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리그를 제외한 유럽 리그들은 '기회의 땅'이다.
4대 리그(또는 3대)와 비슷한 일정과 시스템의 이들은
빅 리그에 우수한 선수들을 공급하는 젖줄 역할을 한다.
한국 선수들의 진출로 관심이 높아진 네덜란드.벨기에.터키 리그를 소개한다.
◇네덜란드 리그
(클럽간 전력차이 심해)
거스 히딩크 감독의 나라로, 그리고 송종국의 페예노르트 진출로 친숙해진 네덜란드 리그는
지난 8월 18일 2002~03 시즌을 개막했다.
1부리그 18개팀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내년 5월까지 팀당 34경기를 치른다.
1부리그 최하위 두팀은 2부리그 1,2위팀과 자리바꿈을 해야 하며
1부리그 끝에서 3위팀은 2부리그 3위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요한 크루이프로 상징되는 네덜란드 축구는
월드컵에서 두차례나 준우승한 전력으로 여전히 강국으로 분류되나
자국 리그의 수준은 다소 떨어진다.
이는 클럽간 전력차가 크기 때문이다.
'철의 우승 동맹'으로 일컬어지는 아약스 암스테르담.
PSV 아인트호벤. 페예노르트 로테르담 등 세 팀이
지난 20년간 번갈아가며 리그 우승을 나눠가질 만큼
이들 외의 팀들은 전력이 한단계 아래다.
경기의 박진감이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네덜란드 클럽들은 전력 향상보다는 '장삿속'에 수완을 보이는 편이다.
1980년대 아인트호벤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아약스는 유럽에서 가장 큰 유소년 클럽을 운영하고 있고,
다른 팀들도 북유럽이나 아프리카에서 어린 선수를 데려와 성장시킨 뒤
잉글랜드.이탈리아 등에 거액을 받고 이적시키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 주필러 리그
(설기현 등 3명 활약)
RSC 안더레흐트에서 스트라이커로 활약 중인 설기현(24) 덕분에
한국팬들에게 익숙하다.
벨기에 프로축구는 모두 4부리그(1.2부 각각 18개팀, 3.4부 각각 16개팀)로 운영되며,
이 가운데 1부리그를 주필러(Jupuler)리그라고 부른다.
'주필러'는 벨기에의 맥주업체와 그 업체에서 생산하는 맥주 이름으로
현재 1부리그 최대 스폰서이기도 하다.
벨기에 리그가 시작된 것은 1895년으로
1백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최고 명문팀은 안더레흐트로 지난 10년 동안 모두 다섯 차례나 우승했다.
매년 8월 초 시즌을 개막해 이듬해 5월 말까지 팀당 34경기를 치러
하위 두팀이 2부리그 상위 두팀과 자리를 맞바꾼다.
지난 시즌(2001~02년)에는 RWD 몰렌빅이 10위를 차지하고도
재정난 때문에 아예 3부로 내려갔고,
대신 최하위인 베베른이 몰렌빅에 1부 플레이권을 샀다.
벨기에 리그는 설기현 외에도 이상일(안트베르벤).신영록(앤트워프) 등
대학 졸업 후 유럽 진출을 모색하는 한국 선수들의 '유럽행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터키 수퍼 리그
(프로팀만 200개 넘어)
유럽 축구의 변방에 머물렀던 터키 축구는
90년대 정치.경제적 안정을 찾으면서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인구 5천7백만명의 터키는 프로팀만 2백개를 넘고
등록 선수가 4천7백명에 이를 정도로 축구가 활성화돼 있다.
1부리그는 18개 팀으로 구성된다.
최고 명문 팀은 2000년 UEFA컵에서 우승,
유럽을 깜짝 놀라게 한 갈라타사라이.
지난 6년 동안 다섯번이나 우승했다.
2002월드컵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하산 샤슈.에르군 펜베 등 대표팀의 주전 다섯명이 갈라타사라이 소속이다.
월드컵 3,4위전에서 한국의 소나기 슈팅을 막아낸 골키퍼 뤼슈튀가 뛰고 있는
페네르바체도 대표 선수 네명을 거느린 명문이다.
이을용이 입단한 트라브존스포르는 지난 시즌 13위에 머물렀다.
터키 리그 역시 빅 리그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한다.
자국 선수들이 잉글랜드.스페인 등으로 팔려나가면
그 자리를 아프리카 등 제 3세계 선수들이 메운다.
2002월드컵에 출전한 카메룬과 튀니지 대표 중 각각 두 명이 터키 팀에 적을 두고 있다.