이고 곧바로 왼쪽으로 들어서는 길이 있다. 비포장 길을 조심스레 달린다. 중간에 왼쪽으로 자연휴양림 진입로가 있다. 유금사까지는 약 20분. 유금사 주차장에서 산으로 오르는 길이 나 있다. 옆으로 작은 개울이 흐른다.
100곒쯤 가면 갈림길.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에 우거진 수풀 사이로 난 작은 길로 들어선다. 얼마 안 가 작은 계곡이다. 물 색깔이 본래 무색 투명하다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 한없이 그리고 더없이 맑다.
묵은 논두렁을 따라간다. 칡넝쿨이 길을 뒤덮었다. 통행세라도 요구하는 듯 자리를 차지하고 점령군 행세를 한다. 어른 키 보다 큰 수풀이 길을 막는다. 뚜렷하고 큰길만 따라간다.
울창한 계곡에 햇볕이 안 들어와 눅눅하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한 날씨. 높은 습도 때문에 땀은 비오듯 한다. 온 몸은 벌써 흥건하게 젖었다.
유금사 주차장에서 20분이면 갈림길과 만난다. 왼쪽으로 오른다. 다시 200곒쯤 가면 삼거리. 이번에는 오른쪽이다.
이때부터 아름드리 소나무 감상을 시작한다. 덩치 큰 어른이 팔을 쭉 펴고 안아도 다 품을 수 없다. 하늘로 쭉 뻗은 당당한 소나무의 자태는 ‘대장군’, 그 나머지 나무는 한낱 ‘졸개’에 불과하다. 적어도 칠보산에서는 그렇다.
20여분동안 아흔아홉 굽이를 넘듯 구불구불한 길을 오른다.
잔뜩 찌푸렸던 날씨가 아연 밝아진다. 해가 고개를 내밀 듯 하다. 주위가 훤해진다. 나뭇잎에 맺힌 물방울이 반짝 빛난다.
폭풍에 뽑히고 넘어진 소나무가 길을 막는다. 능선에 올라서면 이정표. 칠보산 정상을 가리키는 부분은 누군가 지웠고 ‘칠보산 자연휴양림 3.2㎞’만 남았다. 아마 엉뚱하게 표시해 놓았을 것이다. 50곒 가면 헬기장이다. 이곳에서 정상은 한 달음. 능선길 10분이다.
칠보산 정상에는 영해 산사랑산악회가 세운 정상석과 돌탑이 있다. 맑은 날은 동해 푸른 바다를 볼 수 있다지만 취재팀이 찾은 날은 날이 흐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산은 올라온 방향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서 시작한다. 물론 아까 지나온 이정표까지 되짚어 내려가 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도 좋다. 약 1시간20분 걸린다.
몇 걸음 가다 왼쪽으로 붙는다. 완전히 묵은 길이다. 인적이 끊긴 지 최소 10년은 지났을 성 싶다. 산허리를 타면서 걷는다. 고산지대에서나 볼만한 잡목 숲이다.
길과 술래잡기라도 하는 것 같다. 희미하던 길이 또렷해지다 어느 순간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1시간 여 걷다 왼쪽으로 에도는 지점을 만난다. 5분쯤 가면 오른쪽으로 쏟아지는 내리막길.
“아이고 인자 길 이자삘 염려는 엄것다.” 하산길이 선명해지자 짙은 안개 속에서 내심 조바심을 내던 취재팀 일행중 한명이 한숨을 토해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길은 다시 오리무중이다. 수풀에 덮인 옛길을 복원해 내기란 쉽지 않다.
20분쯤 뒤 약간 오르막이다. 길 옆에 ‘山’이라고 적힌 삼각점이 있다. 조금 더 걸으면 유금마을이 희미하게 보인다. 능선을 돌아 넘으면 내리막이 시작된다. 5분뒤 네갈래길에선 직진한다. 곧 무덤이 나온다. 이번 산행에서 유일한 것. 100곒쯤 가 갈래길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고개를 돌리자 운무가 걷히면서 동해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평선만 있을 뿐 하늘과 바다는 푸름으로 하나가 됐다.
전망대가 하나 있다. 올라서니 바다와 칠보산 전경이 더 선명하다. 내려가는 산길은 급하게 떨어지다가 왼쪽으로 산허리를 돌아 나간다. 다시 능선에 올라서면 묵은 풀밭길이다.
여기서 길 찾기에 유의하자. 유심히 잡목 사이를 찾아 들어가 보자. 능선 반대편으로 돌아나간다. 5분이면 다시 능선을 바꾸어 탄다. 30곒 전방에서 오른쪽으로 떨어진다.
산길 밑으로 울진 정씨 묘와 만나고 10분이면 아치곡에 내려선다. 산령각 밑 도로에서 우측으로 마을길을 내려서면 ‘주민과 함께 하는 협동사업’ 비석이 섰다. 여기서 유금마을의 유금사까지는 20분.
떠나기전에
경북 영덕군 병곡면 칠보산은 동해의 명산이다. 이름의 유래는 이렇다. 고려 중기 이곳을 지나던 중국인이 샘물을 마셔보고는 “이 물 맛이 보통 샘물과는 다르니 이 샘과 이어져 있는 산에는 귀한 물건이 있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그후 이 산에서 산삼 황기 멧돼지 철 등과 같은 일곱가지 보배가 났다하여 붙여졌다.
유금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조선 중기 이전까지는 대웅전과 종각, 장화부인 신령각 등을 갖추고 제법 큰 규모를 자랑했다. 어느날 주지스님이 불국사에서 법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도중에 절 앞 용소에서 두 마리 용이 교미하는 것을 보고 고약하게 여겼는데 스님이 절에 도착하기도 전에 폭우가 쏟아져 산사태로 절이 무너졌다고 한다. 그 뒤 여러 차례의 중창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대표적인 산행코스는 자연휴양림~헬기장~정상~헬기장~유금사로 산행 시간은 3시간에서 3시간30분 정도. 다소 짧아 아쉬운 감이 들었다.
당부할 점은 일단 산행을 시작하면 초입에 지나는 계곡을 제외하고는 식수를 구할만한 곳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무더운 날에는 식수를 충분히 가지고 등산을 시작하는 게 좋겠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정상에서 헬기장으로 되돌아 내려오지 않고 취재팀이 안내하는 코스로 간다면 반드시 긴옷을 입어야 한다. 묵은 길이라 수풀에 긁히기 쉽다.
P.S : 토함산 산행을 못하는 분을 위해서 칠보산 산행을 하고자 합니다,,
첫댓글 j님께 항시 고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역쉬나 노란차가 움직이네요. 가보고 싶었던 산이기에 산행신청을 합니다.
결혼식장에 갈것인가.칠보산에 갈것인가 부채 도사님께 물어본즉 ~~~~.....결혼식장에 안가면 ㅎㅎㅎ욕을 삼테기로 먹는다고 점꽤가 나온다네요... 축의금만 보내고 칠보산에 갈꼬나...이제 막 산에 정을 붙일만하니 웬..갈곳이 그리 많은지 그전에는 갈곳이없어 주야장창 방콕만 유람했더랬는데....
좀 망설여지네요, 25일날 장학회모임인데다 내가 대가리라 , 에라~~ 일단 신청함니더.
바로 옆이라 가고 싶은데 토요일 일요일은 시어머니 생신이라서 의성에 가 있을꺼예요. 다음기회에 함께해요..
칠보산은 소나무가 많은 산으로 자연 휴양림으로 유명함,산행하고나면 몸이 깨운함 ,왜 소나무 많은 산이 자연 휴양림 일까??직접 채험 해보시고 소감 한말씀 부탁해요,안가면 보약 한재 손해(영덕에 대게가 유명하지요 포항올때 들려서 와야게지요,회비지참)
19일날 갑시더..^^
19일은 나가 산에 갑니다 죄송
나가 산행을 하신다구요??? 들어가 산행은 언젠데여??? ㅎㅎ
고향인데 안갈수업죠 ? 신청합니다
감사 대게 저렴하게 먹을수 있나요????
산행신청합니다
어디서 만날까요? 그리고회비와 도시락준비를 해야하는지???
내 뜻데로 되지 않는세상살이.. 양보하는 미덕에 가정에 평화가 있을듯 하여 결혼식장에 갑니다. 이번 벙개에 빠지면 앞으로 계속 왕따 시킨다는게 좀 마음에 걸려 가능하면 산에 가려고 노력 했는데 잘 안되네요.잘 다녀 오십시요 님들..
낼 칠보산에서 일곱가지 보석을 가지고 오시라요..행복한 산행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