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란 단어가 들리면 곧 이어 간첩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북파란 말은 공작원이란 말과 거의 동의어 수준이다.
그러나 백두산 등산이라면 이 단어들은 전혀 별개의 뜻을 가진다. 파(坡)를 옥편에서 찾아보면 언덕, 고개, 둑, 제방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서파와 북파는 중국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동파는 북한의 땅으로 일반인의 접근은 불가능하고 남파는 중국이 북한의 허락을 얻어 관명봉 정상 바로 밑에 있는 4호 경계비에서 파란색 선을 따라 5호 경계비까지 3시간 가량의 트레킹이 가능하다고 하여 H 여행사를 통하여 한국 최초의 남파트레킹을 계획했다.
그러나 남파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우리를 인솔한 여행사 직원은 정말 죄송하다며 요즈음의 남북 경색 국면으로 갑자기 출발 전날 오후5시에 북한의 일방적인 취소로 트레킹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버스 안은 거친 항의로 가득 찼으나 불가항력적인 결정이란 말과 미안하다며 연신 사죄하는 여행사 직원과 현지 가이드의 말에 조금씩 조용해졌다.
결국 트레킹은 불가하지만 버스로 몇 군데는 볼 수 있다는 것과 예정에 없던 압록강 상류에서의 래프팅을 추가하자는타협안으로 이어졌다.
새벽부터 서둘러 남파 산문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셔틀버스로 50분 정도 더 올라가야 한다.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밖을 보니 비가 오더니만 다행히 비가 개였다. 백두산 천지의 날씨는 변화무쌍하기로 유명하다. 산행 내내 계속 이런 날씨가 이어졌으면.
백두산(白頭山)이라고 씌어졌어야할 입석 대신 장백산이란 글자가 파인 거석 앞에서 사진을 찍는 기분이 묘하다.
북한에서 백두산을 올라가는 날이 곧 올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버스 안에서 창문을 통하여 보이는 유유히 흐르는 압록강과 국경선.
이 철조망이 북한과 중국의 국경선이다.
고도를 급격히 높이며 구름 속을 달려간다.
슬그머니 걱정 된다. 맑은 천지를 보기가 힘들다고 하던데, 우리와 동행한 한 처녀는 작년에 와서 구름 속에서만 놀다가 한번도 천지를 보지 못하였다고도 한다.
천지 전방 50M지점에서 셔틀 버스에서 내려 천지로 올라간다. 선두에 있는 가이드는 이미 구름 속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고
와! 탄성과 함께 구름 속에서 서서히 나타나는 백두산 천지
사진 찍을 틈도 없이 구름 속으로 다시 사라지는 천지. 사진기를 on상태로 하고 대기.
여기저기서 다시 "나타난다! 나타난다!"
바로 여기가 우리의 영산 백두산 천지로구나!!
관면봉(2566m) 이 봉우리를 넘어 서파의 5호 경계비까지 3시간 정도 트레킹을 할 계획이었는데 아예 중국 군인 한명이 나와 그쪽으로는 가지도 못하게 막는다.
등 뒤로 솟아오른 봉우리가 백두산 최고봉 장군봉(2749M)
통일이 되면 올라가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날이 오기를 !
파견 나온 중국군이 무료하게 4호 경계비를 안고 돌고 있다. 4호 경계비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있다. 앞면은 한글로 “ 조선 4 ” 라고 파져있고 뒷면에는 한문으로 “ 中國 ” 이라고 씌여있다. 즉 앞 쪽은 북한 땅이고 뒷편은 중국 땅이다.
이 군인이 하는 일은 사진 촬영이 허가된 200평 정도의 범위 안에 등산객을 묶어두는 일이다.
악화쌍폭(岳樺雙瀑)
천지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 폭포 물이 어디에서 나올까 궁금하게 만든다.
높이 20M 정도의 폭포이며 주위에 야생화가 한창이다.
산꿩의 다리
꿩의 다리를 엎어놓은 것처럼 생겨셔 꿩의 다리라고 한다.
금매화
털쥐손이풀
하늘 매발톱
압록강 대협곡
약 20 km에 달하며 금강 대협곡의 2 배 규모라고 한다 지금도 진행중이라고 하며 계곡 밑으로는 압록강 상류가 흐른다. 이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압록강 물위에서 1km 정도의 래프팅을 즐겼다.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이라고 한다.
대협곡의 낙타봉
원래 여기는 위험한 구역이라 버스 안에서만 구경하며 스쳐지나가는 곳이라는데 책임자의 허락을 맡고 구경할 수 있었다.
약 1억년 전에 생성된 탄화목이라고 한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화산할동중에 타버려 숯이된 것이다.
트레킹 인원은 33명이다. 여기에 여행사 직원1명과 현지 가이드 3명 그리고 현지 중국인 직원 산악 가이드 2명이 함께 산행하여 총39명이 종주를 하였다. 중국인 산악 가이드는 선두에서 안내를 하는 형식이고 맨 후미는 묵묵히 따라오기만 한다.
첫댓글 다음이 기대된다. 계속해서 좋은 트레킹의 상보가 기다려진다. 정말 추억이 될만한 트레킹에 깊은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