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Christian Science Monitor 2010-8-26 (번역) 크메르의 세계
이란 제재결의를 위협하는 캄보디아-이란의 새로운 관계
As Iran sanctions threaten, Iran sees new friend in Cambodia
기사작성 : Stephen Kurczy
이달 들어 캄보디아와 이란의 지도자들이 만나 중요한 협정서에 조인했다. 일부에서는 대-이란 제재안이 이란으로 하여금 새로운 경협 파트너를 찾아나서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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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테헤란 방문 후 귀국한 캄보디아의 호남홍 외무부장관이 8월 6일 프놈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촬영: Chor Sokunthea/Reuters] |
이란이 새로운 경협 파트너를 찾아냈는데, 그 나라는 지금까지 가장 이뤄질 것 같지 않았던 국가, 즉 캄보디아였다. 테헤란 당국은 이번달 초 캄보디아의 고위급 대표단을 초청하여 양국간 통상 및 미국의 "간섭"을 싫어하는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란이 자국에 대한 제재 강도가 강화되는 가운데, --- 그 대상국가가 크든 작든 구분없이 --- 새로운 협력 파트너를 찾고 있다는 가장 최근에 나타난 징후 중 하나이다.
"뉴욕 대학" "국제연구소"(Center for Global Affairs)의 앨론 벤메이(Alon Ben-Mei) 씨는 "이란이 유엔의 제재결의안으로 인해 고립이 가중되면서, 캄보디아나 여타 국가들과 관개를 증진시키려는 방향으로 몰려가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 이란 제재 결의안이 심각한 충격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이란은 통상이 가능한 국가들을 찾으려 할 것이다. 캄보디아의 경우 에너지 자원에서 취약성을 가진 국가이기 때문에, 비교적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국가"라고 말했다.
유엔과 유럽연합, 그리고 미국은 지난 6월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타겟으로 하는 제재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캄보디아의 호 남홍(Hor Namhong) 외교부장관은 8월 16일 프놈펜에서 기자들에게 밝히기를, "이란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것이 해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호남홍 장관은 그보다 며칠 전에 이란의 테헤란을 방문하여 마무드 아마디네자드(Mahmoud Ahmadinejad) 이란 대통령을 만난 바 있었다. 호 남홍 장관은 그대신 "협상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상과 기술을 제공하는 이란
캄보디아 정부 대변인인 키우 깐하릿(Khieu Kanharith) 공보부장관은 밝히기를, 양국이 캄보디아 내전이 종식된 직후인 1992년에 공식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했지만, 이번에 체결된 협정이 가장 높은 차원의 협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캄보디아에 대해 외교적 관계를 요청했다. 우리는 그에 대해 반대할 어떠한 이유도 찾지 못했다. 우리의 대 중동 정책은 우리 상품을 더 많이 판매하고 석유관리에 관해 보다 많은 정보를 얻는 것 뿐"이라 말했다.
캄보디아와 이란의 이번 협정에서는 통상, 투자, 관광, 석유 분야 등이 관련되는데, 특히 석유 분야는 최근 해양에서 석유가 발견된 캄보디아에게 중요한 부문이기도 하다. 현재 캄보디아의 석유를 개발 중인 다국적 기업 "토탈"(Total)과 "셰브론"(Chevron)에 따르면, 2012년부터 채굴을 예정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지난 8월 중순, 캄보디아의 한 고위급 관료는 "닛케이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캄보디아는 원자력 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고, 2020년 초반까지는 원자력 발전소를 갖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파르스 통신"(Fars News Agency)과의 인터뷰에서, "캄보디아와 농업, 과학, 기술,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테헤란 타임스"(The Tehran Times)의 보도에 따르면, 양국이 보다 많은 기회를 탐색하기 위한 공동 경제위원회를 수립하는 데도 동의했다고 한다.
미국의 "간섭"에 대한 공통적인 거부감
양국은 미국의 압력에 대한 거부감 면에서도 공통적인 배경을 갖고 있다. "IRNA 통신"에 따르면, 호 남홍 캄보디아 외교부장관이 "캄보디아는 언제나 미국이 다른 나라의 내정을 간섭하는 일을 반대해왔다"고 발언했다고 한다.
그러나 양국간의 경제적 연관성은 현재까지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테헤란 타임스"에 따르면, 2010년 3월 20일 현재, 이전 1년간의 양국간 교역량은 53만 9,000달러에 불과했다. 또한 6월 21일을 기준으로 그 이전 3개월간의 교역량은 이란이 캄보디아로 12만 달러 어치를 수출하고, 캄보디아는 이란에 대해 6만 6,000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이란은 캄보디아를 단순한 경제협력 국가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10개 회원국을 가진 "아세안"(ASEAN)과 교류하기 위한 창구로서 보고 있다. 세예드 자바드 콰밤 샤히디(Seyed Javad Qavam Shahidi) 캄보디아 주재 이란 대사는 호 남홍 장관의 이란 방문 이후 "파르스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캄보디아가 이란과 아세안을 연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지정학적 그물망
영국의 역사학자 필립 쇼트(Philip Short) 씨는 복잡한 지정학적 그물망 속에서 이란이 캄보디아와 우호적 관계를 맺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은 역내 강대국인 인도를 견제하기 위해 캄보디아와 버어마에 구애를 하고 있다고 하며, 오랜 라이벌이었던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서 이란과 파키스탄에 구애를 해왔다고 한다. 크메르루즈 정권에 대한 역사서인 <폴 포트: 악몽의 해부>(Pol Pot: Anatomy of a Nightmare) 및 <모택동 전기>(Mao: A life)의 작가이기도 한 필립 쇼트 씨는, "따라서 중국의 우방국들인 캄보디아와 이란이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일이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실제로 어떤 이는 이러한 일이 왜 이제서야 일어나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캄보디아로서는 명확한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란으로서는 약간 고립 상태에 있기 때문에, 한 국가로부터라도 더 지원을 받는 일이 낫다"고 말했다.
중국은 캄보디아의 기반시설에 수억 달러를 투자했다. 작년 12월 중국은 캄보디아에 대해 단기차관 12억 달러 제공을 약속했다. 이로써 중국은 여타 국가들을 제치고 캄보디아에 대한 최대 후원국이 되었다. [중국에 영향을 받은 것인지] 지난 7월 국제 원조제공처들은 캄보디아에 대해 금년도 지원액으로 11억 달러를 약정했다. 이러한 지원 역시 사상 최대액이었다. 쇼트 씨는 "중국이야말로 캄보디아의 최대 우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미국 역시 캄보디아에 대한 구애를 강화시켰다. 지난 7월에는 아시아-태평양 23개국 병력이 참여하여 미국이 주도하는 "2010 지구평화 이니셔티브" 군사훈련이 캄보디아에서 개최되어, 미군 병력도 참여했다. 미국과 중국은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 강화를 위해 오랜 기간 경쟁해왔다. 1970년대에는 미국이 후원한 정부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이 크메르루즈 반군을 지원하기도 했다.
워싱턴의 경고가 없었다?
캄보디아 경제계는 이란과의 새로운 관계에 대해 그다지 크게 반응하지는 않고 있다. 캄보디아에 국제적으로 모집한 3,400만 달러를 투자 중인 사모펀드 "레오파드 캐피탈"(Leopard Capital)의 CEO 더글라스 클레이톤(Douglas Clayton) 씨는 "만일 이란이 캄보디아에 대해 실질적 지원을 하게 된다면 수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캄보디아는 많은 것을 필요로 하는 중립적 국가이고, 도움을 주는 모든 것을 반길 것"이라 말했다.
프놈펜 주재 미국대사관의 대변인은, 미국이 "캄보디아를 포함한 모든 유엔 회원국들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 제1929호>(UNSCR 1929)를 준수토록 촉구하고 있다. 단순히 최소한의 의무뿐만 아니라 동반된 수단 모두를 적용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지난 6월에 통과된 <유엔 안보리 결의 제1929호>는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타켓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캄보디아 정부 대변인은 이란과의 관계발전에 대해 캄보디아 정부가 어떠한 경고도 받은 바 없다고 말했고, 뉴욕대학교의 앨론 벤메이 교수 역시 미국이 캄보디아에 대해 이란과의 관계에 대한 암시를 주는 일을 빼먹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벤메이 교수는 "아마도 얼마 안있어 캄보디아가 이란과의 관게를 중단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면 캄보디아는 다시금 균형잡힌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는 편이 더 이익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국과 유럽연합이 캄보디아를 이란으로부터 떨어뜨려 놓으려 한다면, 캄보디아에 대해 약간의 원조를 제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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