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섬,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섬,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움에 대미를 장식하는 섬,
한국의 나폴리를 연상케 하는 섬.
이는 모두 소매물도(小每勿島)에 붙이는 수식어이며 찬사입니다.
경남 통영시의 큰 섬인 매물도 옆에는 두 개의 작은 섬이 있습니다.
하나는 "소매물도"이고 다른 하나는 등대섬입니다
(두 개의 섬을 그냥 소매물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두 섬은 모든 여행자들이 가보고 싶어하는 꿈의 여행지입니다.
통영시와 경상남도를 소개하는 각종 안내서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소매물도는
그 사진만 바라보아도 황홀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이곳에 접근하는 길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거제와 통영(충무)에서 뱃길로 30분∼1시간을 이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글쓴이는 거제시 남부면 저구선착장에서 배에 올랐습니다.
정원이 약 100여명인 소형선박입니다
(물론 규모가 비교적 큰 여객선도 있습니다.)
들어 갈 때는 물결이 잔잔하여 쉬운 뱃길이었지만
나올 때는 상당히 큰 파도로 인하여 배가 춤을 추어서
선실은 사람들이 내는 탄식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배를 탄 후에는 가까이 다가왔다가는 사라지는
이름 모를 섬들을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파도가 심할 땐 구명조끼가 어디에 있는 지 먼저 살피게 됩니다.
소매물도 선착장
소매물도 선착장에 내려 폐교가 있는 곳으로 올라갑니다.
최근 관광 붐 탓인지 이곳도 토목공사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폐교 정문에는 "미카엘의 집"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데,
안쪽 마당에서는 영화인지 드라마인지 모를 촬영이 한창입니다.
이 간판도 촬영을 위해 임시로 붙인 것으로 보입니다.
폐 교
이곳에서 이정표를 따라 가장 높은 곳인
망태봉(152m)까지는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입니다.
정상에는 볼품 없이 방치된 둥근 시멘트콘크리트 구조물이 있는데,
이는 과거 밀수를 감시하던 밀수기지였다고 합니다.
망태봉을 살짝 지나면 드디어 사진으로만 보던 등대섬이
그 찬란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가까이 보이는 등대섬과 그 좌측으로 도열한 기암괴석인 병풍바위는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입니다.
사실 매물도는 대매물도, 소매물도, 그리고 등대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소매물도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바로 등대섬입니다.
등대섬의 장관
비교적 가파른 언덕을 내려와 등대섬으로 갑니다.
바다에 이르는 길은 매우 험했지만 근래 이곳에
사다리를 설치한 이후 길이 아주 편해졌습니다.
소매물도와 등대섬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분리된 섬입니다.
그러나 썰물 때는 바다가 갈라져 길이 열리는 곳입니다.
사실은 바다가 갈라지는 게 아니라
바닷물이 빠져 바닥이 드러나는 것이지요.
바닷길이 열리면 몽돌밭이 나타납니다.
이 때 몽돌몽돌한 돌을 디디며 걷는 재미가 매우 쏠쏠합니다.
바다로 접근하는 내리막 계단
몽돌이 깔려 있는 바닷길
바다를 건넌 후 뒤돌아 본 모습
그러나 이렇게 바다를 건너려면 썰물의 시기를 잘 맞춰야 합니다.
오늘은 11:30분부터 16:30분까지 5시간 동안 다닐 수 있습니다.
등대섬으로 들어와 뒤돌아보면 그곳엔 또 다른 비경이 펼쳐집니다.
등대섬에도 현재 선착장이 건설되고 있는데
관광객용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향후 썰물과 관계없이 방문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생각합니다.
등대섬에서 뒤돌아본 소매물도와 매물도(우측)
소매물도 등대는 지금으로부터 약 90년 전인
1917년 처음 불을 밝혔다고 합니다.
주변의 자연경관과 잘 어울리는 고풍스런 등대입니다.
남해안 48km 거리까지 불을 비추므로
남해안을 지나는 선박들의 이정표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등대 옆 바위에 올라 바라보는 비경은 한마디로 숨이 막힙니다.
병풍바위 위의 등대
병풍바위 밑의 기암
능선 끝으로 가서 배낭을 내려놓습니다.
사방팔방으로 보이는 것이라고는 끝없이 펼쳐진 넓은 쪽빛 바다,
그 위에 솟아 오른 소매물도와 등대섬의 장관,
바다에서 하늘로 치솟은 기암괴석,
이들 경관을 감상하기 위해 바다 위를 오가는 유람선,
여기에 온 모든 사람들은 모두 신선이 됩니다.
한려수도(閑麗水道,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도 부근에서
사천시·남해군 등을 거쳐 전라남도 여수에 이르는 물길)라는 말은
그저 지어진 이름이 아닌 것입니다.
(☞ 실제로 지도를 보면 매물도 지역은 유감스럽게도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소매물도 주변을 도는 유람선
바위 협곡과 푸른 바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
어느 틈인지 등대에서 기르는 순하고 덩치가 큰
흰 개 한 마리가 우리 주변을 서성거립니다.
배가 고픈지 먹을 것을 던져 주니
다른 곳으로 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순한개 상근이...??
다시 배낭을 들쳐 맵니다. 시원한 공기가 오장육부를 통과합니다.
소매물도에는 거대한 공룡 한 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형상인 공룡바위가 선명합니다.
등대섬에서 바라본 공룡바위
협곡으로 부딪치는 파도
기암괴석과 푸른 바다의 조화
계속되는 절경
등대섬에서 바라본 소매물도 망태봉
다시 바다를 건너 큰 섬으로 돌아옵니다.
정오를 조금 지난 시각이라서 그런지
방문한 사람들의 행렬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망태봉 기슭의 인파
환상적인 등대섬의 풍경
사람들의 발걸음을 따라 가다가 바다 쪽으로
돌출한 곳으로 들어가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세우면
가장 최고의 조망이 펼쳐집니다.
기암괴석 사이를 통해 등대와 암봉이 바라보이는 풍광은
그야말로 숨이 막힙니다.
기암 뒤로 보이는 등대와 병풍바위
공룡의 머리부문
폐교가 있는 곳에서 언덕 아래로 내려섭니다.
노송사이로 살짝 모습을 드러낸
등대섬의 병풍바위가 한 폭의 풍경화입니다.
망망대해에 떠 있는 부산 오륙도 같은 섬이
어쩐지 외로워 보입니다.
노송 사이로 바라본 병풍바위
오륙도를 연상시키는 무인도
하루 종일 아니 언제까지나 머무르고 싶은 곳이지만
길손은 반드시 떠나야 합니다.
선착장으로 되돌아오니 아까보다 훨씬 부산해졌습니다.
현지에서 채취한 싱싱한 해산물을 안주 삼아
소주잔을 기울이는 관광객의 표정이 행복해 보입니다.
부산해진 소매물도 선착장
현재 대지는 녹색의 빛을 띠기 시작했지만
녹음이 짙은 계절에 방문한다면
오늘 보다 더 좋은 경치를 감상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라도 떠 있으면 금상첨화이겠지요.
앞으로 언제 다시 소매물도를 찾을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여객선을 타고 다시 뭍으로 오르지는 못하더라도
유람선을 타고 소매물도 주변을 여행하는 호사는
반드시 누리고 싶습니다.
다시 찾고 싶은 소매물도를 허접한 사진으로 담아
여러분에게 소개했지만 그 절경은
모두 제 마음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소매물도는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지상낙원입니다.(2008. 4. 19).
≪여행정보≫ 거제도(남부면 저구선착장) →소매물도로 가는 배편
△ 운항항로 : 남부면 저구 →(대매물도) → 소매물도
△ 운항시간 : 저구출발시간 - 8:30, 11:00, 13:30, 15:30(소요시간 약 30분)
매물도 출발시간 - 9:00, 11:30, 14:00, 16:00
☞ 단체손님 20명 이상 시 운항 시간외 수시운항 가능
△ 운임요금 : 매물도 8.000원, 소매물도 9,000원
(거제시민 및 단체 20명 이상 10%할인)
☞ 홈페이지 www.maemuldotour.com/
매물도해운(주) 055-633-0051.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