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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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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지식인, 미국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온 지식인 하워드 진이 데이비드 바사미언과 진행한 여덟 차례의 인터뷰와 2005년 스펠먼 대학에서 행한 연설문을 수록하였다. 세계를 더욱 위험하게 만들어가는 미국 정부, 시민불복종 운동,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예술가의 역할에 이르기까지 하워드 진의 폭넓은 사유가 선명하게 담겨있다.
항상 그래왔듯이 하워드 진은 가난한 사람들, 노동자들, 억압받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역사에 접근하려 하면서, 국가와 힘 있는 사람들이 덮어두려 하는 '진실'을 가차없이 드러내고 있다. 특히 하워드 진과 데이비드 바사미언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제국주의와 그것을 초래한 역사에 대해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면서 부시 정부를 혹평하고 있다. 그 외에도 현재 자본주의가 겪고 있는 위기를 '구조적 위기'로 바라볼 것, 시민불복종 운동의 제안, 마이클 무어와 같이 규칙과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는 예술가에 대한 고찰 등 다양한 방면으로 오늘날을 바라볼 혜안을 기르는데 도움을 준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기르고 싶다면,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비판적 지성'의 한 사람인 '하워드 진'을 차마 그냥 스치고 지나가기는 힘들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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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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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진은 노암 촘스키와 함께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으로 일컬어지는 대학교수, 사회운동가, 역사학자이다. 하워드 진은 ‘역사는 아래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일관된 자세로 저술과 강연 활동을 전개하여 20여 권의 저서를 출간하는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그는 1922년 뉴욕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조선소 노동자로 떠돌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기를 타면서 전쟁의 참화를 몸소 겪게 되었다. 제대 후 원호법GI Bill 아래 컬럼비아 대학에 입학해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스펠먼 대학과 보스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파리 대학과 볼로냐 대학에서 방문교수로 활동했다. 또한 하버드대 극동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일했으며 1950년대에 애틀랜타의 흑인 대학들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반인종차별 운동에 참여하고 이들의 투쟁을 글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노엄 촘스키와 공동으로 베트남전쟁을 비판하는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그의 저서 중 『La Guardia in Congress』은 앨버트 베버리지 상을 받았으며 그 외에도 토머스 머튼 상(Thomas Merton Award), 유진 V. 뎁스 상(Eugene V. Debs Award), 업튼 싱클레어 상(Upton Sinclair Award), 래넌 문학상(Lannan Literary Award) 등을 수상했다. 현재 그는 보스턴대학교의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매사추세츠주 오번데일에 살고 있으며 그의 홈페이지 http://www.howardzinn.org 을 통해 근황을 알리고 있다. 저서로는 애틀랜타에서의 경험을 담고 있는 『The Southern Mystique』, 가열찬 반전운동을 전개하던 와중에 쓴 『Vietnam : The logic of Withdrawal』, 촘스키와 공동 편집한 『The Pentagon Paper : Critical Essays』, 그리고 "정치적ㆍ경제적으로 수탈당해 오면서도 대부분의 역사에서 거의 배제되어 온 미국 민중들의 역동적인 빛나는 역사를 민중의 시각에서 서술한 『A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미국 민중저항사 1,2)』, 에마 골드만의 삶을 그린 희곡 『Emma』등이 있다. 또한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는 『오만한 제국Declaration of Independence: Cross-Examining America Ideology』(2001), 『달리는 기차에 중립은 없다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2002) 『전쟁에 반대한다On War』(2003)등이 있다.
하워드 진은 노암 촘스키와 함께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으로 일컬어지는 대학교수, 사회운동가, 역사학자이다. 하워드 진은 ‘역사는 아래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일관된 자세로 저술과 강연 활동을 전개하여 20여 권의 저서를 출간하는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그는 1922년 뉴욕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조선소 노동자로 떠돌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기를 타면서 전쟁의 참화를 몸소 겪게 되었다. 제대 후 원호법GI Bill 아래 컬럼비아 대학에 입학해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스펠먼 대학과 보스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파리 대학과 볼로냐 대학에서 방문교수로 활동했다. 또한 하버드대 극동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일했으며 1950년대에 애틀랜타의 흑인 대학들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반인종차별 운동에 참여하고 이들의 투쟁을 글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노엄 촘스키와 공동으로 베트남전쟁을 비판하는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그의 저서 중 『La Guardia in Congress』은 앨버트 베버리지 상을 받았으며 그 외에도 토머스 머튼 상(Thomas Merton Award), 유진 V. 뎁스 상(Eugene V. Debs Award), 업튼 싱클레어 상(Upton Sinclair Award), 래넌 문학상(Lannan Literary Award) 등을 수상했다. 현재 그는 보스턴대학교의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매사추세츠주 오번데일에 살고 있으며 그의 홈페이지 http://www.howardzinn.org 을 통해 근황을 알리고 있다. 저서로는 애틀랜타에서의 경험을 담고 있는 『The Southern Mystique』, 가열찬 반전운동을 전개하던 와중에 쓴 『Viet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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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데이비드 바사미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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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캐나다, 유럽, 남아프리카공화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영어권에 공동으로 방송되는 얼터너티브 라디오의 창립자 겸 진행자이다. 얼터너티브 라디오는 125개 이상의 방송국을 운영하며 백만 명 이상의 청취자들이 듣고 있다. 저널리스트이자 인터뷰의 대가로 하워드 진, 노암 촘스키, 에드워드 사이드, 아룬다티 로이, 타리크 알리 등 세계적인 지성들과의 대담집을 출간하고 있으며, 여러 매체에 사회 비평적인 칼럼을 기고해왔다. 미국시민권연맹에서 주최하는 업턴 싱클레어 상(Upton Sinclair Award)을 독립 언론 부문에서 수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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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강주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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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프랑스 브장송 대학에서 수학하였다. 지금은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3년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현대 불어학 개론』 『현대 프랑스 언어학』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 1, 2』『당신 안의 기적을 깨워라』 『실패한 교육과 거짓말』 『새로운 세기와의 대화』 『얼굴의 역사』 『카페의 역사』 『문화란 무엇인가 1, 2』 등 다수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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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책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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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룬다티 로이 추천의 글
자본주의의 위기는 구조적인 위기다 지배계급의 논리에 저항해야 한다 문화 지도자들은 대중을 이끌 수 있다 나는 전쟁에 반대한다 예술가들은 사회적 변화를 위한 역할이 있다 비판적 사고와 의심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역사는 기억되어야 한다 국경 없는 세계를 위하여
하워드 진 후기 옮긴이의 글 하워드 진 저서 목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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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 닥친 현재의 위기가 구조적인 위기라고 생각하십니까?
주식시장은 다시 상승할 수 있겠지만, 자본주의의 구조적 병폐는 남을 겁니다. 달리 말하면 주식시장이 상승하더라도, 또 기업 구조에서 최악의 병폐가 약간만 교정되더라도 근본적인 문제는 남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부의 불균형한 분배입니다. 상위 1퍼센트가 40퍼센트의 부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고 경영자는 엄청난 연봉을 받지만 대다수의 사람은 먹고살기에 급급합니다. 경제 체제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기 때문에 현재의 위기는 구조적 위기입니다. 내 생각에는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피해갈 수 없는 위기입니다. 자본주의 체제하에서는 이윤이 사회에서 행해지는 일을 결정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이윤 추구라는 동기 때문에 저소득 가정을 위한 주택은 건설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주택을 지어서는 돈을 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강과 호수, 바다가 깨끗이 정화되지도 않을 겁니다. 그런 일을 한다고 돈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우리 자신과 우리 자식 세대를 위해 대기를 오염시키고 환경을 파괴하는 자동차 배기가스도 규제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하면 자동차 산업의 이익이 줄어드니까요. 하지만 핵무기와 시코르스키 헬리콥터는 이익이 되기 때문에 제작됩니다. 자본주의를 찬양하는 사람들은 이윤 추구를 멋진 자극제라고 말합니다. 그런 자극 덕분에 생산이 증가하고, 국민총생산이 증가하니까요. 하지만 국민총생산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분석해보십시오. 일반 시민의 일상적 욕구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부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쟁에 필요한 기계와 부자들을 위한 사치품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지도자들은 자유시장체제와 민간기업을 다른 나라에 전파했다고 희희낙락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다국적 기업 때문에, 또한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정책 때문에 많은 나라가 고통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위기는 미국의 구조적인 위기일 뿐만 아니라, 미국이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으므로, 전 세계에 닥친 구조적인 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14, 「자본주의의 위기는 구조적인 위기다」 중에서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마이클 무어도 대중적 인기를 크게 얻은 예술가라 할 수 있습니다. 무어는 베스트셀러를 여러 권 쓰기도 했습니다. 2003년 3월, 제75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는 「볼링 포 콜럼바인」으로 다큐멘터리 부문 오스카상을 받고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부시 씨, 부끄러운 줄 아쇼!” 이렇게 말하며 이라크 전쟁을 비난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10억 명가량이 지켜보는 가운데 말입니다.
권력을 움켜쥔 사람이라면, 경계를 벗어나지 말라는 규칙을 반길 겁니다. 그들은 우리 모두가 직업이란 울타리 안에서 얌전히 있기를 바라니까요. 나는 역사학자라는 직업이 정해준 울타리 안에 있어야 합니다. 역사학자답게 역사를 공부하는 데 그쳐야 하는 겁니다. 1969년 미국역사학회에 참석해서, 역사학자도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자고 제안했을 때 나는 그야말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역사학자가 “우리는 역사학자다. 우리는 역사에 대해 말하고 논문을 발표하려고 여기에 모인 것이다. 삶과 죽음의 문제는 정치인들에게 맡겨두자.” 이런 반응을 보였거든요. 루소라면 그런 분위기에 따끔한 일침을 가했을 겁니다. 18세기 말에 루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앞으로 우리 세계에는 공학자, 과학자, 성직자 등 온갖 전문직 종사자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시민은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루소의 말은, 전문직이라는 틀을 벗어나서 사회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투쟁에 뛰어드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마이클 무어처럼 전문직이라는 울타리를 무너뜨린 사람은 칭찬 받고 박수를 받아야 마땅합니다. 당신이 지적했듯이, 마이클 무어는 동시에 무수한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우리보다 훨씬 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습니다. 그처럼 많은 사람을 만날 기회를 등한시한다면, 우리 모두에게 그 특별한 만남을 박탈하는 무책임한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여성 3인조 그룹, 딕시 칙스도 마이클 무어와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그 그룹의 한 멤버는 조지 부시와 같은 고향인 텍사스 출신인 게 부끄럽다고 말했습니다. 멋지지 않습니까! 빅 스타가 갖는 가치는 무엇이겠습니까? 사회적 문제에 개인적인 의견을 말했다는 이유로 비난받을 수도 있지만, 그들에게는 그런 비난을 능히 극복할 만한 재능이 있습니다. 팬들은 그들의 공연을 계속해서 찾을 겁니다. 마이클 무어의 책을 계속해서 읽을 겁니다. 실제로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있은 후에 무어의 책은 훨씬 많이 팔렸습니다. --- p.120, 「예술가들은 사회적 변화를 위한 역할이 있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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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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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양심, 하워드 진을 읽지 않고서 시대를 논하지 마라
하워드 진은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옳은 편에 서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지식인이다. 진은 주제나 지리적 위치에 관계없이 역사에 대한 급진적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가난한 사람들, 노동자들, 억압받는 사람들, 요컨대 공식적인 역사에서 가치 있는 인간으로 여겨지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정직하게 들려준다. 힘 있는 사람들이 지워버리려고 안달하는 사소한 부분까지 철저하게 파헤친다. 이 책은 전쟁을 도발하는 미국 정부, 시민불복종 운동,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랭스턴 휴스에서 마이클 무어와 밥 딜런에 이르는 예술가의 역할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었다. 하워드 진과 데이비드 바사미언은 특히 20세기 후반의 미 제국주의와 그것을 초래한 역사에 대한 심오한 대화를 한다. 확고한 좌파 의견에서부터 전쟁하는 기계가 되어가는 미국을 혹평하면서, 이라크 침공에 관한 부시 정부에 강한 비판을 한다. 그의 주제는 명백하고 완고하다. “우리는 진실을 알아야 한다.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고, 나라 안팎으로 정치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과거에 만행된 사회적인 부정을 피해갈 수 있는 희망이 있다면 기억의 한 부분으로서 진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하워드 진 개인의 주제일 뿐만 아니라 그의 일생의 사명과도 같다. 사람들은 하워드 진의 정치적인 입장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그의 방대한 지식과 학문에 대한 열정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격식을 차리지 않은 대담의 특성상 전통적인 방식의 역사 쓰기를 반대하면서 최근 수십 년간의 정치적인 역사 문제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진은 복잡하고 역사적인 주제를 보통의 독자들을 위해서 쉽게 설명해준다. 두 사람의 대화에는 대단한 통찰과 열정이 있고, 모든 사람들이 역사와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데 충분하다. 하워드 진을 처음 읽는 사람들에게, 하워드 진의 진정한 생각을 듣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실망을 이겨내고, 옳다는 것을 확신하면 도전하라, 그러면 어떤 것도 변화시킬 수 있다
『하워드 진, 세상을 어떻게 통찰할 것인가』는 최근 공중파 라디오에서 바사미언과 진행한 여덟 개의 인터뷰와 2005년 스펠먼 대학 졸업식에서의 연설이 덧붙여져 있다. 하워드 진이 시민권 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1963년 스펠먼 대학에서 해고된 이후 42년 만에 2005년 스펠먼 대학에 돌아가서 “실망을 이겨내고”라는 주제로 졸업식 축사를 했다. 지금의 미국은 가난하고 집 없는 사람, 의료보험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정부는 수조 달러의 국부를 전쟁에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실망하지 말고 이겨내야 할 이유를 말하고 있다. 50년 전 미국은 흑인이 구타당해 죽고, 투표권마저 거부당해 남아프리카의 아파르트헤이트에 버금가던 인종차별이 존재했을 때이다. 그래서 남부의 흑인들은 그들만의 힘으로 무언가를 하기로 결심하고 불매운동과 연좌농성을 했다. 미국 전역에 그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고, 결과는 헌법 14조(인디언을 제외한 만민 평등권)와 15조(흑인에게 투표권 부여)가 시행되었다. 또 베트남 전쟁이 계속 되는 동안 미국인들은 저항하기 시작했고, 반전 시위가 들불처럼 일어났다. 귀향한 군인들이 전쟁을 비난하고, 젊은이들은 징병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결국 미국 정부는 전쟁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역사를 통해 하워드 진은 “우리는 절망하지 말라는 교훈을 배웠다. 우리가 옳다는 걸 확신하고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떤 것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고, 정부가 국민을 속이더라도 진실은 결국 밝혀지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하나의 진실이 백 개의 거짓말보다 강력한 힘을 갖는다는 증거이다.
역사와 정치, 예술을 아우르는 우리 시대 최고의 지성에게 듣는다
병영국가로 변해가고 있는 미국, 시민불복종 운동에 대한 생각을 하워드 진에게 들어본다.
… 병영국가로 변해가고 있는 미국 미국은 현재 베트남 전쟁을 제외하고 가장 오랜 기간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라크전은 5년째이고, 아프가니스탄전은 7년째이다. 두 전쟁에 참전한 미군의 희생자 수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 이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군의 대부분이 전쟁 피로증후군을 보이고 있다. 2003년 5월 1일 부시가 항공모함 에이브러햄링컨호에서 “이라크 전쟁은 9.11테러 이후 지금까지 계속돼온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이 거둔 큰 승리”라고 말하면서 “이라크에서의 주요 전투는 종결됐다.”라고 선언한 바 있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9.11사태와 관련된 19명의 항공기 납치범 중 15명이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사우디아라비아는 아프간의 무자헤딘을 지원했고, 알카에다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흥미롭게도 미국 언론은 정부와 결탁해서, 미국 국민에게 올바른 정보를 알리지 않거나 아예 정보를 노출시키지 않았다. 그 결과 대부분의 미국인은 이라크가 9.11과 연루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라크가 연루되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비극적인 9.11사태로 가족을 잃은 많은 사람들 중에 조종사로 펜타곤에 근무하던 남편을 9.11사태로 잃은 앰버 아문젠이란 여인은 “내 남편은 다른 사람을 죽이면서까지 자신의 죽음을 복수해주길 바라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테러의 근본 원인은 중동 지역 사람들이 미국의 대외정책에 갖는 반감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막강한 정치 ? 경제력을 앞세워 다른 나라를 압박하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백여 개의 나라에 주둔한 미군에 대한 불만의 표출인 것이다. 결국 이런 불만이 해소되지 않으면 테러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 시민불복종 운동에 대한 생각 미국의 시민불복종 운동 역사를 살펴보면 노예제도에 저항한 운동, 멕시코 전쟁에 항거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1850년 제정된 ‘탈주 노예에 관한 법’을 위반하면서 경찰과 주인으로부터 노예를 구해냈던 노예폐지론자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역사에는 옳고 바른 길을 걷기 위해 법을 기꺼이 위반하면서 시민불복종 운동을 벌였던 전통이 있다. 소로우는 미국이 멕시코와의 정복 전쟁을 도발했다는 사실을 극적으로 고발하기 위해 감옥에 가는 길을 택하기도 했다. 1960년대 시민권 운동과 반전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도 시민불복종 운동을 벌였다. 베트남 전쟁 당시에는 징집을 거부한 사람들도 있었고, 전쟁을 반대하며 탈영한 군인들도 있었다. 모두 자기주장의 정당함을 보여주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시민불복종은 의원에게 탄원서나 편지를 보내는 행위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갖는다. 시민불복종은 우리가 지지하는 원칙이나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현상을 극명하게 표현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시민불복종은 어떤 사회 운동에서든 필요하고 중요한 전술이다. 역사의 어느 시점에서나 대의(大義)가 무엇인지를 주변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는 전술이었다. 하워드 진 자신도 1963년 스펠먼 대학 역사학과 학과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보수적인 학교 운영에 반발한 학생들을 지지하는 ‘불복종’을 이유로 해고당한 경험이 있다.
하워드 진이 꿈꾸는 세계는 더 이상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이다
하워드 진은 인종과 국적을 초월해서 우리 모두가 인간이며, 서로를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하나의 국기와 하나의 국가와 하나의 국경에 매몰된 채 살상을 서슴지 않는 이런 국가주의가 인종차별, 종교적 갈등과 더불어 우리 시대를 짓누르는 해악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고방식으로 세뇌시켜 권력자들에게는 유용한 도구가 됐고, 권력 밖의 힘 없는 사람들에게는 독이 됐다. 하워드 진이 꿈꾸는 세계는 국경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계, 예컨대 매사추세츠에서 코네티컷으로 이동하는 것만큼이나 쉽게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옮겨 다닐 수 있는 세계라고 말한다. 인간적인 의미에서 진정한 세계화는 세계가 하나이고, 어디에서나 모든 인류가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의미이다. 그런 세계에서는 전쟁이 없을 것이며, 지금의 미국처럼 이웃나라나 멀리 떨어진 나라에 가서 전쟁을 벌일 생각조차 않을 것이다. 국경 없는 세계가 가능하다면 전쟁을 벌일 적도 없을 것이다. 전 세계의 부가 공평하게 분배되어, 요즘처럼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로 구분할 필요조차 없어진다. 인종과 종교와 국가라는 경계가 더 이상 반목의 원인이 되지 않는 세계가 된다. 또 하루에 서너 시간 이상 일할 필요가 없다. 지금 정도의 테크놀로지라면 그런 세계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렇게 된다면 음악을 듣고 스포츠를 즐기며 시나 소설을 읽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인간답게 살 수 있다. 하워드 진은 자신의 강연과 글 등으로 모든 능력을 쏟아서 적잖은 사람들에게 세상을 이해하는 폭을 넓혀주었고, 적잖은 사람들을 행동하는 시민으로 변화시켰기를 바란다. 하워드 진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조그만 기여를 했고, 그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질 때, 언젠가는 하워드 진이 꿈꾸는 그런 세계가 실현되리라 믿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