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5.5봉 보광산관광농원이 있는 모래재에서 택시를 내려 노송들 사이에 자리잡은 방갈로를 지나 능선으로 오른다.(08:35) 발자국이 찍혀있는 완만한 능선을 오르면 녹았다가 얼어붙은 눈은 뿌드득하며 소리를 내고 중간키의 소나무숲은 상쾌하다. 삼각점이 있는 344.1봉을 오르면 보광산이 지척에 보여 반갑지만 허옇게 패여있는 채석장이 볼성 사나워 이내 발길을 돌린다. 성가신 잡목숲을 지나서 봉우리에 오르고 묘지에서 왼쪽으로 넓은 길을 내려가면 "감전주의"라고 쓴 나무판이 있는 송치재이다.(09:05) 넓은 초지에 목장이 자리잡고 있고 목장철망을 따라 능선으로 오른다. 억새밭을 지나고 소나무와 관목들사이로 철망따라 눈길을 오르면 쓰러진 나무들이 많아 길을 자주 막는다. 가파른 눈길을 한동안 오르면 바위들이 듬성듬성하고 아름드리 노송들이 즐비한 460봉이다.(09:23) 멋있는 소나무들을 바라보며 봉우리를 지나면 왼쪽으로 큰 축사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증평읍이 모습을 나타낸다. 눈속으로 푹푹 빠지는 북사면을 한동안 오르면 능선분기점을 지나서 595.5봉에 오르는데 잡목들로 조망은 막혀있고 눈속에 파묻힌 대삼각점을 찾아 보다가 포기한다.(09:49)
- 칠보산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오른쪽 능선으로 들어가면 수목이 울창하고 길이 어둠침침하다. 계속 내려가면 넓은 산판길과 만나고 양지바른 눈길은 억새와 싸리나무가 무성하다. 산판길을 내려가다 낮으막한 칠보산을 바라보며 오른쪽으로 꺽어지면 숲길이 이어진다. 아주 가파르고 미끄러운 눈길을 한동안 오르면 별 특징없는 칠보산(541.5m)에 오르는데 작은 정상석이 서있고 고사를 지낸듯 쌀알들과 실타래가 보인다.(10:28) 나무들이 빽빽해서 사방이 가려있는 정상을 내려와 능선분기점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숲이 우거진 능선은 왼쪽으로 조금씩 휘어지면서 울창한 소나무길이 이어진다. 묘지들을 지나고 마을이 가깝게 보이는 안부를 지나면 훌쩍 솟아오른 햇살로 눈이 부시다.(10:48) 평화스럽게 누워있는 마을들을 바라보며 관목들을 헤치고 가파른 경사길을 올라가면 참호가 파여있는 405.6봉이다.(10:57) 봉우리를 넘고 키작은 소나무숲을 내려가면 칠보치인데 자갈들이 깔려있는 넓은 비포장도로에는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쬔다.(11:07)
- 질마재 고개를 넘어 잡목숲으로 들어가면 참호들이 자주 보이고 묘지들을 지난다. 미끄러운 산길을 올라서 415.2봉을 지나고 인삼밭이 가깝게 보이는 안부를 넘는다. 가파른 길을 한동안 오르면 산림청의 경고판이 서있는데 패러글라이딩때문에 무단벌목을 한곳으로 역시 전망이 확 트여서 넓은 벌판지대가 잘 내려다보이고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온다. 널려있는 쓰레기들을 밟고 내려가면 쌍묘를 지나고 십자로안부를 넘어 바위들이 있는 410봉에 오른다.(11:40) 다시 앞에 있는 봉우리를 오르면 소나무들이 많아서 아름답지만 웬 텔레비젼안테나가 세워져 있어 경관을 해친다. 낙엽이 잔뜩 깔린 호젓한 길을 내려가다 능선은 왼쪽으로 꺽어진다. 잡목들이 성가시게 붙잡는 봉우리를 올랐다가 내려가면 592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질마재이다.(12:08)
- 좌구산 2차선 포장도로를 건너 바로 올라가 잡목숲을 헤치고 산으로 붙는다. 급경사 능선을 오르면 깊은 산속에 들어온것 처럼 숲은 우거지고 사방으로 어둠침침하며 길이 어지럽다. 낙엽송과 소나무들이 빽빽한 눈길을 오르면 여기저기 쓰러진 큰나무들이 길을 막는다. 가파르게 봉우리를 올랐다가 조금 더 오르면 작은 공터가 있는 610봉이다.(12:41)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꺽어지면 "1987부대산악행군로"라고 쓰인 작은 나무판이 걸려있으며 이후로 내내 정맥과 그 방향을 같이 한다. 오랫만에 나타나는 날카로운 바위지대를 통과하고 우회하는 길을 버리고 봉우리로 올라섰다가 산불로 베어놓은 나무들이 길을 막고 있어 다시 내려온다. 능선을 따라가면 산불로 끄슬린 나무들이 눈속에 묻혀있어 애처롭고 쓰러진 나무들과 베어진 밑둥들이 발에 걸린다. 좁은 날등으로 이어지는 정맥길은 눈이 정강이까지 빠지고 쓰러진 나무들과 바위들을 우회하는 힘든 길이다. 봉우리들을 넘으면 벌목을 해놓아 온통 까까머리가된 산이 보이고 산등성이를 지나가는 눈덮힌 임도들은 마치 독오른 뱀처럼 꼬불거린다. 등산화속으로 들어가는 눈을 못이겨 결국 스펫츠를 착용하고 가파른 눈길을 오르면 드디어 좌구산(657.4m)정상에 오른다.(13:27) 한남금북정맥의 최고봉인 좌구산이지만 눈속에 묻힌 삼각점은 확인도 못하고 불어오는 찬바람에 몸을 떨며 정상주 한잔도 못하고 쫓기듯 내려간다.
- 분젓치 흙무덤 있는곳에서 오른쪽으로 꺽어지면 가파른 내리막 길이라 나무들을 잡으며 조심해서 내려간다. 작은 돌탑이 서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조금 더 지난 능선분기점에서 정맥은 산악행군로표시판이 가리키는 왼쪽으로 급하게 꺽인다. 눈밭에 빠지며 완만한 길을 내려가면 좌구산은 뾰족한 봉우리로 높게 올려다 보인다. 바위가 있는 봉우리에 올랐다가 관목과 소나무들을 지나 내려가면 넓은 비포장도로가 나오는데 오른쪽으로는 율리 부점촌으로 내려갈수 있다.(14:04) 도로를 건너 시멘트벽돌로 만들은 구덩이를 지나서 잡목숲으로 들어간다. 아주 가파른 눈길을 올라가면 510봉인데 땀을 딱으며 본 하늘은 잿빛으로 점점 흐려지는것 같다.(14:24) 선채로 늦은 점심을 먹고 산성고개까지 갈길이 멀어 서둘러 출발한다. 관목지대를 지나서 봉우리들을 넘으면 능선은 오른쪽으로 휘면서 작은 벌목지대를 지나는데 지나온 좌구산이 잘 보인다. 산악행군로표시판 방향을 따라서 허옇게 얼어버린 증평저수지를 보면서 내려가면 종암리와 율리를 잇는 분젓치이다.(14:58) 도로공사가 중단된채 자재들이 널려있는 고개를 넘으면 얼었다가 녹은 진흙이 등산화에 붙어서 걸기적 거린다.
- 구녀산 고개를 건너서 전신주 옆으로 오르니 일반산악회의 표지기들도 간간이 보인다. 묘 한기가 있는 봉우리에 오르면 한줄기 바람이 불며 눈발이 조금씩 날리다가 이내 끊어진다. 산악행군로표시판을 보며 완만한 눈길을 오르면 능선은 왼쪽으로 꺽어지며 넓어진 등산로를 만난다. 운동시설들을 지나고 소나무들이 울창한 길을 따라가면 많은 사람들이 다녀 반질반질해진 얼음길이라 조심스럽다. 교통호를 지나면 돌탑과 오석이 서있는 구녀산(484m)인데 정상석에는 실타래가 감겨있고 먹다남은 막걸리통이 놓여 있다.(15:31) 정자에 앉아서 잠시 쉬고 산성따라 내려가다가 오른쪽으로 꺽어진다. 내려가는 길은 얼은곳은 미끄럽고 녹은 진흙길은 더욱 미끄러워서 쩔쩔맨다. 올라오던 마을분이 미끄러우니 조심하라며 거듭 당부를 한다. 소나무들이 많은 넓은 길을 내려가면 이정표가 서있고 눈길에 조심하며 나무계단을 내려가면 "등산로가든" 을 지나 511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이티재이다.(15:50)
- 등산로안내판 2차선포장도로를 건너면 등산로안내판이 서있는데 상당산성까지 8km 에 5시간소요라고 적혀있어 마음이 급해진다. 넓은길에서 능선으로 오르면 진흙들은 발바닥에 쩍쩍 달라붙고 미끄러져서 나무들을 잡고 오른다. 키작은 솔밭을 지나서 삼각점이 있는 486.8봉에 오르면 넓은 평야와 마을들이 내려다 보이고 비흥저수지의 수면도 작게 보인다.(16:10) 참호와 교통호를 지나서 가파른 내리막 길을 내려가면 작은 등산로표시판이 있는 십자로안부를 넘는다. 안부를 넘어 왼쪽길로 내려가면 속이 텅비은 거대한 느티나무가 서있는데 얼마전에 고사를 지냈는지 소주와 실타래등 여러 제수품들이 널려있고 불에 끄을린 나무안에도 촛불들과 새끼줄들이 보인다.(16:24) 임도석이 있는 임도를 건너 낙엽송 숲을 지나면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진땀을 흘리며 430봉을 오르면 완만한 낙엽길이 이어지고 왼쪽으로 인경산이 모습을 나타낸다.(16:33) 길게 이어지며 고도를 높히는 눈밭을 따라가면 정맥은 인경산으로 이어지는 봉우리에 오르기전 등산로안내판을 따라 오른쪽으로 꺽어진다.(16:50) 펑탄한 눈길을 따라가면 왼쪽으로 큰 축사가 보이고 곧 능선은 왼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숲속의 둥지"라는 작은 안내판을 지나고 눈길을 바삐 가다가 낙엽속에 숨어있는 얼음에 크게 넘어질뻔 한다. 멋있는 노송 한그루가 서있는 470봉을 지나고 울창한 숲길을 서둘러 지난다. 봉우리를 지나면 왼쪽으로 벌목지대가 보이는데 초라해진 억새들은 바람에 흔들리고 마을들은 조용하게 누워있다. 십자로안부를 지나고 완만한 눈길을 오르면 다시 이티재까지 8km라고 쓴 큰 등산로안내판이 눈속에 서있다.(17:43) 이제 산성까지만 가면 설사 해가 져도 내려가는 것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 상당산 일몰을 앞둔 둥그런 해는 붉은 기운을 서서히 가라 앉히고 때맞쳐 찬 겨울바람이 불어온다. 능선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꺽어지면 산성으로 가는 뚜렸한 길이 이어지는데 얼어 붙어서 굉장히 미끄럽다. 바위지대를 지나고 산등성이을 돌고보니 한뼘이나 남아있던 해가 순식간에 산밑으로 들어가 버린다. 크게 패여있는 구덩이들을 지나고 눈길을 오르면 산성이 나타나며 오른쪽으로 돌아 밧줄을 잡고 오르면 상당산(491.5m) 정상이다.(18:11) 서너평되는 정상에는 삼각점이나 정상석은 없고 돌멩이 하나가 중앙에 박혀있어 정상임을 말해주는 듯하다. 굽이굽이 돌아 나가는 성벽을 바라보다가 급히 하산을 서두른다. 성벽위로 조금은 남아있는 능선을 따라가면 성벽길과 만났다가 헤어지곤 한다. 미끄러운 눈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 금새 날은 어두어지고 청주시내를 밝히는 불빛들이 장관을 이룬다. 김포에서 시작했던 발길이 이제는 청주땅을 지나고 있고 조만간 속리산에 닿을것이다. 어두워서 식별할수도 없는 큰 성문을 지나면 산불초소가 있고 내리막 길이 이어진다. 암문을 지나서 한동안 성벽을 타고 내려가면 다시 큰 성문을 지나고 나무계단을 내려가니 엉뚱한 저수지가 나오며 도로가 보인다. 다시 올라가서 성문근처에서 길을 찾다가 이내 포기하고 산성동으로 내려간다.(19:26) 산성고개로 못 내려가고 마지막 몇백미터를 정맥에서 벗어나 아쉽지만 다음에 거꾸로 올라가 확인하기로 한다. 도로를 내려가 청주가는 큰길에서 차를 얻어타니 곧 산성고개를 넘는다. 차안에서 다음구간의 들머리를 바라보고 꼬불꼬불한 고개를 내려가며 정맥과 만날 다음 구간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